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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107> 환자를 우롱하는 미국 건강보험
“약사님, 이 약을 꼭 복용해야 하나요?”
Mr. T가 당뇨병 치료제인 엠파글리플로진(empagliflozin; 상품명: 자디앙) 약병을 집어들고 물어본다. 75세인 그는 작년 여름 엠파글리플로진을 처방받은 이후 아무 부작용없이 잘 복용해 오고 있었다.
“무슨 문제가 있나요?”
“네. 지난 주에 약국에 가서 한달치를 받아 왔는데 160달러(우리돈으로 약 20만원)를 본인부담금(copay))으로 내야 했어요. 작년에는 한달치가 30달러(우리돈으로 3만8천원)였는데 금년에 너무 비싸져서 경제적으로 ...
2023-03-08 14: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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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106> 환자에게 현실적인 희망을 주어야
“오늘은 환자 보는 것을 직접 주도해 보면 어떨까?”
미라는 내 클리닉에서 외래환자 실습 (ambulatory care)을 수련중인 졸업반 학생이다. 외래환자 실습을 포함한 우리학교의 모든 실습 과목은 6주 동안 진행되는 과정이다. 나는 학생의 실습을 지도할 때 실습 첫 주에는 학생으로 하여금 내가 환자 보는 것을 관찰하도록 한다. 그리고 두번째 주에는 역할을 바꿔 학생이 환자를 주도적으로 보고 나는 학생을 관찰하면서 필요하면 도와준다. 물론 학생이 내가 환자 보는 것을 좀 더 관찰하고 ...
2023-01-31 13: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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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105> 병주고 약주고
병주고 약주고
“항상 이러세요.”
진료실 의자에 앉아 고개를 떨구며 졸고 있는 환자를 보면서 딸과 아들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딸이 설명을 더 보탠다.
“어머님은 밤 2시쯤 주무셔서 아침 10시쯤 일어나세요. 그런데, 침대에서 일어나시자 마자 마루에 있는 소파로 가셔서 바로 누워 버리세요. 그리고는 하루종일 저렇게 졸고 계십니다.”
82세의 이 환자는 가족이 있는 두 나라에서 생활한다 - 일년에 절반은 엘살바도르에서 지내고 나머지는 샌프란시스코...
2023-01-02 18: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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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104> 집에서 측정환 혈압이 병원보다 낮은 이유
“약사님, 이 약이 뭐예요?”
SN이 약병을 내게 주면서 묻는다. 약병 라벨을 보니 지난 주에 약국에서 교부받은 것으로 개봉도 하지 않은 상태였다.
“암로디핀 (amlodipine)이라는 고혈압 약입니다. 아직 복용을 시작하지 않으신가 보네요.”
“제 담당의사가 지난 주에 혈압을 재어 보라고 하셔서 클리닉에 잠깐 왔었어요. 고혈압 진단을 받은 환자들을 위해 간호사가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는 클리닉 말이예요. 그런데, 간호사가 혈압이 좀 높다면서 약국에 가서 약을 ...
2022-11-29 10: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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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103> 짠음식을 많이 먹은 다음 물을 많이 마시면 ‘희석’되어 혈압을 낮출 수 있을까?
짠음식을 많이 먹은 다음 물을 많이 마시면 ‘희석’되어 혈압을 낮출 수 있을까?
“내가 오늘 음식을 짜게 먹었어. 그런데 소금이 혈압을 올리잖아. 그래서 이를 희석해보려고 물을 평소보다 많이 마셨는데. 잘 한 거지?”
가깝게 지내던 한국인 어른께서 물어 보신다. 이 분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의 병력을 가지고 계시다. 그래서, 혈압약으로 암로디핀 10 mg을 하루에 한 번, 당뇨병약인 메트포민 500 mg을 하루 두 번, 그리고 고지혈증 치료를 위해 아토바스타틴 20 mg을...
2022-10-31 18: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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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102> 일차의료제공자 제도: 우울증을 효율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컨트롤 타워
일차의료제공자 제도: 우울증을 효율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컨트롤 타워
집사님의 형수님이 첫번째 자살 시도를 했을 때 입원치료를 받았었다. 그런데 퇴원후에는 우울증에 대한 외래치료를 전혀 받지 못했다. 물론 본인이 치료를 완강히 거부했기 때문에 외래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은 이유도 있다. 하지만, 중증 우울증 환자가 퇴원 후 외래치료를 전혀 받지 못했다는 것은 우리나라 의료제도가 우울증 환자를 제때에 적절하게 치료하는 데 있어 여러 문제점이 있다는 보여준다. 그 중 가장 큰 문제점은 환...
2022-09-30 16: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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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101> 대형종합병원에서 근무중 뇌출혈으로 사망한 간호사 사건 – 당근과 채찍을 병용해야
대형종합병원에서 근무중 뇌출혈으로 사망한 간호사 사건 – 당근과 채찍을 병용해야
지난 7월말 서울의 한 대형종합병원에서 일하던 간호사가 뇌출혈으로 사망한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것 같다. 당시 간호사는 자신이 일하던 병원에서 쓰러졌음에도 당일 그 병원에는 개두수술을 할 수 있는 의사가 아무도 없었다. 이 병원에는 개두수술을 할 수 있는 의사가 두 사람 있었지만 사건 당일 한 사람은 해외학회에, 다른 한 사람은 지방에 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간호사는 수술시기...
2022-08-23 15: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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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100> 우울증도 당뇨병과 같은 “질병”입니다.
<100> 우울증도 당뇨병과 같은 “질병”입니다.
“네? 극단적 선택을 하셨다고요?”
교회 집사님 형수의 이야기를 듣고 나는 깜짝 놀랐다. 집사님의 형님 부부는 한국에 살고 계셨다. 형수는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우울증을 앓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악화되어 두 달 전에 자살시도를 하였다. 다행히 일찍 발견되어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형수는 병원에 일주일 입원하였고 상태가 호전되어 퇴원하였다. 형수의 자살시도 후 집사님의 형은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고...
2022-07-25 17: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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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99> 우울증으로 약을 복용하지 않는 환자
“어서 오세요.”
GL이 아무 말없이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녀는 지난 주 초진때처럼 검은색 선글래스를 쓰고 있었다.
“오늘은 약들을 모두 가져오신 것 같군요.”
그녀는 약병이 든 비닐봉지를 들고 있었다.
“네. 이 약들이 제가 복용하고 있는 것들입니다.”
63세의 GL은 최근 당뇨병이 크게 악화되었다. 2021년초만해도 그녀의 당화혈색소 수치가 6.7%로 당뇨병이 잘 조절되었지만 2022년 2월에 측정한 것은 무려 14.7%였기 때문이다. 이처...
2022-06-27 14: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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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98> 환자 중심적인 치료 (3) – 직역간 협력
‘NP는 2형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퇴행성 관절염 등을 만성질환으로 가지고 있는 환자입니다. 혈당 조절이 잘 안되고 있어 당뇨병에 대한 협력 치료를 의뢰합니다.’
인구가 고령화됨에 따라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여러가지의 만성질환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여러가지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들은 치료를 위해 보통 다수의 약을 필요로 한다. 글머리에 언급한 NP의 경우, 당뇨병 약 두 개, 고혈압약 두 개, 고지혈증약 한 개, 관절염약 1개 등 모두 여섯 개의 약을 복...
2022-05-31 14: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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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97> 환자 중심적인 치료 (2) – 긴밀하고 투명한 의사소통의 필요성
“NP님, 제 견해로는 이제 인슐린을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NP는 일차의료제공자가 당뇨병 치료에 관해 내게 협진의뢰를 해서 만나게 된 환자이다. 3개월전 처음 만났을 때 당화혈색소가 목표치인 7%미만 보다 약 두 배가량 높은 13.3%여서 나는 처음부터 인슐린을 권했었다. 하지만, NP는 식사 등 생활습관 개선요법을 우선 시도해 보고 싶어 해서 인슐린 치료를 미루었었다. 하지만, 오늘 측정한 NP의 당화혈색소는 11.3%로 약간 개선되기는 하였지만 여전히 목표치와는 거리가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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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27 16: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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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96> 너는 남자라서 걱정안해도 돼
너는 남자라서 걱정안해도 돼
나는 1990년대에 서울대 약학대학에서 공부를 했다. 내가 다니던 때만 해도 – 지금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 약학대학 학생들은 여자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소속한 약학과는 정원 40명 중 70%인 28명이 여자였다. 남자가 소수였기 때문에 우리 남자들은 여러가지 설움을 겪어야 했다. 예를 들어 봄에 버들골에서 과단합대회를 할 때 남자들이 좋아하는 축구보다는 여자들이 선호하는 피구와 같은, 적어도 나에게는 별로 신나지 않은 놀이...
2022-03-31 14: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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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95> 환자 중심적인 치료 (1)
“이 환자는 인슐린을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약사 레지던트는 내 클리닉에 오늘 처음 방문하기로 되어있는 환자인 NP의 당뇨병 치료에 대한 자신의 계획을 나에게 말했다. 내 클리닉에 실습오는 수련인들은 클리닉이 시작하기 전에 환자들의 차트를 모두 읽고 자신만의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환자를 만나기 전에 나와 함께 이에 대해 토론한 다음 치료계획을 확정한다. 물론, 환자를 직접 만나는 동안 환자로부터 새로운 정보를 얻게 되면 이에 따라 치료계획을 수정해야 할 때가 많다...
2022-02-28 17: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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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94> 오미크론에 감염되다
오미크론에 감염되다
아무래도 이상했다. 1월 10일부터 목이 칼칼하기 시작하더니 11일에는 기침이 나왔다. 뿐만 아니다. 잠을 잘 잔 것 같은데 피곤해서 낮잠도 자고 싶었다.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었나?’
코로나바이러스에 노출되었다면 지난 1월 7일에 대면해서 환자를 보았던 샌프란시스코 종합병원의 클리닉이 가장 유력한 장소였다. 왜냐하면, 학교 방침에 따라 1월에는 캠퍼스로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만 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방문했던 장...
2022-01-24 15: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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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약학] <93> 스타틴과 간독성
“아토바스타틴 (atorvastatin)이 많이 남아 있군요. 혹시 이 약에 대해 우려하고 계신 것이 있나요?”
JM은 2형 당뇨병과 고혈압의 병력을 가지고 있는 60세의 환자이다. 그런데, JM이 약을 처방한 대로 잘 복용하는 것 같지 않아 일차의료제공자가 나에게 진료의뢰를 보내 오늘 처음 만났다. 그는 복용하고 있는 약의 약병들을 모두 가지고 왔는데 유독 아토바스타틴만이 약병에 아직 많이 남아 있었다.
“이 약이 간을 상하게 한다고 친구들에게 들었어요. 그래서, 되도록이면 먹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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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03 12: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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