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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합시다' 복약상담 시리즈를 시작하며-홍경란 약사
한국병원약사회와 함께하는 최신 복약지도·약물정보 올가이드
김정주
입력 2006-05-15 09:18 수정 최종수정 2006-08-2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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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호부터 게재되는 본지 기획 <환자만족 100%, 공부합시다>의 일환으로 마련된 ‘사례별 복약상담’의 스타트를 끊은 한국병원약사회 산하 복약지도 특수연구회(SIG, 이하 SIG) 운영위원인 강남성모병원 홍경란 약사를 만나 복약지도에 관한 담백한 이야기를 나눴다.



“복약상담입니다”

강남성모병원 약제과 사무실에서 기자를 반갑게 맞아준 홍경란 약사는 면면에 활기가 넘치는 사람이었다.

인터뷰에 앞서 복약지도에 대해 간단히 묻자 “엄밀히 말하면 제가 하는 것은 복약지도가 아니라 복약상담입니다”라는 신중한 설명이 되돌아왔다.

복약지도와 복약상담. 고작 어감 상의 차이로만 알고 있었던 기자에게는 다소 생소한 느낌이었다.

기본적으로 복약지도나 복약상담은 모두 환자와 약사사이에 상호관계를 통하여 배우고 익히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공통적인 면이 있다.

하지만 ‘복약지도(medical education)’는 환자에게 약물사용에 대한 지식을 이해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 ‘대화형’ 정보제공이고 ‘복약상담(medication counseling)’은 환자가 갖고 있는 약물관련 문제는 스스로 해결하고 궁극적으로 질병관리를 잘 할 수 있도록 문제점에 대한 논의를 함께 하는 ‘논의형’ 정보제공이라는 것.

“이를테면 청소년 상담이나 가정문제 상담처럼 복약상담은 환자를 대상으로 약에 관해 상담하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실제로 구미 선진국에서는 “복약상담이 복약지도 우위에 있다”고 할 정도로 복약상담을 선호한다고. 이런 의미에서 통상 그녀가 말하고 있는 복약지도는 복약상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녀에게 있어 복약지도란 가히 약사 직능의 핵심이었다.

홍 약사는 복약지도에 대해 “예방약학이자 사람과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이라고 강조한다.
그만큼 환자와 약사 사이의 유대관계가 중요하다는 것.

“약사와 환자이기 이전에 인간 대 인간이라는 생각을 갖고 무작정 가르치려고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지요.”

처방 차트만 보고 환자의 신체나 심리 상태를 완전히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자칫 약사의 의도가 왜곡되어 전달될 수 있다는 그녀의 말이 설득력 있다.

“약물을 지속적으로 복용해 온 환자도 약물지속 복용 이유에 대해서나 부작용 우려 또는 경험 등 약 복용에 있어 문제가 있게 되요. 약사는 환자의 이러한 문제점을 파악하여 약을 잘 복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하며, 때로는 의사와 논의도 필요합니다.”

복약지도는 환자의 질환이 초기단계에서 이해와 표현이 가능할 때 시행해야 소기의 목적을 거둘 수 있다. 이는 환자에게 있어 약물 복용 초기 단계가 가장 중요한 복약지도 시기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시기에 환자가 훌륭한 복약지도 약사를 만나는 것은 그만큼 행운이겠죠.”

SIG에서 시작한 복약지도 학습
병원약사들을 대상으로 ‘복약상담의 일꾼’으로 키워내고 있는 홍경란 약사는 복약지도 SIG 운영위원이다.

SIG는 한국병원약사회 산하 특수 연구회로 이번 호부터 본지에 연재되는 복약상담 및 약물정보의 집필을 주관하고 있다.

또한 복약지도를 비롯해 임상약물동태학, IV, 병원약국경영학에 이르기까지 현재 17개 분과가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특히 홍 약사가 소속돼 있는 복약지도 SIG는 1995년 활동을 시작한 이래 복약지도를 효과적으로 실시하기 위한 약물요법 및 기술 등을 학습하는 모임으로 발전, 운영되고 있다.

“처음에는 흡입제 상담에 대한 주제로 시작했어요.”

이후 병원약국의 복약상담은 1998년 입원환자의 9%, 외래환자의 23% 수준이었으나 지속적인 노력으로 불과 2년만인 2000년에 퇴원환자의 36.9%, 입원환자의 18.5%, 외래환자의 79.6%로 폭발적인 증가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복약지도에 나선 약사들은 무엇을 숙지해야하며 어떻게 말을 시작해야할지 막막함을 느끼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작년부터 복약지도 SIG 운영을 맡은 홍 약사는 이를 위해 역할극(role play)을 시행, 지속적인 연습을 통해서 학습능률을 배가시키고 있다.

개국약사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요

본지 기획 <공부합시다> 중 ‘사례별 복약상담’의 스타트를 끊은 홍경란 약사는 “복약지도는 단순한 질환이나 약에 대한 지식으로만 해결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즉 실제 사례나 상황에 대한 직·간접적인 경험을 통해 느끼고 연습해야한다는 것.

홍 약사는 ‘사례별 복약상담’ 연재를 통해 “지금까지 기고물이나 인터넷 상에서 접할 수 있었던 복약지도 정보들과 달리 실제 사례를 시나리오 형식으로 엮어 가능한 상세히 표현해 개국약사들이 실제 상담 현장에 함께 있는 것과 같은 생생한 복약지도의 ‘맛’을 느끼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주로 3차병원에서 자주 접하게 되지만) 만성질환자들 중 자신의 질병에 대해 이제 막 알게 되어 평생 약을 복용해야한다는 ‘통보’를 받아 심리적 충격에 휩싸인 환자뿐만 아니라 병을 앓게 된지 수년이 지나 합병증으로 발전, 복용할 약물이 열 가지가 넘게 된 환자도 겪어봤다는 그녀는 약사를 일컬어 “환자에게 약물요법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표현한다.

그러기 위해 홍 약사는 환자의 질환과 약이 환자의 생활, 더 나아가 심리상태에 미치는 영향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혜안’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스스로에 대한 평가는 ‘긍정의 스트레스’
복약지도에 있어 실행을 강조하는 홍경란 약사. 그녀는 “효과적인 복약지도는 실제로 의미 있게 수행하고 있는 선배나 동료들을 보며 체득돼야한다”고 말한다.

또한 이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복약지도를 스스로 평가하는 것이 수반돼야한다고 강조한다.

“초기에는 저항감도 있고 잘 되지 않아 실망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스트레스’는 복약지도를 통해 환자들이 느끼는 만족감을 자기화(自己化)할 때 비로소 극복할 수 있다”는 그녀는 복약지도를 통해 약사가 느끼는 직능의 보람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스스로의 노력 통해 '일보전진'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사가 모든 병에 대한 복약지도를 꾀고 있을 수는 없다.

이에 대해 홍경란 약사는 “자신감을 갖고 공부하려는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오늘 베제트씨병을 앓고 있는 환자를 만났어요. 약물요법을 모두 숙지하지 못해 단순 복약지도를 하게 된 상황이었지요.”

이런 경우에도 홍 약사는 특유의 친절함으로 얼마나 질환을 앓아왔는가에 대해 물은 뒤 “질환으로 많이 고생 하셨겠어요, 약은 잘 드셨나요?”라고 친근하게 접근해 환자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었다고.

“이러한 관심과 노력은 환자로 하여금 자신의 질환과 약 복용 경험을 털어놓게 해주고 결국 약사는 새로운 임상지식을 얻게 되는 거지요.”

약사들의 끊임없는 노력을 강조하는 홍 약사는 “학술적인 분위기는 약사 개개인의 방향 설정에 도움이 되면서 기본적인 자극제 역할도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모두 약사 개개인의 노력이 전제된다는 것을 잊지 않았다.

“약사 스스로가 자신이 속한 환경에서 일보 전진하려는 태도가 더 없이 소중하다”는 홍 약사의 말은 예방약학으로서 뿐만 아니라 실천약학으로서의 복약지도론(論)으로 깊이 다가온다.


의사가 진료의 전문가라면 약사는 약의 전문가다.

환자를 위해 처방을 우선으로 했다면 그 처방이 잘 이루어졌는가에서부터 시작해 약의 복용, 더 나아가 약물 부작용까지 깊이 관여해야하는 것이 약사의 권리이자 의무인 것.

이렇게 놓고 볼 때 홍경란 약사를 일컬어 ‘복약지도 전도사’라 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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