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제약, 달콤살벌한 딜레마 ‘이머징 마켓’
높은 약가 고수 or 보험약 지정 “이것이냐 저것이냐”
입력 2008.03.2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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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 등 전통적인 핵심 제약시장들의 성장세가 뒷걸음질침에 따라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메이저 제약기업들이 신흥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영국 런던에 소재한 국제적 시장조사기관 데이터모니터社(Datamonitor)의 티야나 이냐토비치 애널리스트가 지난 13일 공개한 ‘이머징 마켓 시리즈: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및 터키 등 핵심국가들의 벤치마킹’ 보고서의 한 대목이다.

비록 전체 소비자들 가운데 일부만이 첨단신약의 혜택을 접할 수 있다는 한계요인들이 없지 않음에도 불구, 한해 성장률이 4~6% 안팎에 머물고 있는 미국이나 유럽 각국에 비하면 엄청난(tremendous) 성장률을 거듭 기록하고 있어 흡인요소로 부각되고 있다는 것.

특히 중국 및 인도와 관련, 보고서는 방대한 인구를 핵심적인 매력요인으로 손꼽았다. 전체 인구 가운데 첨단신약들로부터 수혜받을 수 있는 이들이 일부에 불과하지만, ‘그들만의 리그’ 만으로도 엄청난 수요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것. 게다가 신흥 중산층을 중심으로 한 소득수준의 향상과 일부 신흥국가에서 눈에 띄고 있는 공중보건 부문에 대한 투자확대가 ‘현재진행형’임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 보고서는 지적재산권 보호의 취약함, 의약품 소비와 관련한 공적자금 조성의 미흡 등 신흥시장 진출에 동전의 양면처럼 제기되고 있는 딜레마 요인들을 지적했다.

가령 인도의 경우 지난 2005년 특허법이 제정되었음에도 불구, 노바티스社의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이마티닙), 일라이 릴리社의 골다공증 치료제 ‘포르테오’(테리파라타이드), 아스트라제네카社의 폐암 치료제 ‘이레사’(제피티닙) 등이 신규성 미흡 등의 사유로 특허가 인정받지 못했던 것은 단적인 사례라는 것. 중국과 브라질 정부가 지난해 5월 초 머크&컴퍼니社의 AIDS 치료제 ‘서스티바’(에파비렌즈)에 대해 강제실시권을 발동한 것도 또 다른 사례로 보고서는 덧붙였다.

다만 보고서는 지난해 12월 화이자社의 ‘셀젠트리’(마라비록)가 AIDS 치료제로는 최초로 인도에서 특허를 인정받은 것은 변화의 파도가 일기시작했음을 시사하는 가늠자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밖에도 보고서는 “상당수 신흥국가들이 의료에 대한 국민의 접근권 개선과 질 향상을 위해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약가 문제가 메이저 제약기업들의 발목을 잡는 걸림돌로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높은 약가를 고수하되 보험약 또는 급여대상약 지정 배제를 감수하자니 시장공략에 한계가 따르기 십상이고, 약가인하와 보험약 지정이라는 딜(deal)을 택하자니 수익성 감소가 뒤따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냐토비치 애널리스트는 “신흥시장의 중산층 이상에서 외국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는 현실이 토종 메이커들의 제네릭 제형들과 경쟁할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해 줄 것”이라며 이머징 마켓이 메이저 제약기업들에게 미래의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좀 더 비중을 싣는 것으로 결론에 갈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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