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거래 근절 못하면 '공멸'
약국-도매간 기형적 구조 속 뒷마진 횡행
약업계에 음성거래 근절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의약품 유통의 틀 속에 놓여 있는 제약사 도매업계 병의원 약국 등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음성거래가 근절되지 않고 계속 이어질 경우 모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이제는 노력을 통한 정상영업을 통해 찾을 것을 찾자는 것이다.
실제 요양기관과 제약사 도매업소 사이에 의약품 납품을 둘러싼 음성거래가 폭넓게 퍼져 있다는 게 정설이다.
지금까지는 좁은 시장에 도매업소, 제약사가 난립하다 보니 자사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뤄지는 리베이트 등 음성거래가 일정부분 묵인돼 온 것이 사실. 또 이것이 영업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음성거래는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가장 문제되는 것 중 하나로 거론되는 부분이 뒷마진. 약국 13~14곳 당 도매업소 1곳이라는 이해 못할 '기형적 구조'에 업을 차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생존의 법칙이 교묘히 결합되며 상당수 '현금'이 오가고 있다. 상황은 뒷마진을 제공하지 않으면 거래선을 확보할 수 없는 단계에까지 진행됐다는 것이 보편적인 진단이다.
액수도 장난이 아니다. 거래선 매출액의 3%를 넘어 일부 업소에서는 5%에서 7%대까지 제공하고 있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월 매출 20억이면 5%인 경우 1억이 고스란히 건네지고 있는 것. 일각에서는 약국의 결제 일이 되면 현금을 가득 실은 '지프'차가 동원되고 있다고 전한다. 순이익 1%도 남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하소연하면서도 순이익의 수배를 약국에 뒷돈으로 건네주고 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 문제는 초연했던 도매상들도 어쩔 수 없이 나설 수 없는 구조(제공하지 않으면 당장 거래선이 끊기고 매출에 타격이 온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가 짜여지고 있다는 점이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비자금이이 어디서 창출되는지는 파악되지는 않지만, 손해를 보면서 건네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보면 큰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매출을 늘려 제약사로부터 인정을 받으려는 도매상과 달리 약국에서도 경영이 어렵다 보니 동참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이는 약국도 더 힘들게 하는 것"이라며 "인정할 수 있는 회전 일을 적용하고 제대로 된 도매상을 거래하며 뒷마진 부분을 없애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득이 된다고 본다. 이 부분에만 매달리며 경영구조 개선 등에 나서지 않으면 후일 이 부분이 사라졌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를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부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지금까지는 큰 제제 없이 통용됐지만, 의약분업 이후 계속했다면 이 액수도 만만치 않다. 앞으로 도매상과 약국의 세무부분에서 큰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많다."고 진단했다.
병원을 둘러싼 음성거래도 마찬가지다. 도매상이 늘고, 제약사의 신제품도 쏟아지며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타 분야와 마찬가지로 거래선을 트기 위해 어느 정도는 통용의 여지가 있지만 성실한 영업으로 성장해 온 도매업소들이나 제약사들도 동참하지 않을 수 없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 노력을 통한 영업을 바탕으로 창출한 거래선은 이해할 수 있지만 단 번의 게임으로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는 양상이 속출하고 있다는 것.
일각에서 제약사 및 도매업소와 병의원의 결탁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유통일원화를 통해 수그러들기는 했지만 병의원도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부분은 정부에서 시동을 걸고 있다는 것. 실제 모 도매상 경우 모 병원에 상당액수의 리베이트를 제공, 이 병원 소요의약품을 독식한 것이 알려지며 검찰이 회계장부를 압수,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 과정에서 몇몇 도매상과 제약사의 연관성이 드러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건이 어떻게 진행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으로, 더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업소 뿐 아니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또 다른 인사는 "구조상 어느 정도는 인정될 수 있다고 본다. 또 이런 부분이 일거에 해소될 수는 없다. 문제는 그간 4대 법안에 치우쳤던 정부에서도 이 부분들이 일정부분 마무리되며 부정부패 척결에 나서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 때문이 아니라 앞으로는 올바른 틀을 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움직일 경우 제대로 된 업소는 더욱 성장할 수 있고, 이렇지 않은 업소는 도태될 틀이 마련될 수 있다고도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