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오 창업에 성공하려면 일단 기술력은 기본으로 깔려 있어야 하고요, 시장성도 있어야 하고 타이밍도 따라줘야 합니다. 그런데 결국 제일 중요한 건 오래 버틸 수 있는 힘, 생존력을 뒷받침할 역량을 갖추고 있느냐입니다.”
한국바이오협회가 2일 서울 강남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 센터에서 개최한 ‘제16회 창업부트캠프 바이오큐브’ 패널토론에서 현직 바이오 CEO들은 창업 성공 핵심 조건으로 기술력보다 사업 설계 능력을 공통으로 지목했다. 기술력이 후순위라는 의미가 아니라, 사업성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씨드모젠 박기랑 대표, 노벨티노빌리티 박상규 대표, 어반데이터랩 안치성 대표, 한국바이오협회 이승규 부회장은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 초기 전략부터 개발, 자금, 생존까지 이어지는 현실을 제시했다.
“시장 없는 기술은 의미 없다” 창업 출발점은 시장 정의
패널들이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시장이다. 박상규 대표는 “하고 싶은 것, 잘하는 것, 시장이 원하는 것을 반드시 일치시켜야 한다”면서 “기술 중심이 아니라 시장 관점에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단순한 시장 규모가 아니라 미충족 수요(unmet needs) 기반 접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기존 치료제 한계 때문에 시장이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새로운 치료 옵션이 등장하면 시장은 급격히 확대된다”며 “실제 수천억원 규모였던 시장이 단기간에 수조원대로 커진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안치성 대표는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초기에는 투자자들로부터 ‘시장 규모가 너무 작다’는 이야기를 반복해서 들었다”라며 “당시에는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시장이 있는 방향으로 이동하게 됐다”고 말했다.
창업자는 자신이 정의한 시장을 믿고 출발하되, 실제 시장과 맞지 않을 경우 방향을 수정할 수 있어야 하며, 시장과 간극을 좁히는 과정 자체가 창업의 핵심이라고도 설명했다.
박기랑 대표는 보다 현실적인 접근을 제시했다. 그는 “씨드모젠은 기술보다 돈을 벌 수 있는 구조에서 사업을 시작했다”라며 “시장과 고객이 이미 존재하고 매출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가 확인된 상태에서 출발해야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표가 감당해야 할 책임을 고려하면 시작 단계부터 사업 대상과 수익 구조가 명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승규 부회장는 “진단키트나 건강기능식품 등 일부 영역은 결국 마케팅과 원가 경쟁으로 귀결된다”며 “처음부터 고객과 비즈니스 모델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논문 단계 창업은 실패 확률 높다…타이밍이 생존 좌우
창업 시점에 대한 경고도 이어졌다. 박상규 대표는 “신약개발 분야에서는 최소 리드(lead) 단계는 확보한 상태에서 창업해야 한다”며 “리드에서 후보물질까지 가는 데만도 1~2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어 “논문 성과만으로 창업하는 방식은 실패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승규 부회장 역시 “비즈니스 모델 없이 창업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투자 관점에서 불리해진다”면서 “창업 후 수년이 지나도 초기 투자 유치가 되지 않으면 기업 자체가 늦은 회사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특히 벤처기업 인증 기간 제한 등 제도적 구조도 창업 타이밍을 좌우하는 변수로 언급했다.
창업 이후 현실도 구체적으로 공유됐다. 안치성 대표는 “대표 역할은 연구개발보다 영업에 가깝다”며 “초기에는 과제 수주, 네트워크 구축, 협업 기회 확보 등으로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수차례 투자에서 거절당했지만, 결국 시장이 있는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기회를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창업자는 흔들리더라도 스스로를 믿고 가야 한다”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시장과 맞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박기랑 대표는 생존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사업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며 “예상하지 못한 외부 변수로 시장이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창업 초기 미국 FDA 관련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매출이 빠르게 발생했지만, 시장 환경 변화로 사업이 흔들리면서 방향 전환이 불가피했던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사업을 접는 것이 아니라, 기존 역량을 기반으로 새로운 영역을 찾아 확장하는 것”이라며 “대표는 조직과 매출을 책임지는 자리인 만큼, 상황에 따라 사업을 전환할 수 있는 판단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이오는 자본 산업” CMC와 자금이 최대 병목
자금과 개발 단계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도 이어졌다. 박상규 대표는 “바이오의약품, 특히 ADC(항체약물접합체)와 같은 영역은 CMC(화학·제조·품질)와 IND 진입까지 수백억원 단위 비용이 필요하다”면서 “지분 희석과 자금 조달 전략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기랑 대표는 CMC 본질을 보다 구체적으로 짚었다. 그는 “효능이 좋은 물질이라도 구조와 품질이 정의되지 않으면 의약품으로 갈 수 없다”며 “특히 바이오의약품은 구조가 복잡해 무엇이 약인지를 규정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달체나 타깃팅 요소를 복잡하게 설계할수록 생산과 품질 관리가 어려워진다”면서 “결국 약으로 개발하려면 콘트롤 가능한 구조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또한 “CMC는 단순 비용 문제가 아니라 개발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요소”라며 “전문 CDMO와 협업하는 것이 오히려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라이선스 아웃은 목표가 아니다” 개발 과정 속 ‘결과’
라이선스 아웃 전략에 대한 인식도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승규 부회장은 “라이선스 아웃을 목표로 개발하면 오히려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신약 개발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기회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글로벌 제약사와 협력 과정에서 데이터 요구 대응에 집중하다 개발 흐름이 훼손된 경험을 언급하며, 개발 자체 완결성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FDA 승인을 받더라도 마케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개발과 상업화는 완전히 다른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국 바이오의 글로벌 경쟁력에 대한 평가는 비교적 긍정적이었다. 이승규 부회장은 “한국 바이오 기술은 글로벌에서 뒤처지지 않는다”며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실행 전략”이라고 진단했다.
안치성 대표는 글로벌 시장 경험을 언급했다. 그는 “국내에서는 시장 규모를 문제 삼던 투자자들이 미국에서는 시장 자체를 문제 삼지 않았다”며 “오히려 ‘왜 이 일을 하느냐’와 ‘어떤 문제를 해결하느냐’를 더 중요하게 본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임상과 사업 성과도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인정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행사는 한국바이오협회가 회사 설립과 초기 운영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1:1 전문가 멘토링을 통해 초기 기업의 안정적인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했다.
패널 토론 이외에도 △클레어보이언트벤처스 김영호 심사역의 기술사업화 전략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조혜령 팀장의 사업계획서 작성법 △이에스인베스터 문세영 상무의 투자유치 IR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이현우 변호사의 투자계약 실무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문수빈 책임심사역의 초기 자금 조달 전략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돼 참석자들에게 실질적인 정보를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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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바이오협회가 2일 서울 강남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 센터에서 개최한 ‘제16회 창업부트캠프 바이오큐브’ 패널토론에서 현직 바이오 CEO들은 창업 성공 핵심 조건으로 기술력보다 사업 설계 능력을 공통으로 지목했다. 기술력이 후순위라는 의미가 아니라, 사업성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씨드모젠 박기랑 대표, 노벨티노빌리티 박상규 대표, 어반데이터랩 안치성 대표, 한국바이오협회 이승규 부회장은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 초기 전략부터 개발, 자금, 생존까지 이어지는 현실을 제시했다.
“시장 없는 기술은 의미 없다” 창업 출발점은 시장 정의
패널들이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시장이다. 박상규 대표는 “하고 싶은 것, 잘하는 것, 시장이 원하는 것을 반드시 일치시켜야 한다”면서 “기술 중심이 아니라 시장 관점에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단순한 시장 규모가 아니라 미충족 수요(unmet needs) 기반 접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기존 치료제 한계 때문에 시장이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새로운 치료 옵션이 등장하면 시장은 급격히 확대된다”며 “실제 수천억원 규모였던 시장이 단기간에 수조원대로 커진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안치성 대표는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초기에는 투자자들로부터 ‘시장 규모가 너무 작다’는 이야기를 반복해서 들었다”라며 “당시에는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시장이 있는 방향으로 이동하게 됐다”고 말했다.
창업자는 자신이 정의한 시장을 믿고 출발하되, 실제 시장과 맞지 않을 경우 방향을 수정할 수 있어야 하며, 시장과 간극을 좁히는 과정 자체가 창업의 핵심이라고도 설명했다.
박기랑 대표는 보다 현실적인 접근을 제시했다. 그는 “씨드모젠은 기술보다 돈을 벌 수 있는 구조에서 사업을 시작했다”라며 “시장과 고객이 이미 존재하고 매출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가 확인된 상태에서 출발해야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표가 감당해야 할 책임을 고려하면 시작 단계부터 사업 대상과 수익 구조가 명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승규 부회장는 “진단키트나 건강기능식품 등 일부 영역은 결국 마케팅과 원가 경쟁으로 귀결된다”며 “처음부터 고객과 비즈니스 모델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논문 단계 창업은 실패 확률 높다…타이밍이 생존 좌우
창업 시점에 대한 경고도 이어졌다. 박상규 대표는 “신약개발 분야에서는 최소 리드(lead) 단계는 확보한 상태에서 창업해야 한다”며 “리드에서 후보물질까지 가는 데만도 1~2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어 “논문 성과만으로 창업하는 방식은 실패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승규 부회장 역시 “비즈니스 모델 없이 창업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투자 관점에서 불리해진다”면서 “창업 후 수년이 지나도 초기 투자 유치가 되지 않으면 기업 자체가 늦은 회사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특히 벤처기업 인증 기간 제한 등 제도적 구조도 창업 타이밍을 좌우하는 변수로 언급했다.
창업 이후 현실도 구체적으로 공유됐다. 안치성 대표는 “대표 역할은 연구개발보다 영업에 가깝다”며 “초기에는 과제 수주, 네트워크 구축, 협업 기회 확보 등으로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수차례 투자에서 거절당했지만, 결국 시장이 있는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기회를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창업자는 흔들리더라도 스스로를 믿고 가야 한다”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시장과 맞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박기랑 대표는 생존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사업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며 “예상하지 못한 외부 변수로 시장이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창업 초기 미국 FDA 관련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매출이 빠르게 발생했지만, 시장 환경 변화로 사업이 흔들리면서 방향 전환이 불가피했던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사업을 접는 것이 아니라, 기존 역량을 기반으로 새로운 영역을 찾아 확장하는 것”이라며 “대표는 조직과 매출을 책임지는 자리인 만큼, 상황에 따라 사업을 전환할 수 있는 판단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이오는 자본 산업” CMC와 자금이 최대 병목
자금과 개발 단계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도 이어졌다. 박상규 대표는 “바이오의약품, 특히 ADC(항체약물접합체)와 같은 영역은 CMC(화학·제조·품질)와 IND 진입까지 수백억원 단위 비용이 필요하다”면서 “지분 희석과 자금 조달 전략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기랑 대표는 CMC 본질을 보다 구체적으로 짚었다. 그는 “효능이 좋은 물질이라도 구조와 품질이 정의되지 않으면 의약품으로 갈 수 없다”며 “특히 바이오의약품은 구조가 복잡해 무엇이 약인지를 규정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달체나 타깃팅 요소를 복잡하게 설계할수록 생산과 품질 관리가 어려워진다”면서 “결국 약으로 개발하려면 콘트롤 가능한 구조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또한 “CMC는 단순 비용 문제가 아니라 개발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요소”라며 “전문 CDMO와 협업하는 것이 오히려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라이선스 아웃은 목표가 아니다” 개발 과정 속 ‘결과’
라이선스 아웃 전략에 대한 인식도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승규 부회장은 “라이선스 아웃을 목표로 개발하면 오히려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신약 개발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기회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글로벌 제약사와 협력 과정에서 데이터 요구 대응에 집중하다 개발 흐름이 훼손된 경험을 언급하며, 개발 자체 완결성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FDA 승인을 받더라도 마케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개발과 상업화는 완전히 다른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국 바이오의 글로벌 경쟁력에 대한 평가는 비교적 긍정적이었다. 이승규 부회장은 “한국 바이오 기술은 글로벌에서 뒤처지지 않는다”며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실행 전략”이라고 진단했다.
안치성 대표는 글로벌 시장 경험을 언급했다. 그는 “국내에서는 시장 규모를 문제 삼던 투자자들이 미국에서는 시장 자체를 문제 삼지 않았다”며 “오히려 ‘왜 이 일을 하느냐’와 ‘어떤 문제를 해결하느냐’를 더 중요하게 본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임상과 사업 성과도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인정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행사는 한국바이오협회가 회사 설립과 초기 운영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1:1 전문가 멘토링을 통해 초기 기업의 안정적인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했다.
패널 토론 이외에도 △클레어보이언트벤처스 김영호 심사역의 기술사업화 전략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조혜령 팀장의 사업계획서 작성법 △이에스인베스터 문세영 상무의 투자유치 IR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이현우 변호사의 투자계약 실무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문수빈 책임심사역의 초기 자금 조달 전략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돼 참석자들에게 실질적인 정보를 공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