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률과 직결되는 질환'…고칼륨혈증 관리 패러다임 전환 신호
고칼륨혈증 치료 40년 만 변화…‘로켈마’ 국내 출시
고칼륨 관리 핵심은 ‘치료 유지’…새로운 해법 등장
“투석 수준 초기 효과”…로켈마 임상 데이터 주목
입력 2026.04.2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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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는 22일 서울 더 플라자 호텔에서 성인 고칼륨혈증 치료제 ‘로켈마' 국내 출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최범순 교수, 김세중 교수,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임재윤 의학부 전무, 한국아스트라제네카 김지영 바이오의약품 사업부 전무. © 약업신문 = 최윤수 기자

고칼륨혈증 치료 환경에 변화 가능성을 제시하는 새로운 치료 옵션이 국내에 도입됐다.

아스트라제네카는 22일 서울 더 플라자 호텔에서 성인 고칼륨혈증 치료제 ‘로켈마(sodium zirconium cyclosilicate, SZC)’ 국내 출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칼륨혈증 관리 전략의 변화 필요성과 함께 해당 약제의 임상적 가치 및 활용 가능성을 소개했다.

로켈마는 국내에서 40여 년 만에 등장한 새로운 기전의 고칼륨혈증 치료제로, 지난해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했다. 무기 결정 구조 기반의 칼륨 결합제로서 기존 유기 고분자 흡착제와 달리 칼륨 이온을 선택적으로 포획해 체외로 배출하는 기전을 갖고 있으며, 체내 흡수 없이 작용하는 특성을 통해 고칼륨혈증 관리에 새로운 접근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으로 소개됐다.

특히 시험관 내 연구에서 기존 치료 대비 약 125배 높은 칼륨 선택성을 보인 점이 강조됐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신장내과 최범순 교수가 고칼륨혈증의 임상적 위험성과 기존 치료 전략의 한계를 설명하며 새로운 치료 옵션의 필요성을 제시했으며, 이어 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김세중 교수가 로켈마의 작용 기전과 주요 임상시험 결과, 실제 진료 현장에서의 활용 가치에 대해 발표를 진행했다. 발표에서는 고칼륨혈증이 심혈관계 위험 및 사망률과 밀접하게 연관된 질환이라는 점과 함께, 기존 치료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서 로켈마의 역할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최범순 교수가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 약업신문 = 최윤수 기자

고칼륨 관리의 핵심은 ‘치료 유지’…새로운 해법 모색
최범순 교수는 ‘고칼륨혈증의 임상적 중요성과 새로운 치료 전략의 필요성’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최 교수는 “고칼륨혈증은 단순히 수치를 낮추는 문제가 아니라 사망률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중요한 질환 관리 요소”라고 설명했다.

칼륨은 정상적으로 신장을 통해 대부분 배설되며 체내 항상성이 유지된다. 그러나 만성콩팥병 환자에서는 신장 기능 저하로 인해 칼륨 배설이 감소하면서 체내 축적이 발생한다. 여기에 심부전 환자에서 흔히 동반되는 산증 상태는 세포 내 칼륨을 혈중으로 이동시키면서 혈중 칼륨 농도를 더욱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식이 요인 역시 중요한 변수다. 일반적으로 과일과 채소, 현미 등은 건강식으로 권장되지만, 칼륨 함량이 높아 신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서는 고칼륨혈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실제 임상에서는 당뇨 환자에게 권장되는 식단과 신장·심부전 환자에게 필요한 식단이 상충되는 상황이 발생하며, 환자 교육 과정에서 어려움이 나타나기도 한다.

고칼륨혈증의 가장 큰 문제는 사망률 증가다. 혈중 칼륨 농도가 상승하면 심근의 전기적 안정성이 저하되면서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급사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진다. 또한 고칼륨혈증 환자는 입원율과 응급실 방문 빈도가 증가하고, 의료 서비스 이용이 확대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만성질환 환자에서는 고칼륨혈증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특징을 보인다. 이는 기저질환과 함께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하는 약물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계(RAAS) 억제제와 미네랄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MRA)는 심장과 신장을 보호하는 핵심 치료제지만, 혈중 칼륨을 상승시키는 부작용을 동반한다.

이로 인해 임상 현장에서는 치료적 딜레마가 발생한다. 고칼륨혈증이 발생할 경우 해당 약제를 감량하거나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지만, 약제를 중단할 경우 심혈관 보호 효과가 감소하면서 사망률이 증가하는 문제가 나타난다. 발표에서는 RAAS 억제제를 유지한 환자와 중단한 환자를 비교한 결과, 중단 환자군에서 사망률이 두 배 이상 증가한 사례가 제시됐다.

현재 고칼륨혈증 관리 전략은 식이 제한, 이뇨제 사용, 약물 조절, 칼륨 결합제 투여 등이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식이요법은 환자 순응도가 낮고, 효과에 대한 근거도 제한적이라는 점이 지적됐다. 이뇨제는 칼륨을 낮추는 효과가 있지만 체액 감소와 신기능 악화 위험으로 인해 사용에 제약이 있다. 또한 RAAS 억제제의 감량 또는 중단은 장기 예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존 칼륨 결합제 역시 한계를 보인다. 칼륨 감소 효과가 제한적이며, 작용 발현까지 수시간에서 수일이 소요된다. 변비 등 위장관 부작용으로 인해 환자의 복약 순응도가 낮은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실제 임상에서는 처방 기간을 단축하거나 복용을 중단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치료 옵션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 교수는 최근 도입된 ‘로켈마’는 지르코늄 기반 칼륨 결합제로, 기존 치료제 대비 빠른 작용과 개선된 칼륨 감소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소개했다. 발표에 따르면, 해당 약제는 투여 후 약 1시간 내에 혈중 칼륨 수치를 낮추기 시작하며, 감소 폭 역시 기존 대비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특성은 고칼륨혈증 환자에서 보다 신속한 조절을 가능하게 하며, 동시에 RAAS 억제제와 같은 필수 치료를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실제 해외 임상에서는 MRA 계열 약물과 병용해 고칼륨혈증을 관리하는 전략이 활용되고 있는 사례도 소개됐다.

최 교수는 “고칼륨혈증 환자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칼륨 수치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필수 치료를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며 “새로운 칼륨 결합제는 이러한 임상적 요구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세중 교수가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 약업신문 = 최윤수 기자

칼륨 포획 기전으로 속도·지속성 확보
김세중 교수는 ‘로켈마의 주요 임상 결과 및 임상적 가치’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김 교수는 로켈마의 기전을 설명하며 기존 칼륨 결합제와의 구조적 차이를 강조했다. 로켈마는 위부터 대장까지 위장관 전체에서 작용하며, 특정 이온과 교환하는 방식이 아니라 칼륨을 선택적으로 ‘포획’하는 구조를 가진 것이 특징이다. 결정 구조가 칼륨 이온 크기와 정밀하게 맞도록 설계돼 선택성이 높고, 다른 전해질과의 비특이적 결합이 적다.

실제 시험관 내 실험에서는 약 5분 내 칼륨 포획이 이루어졌으며, 칼슘·마그네슘 대비 약 96% 수준의 선택성을 보여 기존 교환제 대비 월등한 선택성을 확인했다. 기존 약제가 오히려 다른 이온과 더 많이 결합하는 것과 달리, 로켈마는 칼륨에 대한 선택성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기전적 특성은 임상 효과로 이어졌다. 만성콩팥병 3~4단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로켈마를 초기 10g씩 하루 3회 투여한 결과, 투여 1시간 후 약 0.4mmol/L, 2시간 후 약 0.6~0.7mmol/L 수준의 칼륨 감소가 관찰됐다. 이는 응급 상황에서 시행되는 투석과 유사한 수준의 초기 감소 효과다.

또한 초기 감소 효과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유지됐다. 24시간, 48시간 경과 후에도 추가적인 칼륨 감소가 확인됐으며, 48시간 이내 정상 범위에 도달한 환자는 약 88%로 나타났다. 이후 유지요법을 통해 장기간 칼륨 농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도출됐다. 약 750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12개월 연구에서 3일 내 정상 칼륨 도달률은 99%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이후 유지요법을 통해 안정적인 칼륨 조절이 지속됐다. 유지 용량은 하루 5g 또는 10g 수준에서 대부분 관리가 가능했던 것으로 보고됐다.

이러한 효과는 환자의 기저 질환과 관계없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만성콩팥병, 심부전, 당뇨병, RAAS 억제제 복용 여부 등 다양한 하위군 분석에서도 모두 유사한 칼륨 감소 효과가 확인됐다.

투석 환자에서도 효과가 확인됐다. 주말 등 투석 간격이 길어지는 기간 동안 고칼륨혈증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가운데, 로켈마를 투석하지 않는 날 투여한 결과 정상 칼륨 유지율이 유의하게 증가했다. 추가적인 구조 치료(rescue therapy) 필요성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전반적으로 양호한 결과가 보고됐다. 변비 발생률은 기존 치료제 대비 낮거나 유사한 수준이었으며, 주요 이상반응으로는 용량 의존적인 부종이 확인됐다. 로켈마에 포함된 나트륨 함량과 관련된 것으로 설명되며, 대부분 경증 수준으로 이뇨제 조절 등을 통해 관리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부 환자에서 저칼륨혈증이 발생해 용량 조절이 필요한 사례도 확인됐다. 다른 전해질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이었으며, 특정 약물과 병용 시에는 투여 간격 조절이 필요할 수 있다.

복약 순응도 측면에서도 개선 가능성이 제시됐다. 맛과 식감에 대한 평가에서 기존 칼륨 결합제 대비 높은 선호도를 보였으며, 이는 장기 복용이 필요한 환자에서 중요한 요소로 평가됐다.

김 교수는 특히 RAAS 억제제와의 병용 가능성에 주목했다. RAAS 억제제는 심장 및 신장 보호 효과가 입증된 치료제지만 고칼륨혈증으로 인해 용량 감량 또는 중단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실제 국내 데이터에서 약 절반 수준의 환자만 목표 용량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로켈마 사용 시 약 74%에서 용량 유지, 14%에서는 증량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고됐다.

김 교수는 “로켈마는 칼륨을 조절하는 약제이지만 결과적으로 RAAS 억제제를 충분히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며 “임상적으로는 새로운 치료 옵션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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