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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 동네약국 - 경기 평택시 '아산종합약국'
김용주
입력 2005-06-29 16:45 수정 최종수정 2006-09-0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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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적어도 10년동안은 약국을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대학 졸업후 10여년간 약국에서 근무하면서 남은 건 스트레스와 위장병뿐입니다"

약업계 온라인 커뮤니티인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약준모)' 대표인 김성진 약사는 7월초에는 지난 5년간 운영하던 경기 평택 안중면 소재의 '아산종합약국'을 폐문할 계획이다.
약사인 부친의 영향을 받아 약대에 진학했고 아내와 동생 등 약사면허만 5개가 있는 약사집안이지만 더 이상 약국을 운영하는데 한계를 느꼈다는 것이 김성진 약사의 말.

1995년 약사면허를 취득하고 대학원 과정을 거친 뒤 2~3년간 근무약사로 경험을 쌓은 김성진 약사는 분업이 시작되던 시점인 2000년에 선배의 권유로 평택 안중에 '아산종합약국'을 개설했다.

근무약사로 있을 때는 약국을 운영하면 하고 싶었던 것이 참 많았다는 김 약사.

김 약사에게 부친이 운영하던 약국은 놀이터이자 공부방이었다. 그래서인지 자연스럽게 약학대학을 진학했으며, 약사 면허를 취득한 이후에는 기존의 약국과 다른 형태의 운영을 하고 싶었다.

김 약사의 약국 운영 컨셉은 '카페식' 경영. 지역 주민들이 약국을 부담 없이 방문해 질환에 대해 상담하고 가정사 등 인생 살아가는 것과 관련해 서로 조언을 하는 이른바 '사랑방'식 약국운영이 김 약사의 궁극적인 약국 운영의 지향점.

그러나 근무약사로 있을 때는 약국 운영에 희망을 가졌으나 의약분업이 된 후에는 그 작은 희망의 불꽃이 점차 사그라졌다는 것이 김 약사의 설명이다.

김 약사가 운영하는 '아산종합약국'이 소재한 평택 안중면은 전형적인 농촌지역으로 인구 3만여명에 인근에 의료기관은 10여개, 약국은 6개정도가 있다.

의약분업 이전과 이후의 약국 환경이 어떻게 변했느냐는 질문에 김 약사는 "너무 많이 변해서 무엇부터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답변을 망설였다.

한참을 생각하더니 김 약사는 "약사의 자질과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보다는 입지에 따라 약국 환경이 변한 것이 가장 큰 변화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약국 10년동안 남은 건 스트레스와 위장병
입지 따른 약국 성패좌우…직능 긍지 점차 줄어


그러면서 김 약사는 "의약분업이후 약국의 경영환경은 다소 호전됐으나 약국 운영을 하는 재미는 전혀 없으며, 약사로서의 긍지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약사에는 주위에 의원만 2~3개 있으며 처방전 수용으로 약국 운영이 안정되는 이유로 인해 약사들이 전문성 향상을 위한 자기노력에 등한시할 수밖에 없다는 것.

또 실제로 각종 학술강좌를 통해 약학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이를 환자 복약지도에 활용하려고 해도 기회가 없다는 것이 김 약사의 말이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빠른 조제를 원하고 또 다른 조제환자가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환자에 대한 충실한 약제서비스를 제공해 줄 시간이 없다는 것.

이 같은 요인으로 인해 대부분의 약국이 환자들에 대한 빠른 조제를 경쟁력을 인식하고 있으며 주위 의료기관과의 밀접한 관계 속에서 약국을 운영하려는 분위기가 팽배하고 있다는 것이 김 약사가 바라본 의약분업 5년 차의 약국가의 환경.

조제건수가 적은 약국들은 경쟁력 확보차원에서 일반의약품에 대한 가격 경쟁을 통해 환자 유치에 나서다보니 약국가의 가격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이로 인한 주변약국과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김 약사는 지적한다.

김약사는 "현재 의약분업제도가 확 바뀌지 않고는 직능에 대한 보람도 없이 그저 천직이려니 하면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들이 많을 것이다"며 약국가의 암울한 현실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김약사의 하루>

하루 12시간의 고된 일과
평균 처방 40건 매약 40만원선
월수익 500만원…빛좋은 개살구


김성진 약사의 약국일과는 오전 9시부터 시작된다. 오전 9시에 출근해 약국 문을 열고 약국 정리와 조제실 정리를 하면 인근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들이 처방전을 갖고 내방한다.

첫 환자가 약국을 방문하는 시간은 대략 9시 10분 정도. 이후 12시까지 조제환자가 약 25명 정도 찾는다.

아산종합약국을 찾는 환자들은 대부분 단골. 안중면에서 5년 정도 약국을 운영하다보니 단골이 어느 정도 확보됐다.

이들 고객들은 진료를 받은 의료기관 주위에 약국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100m 내외를 걸어 아산종합약국을 찾는다.

한 단골환자는 아산종합약국을 왜 찾느냐는 질문에 "약사가 편안하게 환자를 맞아주고 조제약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해주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김 약사는 간단한 처방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복약지도를 해 주려고 노력한다. 실제로 60대 여자환자가 아들의 위장병과 관련한 처방전을 갖고 내방했을 때 김 약사는 위장병을 가진 환자가 주의해야할 점을 적은 글을 제공하는 등 환자관리와 복약지도를 하려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조제환자들이 틈틈이 오는 속에서도 일반의약품을 찾는 고객들이 있었다. 일반의약품을 찾는 환자들은 약값에 대해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옆 약국에서 이 약 가격이 얼만데 이 약국은 왜 차이가 나느냐는 것'이 환자들의 불만.

김 약사는 이런 환자에 대해서는 그 약국에 가서 약을 구입하라는 말로 환자들과의 다툼을 피했다. 오전 12시가 지나면서 약국을 찾는 환자들이 뜸했다. 점심식사를 시키면서 김 약사가 하는 말 "우리가 식사를 하고 있으면 안 오던 환자들이 올 걸요"라고 말했다. 이른바 약국에서의 '머피의 법칙'.

점심을 들고 있는데 '머피의 법칙'은 어김없이 맞아 떨어져 조제환자 2명과 일반의약품을 찾는 환자 3명이 방문했다.

점심식사를 하면서 김 약사는 약국 운영을 하면서 느끼는 스트레스로 밥먹는 것, 화장실 가는 것. 결제하는 것, 환자 상대하는 것, 의약품 가격놓고 환자들과 싸우는 것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스트레스로 인해 김 약사는 위장병을 앓고 있었으며, 식사 또한 집에서 가져 온 도시락으로 해결했다.

점심식사가 끝난 후 3시간동안 약국을 찾은 환자는 5명. 이렇게 해서 약국경영이 제대로 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래도 평균치는 할거라고 말했다.

아산종합약국의 일일평균 처방전 수용건수는 40건, 일반의약품 매출은 40만원 선이라는 것이 김 약사의 설명.

3시 이후부터는 20분 간격으로 환자들이 한명씩 방문하는 지리한 시간이 지속됐다. 이 과정 속에서 모 제약회사 직원이 담당자 교체관계로 약국을 방문했으며, 환자가 가져온 처방전에 조제할 약이 없이 전산직원이 인근의 규모가 큰 약국으로 가서 약을 구입해 오기도 했다. 김 약사는 하루 평균 2건 정도의 처방전이 약이 없어 인근약국에서 약을 구해서 조제를 한다고 말했다.

인근에 조그마한 버스터미널이 소재하고 있어 저녁시간대에서는 유동인구가 많다보니 아산종합약국을 방문하는 환자 수는 다소 늘었다.

처방전을 가지고 방문하는 환자들도 더러 있었으며, 소액이기는 하지만 일반의약품을 구매하는 환자들도 있었다.

저녁 8시경이 되면서 환자들이 다소 뜸해지자 김 약사는 하루 일과를 마감할 준비를 했다. 정산 결과 하루 조제건수는 41건, 일반의약품 매출은 45만원. 김 약사가 자신 있게 말한 바대로 평균 매출을 올린 날이었다. 이런 식으로 약국을 한달 경영하면 매출이 어느 정도 되느냐는 질문에 김 약사는 800만원정도의 수입을 올린다고 말했다.

수입 800만원 중 전산직원 월급 100만원, 임대료 150만원, 기타 경비 100만원 가량을 제외하며 한달 순수익을 500만원내외라는 것.

김 약사와 하루 12시간을 같이 하고 9시 약국 문을 닫고 나오니 하루가 무척 길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 약사는 "어지간한 인내심이 없으면 약국을 운영하기 힘들다"면서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약사들이 무척이나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약사는 자신은 "힘든 약국경영 환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약국을 폐업하고 약업계의 또 다른 쪽에서 몸담을 예정이다"며 "어렵게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들이 보람을 가질 수 있는 일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기자와의 만남을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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