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峴 鄭琦溶 박사 (이화여자대학교 명예교수)
요즘 사람은 마음에 여유가 없는 게 문제
입력 2007.09.05 14:14 수정 2007.09.18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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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가 유난히도 많이 운다는 충북 괴산군 연풍면 적석리는 자연풍광이 잘 보존되어 있는 유서 깊은 곳이다.

1986년 2월 정년퇴임을 하자마자 거의 때를 같이해 12대째 내려온 고향집으로 落鄕하여 21년째 그곳을 지키고 있는 松峴 정기용 박사는 87세라는 나이와는 어울리지 않게 달리 매우 건강하고 밝은 모습으로 생활하고 있었다.

90을 바라보는 연세임에도 불구하고 조선시대 관직에서 물러나 고향산천에서 여생을 보낸 선비를 연상케 하는 鄭박사는 하루 8시간 밭을 가꾸며 스스로 소일꺼리를 찾아 전원생활을 하고 있다.

유난히도 비가 많이 오던 날 기자가 찾은 정기용 박사의 자택은 솟을 대문이 보이는 전통한옥으로 그 옛날 대감집 그대로다.
정년퇴임을 몇 년 앞두고 秘苑의 延慶堂등을 두루 살펴본 후 고향집에 우리나라 전통 한옥을 고증하여 건립한 것은 1986년, 전국을 다니며 陸松을 비롯한 목재 구하는데 2년 집 짓는데 5년 모두 7년이란 세월이 걸렸단다.

우리나라 한옥의 인간문화재이기도한 裵喜韓씨의 마지막 작품이기도 하다는 정 박사의 집은 본채가 300평에 亭子가 200평 도합 500평 규모로 裵씨의 철저한 장인정신과 정박사의 정성이 모아진 결정체다. 정 박사는 운이 좋아 참으로 훌륭한 분을 만나게 되어 이곳에 전통한옥을 재연할 수 있었단다.

300년 가까이 내려온 고향집을 지킬 수 있음을 늘 가슴 뿌듯하게 생각하는 정 박사는 태어난 곳에서 餘生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늘 건강을 유지해 애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정 박사는 특별한 건강비결은 없다며 규칙적인 생활과 비타민C와 紅蔘 그리고 마늘 술을 담가 식사 때마다 한 숟갈씩 먹는다고 한다.

아침 5시면 일어나고 저녁 9시 뉴스가 끝나면 취침하는 정해진 생활속에 밭에 심어논 콩, 깨 등과 복숭아, 호두, 대추 등 과실수를 운동 삼아 돌보는 시간이 움직이는 시간이며 신문을 읽고 서예가 수준을 능가하는 솜씨로 30년여 년간 해온 서예를 틈틈이 하는 것이 하루 일과의 중요한 일들이다.

전원생활이 낭만은 아니라며 사서 고생하는 게지 뭐, 하면서도 이곳 생활을 후회해 본적이 없다는 정 박사는 자녀들의 반대에도 이제는 혼자 생활하는 것이 결코 외롭지 않고 悠悠自適한 모습이다.

漢學을 공부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이 남는다며 젊어서는 공부를 열심히 해야한다는 정 박사는 전공을 불문하고 文史哲이 인간의 기본이기 때문에 문학과 역사와 철학을 알아야만 사람의 폭이 넓어진다고, 요즘은 사람의 마음에 여유가 없는 게 문제란다.

오늘은 손님이 온다기에 정자 청소를 했는데 비가와 힘이 들었다며 20년만에 기와를 새로 올린 攀桂亭(반계정)은 300년의 역사를 지닌 곳으로 40년 전에 다시 지은 것으로 괴산군에서 관리를 지원해 주고 있단다. 이곳은 이조시대의 선비 우암의 제자 강암과 권수암, 이직제 선생 등이 談論을 펴던 유서 깊은 곳이라고 설명을 아끼지 않았다.

정기용 박사에게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이화여대 약대의 國樂班 이야기다.

자신은 音癡로 술과 담배도 못해 후천적으로 노력해 할 수 있는 것이 노래라고 생각해 당시 國樂院의 이주원 선생에게 師事하여 國樂과 歌曲을 배웠단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이대약대에 국악반을 조직해 지도해온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며 지난 5월19일 국악반 출신제자들이 재학생들과 유대를 돈독히 하기 위해 梨韶會를 정식발족 했다고 전한다.

변함없이 매년 한번씩 찾아오는 국악반원들이 얼마나 기쁘고 반갑고 소중한지 모르겠단다.

정 박사님이 즐겨 부르시는 가곡은 編樂, ‘나무도 바히돌도 없는 메에 매개 휘좇긴’으로 시작되는 이 곡은 일종의 시조형식을 띤 노래로 관현악기로 반주해야 한다.

찾아 주는 사람이 반갑고 그리움에 연속이지만 불편함이 없이 전원생활을 즐기고 있는 정 박사는 모든 것을 초월한 것 같이 느껴졌다.

슬하에 아들 셋 딸 둘 모두5남매를 두어 증손자, 외손녀까지 합하여 모두 15명의 후손을 둔 정 박사는 애기들이 보고 싶으면 훌쩍 다녀오기도 한단다.

10분 거리에 있는 수안보온천과 괴산읍내까지는 손수 운전하며 밭농사에 필요한 자재와 농약등을 사오기도 한다.

記者와 함께 방문한 제자교수이자 동료교수였던 李仁蘭박사(전 이대약대명예교수)를 반갑게 맞은 정박사는 장대비가 내리는 한 여름 날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에 흠뻑 빠지는 모습을 보였다.  

정기용 박사는
1921년생인 그는 경기중학교와 京城藥專을 나와 충북 청주여고에서 물상(물리)을 가르치기도 했다. 이후 만학으로 서울대 공과대학 화공과을 졸업한 공학박사로 우리나라 약학교육에 물리화학(약품물리)을 최초로 도입한 교수이시다.
1954년부터 이화대학교 약학대학에서 33년간 약학대학장과 대학원장 등으로 봉직하다 이대100주년이기도한 1986년 2월 정년 퇴임했다.
1977∼1978년 대한약학회장으로 활동했고, 1977년 12월 교육공로로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훈했고 1978년 3월 제17회 동암약의상을 수상했다.
모든 일은 사람이 힘을 합해야만 되는 것이라며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취미로 시작한 國樂으로 인해 이대약대국악반을 창설하여 지도교수로 은퇴 시까지 활동해 시조가곡보존회 이사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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