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진행된 서울의 한 지역 약사회 정기총회. 총회 참석을 확인하는 안내데스크에 평소에는 보기 힘든 약사들이 얼굴을 보였다. 지역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약사들이다.
참석 확인용 출석지를 통해 확인된 이날 참석자는 대략 열명 가량. 현장투표를 통해 결정되는 차기 회장 선거 때문에 참석했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의 말이다.
또다른 경선 지역. 한 제약업체 이름이 관계자들의 입에 올랐다.
특정 후보 진영에서 지역에 위치한 이 제약업체 소속 약사들의 총회 참여를 독려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해당업체에 특정 후보 진영과 같은 약학대학을 나온 동문이 있고, 관계자를 통해 후보를 지원해 달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는 것이다.
관계자들은 과열되는 지역 약사회장 경선을 우려하고 있다. 회원의 총회 참여를 독려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선거 동원을 목적으로 병원이나 업체에 줄을 대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 지역 약사회 관계자는 "보통 병원약사들은 연수교육에 참여하기는 한다. 하지만 정기총회에 참석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며 "모두 같은 회원이기 때문에 총회 참석에 다른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3년마다 진행되는 선거가 맞물리면 가끔 이런 상황이 생기는 것 같다"며 "특히 차기 회장을 투표로 선출하는 경우 여느 때는 보기 힘든 회원이 참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선거 결과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선 형식으로 진행된 한 지역 약사회장 선거의 경우 후보간 표 차이가 10여표에 불과하다. 만약 이 가운데 관계자들이 말하는 '동원된 표'가 있다면 결과가 뒤바뀔 수도 있다는 가정이 가능하다.
경선 지역 한 후보 진영 관계자는 "선거에서 무조건 이기겠다는 생각으로 제약업체 근무약사를 동원하려는 정황이 확인되고 있다"며 "정도를 넘어서는 이런 식의 선거운동이 과연 약사사회에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상황을 바꾸는 것은 결국 회원의 몫이다. 아무리 조직문화가 강조되는 업체라 하더라도 총회 참석을 강제하거나, 특정 후보 지지를 일방적으로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다.
또다른 관계자는 "총회 참석과 후보 지지를 부탁하는 경우도 문제지만, 결과가 그렇게 나오는 것은 더욱 문제"라며 "유사한 사례를 막기 위해서는 회원들의 올바른 생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무리 강제하고 강요하더라도, 개인의 의지와 뜻대로 참여나 투표해야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선거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회원 개인의 판단도 중요하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