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류의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뇌 질환’이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알츠하이머와 함께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은 전 세계적으로 환자가 급증하며 거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파킨슨병은 아직까지 도파민을 보충해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요법 외에 뚜렷한 ‘근본적 치료제(DMT, Disease Modifying Therapy)’가 부재한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의 데이터를 종합하면, 전 세계 파킨슨병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약 60억~70억 달러(약 8조~9조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 시장은 연평균 7~8%의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며 2030~2032년경에는 100억 달러(약 14조 원)에서 최대 130억 달러(약 18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장의 핵심 동력은 단연 ‘인구 고령화’다. 미국 파킨슨병재단(Parkinson’s Foundation)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 파킨슨병 환자 수는 약 1,2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며 이 지역이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가 ‘파킨슨병 정복’을 위한 패러다임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부족한 도파민을 채워주는 대증요법(Symptomatic Relief)에 머물던 시장이, 병의 진행을 원천 차단하거나 죽은 신경을 되살리는 근본 치료제(DMT) 개발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역시 이러한 흐름에 맞춰 ▲표준 치료제 국산화(제약사) ▲부작용 관리(틈새 공략) ▲혁신 신약 개발(바이오벤처)이라는 ‘3각 편대’를 형성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1단계 표준 치료제, “환자의 오늘을 지킨다”...명인제약의 ‘수성’

현재 병원에서 처방되는 약물은 100% ‘증상 완화제’다. 완치제는 아니지만 환자의 일상생활을 가능케 하는 필수 의약품이다.
현재 시장의 80% 이상은 부족한 도파민을 채워주는 ‘레보도파(Levodopa)’ 계열 약물이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이 약물들은 5년 이상 장기 복용 시 약효 지속 시간이 짧아지는 ‘약효 소진’ 현상과 이상운동증 부작용이 발생하는 치명적 단점이 있다.
이에 글로벌 빅파마들은 신약 개발보다는 기존 약물의 단점을 보완하는 ‘제형 변경’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시장의 핵심은 ‘레보도파(Levodopa)’다. 가장 강력한 효과를 내는 표준 치료제로, 뇌 속에서 도파민으로 변환되어 부족한 기능을 메운다. 이외에도 초기 환자에게 쓰이는 ‘도파민 효능제’, 도파민 분해를 막는 ‘MAO-B 억제제’, 약효 지속을 돕는 ‘COMT 억제제’ 등이 병용 처방된다.
국내에서는 명인제약이 이 ‘표준 시장’을 꽉 잡고 있다. 명인제약은 ‘명도파(레보도파)’, ‘프로리(도파민 효능제)’, ‘라사질(MAO-B 억제제)’에 이어 최근 최신 약물인 ‘오피코(COMT 억제제)’까지 출시하며, 의료진이 필요한 모든 옵션을 제공하는 ‘풀 라인업’ 전략으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다졌다.
2단계 삶의 질 관리, “부작용을 잡아라”...틈새시장의 강자들

파킨슨병 치료가 장기화되면서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부작용인 ‘이상운동증(LID)’이나 ‘약효 소진’ 현상을 관리하는 시장도 커지고 있다.
부광약품은 자회사 콘테라파마를 통해 레보도파 장기 복용 시 의지와 상관없이 몸이 움직이는 이상운동증을 치료하는 ‘JM-010’을 개발 중이다. 이는 단순히 병을 치료하는 것을 넘어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한다는 점에서 미충족 수요가 높은 분야다.
3단계 근본 치료제, “죽은 뇌를 살려라”...K-바이오의 ‘공성’

업계의 눈은 결국 3세대 치료제인 ‘질병 조절 치료제(DMT)’로 향한다. 병의 진행을 멈추거나, 이미 죽은 신경세포를 되살리는 ‘꿈의 영역’이다.
가장 앞서가는 분야는 ‘알파-시누클레인’ 타깃 항체 치료제다. 파킨슨병의 원인 물질인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 덩어리를 제거하는 방식이다. 국내의 에이비엘바이오는 독자적인 뇌혈관장벽(BBB) 투과 기술을 적용한 ‘ABL301’로 글로벌 빅파마 사노피와 손잡고 미국 임상을 진행 중이다.
더 나아가 ‘세포 치료제’ 분야에서는 에스바이오메딕스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배아줄기세포에서 유래한 도파민 신경전구세포를 환자 뇌에 직접 이식하는 방식(TED-A9)으로, 최근 임상에서 손상된 운동 기능이 회복되는 결과를 보이며 재생 의학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 밖에도 펩트론은 당뇨병 약물(GLP-1)이 뇌 신경 염증을 줄인다는 점에 착안한 ‘약물 재창출’ 전략으로 도전을 이어가고 있으며, 카이노스메드는 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단백질을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으로 임상을 진행 중이다.
파킨슨병 치료제 시장은 2030년 10조 원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신약이 개발되더라도 기존 표준 치료제와의 병용이 필수적인 만큼, 제네릭과 신약 시장이 동반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시장을 분석해 볼 때,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전략은 글로벌 흐름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명인제약 등 전통 제약사들은 레보도파, 오피카폰 등 검증된 약물의 제네릭 라인업을 강화하여 커지는 내수 시장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에이비엘바이오, 에스바이오메딕스 등 바이오텍 기업은 글로벌 빅파마가 해결하지 못한 BBB 투과율 문제나 세포 재생 분야에서 기술력을 입증해 기술수출(L/O)을 노리는 전략이 유효하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명인제약처럼 탄탄한 제네릭 라인업으로 현재의 캐시카우를 확보하는 전략과, 에이비엘바이오처럼 혁신 기술로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을 노리는 전략이 공존하고 있다”며 “K-바이오가 이 두 가지 축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큰 강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파킨슨병 치료제 시장은 현재 ‘대증 요법’에서 ‘근본 치료’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있다. 향후 5년 내에 최초의 DMT가 등장한다면 시장 규모는 현재의 예측치를 훨씬 상회할 것이다. 지금은 단순한 경쟁이 아닌, 병용 요법을 염두에 둔 파트너십과 기술 융합이 생존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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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뇌 질환’이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알츠하이머와 함께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은 전 세계적으로 환자가 급증하며 거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파킨슨병은 아직까지 도파민을 보충해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요법 외에 뚜렷한 ‘근본적 치료제(DMT, Disease Modifying Therapy)’가 부재한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의 데이터를 종합하면, 전 세계 파킨슨병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약 60억~70억 달러(약 8조~9조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 시장은 연평균 7~8%의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며 2030~2032년경에는 100억 달러(약 14조 원)에서 최대 130억 달러(약 18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장의 핵심 동력은 단연 ‘인구 고령화’다. 미국 파킨슨병재단(Parkinson’s Foundation)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 파킨슨병 환자 수는 약 1,2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며 이 지역이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가 ‘파킨슨병 정복’을 위한 패러다임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부족한 도파민을 채워주는 대증요법(Symptomatic Relief)에 머물던 시장이, 병의 진행을 원천 차단하거나 죽은 신경을 되살리는 근본 치료제(DMT) 개발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역시 이러한 흐름에 맞춰 ▲표준 치료제 국산화(제약사) ▲부작용 관리(틈새 공략) ▲혁신 신약 개발(바이오벤처)이라는 ‘3각 편대’를 형성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1단계 표준 치료제, “환자의 오늘을 지킨다”...명인제약의 ‘수성’

현재 병원에서 처방되는 약물은 100% ‘증상 완화제’다. 완치제는 아니지만 환자의 일상생활을 가능케 하는 필수 의약품이다.
현재 시장의 80% 이상은 부족한 도파민을 채워주는 ‘레보도파(Levodopa)’ 계열 약물이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이 약물들은 5년 이상 장기 복용 시 약효 지속 시간이 짧아지는 ‘약효 소진’ 현상과 이상운동증 부작용이 발생하는 치명적 단점이 있다.
이에 글로벌 빅파마들은 신약 개발보다는 기존 약물의 단점을 보완하는 ‘제형 변경’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시장의 핵심은 ‘레보도파(Levodopa)’다. 가장 강력한 효과를 내는 표준 치료제로, 뇌 속에서 도파민으로 변환되어 부족한 기능을 메운다. 이외에도 초기 환자에게 쓰이는 ‘도파민 효능제’, 도파민 분해를 막는 ‘MAO-B 억제제’, 약효 지속을 돕는 ‘COMT 억제제’ 등이 병용 처방된다.
국내에서는 명인제약이 이 ‘표준 시장’을 꽉 잡고 있다. 명인제약은 ‘명도파(레보도파)’, ‘프로리(도파민 효능제)’, ‘라사질(MAO-B 억제제)’에 이어 최근 최신 약물인 ‘오피코(COMT 억제제)’까지 출시하며, 의료진이 필요한 모든 옵션을 제공하는 ‘풀 라인업’ 전략으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다졌다.
2단계 삶의 질 관리, “부작용을 잡아라”...틈새시장의 강자들

파킨슨병 치료가 장기화되면서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부작용인 ‘이상운동증(LID)’이나 ‘약효 소진’ 현상을 관리하는 시장도 커지고 있다.
부광약품은 자회사 콘테라파마를 통해 레보도파 장기 복용 시 의지와 상관없이 몸이 움직이는 이상운동증을 치료하는 ‘JM-010’을 개발 중이다. 이는 단순히 병을 치료하는 것을 넘어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한다는 점에서 미충족 수요가 높은 분야다.
3단계 근본 치료제, “죽은 뇌를 살려라”...K-바이오의 ‘공성’

업계의 눈은 결국 3세대 치료제인 ‘질병 조절 치료제(DMT)’로 향한다. 병의 진행을 멈추거나, 이미 죽은 신경세포를 되살리는 ‘꿈의 영역’이다.
가장 앞서가는 분야는 ‘알파-시누클레인’ 타깃 항체 치료제다. 파킨슨병의 원인 물질인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 덩어리를 제거하는 방식이다. 국내의 에이비엘바이오는 독자적인 뇌혈관장벽(BBB) 투과 기술을 적용한 ‘ABL301’로 글로벌 빅파마 사노피와 손잡고 미국 임상을 진행 중이다.
더 나아가 ‘세포 치료제’ 분야에서는 에스바이오메딕스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배아줄기세포에서 유래한 도파민 신경전구세포를 환자 뇌에 직접 이식하는 방식(TED-A9)으로, 최근 임상에서 손상된 운동 기능이 회복되는 결과를 보이며 재생 의학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 밖에도 펩트론은 당뇨병 약물(GLP-1)이 뇌 신경 염증을 줄인다는 점에 착안한 ‘약물 재창출’ 전략으로 도전을 이어가고 있으며, 카이노스메드는 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단백질을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으로 임상을 진행 중이다.
파킨슨병 치료제 시장은 2030년 10조 원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신약이 개발되더라도 기존 표준 치료제와의 병용이 필수적인 만큼, 제네릭과 신약 시장이 동반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시장을 분석해 볼 때,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전략은 글로벌 흐름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명인제약 등 전통 제약사들은 레보도파, 오피카폰 등 검증된 약물의 제네릭 라인업을 강화하여 커지는 내수 시장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에이비엘바이오, 에스바이오메딕스 등 바이오텍 기업은 글로벌 빅파마가 해결하지 못한 BBB 투과율 문제나 세포 재생 분야에서 기술력을 입증해 기술수출(L/O)을 노리는 전략이 유효하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명인제약처럼 탄탄한 제네릭 라인업으로 현재의 캐시카우를 확보하는 전략과, 에이비엘바이오처럼 혁신 기술로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을 노리는 전략이 공존하고 있다”며 “K-바이오가 이 두 가지 축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큰 강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파킨슨병 치료제 시장은 현재 ‘대증 요법’에서 ‘근본 치료’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있다. 향후 5년 내에 최초의 DMT가 등장한다면 시장 규모는 현재의 예측치를 훨씬 상회할 것이다. 지금은 단순한 경쟁이 아닌, 병용 요법을 염두에 둔 파트너십과 기술 융합이 생존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