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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진단하는 2005년 국내ㆍ외 경제 동향
불황의 끝을 잡고…
입력 2005-01-03 10:41 수정 최종수정 2006-09-2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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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준호 연세대학교 교수ㆍ국제학연구소장

지난해 우리 경제는 세계경기의 회복세에 따른 수출부문의 강한 성장에 힘입어 소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부문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연간 4%대 후반의 성장률을 달성하였다. 올해에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경기회복의 모멘텀이 둔화되고 범세계적인 IT수요 감소와 지속적인 원화 강세가 예측되는 등 작년과 같이 수출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성장은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올해 우리 경제 활성화의 핵심적인 관건은 수출경기의 연착륙, 즉 수출부문의 둔화세를 내수회복이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2005년은 한국경제가 과연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 안정 성장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구조적인 장기불황의 터널에 진입하게 될 것인지를 가름하는 매우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올해의 우리 경제를 조망하여보기 위해 먼저 세계경제 환경부터 살펴보도록 한다.

1. 세계 경제전망

지난해 초반부터 시작된 세계 경기회복의 모멘텀은 유가급등,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등에 따라 다소 약화되어 올해 세계경기는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로 복귀될 전망이다. IMF와 주요 투자은행들은 세계경제가 2003년 3.9%, 2004년 4%대 후반의 성장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에는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면서 3% 후반에서 4% 초반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세계경기의 회복은 역시 국제경제의 중심축인 미국의 경기회복 여부에 크게 영향 받는다. 미국경제는 2003년 하반기부터 강한 회복세를 시현하여 2004년 4.4%의 성장을 달성하였으나 올해에는 금리인상, 고유가 등으로 성장세가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기업부문의 이익 증대와 재무구조 개선에 의한 투자여력 확충, 고용개선에 따른 소비 증가 등으로 올해 미국경제는 잠재성장률 수준인 3∼3.5% 내외의 성장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미국경제의 전망이 아주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우선 경상수지 및 재정수지의 쌍둥이 적자가 지속적인 달러화의 약세를 초래하는 등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할 우려가 있고, 인플레이션 압력 증대에 대응하기 위한 미 연준의 점진적인 정책금리 인상은 이미 부채상환 부담이 높은 미국 가계부문의 수지를 약화시켜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할 부분이다.

지난 십여년간 장기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던 일본경제가 지난해 수출증가와 설비투자의 강한 회복세에 힘입어 4%대 초반의 이례적인 성장세를 기록한 사실은 세계경제 회복의 긍정적인 요인이다. 그러나 올해 일본경제의 성장세는 지난해의 상대적인 고성장에 따른 조정 효과와 미국 및 중국의 경기둔화에 따른 수출 증가율 감소로 연간 2%대인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다시 하락할 전망이다. 이와 같은 성장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기업부문의 판매이익이 양호하고 근로소득 증가에 따른 내수의 회복세가 견실하여 올해 일본경제는 만성적인 디플레이션 압력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금융부문의 부실채권이 완만하나마 감소하고 있고 부동산가격 하락세가 진정되는 등 올해 일본경기의 회복세는 과거에 비해 질적으로 양호할 것으로 판단된다.

유로경제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수출이 완만하나마 경기회복을 견인하여 지난해 1.8% 수준의 성장을 달성하였다. 올해에도 수출관련 산업을 중심으로 설비투자가 회복되고 고용개선과 감세정책에 의한 소비의 완만한 증가가 예상되어 2%에 가까운 성장이 기대된다. 그러나 대다수 유로지역 국가들의 정부부채가 이미 높은 수준에 달하고 있어 더 이상의 유연한 재정정책 운용이 어렵고, 특히 미 달러화 대비 유로화의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어 올해 안정적인 성장을 낙관하기만은 어려운 상황이다.

세계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중국경제는 2003년 9.1%, 지난해 9%대 초반의 높은 성장세를 시현 하였다. 중국정부는 이러한 고성장에 따른 투자과열, 부동산 가격 급등 등 후유증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경기억제책을 실행하고 있다. 위안화의 평가절상 가능성과 더불어 중국경제가 안정적인 연착륙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는 올해 국제 경제의 현안 중 하나이다. 주요 투자은행들은 중국경제가 금리인상, 대출억제, 공공투자 축소 등 중국정부의 경기억제책 효과가 점차 실현되면서 기업투자와 산업생산 증가율이 다소 둔화되어 올해 8% 수준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권의 성장 동력으로 부상한 중국 경제가 이와 같은 안정적인 연착륙에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 대 중국 수출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경제 전반의 불안정성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 비록 버블의 붕괴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중국정부의 경기억제책이 잠재된 부실채권 문제를 표면화함으로써 금융의 불안정성이 증대되고, 대미 무역흑자 지속 등으로 위안화의 재평가가 현실화되는 경우 역내 경제권에 예상치 못한 부정적 파급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면 올해에는 대부분의 주요국에서 공통적으로 지난해의 비교적 양호한 성장세로부터 잠재성장률 수준으로의 복귀가 예상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세계경제의 완만한 조정 추세는 올 하반기에 다시 성장의 모멘텀 회복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고유가, 중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 주요국의 정책금리 인상 추세, 미국 달러화의 약세 지속 등은 세계경제의 성장 둔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면에서 부정적인 위험 요인으로 내재되어 있다고 하겠다.

<표 1> 주요기관의 세계 경제전망

(단위 : %)


2003

2004

2005

컨센서스

IMF

제이피모건

골드만삭스

도이체뱅크

컨센서스

IMF

제이피모건

골드만삭스

도이체뱅크

세 계

3.9

4.7

5.0

4.0

4.9

4.8

3.9

4.3

3.3

3.8

4.1

미 국

3.0

4.4

4.3

4.4

4.5

4.4

3.5

3.5

3.5

3.1

4.0

일 본

2.5

4.3

4.4

4.2

4.3

4.0

2.3

2.3

2.3

2.4

1.8

유 로

0.5

1.9

2.2

1.9

2.0

1.8

2.0

2.2

2.2

1.9

1.8

중 국

9.1

9.2

9.0

8.6

9.4

9.0

8.0

7.5

7.6

8.1

8.4

주: 2004년 10월말 전망 기준
자료 : 국제금융센터 (2004. 11. 17)

2. 국내 경제전망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올해는 우리 경제가 경기침체의 터널에서 벗어나 대내외 부문의 균형적 회복을 통하여 안정성장 기반을 다시 구축할 수 있을지가 주목되는 중요한 해이다. 올해에도 설비투자, 소비 등 내수가 살아나지 못하고 침체가 지속되는 경우 성장 잠재력의 직접적인 훼손과 더불어 경제의 활력이 상실되어 장기불황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올해 전망도 그리 낙관적이지 못하며 오히려 올해는 작년보다도 더욱 어려운 한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는 내수침체에도 불구하고 30%이상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수출 호조에 힘입어 4.7%의 성장을 달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에는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증가세의 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견되며 따라서 경기의 가시적인 회복 여부는 내수부문이 수출 둔화를 충분히 상쇄할 수 있을 정도로 반등할 수 있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 경제가 정부의 경기활성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내수확대 여력이 부족하여 작년 수준에 못 미치는 4%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 경제는 작년 초반 성장세가 눈에 띄게 하락한 이후 바닥권에서 횡보를 지속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은 이러한 경기의 횡보 추세가 적어도 올 상반기까지는 지속될 것이며, 하반기에 들어서야 가시적인 회복세로 전환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현 경제여건은 이러한 하반기 침체탈출 시나리오를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판단된다. 이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민간소비, 설비투자, 건설투자 등 수출을 대체할 내수부문에서 성장의 제약요인이 대부분 그대로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3%대로 보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민간소비는 2003년에 이어 작년에도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하였으며 설비투자는 2003년 -1.5%에서 작년 4.1%의 증가세로 반전되었으나 그 회복세는 여전히 미약한 상황이다. 작년 상반기에 잠시 나타났던 경기회복세가 지속되지 못하고 하반기에 다시 꺾이는 더블 딥 양상이 현실화된 점은 우리 경제의 경기 복원력이 매우 취약함을 방증하고 있다.

세계-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로 'U턴'
국내- 수출 둔화로 4% 성장률 '안개속'

올해 전망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먼저 민간소비는 미약한 회복세를 보이는데 그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신용카드 규제, 부동산 담보대출 축소 등과 더불어 시작된 가계부문의 구조조정이 올해에도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가계부문의 부채상환능력이 더 이상 악화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성장이 고용으로 이어지지 않는 한 민간소비의 활성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청년실업과 신용카드 문제는 청년층의 소비위축으로 이어지고, 고소득층마저도 부동산보유세 강화, 분배정책 등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예비적 저축 유인이 강화되어 쉽게 소비를 늘리지 않는 모습이다. 결국 수출중심의 성장 구조가 점차 설비투자, 건설투자 등으로 전환되어 고용이 창출되고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어야만 민간소비의 증대가 가시화될 수 있을 것이다. 민간소비의 활성화 없이는 서비스업의 침체를 벗어나기 어려우며 따라서 체감경기의 회복은 요원하다. 특히 부동산 가격의 급격한 하락은 주택담보대출의 상환 압력을 가중시켜 가계부문의 신용경색과 소비위축을 야기할 소지가 크므로 부동산 가격의 경착륙을 방지하는 것은 우리 경제의 안정화에 있어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투자부문의 전망 또한 그리 고무적이지 못하다. 2003년 호조를 보였던 건설투자의 경우 정부의 부동산 안정대책으로 2004년 상반기 이후 급격히 위축되어 당분간 정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 설비투자 또한 기업 수익성의 호전에도 불구하고 미래 경제상황과 산업구조의 변화에 대한 불확실성 증대, 내수경기의 위축에 따른 내수기반 기업의 투자 유보, 단기 수익성 위주의 경영 등으로 잠재성장률 수준인 4-5%대의 증가에 그칠 것으로 판단된다.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올해 우리 경제는 소비부문의 강한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수출과 더불어 투자의 회복이 경기회복을 주도하여야만 경기침체로부터의 탈피가 가능하다. 그러나 수출 증가율이 둔화될 전망이어서 기업부문의 설비투자가 활성화되고 건설투자도 하반기에 어느 정도 가시적인 회복세를 보여야만 4%대의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 성장률의 유지를 위해 올해에는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기업도시 육성, 종합투자계획 등 정부의 지출 확대는 하반기 건설투자의 회복 등 성장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사회간접자본의 확대와 건설부문에만 치중하기 보다는 교육, 의료, 여가산업 등 전략 서비스 산업 분야에 대한 지출을 확대하여 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고용창출, 생산성향상 등 성장잠재력 확충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무분별한 정부지출의 확대는 단기적 부양효과가 사라지면 궁극적으로 국민경제의 부채부담 증대로만 귀착되기 때문이다.

요약하면 민간소비는 가계부채와 신용불량 문제로 제약되어 있고 건설투자는 부동산 문제로 얽혀 있는 가운데 수출둔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적정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투자가 살아나야만 한다. 기업의 설비투자는 미래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는 핵심적인 원동력이 된다는 점에서 정부는 기업투자를 저해하는 요소들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에 온 힘을 기울여야만 한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제고하고 무엇보다도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에 대한 청사진을 명확히 제시하여 투자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한편, 정치て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는데 정책적 노력을 집중하여야 한다. 정부 재정을 통한 단기적인 경기부양은 가능하겠지만 기업의 투자가 활성화되지 못하면 우리 경제는 궁극적으로 장기침체의 늪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을 직시하여야 한다.


<표 2> 주요 국내기관의 2005년 한국 경제전망

(전년대비, %)


한국은행

KDI

삼성연

엘지연

현대연

한경연

금융연

GDP 성장률

4.0

4.0

3.7

3.8

4.0

4.1

4.6

민간소비 증가율

1.8

2.5

2.1

1.9

2.5

3.2

2.0

설비투자 증가율

5.3

8.3

3.9

5.1

4.3

8.2

10.4

건설투자 증가율

0.5

2.8

2.4

0.6

2.0

1.5

3.8

경상수지(억불)

160

195

145.6

197

110

133.2

194.3

소비자물가 상승률

3.0

2.9

3.3

2.8

3.4

3.2

3.3

실업률

3.6

3.6

3.6

3.6

3.6

3.5

3.2

자료 : 한국은행 및 각 연구기관

<그림 1> 주요 외국기관의 2005년 한국 경제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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