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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매와 약국. 도매영업사원과 약사. 아직 까지 양자 간의 관계는 한쪽으로 너무나 기우는 상황이다.
물론 존중받고 대접받기 위해서는 그만한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겠지만 그렇다 해도 도매와 약국의 관계는 한없이 기울어져 있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했다' 문제가 생기는 것도 좋은 일을 만드는 것도 결국 혼자가 아닌 서로에 의해서 이뤄진다.
기울어진 관계를 조금씩, 조금씩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약국은 약국대로 도매는 도매대로 새로운 미션과 시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도매와 약국 공급자와 판매자
약국의 위상이 떨어진지는 오래라도 일선 약사들은 입을 모아 얘기한다. "의약분업 이후 약사들은 그저 동네 아저씨, 아줌마 그냥 약이나 포장하는 단순 업무자로 보는 경향이 너무 커졌어요."
일선 개국약사의 푸념이다. 이 약사는 "약사에 대한 가치와 평가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며 "사회가 문제인지 우리 약사들이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전문 직능인 으로서 고개가 떨어뜨리어지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른 약사는 "문제야 여러 군데서 찾을 수 있겠지만 우리 자신의 문제를 먼저 돌아봐야 하지 않겠냐" 며 "그저 약 팔기에만 급급하고 복약지도를 비롯해 환자들에게 필요한 부분에 얼마나 많은 정성과 시간을 쏟았는지 뒤 돌아보면 지금의 우리 모습이
아주 억울하지 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약사는 일반 슈퍼에 달리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판매상이 아닌데 처방전에 밀린 어느 순간부터 대다수 약사들의 행위는 기계적이고 이윤 적으로 변했다.
도매상도 마찬가지. 지금까지 도매상들은 배달, 유통만을 담당하는 공급자 역할에만 충실했다. 시대가 변하고 사회가 변했음에도 도매상들은 예나 지금이나 공급자로서의 역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매 한 관계자는 "이제 도매상도 단순히 약만 전달하는 시스템으로는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가 없다" 며 "제약 영업사원 못지 않게 제품에 대한 정보전달을 비롯해 의약품 전반에 대한 전문성을 무장해야 남보다 앞서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력자 넘어 협력자 돼야
"우리는 거지만도 못해요. 거지는 한번 약국 들어가면 500원이라도 들고 나올 때가 있겠지만 도매상 직원들은 한 약국을 몇 번 씩 찾아가도 500원 미만을 남기면서 인격적으로도 거지만도 못한 대접을 받는 게 일쑤예요."
도매 업계 한 관계자는 도매상의 현실을 거지에 비유하며 도매상과 도매직원들을 바라보는 약사들의 인식전환을 요구했다.
이 관계자는 "물론 모든 약사가 그런 것이 아니고 약사들도 고충이 많겠지만 약사들이 도매상에 대해 조력자로서 대해줬으면 한다" 며 "약국도 도매상에 불만이 많겠지만 도매상은 도매상대로 신속한 약품 공급, 반품교환 등 약사들의 입장을 최대한 고려하며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약사들의 인식전환과 함께 도매 자체의 변화도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 며 "지금 같은 과다 출혈경쟁과 가격경쟁이 아닌 서비스 경쟁, 정보 경쟁으로 도매가 먼저 앞서 나가야 약사들과 도매상의 관계도 조력자 또 조력자를 넘어 협력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시내 한 약사는 "동네 약국에서는 제약영업사원보다 도매 영업사원을 만나는 일이 더 많다" 며 "약국이 도매상 그리고 도매상 직원들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면 그만큼 약국 경영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약사가 먼저 도매상 직원에 대해 인간적이고 동등한 입장으로 대해준다면 더 많은 혜택과 도움을 주려고 노력한다" 며 "약국과 도매상이 단순히 약을 주고받는 관계를 넘어 협력 관계가 되기 위해서 약사들이 먼저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건네 봄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역지사지 통해야 이심전심
서로의 입장을 생각하다 보면 서로가 마음에서 마음으로 뜻을 전할 수 있을 것이다.
도매와 약국뿐만 아니라 모든 관계에서 역지사지가 동한다면 이심전심으로 관계는 극대화 될 것이다.
그럼 지금 도매와 약국에 있어 지금 가장 필요한 부분은 무엇일까? 우선 도매상들은 약국의 결제 부분이 개선됐으면 바라고 있다.
도매 한 관계자는 "지금 가장 큰 문제가 결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데서 생기는 고통과 불신이다"라며 "도매는 제약회사에 담보제공 또는 현금을 주면서 약을 사오고 있는 상황인데 약국은 외상으로 약을 가져가고 있으니 도매상은 샌드위치처럼 양쪽에서 압박을 받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약국이 외상장부 부분에 있어 조금만 도매상의 입장을 이해해준다면 도매상도 더 좋은 서비스가 가능하고 서로의 관계도 더욱 부드럽고 발전적으로 갈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하지만 이와 달리 한 약사는 "요즘 대부분 약국 결제는 최대 2개월"이라며 "약국 재고가 2개월 이내 소진 안 돼는 상황에서 2개월 정도면 결코 긴 기간이 아니다. 대형약국이나 클리닉 건물 약국 아니면 반품 또한 잘 안되는 게 현실인데 도매의 목소리는 다소 과장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또한 "진짜 어려움을 겪는 것은 도매상이 아니라 개인 도매업자"라며 "물론 자영업자들이 계속해 줄어드는 상황이지만 개인업자들은 자기돈 들여가면 마이너스 영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 약국에서도 개인업자들에게는 무리한 요구를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대형도매 상들은 가격 변동 시 시세차익으로 수십억을 벌기도 한다"며 "중간에서 고생하는 사람들은 돈 없고 작은 조직들이다. 약국도 마찬가지도 경쟁논리에 대형 약국들만 돈을 벌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 약사는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도매상과 약국 약사들의 의식개선과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정부 제도가 먼저 변해야 한다" 며 "도매와 약국의 새로운 관계는 결국 정부제도, 도매상, 약국 세 박자가 조화를 이뤄야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