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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47> 장내 미생물 다양성이 중요한 이유
정재훈 약사. © 약업신문장내 세균 다양성이 해로운 병원균이 필요로 하는 영양분을 차단해서 보호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12월 15일 저명한 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린 옥스퍼드 대학 연구 결과이다. 전에도 장내 세균의 종류가 다양할수록 사람의 장 건강에 유익하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다. 인간의 장은 수백 종의 다양한 박테리아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들을 집합적으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이라고 부른다.이들 다양한 미생물이 인체에 제공하는 유익 중 하나는 해로운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침입하는 병원성 미생물에 대...
2024-01-17 15: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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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46> 지하철을 향해 뛰는 게 나은가?
정재훈 약사. © 약업신문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은 암 발생 위험이 낮다. 2016년 미국과 유럽의 성인 144만 명을 대상으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여가 시간에 걷기, 달리기, 수영과 같은 운동을 자주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간암, 폐암, 위암, 자궁내막암, 대장암과 같은 다양한 암 위험이 낮게 나타났다.연구자들은 분석에 사용한 26종의 암 중 13종이 운동을 자주 하는 사람에게 덜 발생했고 비만도나 흡연 여부에 관계없이 같은 패턴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물론 그런 연구 결과가 있다고 해서 새해에는 운동을 더 해...
2023-12-27 09: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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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45> 새로운 우울증 치료제 이야기
시간이 흐르면 전에 잘 모르던 것을 알게 된다. 1970년대부터 MSG가 뇌에서 흥분독소로 작용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글루탐산염(glutamate)이 뇌에서 흥분성 신경전달물질로 사용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시작된 이야기이다. 이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하지만 과학자들이 연구하면 할수록 MSG가 뇌에 해를 입힐 수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사람의 뇌는 그리 만만하지 않다. 뇌는 글루탐산염을 스스로 만들어서 쓴다. 먹어서 섭취한 글루탐산은 혈관-뇌 장벽(Blood-Brain Barrier)을 거의 통과하지 못하므로 뇌세포...
2023-12-15 09: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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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44> 코감기약 성분이 퇴출 기로에 선 이유
효과없는 걸 효과없다고 하는 데 20년이 걸렸다. 코감기약 이야기다. 지난 9월 미국FDA 자문위원회는 코막힘 완화에 사용되어온 먹는 감기약 성분 페닐에프린이 효과없다는 만장일치 결론을 내렸다.페닐에프린은 미국에서 지난 50여 년 동안 의사의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으로 판매되어온 약이다. 미국에서 이 성분이 들어있는 약만 최소 250종에 작년 판매액이 2조 3천억 원(18억 달러)에 이른다. 국내 유통 중인 감기약 중에도 이 성분이 들어있는 제품이 상당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론이 도출된 것은 어...
2023-11-22 09: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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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43> 찌르지 않는 당측정기가 가져올 변화
건강한 사람도 혈당치를 모니터링하는 시대가 눈앞이다. 앞서 칼럼에서 다룬 것처럼 연속당측정기는 500원 동전 크기의 센서를 팔뚝에 붙이면 세포와 세포 사이의 액체성분 속 당수치를 24시간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기이다. 세계적으로 연속당측정기 시장을 양분하는 덱스콤과 애벗, 두 회사가 모두 당뇨를 넘어 일반 성인의 건강관리용으로 영역 확장을 위해 전략을 수립해나가고 있다.이들 연속당측정기가 편리하긴 하지만 얇은 필라멘트가 피부 속을 뚫고 들어가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이런 불편함도 사라질 날이...
2023-11-13 17: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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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42> 누트로픽 이야기
음식은 먹는 사람을 반영한다. 누트로픽이 딱 그렇다. 누트로픽은 뇌의 인지기능을 향상시켜 준다는 다양한 보충제를 말한다. 뇌기능을 향상시켜주는 음식이나 식품성분은 전에도 있었다. 커피와 카페인 음료가 대표적이다. 그럼 누트로픽은 뭐가 다른가? 가장 두드러진 특징 하나는 사람의 몸을 컴퓨터 소프트웨어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주도하는 식품 트렌드라는 거다. 인체도 컴퓨터 프로그램처럼 계속 업데이트하면 더 좋아질 거라고 믿는 이른바 바이오해커가 찾는 식이보충제다. 요즘에는 암호화폐 투자자로, 전에는 페이스북, 스...
2023-10-26 21: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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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41> 지구온난화와 알레르기
매년 가을이면 알레르기가 심해진다는 사람이 많다. 지구 온난화 때문이다. 미국 천식 알레르기 재단(Asthma and Allergy Foundation of America)에 따르면 기후 변화로 인해 알레르기 시즌은 거의 두 배 더 길어지고 강도도 더 세졌다.국내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최근 20년간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18배 증가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998년부터 2019년까지 20년간 국내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18배 증가했고 성인의 18.8%가 알레르기 비염 진단을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80년도 초에 5%였던 알레르기 환자 비율은 201...
2023-10-11 09: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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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40> 식재료 페어링의 원칙
음식에는 어울리는 짝이 있고 어울리지 않는 짝이 있다. 과학자들의 추산에 따르면 가능한 식재료 조합은 1,000조 개 이상이다. 하지만 우리가 실제 사용하는 레시피는 수백만 개에 불과하다. 게다가 그들 중 상당수가 중복이다. 요리를 할 때 아무 원칙 없이 임의로 식재료를 조합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다.제일 흔하게 식재료를 페어링하는 방법 하나는 제철에 나는 로컬 식재료를 함께 쓰는 것이다. 동일한 토양에서 비슷한 시기 수확한 농산물을 함께 쓴다니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좀처럼 지키기 어려운 원칙이기도...
2023-09-21 13: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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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39> 다이어트 신약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이 정도로 논란이 뜨거운 약이 있었나 싶다. 오젬픽, 위고비 이야기다. 체중 감량을 가능하게 해주는 이들 신약에 대한 뉴욕타임즈 기사에 일주일 동안 댓글이 무려 1,700개 달렸다. 오젬픽을 사용하면서 음식 소음이 사라졌다는 사람이 많다는 기사에도 댓글이 1,400개 달렸다.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툭하면 음식 생각이 나는 걸 음식 소음Food noise이라고 부른다. 식욕 조절이 잘 되지 않아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긴 설명 필요 없이 직관적으로 이해가능한 말이다.기사에 댓글이 이렇게 많이 달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약으로 살을 뺀...
2023-08-30 11: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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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38> 폭염과 약 이야기
여름이면 기후 변화가 몸으로 느껴진다. 세계 곳곳에서 폭염, 가뭄, 산불, 폭우와 같은 기상 이변으로 인한 피해 소식이 이어진다. 온열질환자도 매년 증가 추세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5월 20일부터 8월 2일까지 확인된 온열질환자는 1,385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9.0% 증가했다. 8월은 특히 주의가 필요한 달이다. 월별로 보면 무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8월에 가장 많은 온열질환자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2020년 8월에는 월평균의 3.5배에 달하는 3,841명이 온열질환으로 병의원을 찾았다. 더위가 왜 건강 문제를 일...
2023-08-17 07: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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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37> 발효식품 팩트체크
무슨 말을 해도 다 받아주던 시절이 있었다. “서양 사람의 혓바닥에는 전혀 발달돼있지 않은 맛난 맛 – 곧 발효미 지각미역이 우리 한국사람에게 가장 발달돼있다”는 이야기가 그렇다. 과거 큰 인기를 끌었던 조선일보 이규태 칼럼 1987년 8월 7일자에 나오는 글이다. 서양 음식에는 발효식품이 거의 없다시피 한데 한국인의 밥반찬은 대부분 발효식품이므로 한국인의 발효미 감지능력이 세계 최고라는 주장이 1985년부터 1997년까지 다섯 번 이상 반복됐다.근거 없는 주장이다. 학계 추산에 따르면 세계인이 소비하는 음식의 1/3은 발...
2023-07-26 1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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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36> 팜므파탈과 약 이야기
아름다운 여성의 미모에 눈이 먼 고위직 남성이 기밀을 누설한다. 스릴러 영화에 흔하게 등장하는 장면이다. 일부 과학자는 이렇게 남성이 미녀에게 빠지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설명한다. 매력적인 자손을 남기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단 이야기다.물론 모두가 이런 주장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아름다움에 끌리는 것은 생존이나 번식과 관계없는 독립적 현상이라는 반론이다. 이런 논쟁을 생각하면 항생제 미노사이클린이 떠오른다. 2013년 일본 연구 결과 이 약을 복용 중에는 미모 때문에 판단이 흐려지는 경향을 줄일 수 있는 것...
2023-07-13 10: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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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35> 비건 아이스크림 이야기
호기심에 비건 아이스크림 두 가지를 맛봤다. 초콜릿 푸딩 아이스크림은 입에서 부드럽고 촉촉하면서도 끈적하게 녹아내렸다. 예전에 야자경화유를 넣어 만든 아이스크림에 비하면 정말 많이 바뀌었다. 야자경화유를 넣은 아이스크림은 유크림으로 만든 것과 향도 다르지만 혀에 닿을 때 녹지 않고 미끈거리는 느낌이 강해서 차이를 알아내기 쉽다. 하지만 내가 맛본 비건 초콜릿 푸딩 아이스크림은 눈감고 비교 시식한다면 유크림을 넣은 보통 아이스크림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풍미와 식감이 비슷했다. 잔탄검, 구아검, 카라기난...
2023-06-28 09: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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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34> 우유대체품에 대한 고민
미래에는 알약으로 식사를 대신할 수 있을까? 가능하다. 하지만 불필요한 일이다. 칼로리를 계산해보면 쉽게 답이 나온다. 성인이 하루에 섭취해야 하는 열량을 2000kcal라고 가정한다면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중 열량 밀도가 제일 높은 지방으로 환산해도 222g이 필요하다. 지방으로 1그램 알약을 만들어도 하루 200알 넘게 먹어야 한단 얘기다. 식사대용식의 주류가 알약이 아닌 음료가 되는 이유이다. 하루에 알약 200알을 삼킨다는 건 생각만 해도 고역이지만 동일 열량을 음료로 섭취하는 건 어렵지 않다.전에는 그런 대용식의 ...
2023-06-23 02: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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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133> 약은 다 똑같지 않다
겉모양으로 약을 판단하지 말자. 25년 전 어느 날 내가 입에 거품을 물고서 몸으로 배운 교훈이다. 약국에서 발포정을 씹어 삼켰던 것이다. 변명하자면, 향긋한 과일향의 납작한 알약은 새내기 약사였던 내 눈에는 츄어블 비타민제처럼 보였다. 미리 물에 녹여서 마시는 대신 알약을 씹어 삼키고 물을 마시면 마찬가지일 듯했다.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발포정 속 탄산수소나트륨은 위산과 만나 쉴 새 없이 이산화탄소 기체를 만들어냈고, 꿉꿉한 거품이 식도를 타고 올라와 입 속을 채웠다. 약국에 누가 오기라도 할까 걱정하며 물을 ...
2023-05-31 08: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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