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세대 ADC 개발에서는 링커·페이로드 제조와 항체 접합 등 전문 영역별로 역할이 나뉘면서 제조공정의 통합 관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신약개발 바이오텍은 CDMO에만 의존하지 말고 개발 초기부터 제조·품질관리 전략을 수립하고, 공정개발과 공급망 구축부터 상업 생산까지 주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차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가 이중 페이로드와 신규 링커, 새로운 작용기전으로 확대되면서 화학·제조·품질관리(CMC) 전략에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ADC 설계가 복잡해지고 페이로드 종류와 투여량이 다양해지면서 기존 공정개발과 생산시설, 품질관리 체계에 새로운 과제가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는 차세대 ADC의 임상개발과 상업화를 가속하기 위해 개발 초기부터 CMC 전략을 수립하고, 전문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새로운 기술을 실제 의약품으로 구현할 수 있는 제조 역량이 ADC 개발의 중요한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타운 앤 컨트리 리조트에서 열린 '월드 ADC 서밋 샌디에이고 2026(World ADC Summit San Diego 2026)'의 차세대 ADC 링커·페이로드 개발 및 제조 파트너십 패널 토론이 진행됐다.
이번 토론에는 제넨텍(Genentech), 엑셀릭시스(Exelixis), 칼리오 테라퓨틱스(Callio Therapeutics), 수트로 바이오파마(Sutro Biopharma)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사회는 베라노바(Veranova) 윌리엄 샌더스(William Sanders) 화학개발 운영 부사장이 맡았다.
샌더스 부사장은 신규 링커와 페이로드, 이중 페이로드 등 ADC 혁신이 기존 제조 방식에 미치는 영향을 주요 의제로 제시했다. 특히 복잡해지는 ADC 설계와 고용량 생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제조 파트너가 어떤 기술과 생산 역량을 확보해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세포독성 중심에서 새로운 작용기전으로…이중 페이로드 개발 확대
ADC 개발에서 가장 큰 변화는 페이로드의 다양화다. 기존 ADC가 주로 미세소관 억제제와 토포이소머라제Ⅰ(Topoisomerase I, Topo I) 억제제 등 세포독성 약물을 활용했다면, 차세대 ADC는 암세포 내부의 특정 신호전달 경로와 생존기전을 표적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제넨텍 게일 루이스(Gail Lewis) 종양학 신약발굴 부문 석학연구원은 "기존 화학요법과 유사한 약물이 아니라 암세포 내부의 경로와 취약점을 직접 겨냥하는 새로운 페이로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종양 미세환경에서 절단되는 링커와 높은 안정성을 유지하는 링커가 각각 어떤 적응증에서 효과를 발휘할지도 중요한 연구 대상"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페이로드는 기존 ADC의 약물 내성 극복 가능성과 치료 범위 확대를 위한 대안이다. 링커 역시 단순히 약물을 항체에 연결하는 역할을 넘어 약물 방출과 안전성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설계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두 가지 페이로드를 하나의 ADC에 결합하는 이중 페이로드 기술도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있다.
칼리오 테라퓨틱스 스리나트 티루말라이라잔(Srinath Thirumalairajan) CMC 담당 디렉터는 서로 다른 작용기전의 약물을 조합하는 이중 페이로드 전략을 소개했다. 칼리오는 엑사테칸(Exatecan)과 ATR 억제제를 결합한 HER2 표적 이중 페이로드 ADC 'CLIO-8221'을 개발하고 있다.
CLIO-8221은 토포이소머라제Ⅰ 억제제인 엑사테칸과 DNA 손상 반응에 관여하는 ATR(Ataxia Telangiectasia and Rad3-Related) 억제제 베르조서팁(Berzosertib)을 함께 전달하도록 설계됐다. 기존 토포이소머라제Ⅰ 억제제 기반 ADC에 대한 내성 극복을 목표로 하며, 지난 3월 첫 환자 투약을 시작해 현재 임상 1/2상 시험의 초기 용량 증량 단계에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티루말라이라잔 디렉터는 "ADC 기술의 발전으로 과거에는 활용하기 어려웠던 약물을 새로운 방식으로 개발할 기회가 생겼다"며 "칼리오는 엑사테칸과 작용기전이 상호보완적인 ATR 억제제를 결합하는 이중 페이로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트로 바이오파마 앨리스 얌(Alice Yam) 초기개발·전략 프로그램 관리 부사장은 이중 페이로드의 효과를 정확하게 검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얌 부사장은 "과거 ADC 개발에서는 전임상 모델의 예측성이 충분하지 않아 여러 한계를 경험했다"며 "이중 페이로드가 단순히 두 약물의 효과를 더하는 수준인지, 실제 시너지 효과를 내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중 페이로드 제조 복잡성 증가…접합 공정·불순물 관리가 관건
ADC 설계가 정교해질수록 제조공정의 복잡성도 커진다. 특히 분기형 링커와 이중 페이로드는 항체에 결합하는 약물의 종류와 구조를 다양하게 만들어 접합 공정과 분석법 개발에 새로운 요구사항을 발생시킨다.
엑셀릭시스 푸자 데사이(Pooja Desai) 바이오의약품 CMC 디렉터는 "두 페이로드를 하나의 링커에 연결하는지, 서로 다른 접합 방식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요구되는 공정 제어 기술이 달라진다"며 "항체에 인위적으로 도입한 접합 부위를 활용하거나 별도의 공정 제어가 필요할 수 있으며, 이러한 설계가 항체와 최종 ADC의 특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밝혔다.
두 페이로드가 도입되면 각 약물의 결합 위치와 비율, 불순물 특성을 구분해 분석해야 한다. 접합 반응의 일관성과 최종 제품의 품질을 확보하기 위한 공정 설계도 중요해진다.
약물-링커 중간체의 불순물 관리도 핵심 쟁점으로 제기됐다.
티루말라이라잔 디렉터는 "규제기관은 약물-링커 중간체를 여전히 저분자 원료의약품과 유사한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0.15% 수준의 엄격한 불순물 기준이 적용되는 상황에서 실제 투여량과 환자 노출을 고려한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존 저분자 원료의약품의 불순물 관리에 활용되는 ICH Q3A(R2)는 최대 일일 투여량에 따라 불순물 적격성 평가 기준을 설정한다. ADC 약물-링커 중간체에 이러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업계에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2026년 1월 학술지에 게재된 관련 연구에서는 일부 접합 가능 유기 불순물에 대해 적격성 평가 기준을 기존 0.15%에서 1.0%(중량 대비 비율)로 높이는 방안이 제안됐다. 최종 ADC의 투여량과 실제 노출 위험을 고려한 것으로, 규제 기준이 일괄적으로 완화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차세대 ADC 제조에서는 불순물 수준뿐 아니라 최종 제품의 안전성과 실제 환자 노출을 고려한 품질관리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비세포독성 ADC 확대에 생산 규모 변화…고용량 제조시설 필요성 부상
차세대 ADC 개발은 생산시설에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기존 고세포독성 페이로드와 달리 비세포독성 또는 면역조절 페이로드를 사용하는 ADC는 약물의 효력과 작용기전에 따라 더 높은 투여량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샌더스 부사장은 기존 1kg 규모의 ADC 제조시설에서 50kg 수준의 생산 수요가 발생하는 상황을 가정하며, 현재 제조 인프라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지 질문을 던졌다.
데사이 디렉터는 "면역자극 페이로드나 비세포독성 페이로드를 활용하는 새로운 ADC에서는 환자 체중당 20~30mg/kg 수준의 투여량이 요구되는 사례도 있다"며 "이러한 투여량 변화는 기존보다 훨씬 큰 규모의 제조시설과 생산 역량을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20~30mg/kg은 패널이 제시한 고용량 개발 사례로, 모든 차세대 ADC에 적용되는 투여량은 아니다. 다만 투여량이 크게 증가하면 필요한 생산량도 늘어난다. 접합 공정의 대형화뿐 아니라 크로마토그래피 정제와 공정 수율, 제품 품질의 일관성 확보가 중요해지는 이유다.
티루말라이라잔 디렉터는 "효소적 접합(Enzymatic conjugation)처럼 새로운 접합 방식에 대한 기술적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GMP 제조용 효소와 비GMP 효소를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공급망도 초기부터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새로운 페이로드가 제조시설의 제약을 일부 완화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얌 부사장은 "초고독성 화합물을 다루지 않아도 된다면 고도의 밀폐 설비를 갖춘 특수 제조시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기회가 생길 수 있다"며 "새로운 페이로드의 등장은 제조 측면에서도 다른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비세포독성 페이로드라고 해서 제조 안전관리가 불필요해지는 것은 아니다. 물질별 위해성 평가에 따라 밀폐 수준과 작업자 보호 조치가 달라질 수 있다.
“후보물질 확정 전에 CMC 참여” CDMO 협력 구조도 달라진다
패널들은 차세대 ADC 개발에서 CMC와 CDMO의 조기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복잡한 ADC에서는 최종 후보물질을 선정하기 전부터 제조 가능성과 공급망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티루말라이라잔 디렉터는 칼리오의 개발 경험을 소개하며 "최종 후보물질이 확정되기 전 3~5개 후보로 압축된 단계부터 개발·제조 파트너를 참여시켰다"며 "기술적으로 검증된 파트너들과 조기에 협력하면서 약 12개월 만에 후보물질을 임상 단계로 진입시킬 수 있었다"고 밝혔다.
CMC는 더 이상 후보물질 선정 이후 생산을 지원하는 후속 업무에 그치지 않는다. 개발 초기부터 제조 가능성과 공급망을 검토하면 공정 변경과 일정 지연을 줄이고 임상 진입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제넨텍 역시 복잡한 신규 페이로드 개발에서 연구진과 CMC 조직의 조기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루이스 석학연구원은 "이중 기능성 표적단백질분해유도제(PROTAC, Proteolysis-Targeting Chimera)나 거대고리 화합물처럼 복잡한 페이로드를 개발할 때는 최종 선도물질이 나오기 훨씬 전부터 기초 연구진과 CMC 팀이 함께 참여한다"며 "초기 단계부터 개발과 제조 과정의 어려움을 검토하고 최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CDMO의 역할도 한층 세분화되고 있다. 링커·페이로드 합성과 항체 접합 공정에서 요구되는 전문성이 서로 다른 만큼 여러 제조 파트너의 역량을 통합하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데사이 디렉터는 "링커·페이로드를 담당하는 CDMO와 항체 접합을 담당하는 CDMO 간의 상호작용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서로 다른 전문성을 보유한 파트너를 조율하고 전체 개발 과정을 관리하는 것은 개발사인 제약사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CDMO가 개별 공정을 수행하는 역할을 넘어 다른 제조 파트너와 기술·품질 정보를 공유하고 개발 일정에 맞춰 협력해야 한다는 의미다. 제약사 역시 복수 CDMO의 공정과 품질 기준, 공급 일정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
샌더스 부사장은 새로운 제조시설 구축과 정제공정의 확대가 개발 일정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짚으며 토론을 마쳤다. 제조 역량 확보가 늦어질 경우 신약개발 일정 전체가 지연될 수 있는 만큼 초기 단계부터 생산 규모와 공정개발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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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ADC 개발에서는 링커·페이로드 제조와 항체 접합 등 전문 영역별로 역할이 나뉘면서 제조공정의 통합 관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신약개발 바이오텍은 CDMO에만 의존하지 말고 개발 초기부터 제조·품질관리 전략을 수립하고, 공정개발과 공급망 구축부터 상업 생산까지 주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차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가 이중 페이로드와 신규 링커, 새로운 작용기전으로 확대되면서 화학·제조·품질관리(CMC) 전략에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ADC 설계가 복잡해지고 페이로드 종류와 투여량이 다양해지면서 기존 공정개발과 생산시설, 품질관리 체계에 새로운 과제가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는 차세대 ADC의 임상개발과 상업화를 가속하기 위해 개발 초기부터 CMC 전략을 수립하고, 전문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새로운 기술을 실제 의약품으로 구현할 수 있는 제조 역량이 ADC 개발의 중요한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타운 앤 컨트리 리조트에서 열린 '월드 ADC 서밋 샌디에이고 2026(World ADC Summit San Diego 2026)'의 차세대 ADC 링커·페이로드 개발 및 제조 파트너십 패널 토론이 진행됐다.
이번 토론에는 제넨텍(Genentech), 엑셀릭시스(Exelixis), 칼리오 테라퓨틱스(Callio Therapeutics), 수트로 바이오파마(Sutro Biopharma)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사회는 베라노바(Veranova) 윌리엄 샌더스(William Sanders) 화학개발 운영 부사장이 맡았다.
샌더스 부사장은 신규 링커와 페이로드, 이중 페이로드 등 ADC 혁신이 기존 제조 방식에 미치는 영향을 주요 의제로 제시했다. 특히 복잡해지는 ADC 설계와 고용량 생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제조 파트너가 어떤 기술과 생산 역량을 확보해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세포독성 중심에서 새로운 작용기전으로…이중 페이로드 개발 확대
ADC 개발에서 가장 큰 변화는 페이로드의 다양화다. 기존 ADC가 주로 미세소관 억제제와 토포이소머라제Ⅰ(Topoisomerase I, Topo I) 억제제 등 세포독성 약물을 활용했다면, 차세대 ADC는 암세포 내부의 특정 신호전달 경로와 생존기전을 표적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제넨텍 게일 루이스(Gail Lewis) 종양학 신약발굴 부문 석학연구원은 "기존 화학요법과 유사한 약물이 아니라 암세포 내부의 경로와 취약점을 직접 겨냥하는 새로운 페이로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종양 미세환경에서 절단되는 링커와 높은 안정성을 유지하는 링커가 각각 어떤 적응증에서 효과를 발휘할지도 중요한 연구 대상"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페이로드는 기존 ADC의 약물 내성 극복 가능성과 치료 범위 확대를 위한 대안이다. 링커 역시 단순히 약물을 항체에 연결하는 역할을 넘어 약물 방출과 안전성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설계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두 가지 페이로드를 하나의 ADC에 결합하는 이중 페이로드 기술도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있다.
칼리오 테라퓨틱스 스리나트 티루말라이라잔(Srinath Thirumalairajan) CMC 담당 디렉터는 서로 다른 작용기전의 약물을 조합하는 이중 페이로드 전략을 소개했다. 칼리오는 엑사테칸(Exatecan)과 ATR 억제제를 결합한 HER2 표적 이중 페이로드 ADC 'CLIO-8221'을 개발하고 있다.
CLIO-8221은 토포이소머라제Ⅰ 억제제인 엑사테칸과 DNA 손상 반응에 관여하는 ATR(Ataxia Telangiectasia and Rad3-Related) 억제제 베르조서팁(Berzosertib)을 함께 전달하도록 설계됐다. 기존 토포이소머라제Ⅰ 억제제 기반 ADC에 대한 내성 극복을 목표로 하며, 지난 3월 첫 환자 투약을 시작해 현재 임상 1/2상 시험의 초기 용량 증량 단계에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티루말라이라잔 디렉터는 "ADC 기술의 발전으로 과거에는 활용하기 어려웠던 약물을 새로운 방식으로 개발할 기회가 생겼다"며 "칼리오는 엑사테칸과 작용기전이 상호보완적인 ATR 억제제를 결합하는 이중 페이로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트로 바이오파마 앨리스 얌(Alice Yam) 초기개발·전략 프로그램 관리 부사장은 이중 페이로드의 효과를 정확하게 검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얌 부사장은 "과거 ADC 개발에서는 전임상 모델의 예측성이 충분하지 않아 여러 한계를 경험했다"며 "이중 페이로드가 단순히 두 약물의 효과를 더하는 수준인지, 실제 시너지 효과를 내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중 페이로드 제조 복잡성 증가…접합 공정·불순물 관리가 관건
ADC 설계가 정교해질수록 제조공정의 복잡성도 커진다. 특히 분기형 링커와 이중 페이로드는 항체에 결합하는 약물의 종류와 구조를 다양하게 만들어 접합 공정과 분석법 개발에 새로운 요구사항을 발생시킨다.
엑셀릭시스 푸자 데사이(Pooja Desai) 바이오의약품 CMC 디렉터는 "두 페이로드를 하나의 링커에 연결하는지, 서로 다른 접합 방식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요구되는 공정 제어 기술이 달라진다"며 "항체에 인위적으로 도입한 접합 부위를 활용하거나 별도의 공정 제어가 필요할 수 있으며, 이러한 설계가 항체와 최종 ADC의 특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밝혔다.
두 페이로드가 도입되면 각 약물의 결합 위치와 비율, 불순물 특성을 구분해 분석해야 한다. 접합 반응의 일관성과 최종 제품의 품질을 확보하기 위한 공정 설계도 중요해진다.
약물-링커 중간체의 불순물 관리도 핵심 쟁점으로 제기됐다.
티루말라이라잔 디렉터는 "규제기관은 약물-링커 중간체를 여전히 저분자 원료의약품과 유사한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0.15% 수준의 엄격한 불순물 기준이 적용되는 상황에서 실제 투여량과 환자 노출을 고려한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존 저분자 원료의약품의 불순물 관리에 활용되는 ICH Q3A(R2)는 최대 일일 투여량에 따라 불순물 적격성 평가 기준을 설정한다. ADC 약물-링커 중간체에 이러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업계에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2026년 1월 학술지에 게재된 관련 연구에서는 일부 접합 가능 유기 불순물에 대해 적격성 평가 기준을 기존 0.15%에서 1.0%(중량 대비 비율)로 높이는 방안이 제안됐다. 최종 ADC의 투여량과 실제 노출 위험을 고려한 것으로, 규제 기준이 일괄적으로 완화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차세대 ADC 제조에서는 불순물 수준뿐 아니라 최종 제품의 안전성과 실제 환자 노출을 고려한 품질관리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비세포독성 ADC 확대에 생산 규모 변화…고용량 제조시설 필요성 부상
차세대 ADC 개발은 생산시설에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기존 고세포독성 페이로드와 달리 비세포독성 또는 면역조절 페이로드를 사용하는 ADC는 약물의 효력과 작용기전에 따라 더 높은 투여량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샌더스 부사장은 기존 1kg 규모의 ADC 제조시설에서 50kg 수준의 생산 수요가 발생하는 상황을 가정하며, 현재 제조 인프라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지 질문을 던졌다.
데사이 디렉터는 "면역자극 페이로드나 비세포독성 페이로드를 활용하는 새로운 ADC에서는 환자 체중당 20~30mg/kg 수준의 투여량이 요구되는 사례도 있다"며 "이러한 투여량 변화는 기존보다 훨씬 큰 규모의 제조시설과 생산 역량을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20~30mg/kg은 패널이 제시한 고용량 개발 사례로, 모든 차세대 ADC에 적용되는 투여량은 아니다. 다만 투여량이 크게 증가하면 필요한 생산량도 늘어난다. 접합 공정의 대형화뿐 아니라 크로마토그래피 정제와 공정 수율, 제품 품질의 일관성 확보가 중요해지는 이유다.
티루말라이라잔 디렉터는 "효소적 접합(Enzymatic conjugation)처럼 새로운 접합 방식에 대한 기술적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GMP 제조용 효소와 비GMP 효소를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공급망도 초기부터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새로운 페이로드가 제조시설의 제약을 일부 완화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얌 부사장은 "초고독성 화합물을 다루지 않아도 된다면 고도의 밀폐 설비를 갖춘 특수 제조시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기회가 생길 수 있다"며 "새로운 페이로드의 등장은 제조 측면에서도 다른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비세포독성 페이로드라고 해서 제조 안전관리가 불필요해지는 것은 아니다. 물질별 위해성 평가에 따라 밀폐 수준과 작업자 보호 조치가 달라질 수 있다.
“후보물질 확정 전에 CMC 참여” CDMO 협력 구조도 달라진다
패널들은 차세대 ADC 개발에서 CMC와 CDMO의 조기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복잡한 ADC에서는 최종 후보물질을 선정하기 전부터 제조 가능성과 공급망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티루말라이라잔 디렉터는 칼리오의 개발 경험을 소개하며 "최종 후보물질이 확정되기 전 3~5개 후보로 압축된 단계부터 개발·제조 파트너를 참여시켰다"며 "기술적으로 검증된 파트너들과 조기에 협력하면서 약 12개월 만에 후보물질을 임상 단계로 진입시킬 수 있었다"고 밝혔다.
CMC는 더 이상 후보물질 선정 이후 생산을 지원하는 후속 업무에 그치지 않는다. 개발 초기부터 제조 가능성과 공급망을 검토하면 공정 변경과 일정 지연을 줄이고 임상 진입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제넨텍 역시 복잡한 신규 페이로드 개발에서 연구진과 CMC 조직의 조기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루이스 석학연구원은 "이중 기능성 표적단백질분해유도제(PROTAC, Proteolysis-Targeting Chimera)나 거대고리 화합물처럼 복잡한 페이로드를 개발할 때는 최종 선도물질이 나오기 훨씬 전부터 기초 연구진과 CMC 팀이 함께 참여한다"며 "초기 단계부터 개발과 제조 과정의 어려움을 검토하고 최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CDMO의 역할도 한층 세분화되고 있다. 링커·페이로드 합성과 항체 접합 공정에서 요구되는 전문성이 서로 다른 만큼 여러 제조 파트너의 역량을 통합하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데사이 디렉터는 "링커·페이로드를 담당하는 CDMO와 항체 접합을 담당하는 CDMO 간의 상호작용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서로 다른 전문성을 보유한 파트너를 조율하고 전체 개발 과정을 관리하는 것은 개발사인 제약사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CDMO가 개별 공정을 수행하는 역할을 넘어 다른 제조 파트너와 기술·품질 정보를 공유하고 개발 일정에 맞춰 협력해야 한다는 의미다. 제약사 역시 복수 CDMO의 공정과 품질 기준, 공급 일정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
샌더스 부사장은 새로운 제조시설 구축과 정제공정의 확대가 개발 일정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짚으며 토론을 마쳤다. 제조 역량 확보가 늦어질 경우 신약개발 일정 전체가 지연될 수 있는 만큼 초기 단계부터 생산 규모와 공정개발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