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약국] <116> 운동해도 살빠지지 않는이유
수렵 채집인과 도시인의 하루 소비 칼로리는 얼마나 다른가? 별 차이가 없다. 아프리카 탄자니아 북부 초원 지대에서 평균적으로 하루 14km를 걷는 하드자족 남성과 산업화된 국가에 사는 성인 남성의 에너지 소비량은 동일하다. 체중이 같다면 아프리카 초원에서 매일 수렵과 채집을 하며 살든, 도심의 빌딩 숲에서 거의 대부분을 앉아서 생활하든 일일 소비 칼로리가 같다는 이야기다. 미국 듀크대학교의 인류학자 허먼 폰처가 10년에 걸쳐 여러 차례 하드자족 야영지에서 생활하면서 직접 연구한 결과이다.
폰처의 연구 결...
2022-09-14 16:22 |
[약사·약국] <115> 알츠하이머 논문조작 논란
과학철학자 칼 포퍼는 이렇게 말했다. “어떤 이론이 가능한 유일한 것으로 보인다면 그 이론이나 그 이론으로 풀려는 문제를 잘 모른다는 신호로 여겨야 한다.” 알츠하이머 연구에 딱 맞는 말이다. 그동안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가 치매의 원인이라는 가설은 치매 연구에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1906년 독일의 정신과의사이며 신경해부학자인 알로이스 알츠하이머가 기억 상실, 인지장애와 치매 증상을 겪은 사망자를 부검하여 뇌에서 단백질 덩어리를 발견했다. 전체 치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
2022-08-25 21:52 |
[약사·약국] <114> 팍스로비드 리바운드 이야기
팍스로비드 리바운드가 화제로 떠올랐다. 지난 7월 3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에 다시 확진되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부터다. 무증상이지만 검사 결과 코로나19 양성으로 나왔다는 것이다. 앞서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도 팍스로비드 치료를 받고 나서 재확진이 된 바 있다. 이번에 바이든 대통령까지 재확진되면서 팍스로비드 치료 효과에 대한 논쟁이 촉발됐다.
팍스로비드 치료를 받고 난 뒤에 재확진이 되었다고 해서 바이든이 다시 새로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변이에 감염이 되었...
2022-08-11 14:07 |
[약사·약국] <113> 왜 남자가 단명하는가
남자가 나이 들면서 잃어버리는 것은 머리털과 근육만이 아니다. Y염색체도 잃어버린다. 남성의 노화가 진행되면서 일부 체세포에서 Y염색체가 사라진다. 남성은 여성보다 기대수명이 짧다. 세계적으로 남성의 기대수명이 여성보다 5년 짧다. 한국인의 경우 2020년 남성의 기대수명은 80.5세로 남성의 86.5세에 비해 6년이 짧다. 이런 기대 수명의 차이는 흡연, 음주, 위험 추구 성향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행태 차이보다는 염색체가 더 큰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과학자들은 남성의 노화과정에서 Y염색체가 사라지는 현상이 ...
2022-07-27 21:21 |
[약사·약국] <112>자외선차단제 이야기
오늘 날이 흐리다. 바깥에 나가는데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할까. 오늘의 자외선 지수를 검색하면 내가 있는 지역의 자외선 지수를 확인할 수 있다. 여름에는 자외선 지수가 매우 높음 또는 위험인 날이 많다. 날씨가 흐린 날은 보통 단계로 낮아지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자외선 차단에 유의해야 한다. 2-3시간 노출 시 피부화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구름은 자외선을 모두 막아내진 못한다. 자동차 유리창은 UVB는 차단할 수 있지만 UVA는 투과시킨다. UVA는 피부노화의 주범이다. 28년 동안 트럭을 몬 운전사의 한쪽 뺨이 두껍...
2022-07-13 11:38 |
[약사·약국] <111> 생선 피부암 뉴스의 진실
어제는 좋다고 하더니 오늘은 나쁘다는 건가? 이런 의문을 갖게 하는 식품 뉴스가 또 나왔다. 이번에는 생선이야기다. 생선을 많이 먹을수록 피부암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는 미국 브라운 대학 연구 결과다. 미국에서 50~71세 성인 491,367명의 식습관과 건강에 대한 15년 동안의 자료를 분석했더니 이런 상관관계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생선을 제일 많이 먹는 사람은 하루 평균 43g (1주일에 2번 생선 140~150g을 먹는 사람)을 섭취했는데 생선을 거의 안 먹는 사람(하루 3.2g)보다 피부암의 하나인 악성 흑색종이 생길 위험이 22% 높...
2022-06-22 12:13 |
[약사·약국] <110> 다이어트 신약이야기
엄청난 다이어트 신약이 곧 세상에 나올 것 같다. 제약회사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과체중이나 비만인 사람이 이 약을 72주 사용하면 체중이 22.5%(24kg)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위약(플라세보)을 준 그룹에서 체중 감소는 2.4%에 불과했다.
아직 학술지에 실린 연구 결과는 아니다. 개발사인 일라이 릴리가 신약 티제파티드(tirzepatide)의 임상 3상 연구결과를 발표했을 뿐이다. 하지만 22.5%라는 수치는 기대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2021년에 또 다른 다이어트 신약 세마글루티드가 참가자 체중을 15...
2022-06-08 21:56 |
[약사·약국] <109> 염증과 통증 약이야기
만성 염증은 만성 통증을 부른다. 운동하다가 다쳐서 염증이 생긴다면 염증을 완화하기 위해 소염진통제를 쓰는 게 낫다는 게 이제까지 전문가들의 공통적 견해였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한 연구자들이 있다. 지난 5월 11일 자로 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에 실린 연구 결과이다. 급성 통증이 있을 때 이전에 생각한 것과 달리 소염진통제보다 해열진통제가 나을 수도 있단 얘기다.
급성 염증이 나쁘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요약하면 염증이 있을 때 아프다고 얼른 소염진통제를 사용하면 그게 인체의 자연스러운...
2022-05-25 20:20 |
[약사·약국] <108> 성욕저하장애약 이야기
세상은 복잡하다. 우울증은 성욕을 저하시킬 수 있다. 항우울제를 복용해서 우울증 증상이 나아지면 저하됐던 성욕도 다시 정상 수준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반대로 항우울제의 부작용으로 성욕 저하 장애를 경험할 수도 있다. 특히 SSRI 계열 약에서 잘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이들 약물은 세로토닌의 재흡수를 막아서 그 작용을 강화한다. 세로토닌은 흔히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는 물질이지만 성기능 장애와도 관련된다. 테스토스테론, 도파민은 성욕 증가, 세로토닌은 성욕 감퇴와 연관된다. 세로토닌 수치가 높아지면 반대로 테...
2022-05-12 0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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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07> 치매약 이야기
아직 치매를 완치할 수 있는 약은 없다. 하지만 치매의 약물 치료는 빨리 시작할수록 효과가 좋다. 치매는 뇌의 신경세포가 손상되거나 죽어서 뇌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뇌 신경세포가 죽고 나면 약으로도 어찌할 도리가 없다. 아직까지 치매약이 할 수 있는 일은 살아남은 뇌 세포가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도이다. 약물 치료가 너무 늦어져 이미 너무 많은 뇌 세포가 손상되면 약을 써도 잘 반응하지 않고 진행을 늦추기 어렵다. 영국에서 2014년 발표된 종합 분석 연구에 따르면 약물치료를 1년을 늦출 때마다 그...
2022-04-27 22:09 |
[약사·약국] <106> 남성호르몬을 높이는 법
어렵고 생소한 의학용어를 좋아하는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중년 남성이라면 누구나 테스토스테론이라는 말과 친숙하다. 근육을 만들고 성욕과 체력을 유지시켜 준다는 바로 그 남성 호르몬 말이다. 갑자기 남성 호르몬이 확 줄어들진 않는다. 개인차가 있지만 보통 테스토스테론은 40대부터 매년 1%씩 감소한다. 그러나 어느 날 팔을 만져보면 단단하던 이두박근과 삼두박근이 물결처럼 출렁거리고 단단함은 오로지 배를 두른 지방층에서만 느껴진다. 성욕 감퇴나 발기 부전은 물론이고 야한 상상마저 할 수 없다. 쉽게 피로하며 우울...
2022-04-13 17:45 |
[약사·약국] <105> 국수와 소화이야기
소화가 안 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직관적으로는 음식의 형태가 그대로 남아있는 장면이 떠오른다. 2012년에 화제가 되었던 라면 면발이 소화되지 않은 위내시경 동영상처럼 말이다. 먹고 난 지 2시간 뒤 인스턴트 라면은 거의 변화가 없었고 집에서 만든 생면은 풀어졌다. 하지만 이 동영상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실은 위내시경 동영상이라는 것부터가 문제다. 사람의 위에서는 탄수화물과 지방이 소화되지 않는다. 단백질만 부분적으로 소화된다. 위 속 내용물을 내시경으로 보여주면서 ‘이봐라! 라면은 소화되지 않...
2022-03-30 18:04 |
[약사·약국] <104> 프로바이오틱스 이야기
마케팅은 과학보다 빨리 간다. 프로바이오틱스가 대표적인 예이다. 과거에는 주로 유산균에 대한 이야기가 매체에 자주 등장했지만 요즘 더 핫한 용어는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다. 유산균과 프로바이오틱스는 언뜻 비슷하게 보이지만 다른 점이 있다. 유산균은 발효과정에서 유산(젖산)을 만들어내는 균을 말한다. 하지만 그런 균이 모두 사람의 장속에 머물 수 있거나 건강에 유익한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우유를 발효시키는 유산균은 우유를 요거트로 변화시키며 그 속에서는 잘 살아간다. 하지만 산업적으로...
2022-03-16 14:39 |
[약사·약국] <103> 약과 식품에 함께 사용되는 물질이야기
같은 성분이 들어있는 약인데 사용법이 다른 경우가 있다. 처방약인 라미나지액과 비처방약인 개비스콘 더블액션, 윌로겔 더블액션과 같은 약에는 동일한 알긴산 나트륨 성분이 들어있다. 둘 다 위식도 역류 증상 개선에 사용된다. 하지만 복용 방법이 다르다. 처방약은 식전 공복에 복용하고 비처방약은 식후에 복용한다.
같은 알긴산 나트륨이 들어있지만 이렇게 복용법이 다른 것은 하나는 아래로 가라앉도록 하나는 위로 뜨도록 만들어져있기 때문이다. 알긴산은 상처가 낫도록 도와주는 일부 습윤밴드에도 들어있는 성분...
2022-02-23 16:17 |
[약사·약국] <102> 영양제 복용방법과 제형 팩트체크
영양제 먹는 방법에 관한 한 가짜 뉴스가 많다. 대표적으로 ”수용성 비타민을 식후에 복용하면 기름이 흡수를 방해하니 식전에 먹으라”는 이야기가 있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이야기인데 방송 대본에도 자주 나온다. 방송작가를 탓할 일이 아니다. 영양제 먹는 방법, 흡수율에 대해 많은 사람이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런 대중의 관심을 알고 이용하려는 사람이 있다는 거다. 팩트에는 관심이 없고 눈길을 끌어 이익을 얻는 데만 관심이 큰 사람들이다. 가짜 뉴스는 인류가 살아있는 한 영원히 나온다. 전문가라...
2022-02-09 11: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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