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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의원 밀집약국 - 경기도 성남시 '은행시장약국'
가인호
입력 2005-06-29 17:23 수정 최종수정 2006-09-0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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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일봉 약사
의약분업이 시행된 지 5년이 흘렀다. 약국가는 분업 초창기 제도혼선 및 치열한 입지전쟁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으며 분업제도에 적응, 이제는 정착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약국간 과당경쟁에 따른 처방 급감, 일반약 위축 등으로 약국가는 몸살을 앓고 있다. 분업 5년 병·의원 밀집약국의 현주소가 어떤지 알기 위해 경기 성남시 소재 은행시장약국(약사 장일봉)을 방문해 약국 개문 시간인 8시30분부터 폐문시간인 오후 10시까지 함께 하며 경영상태를 파악했다.

은행시장 약국은 주변에 시장상권이 형성되어 있고 유동인구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또한 주변에 내과·소아과·이비인후과·가정의학과 등 의료기관이 15곳 정도 밀집해있으며, 약국도 약 12곳이 함께 자리잡으며 치열한 처방경쟁을 벌이고 있다. 은행시장약국은 약사 2명이 동업을 하고 있었으며 근무인력까지 총 4명이 약국에서 일하고 있다. 하루 처방건수는 약 100여건 정도로 파악됐다.

<바쁜 시간 없어요>

"바쁜 시간이요? 없는데요(웃음) 뭐 분업 초기에는 처방전 받느라 정말 앉을 시간도 없었지요. 그런데 이제는 주변에 약국들이 많으니까 처방전도 분산되고, 특별히 바쁘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며 지내요"

장 약사는 분업이 시작되면서 이곳 성남 은행시장에 약국을 개설했다. 분업 초기만해도 하루 300여건을 받는 등 그야말로 전성시대였다는 설명. "그때는 총 15평 남짓한 약국에 총 7명의 약사(근무인력 포함)들이 쉬지 않고 돌아가면서 처방조제를 했죠. 주변에 약국들이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점차 처방건수는 줄더군요" 이제 은행시장 약국은 하루 100여건 받기도 힘든 수준이다.

실제 오전 8시 30분에 약국 문을 연 후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처방환자는 꾸준했으나 여유롭다는 느낌을 받았다. 약국간 과당경쟁 탓이다. 장약사가 운영하는 약국 주변의 약국 2곳은 새벽 6시에 문을 연다고 귀뜸했다. 피로회복제 등을 찾는 새벽손님을 잡아야 처방전도 잡을 수 있다는 설명과 함께. 그만큼 무한 경쟁시대에 돌입했다는 설명이다. 소아과와 내과처방이 많은 은행시장약국은 어린이들이 유치원에 가는 아침 9시경과 유치원에서 돌아오는 오후 3~4시경이 처방수용이 제일 많았다. 그러나 그 시간대도 여유롭게 보였다.

<2층 약국에 몸살>
병·의원들이 밀집해있어도 약국도 함께 밀집되기 때문에 처방전 수용에 한계를 느낀다는 것이 장약사의 설명이다. "분업이 정착되면서 약국들의 집중화 현상이 심화됐죠. 이 주변도 약국들이 속속 생기면서 이제는 수지타산을 심각하게 고려하게 됐습니다" 분업 초기에 은행시장 주변에는 약국이 총 4곳이 있었는데, 분업이 진행되면서 약국7~8곳이 늘어 이제는 약 12곳의 약국이 경쟁하고 있다.

특히 2층 약국이 개설되면서 장약사의 한숨은 더욱 커졌다.

"2층 약국 생기면서 처방전 3배 급감"
시장상권 형성으로 주변유동인구 많아
경쟁위해 친절 기본 단골모시기 노력


"분업 초창기에 잘된다 싶더니 한 2년 전인가 2층에 약국이 하나 생기더군요. 그리고 2층 약국이 또 개설됐습니다. 심적으로 서운하지만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인데 어쩌겠습니까? 애만 탑니다" 은행시장약국은 시장건물이지만 2층에 이비인후과, 치과, 피부·비뇨기과가 있고, 동일층에 약국 2곳이 운영되고 있다. 그러니까 2층 의원에서 나오는 처방전은 2층 약국들이 거의 독식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장 약사는 같은 건물 의원서 나오는 처방전은 거의 수용하지 못한다(약 15%수용)고 설명했다.

결국 2층 약국이 생기면서 처방전은 3배 이상 급감했다. 분업초기 300건에서 100여건도 힘든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약국임대료는 월 700만원에 달하는 등 지출은 분업초기와 똑같다는 것이 장약사의 설명이다.

<단골환자를 잡아라>
오전 10시경 처방전을 들고 온 한 할머니는 약 200미터 떨어진 의료기관에서 일부러 은행시장약국까지 약을 지으러 왔다.

"왠지 00약국은 가기가 싫어. 이 약국이 친절하고 서비스도 좋아." 할머니는 왜 가까운 약국을 안가고 먼 곳까지 왔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분업 후 약국의 가장 큰 경쟁력은 두말할 필요 없이 입지다. 하지만 이미 '목 좋은' 자리는 약국들이 포화현상을 빚고 있기 때문에 경쟁력을 가지려면 단골환자를 잡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새벽에 문을 열고 밤늦게 약국 문을 닫는 것도 다 단골환자를 유치하기 위한 방법이다. 그래서 결국 약사들은 13시간의 고된 업무속에서 자기 시간을 갖지 못한다. 장약사는 "분업 초창기에는 돈이라도 많이 벌어서 고된 업무중에도 그런 대로 버텼지만 이제는 경제적인 면도 만족하지 못하고, 약사직능 차원에서도 조제기술자로 전락해버린 것 같은 느낌에 심적으로도 많이 힘들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기적으로 변해버린 약사들의 보습을 보면서 '아 옛날이여'노래가 절로 나온다고. 장 약사는 2층 약국과 대화도 안한다고 덧붙였다.

<밤에는 일반약에 집중>
"아무래도 오전보다는 오후시간에 매약 환자들이 더 많습니다. 그리고 요즘같이 더운 여름에는 해떨어지는 밤 시간대에 약국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많죠."

은행시장약국은 시장상권이 형성돼 있고 유동인구가 많은 편이어서 그나마 일반약 매출이 괜찮은 편이다. 하루에 약 300명의 고개들이 방문하는 가운데, 일반약과 처방약 비율이 6:4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 매약 구매패턴은 여전히 지명구매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에프킬라 주세요, 박카스 한 박스 주세요"라고 말하는 고객들이 여전했다.

장 약사는 "지명구매 패턴은 여전해요. 가정상비약 등은 대부분 지명구매하고, 배탈 등 질환이 조금 심할 때는 증상을 의뢰하며 어떤 약이 좋으냐고 물어봅니다."

여하튼 장 약사는 일반약 때문에 꼼짝없이 오후 10시까지 약국 문을 열어야 한다. 고객관리 차원에서 매약환자를 무시못하고, 단골환자 육성을 위함이다. 매약환자들이 결국 처방조제 환자가 된다는 것이 장약사의 지적이다.

<약사직능 단순화 서글퍼>
장일봉 약사는 의약분업이 시작되면서 약의 선택권을 빼앗겨 약사라는 직업에 대한 자기개발이 뒷전으로 밀려났다고 말했다. 분업 전에는 한방강좌 등 다양한 강의도 듣고 약사 스스로 자기개발을 위한 투자를 많이 했는데 지금은 그러한 동기부여가 안 된다는 것.

"사실 분업 후에는 약사들이 약화사고 등에 대한 책임이 없습니다. 처방을 내리는 의사들에게 책임이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결국 처방권이 의사에게 있다는 것이 약사직능을 단순화 시켜버리는 요인이 됐습니다."

장일봉 약사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약국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며 "환자서비스를 통한 단골고객 확보와 끊임없는 자기개발을 통해 신바람나는 약국경영을 펼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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