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가노이드 글로벌 패권을 잡는 곳이 다음 신약개발은 물론 바이오헬스 산업까지 이끌 것입니다.”
오가노이드 글로벌 주도권 경쟁이 연구실 밖으로 나오고 있다. 이제 경쟁은 누가 더 정교한 오가노이드를 만드는지에 그치지 않는다. 어떤 시험법이 글로벌 규제 표준으로 채택되는지, 누가 표준화된 시험 재료와 분석 시스템을 공급하는지, 연구 성과를 실제 신약개발과 임상에 얼마나 빠르게 적용하는지가 산업 경쟁력을 가르는 단계다.
아시아도 공동 대응에 나섰다. K-오가노이드 컨소시엄(KOC)과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는 16일 서울 르메르디앙 서울 명동에서 ‘아시아 오가노이드 컨소시엄(Asia Organoid Consortium, AOC)’ 출범식을 열었다.
한국, 호주,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6개국 26개 기관이 참여했다. 출범식에는 해외 참가기관 관계자 26명을 비롯해 국내 산·학·연 및 규제과학계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AOC는 오가노이드와 장기칩 등 미세생리시스템(MPS)을 포함한 신접근방법론(New Approach Methodologies, NAMs)의 연구·산업·규제 활용을 연결하기 위해 결성된 민간 협력체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동물실험 의존도를 낮추고 인간 유래 시험모델을 규제체계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아시아도 상시 협력 채널 구축에 나섰다.
창립 공동선언문은 AOC를 개방적이고 참여기관이 주도하는 자발적 플랫폼으로 규정했다. 특정 기관에 법적 구속력을 부여하지 않는 공동의 의향 표명이라는 점도 명시했다. 초기에는 교육 워크숍, 방법론 교류, 연구자 상호 방문 등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이후 공동연구와 표준화, 규제 활용 논의로 협력 범위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이 가운데 한국,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4개국 7개 기관 대표가 창립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AOC는 창립 서명자뿐 아니라 참여 회원과 자문 등 다양한 형태로 추가 기관이 합류할 수 있도록 문호를 열어뒀다.
이번 AOC 출범은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가 지난해부터 구축해 온 국내 오가노이드 협력 기반을 아시아로 확장한 결과이기도 하다. 협회는 K-오가노이드 컨소시엄을 중심으로 산업계·학계·연구기관과 정부를 연결해 오가노이드와 동물대체시험 기술의 표준화·제도화·산업화 논의를 이어왔다. 올해에는 국내 기업 기술을 해외에 알리고 해외 연구·규제 네트워크와 접점을 넓히며 AOC 출범을 준비했다.
박정태 K-오가노이드 컨소시엄 회장(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부회장)은 “오늘 출범은 아시아 각국이 오가노이드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의 첫걸음을 뗀 자리였다”며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도 K-오가노이드 컨소시엄과 함께 참여기관들의 협력이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박 회장은 “국제 표준을 주도하면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다”며 오가노이드 표준 선점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강석연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은 “그간 식약처는 4건의 OECD 시험 가이드라인과 1건의 ISO 표준을 등재시키며 규제과학과 산업 간의 실질적인 가교 역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20년 만에 아시아 지역에서 개최되는 WC14(제14차 세계 대체시험법 학술대회)를 통해 국내 동물대체시험의 과학적 발전과 규제조화를 위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규제 표준을 잡아야 신약개발의 ‘룰’을 잡는다
아시아가 지금 오가노이드 주도권을 잡아야 하는 이유는 세 가지로 꼽힌다. 가장 먼저 움직이는 분야는 규제다.
미국 FDA는 2025년 4월 단클론항체(monoclonal antibody, mAb)를 시작으로 비임상 안전성 평가에서 동물시험 의존도를 낮추고 오가노이드, 장기칩, 인실리코 모델 등 NAMs 활용을 확대하는 로드맵을 내놨다. 2026년에는 NAMs의 검증과 규제 제출에 필요한 프레임도 한층 구체화하고 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주최하고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가 주관한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 2026(GBC 2026)’에서도 NAMs의 규제 활용과 적격성평가가 집중 논의됐다.
‘차세대 안전성평가-NAMs 적격성평가 규제동향’에서는 FDA·PMDA·EMA의 의약품 개발도구(DDT) 적격성평가 제도와 NAMs 규제 활용, ISTAND 제출 사례 등이 다뤄졌다. 국내에서는 간 오가노이드 기반 독성시험법의 OECD 시험가이드라인 제정을 목표로 국제 표준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OECD 시험가이드라인 프로그램에서는 간 오가노이드 등을 활용한 간독성 시험법의 상세검토보고서(Detailed Review Paper, DRP)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식약처는 지난 8월 기준으로 9월 DRP 제출과 11월 시험가이드라인 제안을 추진해 2028년 채택을 목표로 제시했다.
황진희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독성연구과장은 “아직 OECD 가이드라인에는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시험가이드라인이 마련돼 있지 않고 한국이 최초로 시도하고 있다”며 “간은 약물 대사와 독성평가에서 중요한 장기이고 국내 기술 수준도 앞서 있어 간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독성시험법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AOC도 이 규제 변화에 대응하는 협력 창구가 될 수 있다. 각국이 재현성과 품질관리, 규제 활용 경험을 공유해야 국제 표준 논의에서도 공동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표준을 잡았다면 생산·분석·자동화까지 묶어야 한다
오가노이드가 규제 도구로 활용되려면 한 연구실에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다른 기관에서도 같은 품질과 결과를 반복해서 재현할 수 있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관계자는 “시험법 검증은 같은 연구실뿐 아니라 서로 다른 연구기관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오는 재현성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실제 사람에서 나타나는 독성을 얼마나 정확하게 예측하는지까지 입증해야 국제 규제 기술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려대학교 기계공학부 정석 교수는 “복잡한 통합 모델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방법을 어떻게 표준화할 것인지, 고처리량·고콘텐츠 분석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가 과제”라며 “궁극적으로 배양부터 분석까지 모두 자동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AOC 출범식에서 국내 기업 5개사가 발표한 기술도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아시아 시장 상용화 전략을, 멥스젠은 표준화를 위한 인체 장기 모사 시스템 자동화를 소개했다. 에이티지라이프텍은 RNA 시퀀싱 기반 인체 적합성·재현성 검증 근거를, 클리셀은 3D 바이오프린팅 기반 인체 조직 모델을, 토모큐브는 무표지 3차원 정량 이미징 기술을 각각 발표했다.
오가노이드 산업의 경쟁 단위가 개별 배양 기술에서 생산·자동화·분석·이미징을 아우르는 플랫폼 밸류체인으로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AI와 대규모 데이터도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고려대학교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안준용 부교수는 “AI 모델에는 큰 표본도 중요하지만 생물학적으로 관련된 데이터셋을 학습시키는 것이 함께 중요하다”며 “뇌 오가노이드는 이 방향에서 매우 유용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핵심은 오가노이드 자체가 아니라 이를 재현 가능한 시험 체계와 데이터 플랫폼으로 만드는 능력이다.
연구에서 규제·신약개발·임상까지 이어져야 한다
세 번째는 실제 활용이다. 오가노이드 산업의 가치는 질환 모델을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신약 후보물질의 효능과 독성을 평가하고 치료 표적을 발굴하며, 장기적으로 임상과 재생의료까지 연결해야 산업적 가치가 커진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임상호 교수는 환자 유래 암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치료 표적을 예측하고 면역세포로 기능까지 검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는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는 표적 예측과 검증, 기능적 검증까지 이어지는 전체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장 오가노이드 치료제의 임상 진입도 시작됐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자가 성체줄기세포 유래 장 오가노이드 치료제 ‘ATORM-C’의 크론병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용 모델이 실제 환자 투여 단계로 확장된 국내 사례다.
치료제로 갈수록 품질관리와 제조 재현성, 세포 특성 분석, 장기 보관과 운송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늘어난다. 연구용 모델, 규제 평가 도구, 신약개발 플랫폼, 치료제로 이어지는 전 주기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가 장기적인 산업 경쟁력을 좌우한다.
6개국 현황 공유…AOC, 첫해부터 ‘공동 과제’ 찾는다
AOC 출범식은 서명 행사에 그치지 않았다. 호주,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해외 5개국 참여기관은 각국의 오가노이드·NAMs 연구와 규제 현황을 공유했다. 한국은 별도 산업 세션에서 국내 기업 5개사의 기술과 사업 현황을 소개했다. 이어 참여기관별 라운드테이블에서 각국의 강점과 협력 과제를 논의했다.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컨소시엄 첫해에 무엇을 얻고 무엇을 기여할 것인가’를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재현성·품질, 질환 모델, 오가노이드 기반 독성시험 등이 우선 워킹그룹 후보로 논의됐다.
AOC는 출범 초기부터 공동 표준을 강제하기보다 각국의 기술 수준과 규제환경 차이를 인정하고 역량 강화부터 시작하는 단계적 전략을 택했다. 사무국은 이번 논의 내용을 정리해 서명된 공동선언문과 함께 전체 참여기관에 회람하고 구체적인 1단계 사업을 제안할 계획이다.
다음 협력 무대도 예정돼 있다. AOC는 오가노이드 디벨로퍼 컨퍼런스(ODC)와 2027년 서울에서 열리는 제14차 세계 대체시험법 학술대회(WC14)를 연계 협력 무대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관계자는 “AOC는 아시아 각국에 흩어진 오가노이드 역량을 연결해 규제 표준과 산업화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플랫폼”이라며 “각국의 기술과 경험을 모아 이를 실제 신약개발과 임상으로 연결하고, 아시아가 글로벌 오가노이드 산업을 주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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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노이드 글로벌 패권을 잡는 곳이 다음 신약개발은 물론 바이오헬스 산업까지 이끌 것입니다.”
오가노이드 글로벌 주도권 경쟁이 연구실 밖으로 나오고 있다. 이제 경쟁은 누가 더 정교한 오가노이드를 만드는지에 그치지 않는다. 어떤 시험법이 글로벌 규제 표준으로 채택되는지, 누가 표준화된 시험 재료와 분석 시스템을 공급하는지, 연구 성과를 실제 신약개발과 임상에 얼마나 빠르게 적용하는지가 산업 경쟁력을 가르는 단계다.
아시아도 공동 대응에 나섰다. K-오가노이드 컨소시엄(KOC)과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는 16일 서울 르메르디앙 서울 명동에서 ‘아시아 오가노이드 컨소시엄(Asia Organoid Consortium, AOC)’ 출범식을 열었다.
한국, 호주,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6개국 26개 기관이 참여했다. 출범식에는 해외 참가기관 관계자 26명을 비롯해 국내 산·학·연 및 규제과학계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AOC는 오가노이드와 장기칩 등 미세생리시스템(MPS)을 포함한 신접근방법론(New Approach Methodologies, NAMs)의 연구·산업·규제 활용을 연결하기 위해 결성된 민간 협력체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동물실험 의존도를 낮추고 인간 유래 시험모델을 규제체계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아시아도 상시 협력 채널 구축에 나섰다.
창립 공동선언문은 AOC를 개방적이고 참여기관이 주도하는 자발적 플랫폼으로 규정했다. 특정 기관에 법적 구속력을 부여하지 않는 공동의 의향 표명이라는 점도 명시했다. 초기에는 교육 워크숍, 방법론 교류, 연구자 상호 방문 등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이후 공동연구와 표준화, 규제 활용 논의로 협력 범위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이 가운데 한국,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4개국 7개 기관 대표가 창립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AOC는 창립 서명자뿐 아니라 참여 회원과 자문 등 다양한 형태로 추가 기관이 합류할 수 있도록 문호를 열어뒀다.
이번 AOC 출범은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가 지난해부터 구축해 온 국내 오가노이드 협력 기반을 아시아로 확장한 결과이기도 하다. 협회는 K-오가노이드 컨소시엄을 중심으로 산업계·학계·연구기관과 정부를 연결해 오가노이드와 동물대체시험 기술의 표준화·제도화·산업화 논의를 이어왔다. 올해에는 국내 기업 기술을 해외에 알리고 해외 연구·규제 네트워크와 접점을 넓히며 AOC 출범을 준비했다.
박정태 K-오가노이드 컨소시엄 회장(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부회장)은 “오늘 출범은 아시아 각국이 오가노이드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의 첫걸음을 뗀 자리였다”며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도 K-오가노이드 컨소시엄과 함께 참여기관들의 협력이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박 회장은 “국제 표준을 주도하면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다”며 오가노이드 표준 선점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강석연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은 “그간 식약처는 4건의 OECD 시험 가이드라인과 1건의 ISO 표준을 등재시키며 규제과학과 산업 간의 실질적인 가교 역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20년 만에 아시아 지역에서 개최되는 WC14(제14차 세계 대체시험법 학술대회)를 통해 국내 동물대체시험의 과학적 발전과 규제조화를 위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규제 표준을 잡아야 신약개발의 ‘룰’을 잡는다
아시아가 지금 오가노이드 주도권을 잡아야 하는 이유는 세 가지로 꼽힌다. 가장 먼저 움직이는 분야는 규제다.
미국 FDA는 2025년 4월 단클론항체(monoclonal antibody, mAb)를 시작으로 비임상 안전성 평가에서 동물시험 의존도를 낮추고 오가노이드, 장기칩, 인실리코 모델 등 NAMs 활용을 확대하는 로드맵을 내놨다. 2026년에는 NAMs의 검증과 규제 제출에 필요한 프레임도 한층 구체화하고 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주최하고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가 주관한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 2026(GBC 2026)’에서도 NAMs의 규제 활용과 적격성평가가 집중 논의됐다.
‘차세대 안전성평가-NAMs 적격성평가 규제동향’에서는 FDA·PMDA·EMA의 의약품 개발도구(DDT) 적격성평가 제도와 NAMs 규제 활용, ISTAND 제출 사례 등이 다뤄졌다. 국내에서는 간 오가노이드 기반 독성시험법의 OECD 시험가이드라인 제정을 목표로 국제 표준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OECD 시험가이드라인 프로그램에서는 간 오가노이드 등을 활용한 간독성 시험법의 상세검토보고서(Detailed Review Paper, DRP)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식약처는 지난 8월 기준으로 9월 DRP 제출과 11월 시험가이드라인 제안을 추진해 2028년 채택을 목표로 제시했다.
황진희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독성연구과장은 “아직 OECD 가이드라인에는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시험가이드라인이 마련돼 있지 않고 한국이 최초로 시도하고 있다”며 “간은 약물 대사와 독성평가에서 중요한 장기이고 국내 기술 수준도 앞서 있어 간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독성시험법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AOC도 이 규제 변화에 대응하는 협력 창구가 될 수 있다. 각국이 재현성과 품질관리, 규제 활용 경험을 공유해야 국제 표준 논의에서도 공동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표준을 잡았다면 생산·분석·자동화까지 묶어야 한다
오가노이드가 규제 도구로 활용되려면 한 연구실에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다른 기관에서도 같은 품질과 결과를 반복해서 재현할 수 있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관계자는 “시험법 검증은 같은 연구실뿐 아니라 서로 다른 연구기관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오는 재현성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실제 사람에서 나타나는 독성을 얼마나 정확하게 예측하는지까지 입증해야 국제 규제 기술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려대학교 기계공학부 정석 교수는 “복잡한 통합 모델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방법을 어떻게 표준화할 것인지, 고처리량·고콘텐츠 분석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가 과제”라며 “궁극적으로 배양부터 분석까지 모두 자동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AOC 출범식에서 국내 기업 5개사가 발표한 기술도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아시아 시장 상용화 전략을, 멥스젠은 표준화를 위한 인체 장기 모사 시스템 자동화를 소개했다. 에이티지라이프텍은 RNA 시퀀싱 기반 인체 적합성·재현성 검증 근거를, 클리셀은 3D 바이오프린팅 기반 인체 조직 모델을, 토모큐브는 무표지 3차원 정량 이미징 기술을 각각 발표했다.
오가노이드 산업의 경쟁 단위가 개별 배양 기술에서 생산·자동화·분석·이미징을 아우르는 플랫폼 밸류체인으로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AI와 대규모 데이터도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고려대학교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안준용 부교수는 “AI 모델에는 큰 표본도 중요하지만 생물학적으로 관련된 데이터셋을 학습시키는 것이 함께 중요하다”며 “뇌 오가노이드는 이 방향에서 매우 유용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핵심은 오가노이드 자체가 아니라 이를 재현 가능한 시험 체계와 데이터 플랫폼으로 만드는 능력이다.
연구에서 규제·신약개발·임상까지 이어져야 한다
세 번째는 실제 활용이다. 오가노이드 산업의 가치는 질환 모델을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신약 후보물질의 효능과 독성을 평가하고 치료 표적을 발굴하며, 장기적으로 임상과 재생의료까지 연결해야 산업적 가치가 커진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임상호 교수는 환자 유래 암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치료 표적을 예측하고 면역세포로 기능까지 검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는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는 표적 예측과 검증, 기능적 검증까지 이어지는 전체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장 오가노이드 치료제의 임상 진입도 시작됐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자가 성체줄기세포 유래 장 오가노이드 치료제 ‘ATORM-C’의 크론병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용 모델이 실제 환자 투여 단계로 확장된 국내 사례다.
치료제로 갈수록 품질관리와 제조 재현성, 세포 특성 분석, 장기 보관과 운송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늘어난다. 연구용 모델, 규제 평가 도구, 신약개발 플랫폼, 치료제로 이어지는 전 주기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가 장기적인 산업 경쟁력을 좌우한다.
6개국 현황 공유…AOC, 첫해부터 ‘공동 과제’ 찾는다
AOC 출범식은 서명 행사에 그치지 않았다. 호주,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해외 5개국 참여기관은 각국의 오가노이드·NAMs 연구와 규제 현황을 공유했다. 한국은 별도 산업 세션에서 국내 기업 5개사의 기술과 사업 현황을 소개했다. 이어 참여기관별 라운드테이블에서 각국의 강점과 협력 과제를 논의했다.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컨소시엄 첫해에 무엇을 얻고 무엇을 기여할 것인가’를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재현성·품질, 질환 모델, 오가노이드 기반 독성시험 등이 우선 워킹그룹 후보로 논의됐다.
AOC는 출범 초기부터 공동 표준을 강제하기보다 각국의 기술 수준과 규제환경 차이를 인정하고 역량 강화부터 시작하는 단계적 전략을 택했다. 사무국은 이번 논의 내용을 정리해 서명된 공동선언문과 함께 전체 참여기관에 회람하고 구체적인 1단계 사업을 제안할 계획이다.
다음 협력 무대도 예정돼 있다. AOC는 오가노이드 디벨로퍼 컨퍼런스(ODC)와 2027년 서울에서 열리는 제14차 세계 대체시험법 학술대회(WC14)를 연계 협력 무대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관계자는 “AOC는 아시아 각국에 흩어진 오가노이드 역량을 연결해 규제 표준과 산업화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플랫폼”이라며 “각국의 기술과 경험을 모아 이를 실제 신약개발과 임상으로 연결하고, 아시아가 글로벌 오가노이드 산업을 주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