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형실거래가제도'가 실패한 약가정책인 이유는?
이재현 교수 형평성 문제 등 지적…업계 폐지 목소리 거세
입력 2013.11.05 13:00 수정 2013.11.05 12:45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스크랩하기
작게보기 크게보기

‘시장형실거래가’ 폐지에 대한 업계의 요구가 거세다.

일괄약가인하를 비롯해 사용량 연동약가 확대 등  약가인하 제도로 압박을 받고 있는 제약업계는 시장형실거래가제도의 유예 기간 종료를 앞두고 폐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올해 11월말까지는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 제도 '폐지'에 올인하는 형국이다. 제약계가 제도 폐지에 전사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그간 이 제도가 걸어온 과정 때문이다.

시장형실거래가제도(저가구매인센티브제도)는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란간다.

정부는 약제비 절감과 리베이트 문제를 해결한다는 명목으로 2010년 10월 실거래가 파악이 좀 더 용이한 시장형 실거래가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기등재 의약품 목록정비 및 약가재평가로 인한 약가 인하에 따라 2012년 2월부터 제도 운영을 1년간 유예하고, 일괄약가인하 등으로 약가가 또 다시 큰 폭으로 인하되자 2014년 1월까지 다시한번 제도 운영을 유예한 상태다.
 
이에 따라 정부는 현재 유예 상태인 시장형실거래가제도의 성과를 분석해 지속할 것인지를 검토 중이고,  제약업계는 제도의 실효성이 없고 약제비 관리 측면에서 효율성도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유예 종료를 앞두고 이 문제가 재등장하며 현재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상황.

실제 분위기가 폐지로 흐르는 가운데, 이를 뒷받침하는 주장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6일 공개토론회에서 발표할 성균관대학교 약학대 이재현 교수가 연구한 ‘시장형실거래가 상환제도 고찰’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월까지 실시된 시장형 실거래가제도의 평균 약가할인율은 2.9%로 나타났다.

요양기관 종별로 보면 상급종합병원 8.3%, 종합병원 11%, 약국 0.2%로 대형 의료기관만 평균 할인율이 크고 협상력이 적은 의원이나 약국은 할인율이 미미했다. 이에 따라 요양기관이 인센티브로 지급받은 총 약제상한차액 1,966억원이 주로 대형 의료기관으로 집중되는 형평성 문제를 야기했다는 지적이다.

평균 약가할인율 2.9%는 약가인하기준을 감안, 약가인하율로 환산해 보면 0.65%~1.62% 정도로 예측되며, 여기에 품목별 약가인하율(10% 상한 및 감면 등)을 적용하게 되면 수치는 더 낮아질 것이라는 것. 이는 지난 11년간(2000년~2010년) 실거래가 제도 하에서 평균 약가인하율 3.76%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약제비 절감 효과 목적도 달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환자 본인부담금 경감비율도 종합병원 이상 91.7%, 병원 6.3%, 의원 1.8%, 약국 0.2%로, 역시 대형병원을 이용하는 환자일수록 환원되는 본인부담금이 많아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해 본인부담금 비율을 조절해 왔던 그간의 정부 정책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또 동일한 의약품을 투약했음에도 요양기관에 따라 환자 본인부담 약제비에 차이가 발생하여 보험약가에 대한 불신을 낳게 되는 결과는 가져 오기도 했다는 지적이다.

시장형 실거래가제도 시행기간 동안 1원 낙찰 품목이 2,515품목으로, 전년도 동 기간 대비 무려 47.5%가 증가했고, 1원 낙찰에 참여한 제약회사수도 증가하는 등 의약품 유통투명화에 기여하기 보다는 시행착오만을 거쳤다는 것이 이 교수의 분석이다.

더욱이 시장형 실거래가제도로 제약회사, 도매상이 판매촉진 목적으로 제공하는 약가마진 중 70%에 상응하는 이익을 요양기관이 취할 수 있고,  이는 음성적 리베이트를 합법화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1원 입찰’ 뿐만 아니라 대형병원이 1천억 가량의 인센티브를 독식하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났고, 매년 3~5%의 약가인하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실제 가격인하율은 0.02%에 그쳤다.

결국  ‘제도 폐지’가 답이라는 진단이다.

이 교수가 토론회 발제문에서 예시한 각 단체의 입장을 살펴보면 △대한의사협회는 시장형 실거래가제도는 기존의 실거래가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악화시키는 구조이며, 원외처방이 대부분인 의원에 유인동기가 전혀 없고 반드시 실거래가로 신고한다고 보장할 수도 없어 제도의 성공적인 연착륙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고가 약 처방유인을 제공함으로써 전체적으로 약품비 절감이 아닌 과잉투약을 유발해 보험재정을 오히려 해칠 수 있고, 의료기관 종별 및 기관 간 환자 약제비의 본인부담금 차이로 인해 의료기관과 환자 간 신뢰관계가 깨질 우려가 높아 의료전달체계의 붕괴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반대입장.

△대한병원협회는 시장형 실거래가제도는 일부 3차 의료기관에만 수익을 제공하므로 구매력이 낮은 중소병원과 약국이 소외되므로 사실상 약가인하 기능이 없고, 저가의 국산 복제약을 처방할 동기 부여가 없어 고가의 오리지널 약을 처방하게 되거나 제약회사 간에 과열 경쟁을 불러일으킨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한약사회는 시장형 실거래가제도는 병원 혹은 약국 간에 약가 차이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으나 병원과 제약사간의 리베이트 근절 및 약가 인하이므로 약국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으로 조건부 찬성 입장을 밝힌바 있다.

한국제약협회,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 한국의약품도매협회 및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등 5개 단체는 시장형 실거래가제도의 즉각적인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결국 약가거품 제거와 보험재정 절감을 목적으로 시행된 시장형 실거래가제도는 2012년 4월 일괄 약가인하로 더 이상 존치할 명분과 이유가 사라졌음에도, 약가인하를 목적으로 설계된 이 제도를 다시 시행하게 되면 1원 낙찰 등 시장교란 행위가 늘어나 유통질서는 더욱 혼탁해지고, 제약업계는 위기 극복을 위한 의지와 희망마저 잃어버릴 것이라는 우려다.

특히 필요하면 언제든 일괄 약가인하를 단행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변경해 놓았고, 사용량이 증가하면 약가를 인하하는 기전이 시행되고 있음에도 이미 시행을 유보한 시장형 실거래가제도를 되살려 제약산업에 이중, 삼중 약가인하 압박을 가할 경우 제약산업의 필수 기능마저 상실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시민단체도 시장형 실거래가제도는 정부가 처방료, 조제료를 별도로 지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로 약가를 인정함으로써 국민에게 이중부담을 전가하고, 약가의 이윤을 인정하지 않는 건강보험법 체계를 부정하는 제도이므로 폐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문제점과 결과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 2012년 9월 자체 연구해 발표한 ‘시장형 실거래가제도 효과분석’ 보고서에도 지적된 바 있다.

제도의 유지보다는 폐지나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라는데는 정부와 업계의 의견이 모아졌다는 진단이다.

전체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인기기사 더보기 +
인터뷰 더보기 +
설덕인 원장, “천연물 기반 질염 치료제 개발할 것”
웨스트파마슈티컬서비스 “주사제 ‘용기·투여 시스템’까지 검증 필수”
창고형 약국 공세…'가격으론 못 이긴다' 동네약국 생존법은
약업신문 타이틀 이미지
[산업]'시장형실거래가제도'가 실패한 약가정책인 이유는?
아이콘 개인정보 수집 · 이용에 관한 사항 (필수)
  - 개인정보 이용 목적 : 콘텐츠 발송
- 개인정보 수집 항목 : 받는분 이메일, 보내는 분 이름, 이메일 정보
-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 기간 : 이메일 발송 후 1일내 파기
받는 사람 이메일
* 받는 사람이 여러사람일 경우 Enter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 (최대 5명까지 가능)
보낼 메세지
(선택사항)
보내는 사람 이름
보내는 사람 이메일
@
Copyright © Yakup.com All rights reserved.
약업신문 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약업신문 타이틀 이미지
[산업]'시장형실거래가제도'가 실패한 약가정책인 이유는?
이 정보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
스크랩한 정보는 마이페이지에서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Copyright © Yakup.com All rights reserved.
약업신문 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