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ADC 열기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글로벌 ADC 시장은 2025년 약 145억 달러(약 19조원) 규모를 돌파했다. ADC를 중심으로 대규모 기술이전 거래도 잇따르고 있다. 약업신문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월드 ADC 서밋 샌디에이고 2026(World ADC Summit San Diego 2026)' 현장을 직접 찾아 차세대 ADC 기술과 신약개발 동향, 기업들의 전략을 집중 취재했다.<편집자 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차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개발 파트너로 선택한 중국 프론트라인 바이오파마의 핵심 기술 경쟁력이 공개됐다. 서로 다른 암세포 표적을 인식하고, 작용기전이 다른 항암제 두 가지를 하나의 항체에 결합하는 이중특이성·이중 페이로드 기술이다. 기존 ADC의 한계인 종양 이질성과 약물 내성을 극복하면서도 독성과 제조 복잡성을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프론트라인 바이오파마(Phrontline Biopharma, 이하 프론트라인) 토니 첸(Tony Chen, Zhaoyuan Chen)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타운 앤 컨트리 리조트에서 열린 '월드 ADC 샌디에이고 2026(World ADC San Diego 2026)'에서 이중 페이로드 플랫폼의 설계 원리와 항종양 효능, 비임상 안전성 및 제조공정 데이터를 발표했다.
프론트라인은 삼성바이오에피스와 2025년 10월 차세대 ADC 후보물질 2종의 공동개발·제조·상업화 계약을 체결한 기업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프론트라인의 토포이소머라아제 I 억제제(Topo1i) 페이로드 1종에 대한 독점 라이선스도 확보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한 전략적 지분투자까지 이어졌다.
이번 발표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협력 중인 차세대 ADC 기술의 경쟁력과 향후 신약개발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두 표적으로 종양 이질성 대응…두 페이로드로 약물 내성 극복
기존 ADC는 대부분 하나의 암세포 표적을 인식하는 항체에 한 종류의 세포독성 약물을 연결한다. 그러나 같은 종양 안에서도 표적 단백질의 발현량이 다르고, 반복 치료 과정에서 약물에 대한 내성이 발생할 수 있다.
프론트라인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두 개의 표적을 인식하는 이중특이성 항체와 서로 다른 기전의 페이로드를 결합했다.
이중표적은 암세포 표면의 서로 다른 두 출입구를 인식하는 것과 같다. 한 표적의 발현이 낮더라도 다른 표적을 통해 항체가 암세포에 결합하고 내부로 유입될 기회를 넓힌다. 이중 페이로드는 하나의 운송체에 작용 방식이 다른 항암제 두 가지를 함께 싣는 구조다. 하나는 암세포의 DNA 복제 과정을 방해하고, 다른 하나는 세포분열을 억제한다. 따라서 한쪽 약물에 내성이 생긴 암세포에도 다른 기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첸 대표는 "종양 이질성에는 이중표적 접근법을, 약물 내성에는 서로 다른 작용기전의 이중 페이로드를 적용하는 것이 우리의 개발 전략"이라며 "두 기술을 결합해 기존 단일표적·단일 페이로드 ADC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프론트라인은 Topo1 억제제, 미세소관 억제제(MTi) 등 서로 다른 작용기전을 가진 6개 페이로드 계열을 구축했다. 이 가운데 핵심은 Topo1 억제제와 에리불린 유래 미세소관 억제제의 조합이다.
다만 서로 다른 항암제를 결합한다고 반드시 치료 효과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두 약물의 효능과 독성 수준이 다르면 한쪽 약물의 독성이 전체 투여 용량을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론트라인은 에리불린 유도체의 세포독성 활성을 의도적으로 조절해 Topo1 억제제와 내약성을 맞추는 전략을 선택했다.
첸 대표는 "에리불린 원물질은 내약성이 허용되는 용량이 낮아 Topo1 억제제와 그대로 결합하기 어려웠다"라며 "에리불린 유도체의 역가를 조절하고 내약성을 개선해 두 페이로드를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난소암 저발현 모델서 종양 억제…엔허투 내성 모델에서도 효과
프론트라인의 대표적인 이중 페이로드 ADC 후보물질은 'TJ102'다. TJ102는 엽산수용체 알파(FRα)와 카드헤린6(CDH6)을 동시에 표적한다. 두 단백질은 난소암을 비롯한 여러 고형암에서 발현하며, ADC가 암세포에 결합해 세포 내부로 유입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표적이다.
프론트라인이 공개한 난소암 환자유래 이종이식(PDX) 모델 분석에서는 FRα와 CDH6의 발현 양상이 서로 다르게 나타났다. 한 표적의 발현량만으로 다른 표적의 발현 수준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프론트라인은 CDH6와 FRα 발현이 낮은 모델을 포함한 난소암 PDX 모델 3종에서 TJ102의 종양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 FRα 표적 ADC '엘라히어(Elahere)'와 다이이찌산쿄의 CDH6 표적 ADC 'DS-6000'을 각각 모사한 사내 제작 비교 ADC도 평가에 포함했다.
세포 내재화 실험에서도 차별화 가능성을 확인했다. CDH6 발현이 높은 난소암 세포에서는 CDH6 결합 부위가 약물 유입을 주도했고, CDH6 발현이 낮은 세포에서는 FRα와 CDH6 결합 부위가 모두 약물 유입에 기여했다.
또 다른 이중 페이로드 ADC 'TJ106'은 기존 ADC에 대한 내성 극복 가능성을 보여줬다. TJ106은 HER2 단백질의 서로 다른 두 부위를 인식하는 이중표적 항체에 Topo1 억제제와 미세소관 억제제를 결합한 ADC다.
'엔허투(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에 내성을 갖도록 구축한 위암 세포주 유래 이종이식(CDX) 모델에서 'TJ106B020-DLP1'은 6mg/kg 투여 시 28일째 종양성장억제율(TGI) 74.87%를 기록했다. 같은 실험에서 엔허투를 모사한 단일 페이로드 비교 ADC는 3mg/kg 투여 시 종양성장억제율 0%를 나타냈다. 이는 서로 다른 항암기전을 하나의 ADC에 결합하는 전략이 기존 Topo1 기반 ADC에 대한 내성을 극복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두 페이로드 한 번에 접합…200L 생산·영장류 독성시험 결과 공개
프론트라인 기술의 또 다른 차별점은 이중 페이로드의 제조공정이다. 일반적으로 ADC에 서로 다른 약물 두 가지를 결합하면 약물 비율과 접합 위치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이는 생산물의 균질성과 품질관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프론트라인의 'DLP(Dual-Linker Payload)' 플랫폼은 분기형 링커에 서로 다른 페이로드 두 가지를 미리 결합한 뒤 항체에 한 번의 접합공정으로 연결한다.
TJ102는 항체 하나에 Topo1 억제제 4개와 미세소관 억제제 4개를 결합하도록 설계한 DAR 4+4 구조다. 약물항체비(DAR)는 항체 하나에 결합한 약물 분자의 수를 의미한다.
특히 항체의 중쇄와 경쇄 사이 이황화 결합 위치를 조정해 접합 위치를 제어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첸 대표는 "항체의 중쇄와 경쇄 사이 이황화 결합 위치를 접근하기 어려운 곳으로 옮겨 중쇄 간 결합 부위가 선택적으로 환원되도록 설계했다"라며 "이를 통해 위치 특이적 접합을 구현했으며 관련 특허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제조공정에서도 일정 수준의 생산성과 균질성을 확보했다. 프론트라인은 TJ102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을 적용하지 않은 200L 배치에서 이중특이성 항체 1416g을 생산했으며, 해당 단계 수율은 78.4%였다. 최종 ADC 접합 단계에서는 196.9g을 확보했고 수율은 93.8%, 평균 DAR은 7.8, 크기배제크로마토그래피(SEC) 기준 순도는 98.1%를 기록했다.
비임상 독성시험에서는 추가 페이로드가 내약성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프론트라인은 TJ102의 비인간 영장류 비임상시험관리기준(GLP) 독성시험에서 최고비중증독성용량(HNSTD) 60mg/kg을 제시했다. 별도의 용량범위탐색(DRF) 시험에서는 백혈구와 호중구, 적혈구 등 혈액학적 지표가 감소한 뒤 일부 회복됐다. 골수와 면역 관련 조직에서도 미세한 변화가 관찰됐지만, 회사는 이를 비유해성으로 평가했다.
첸 대표는 "기존 TJ101 임상에서는 호중구감소증이 용량제한독성으로 작용하지 않았고, 비인간 영장류와 사람의 결과도 상당 부분 일치했다"면서도 "이중 페이로드를 적용한 TJ102의 실제 내약성은 임상 데이터를 통해 최종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TJ108·TJ117 공동개발…임상 검증이 다음 과제
프론트라인은 이중특이성·이중 페이로드 플랫폼을 삼성바이오에피스와의 ADC 공동개발에도 적용하고 있다. 양사가 개발 중인 후보물질은 'TJ108'과 'TJ117'이다.
TJ108은 EGFR과 HER3를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특이성·이중 페이로드 ADC로, 비소세포폐암 등을 대상으로 개발하고 있다. 앞서 공개한 TJ102와 표적은 다르지만, 두 후보물질 모두 Topo1 억제제와 미세소관 억제제를 분기형 링커로 연결해 동시에 전달하는 공통 플랫폼을 활용한다.
TJ117 역시 이중특이성·이중 페이로드 ADC로, 구체적인 표적은 공개하지 않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두 후보물질의 공동개발권과 별도로 프론트라인의 Topo1 억제제 페이로드 1종에 대한 독점 라이선스도 확보해 기술 활용 범위를 넓혔다.
이번 TJ102 발표는 이러한 공동개발의 기술적 기반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난소암 모델에서 확인한 항종양 효능과 비임상 내약성, 200L 규모의 제조공정 데이터는 프론트라인이 구축한 이중특이성·이중 페이로드 ADC 플랫폼의 경쟁력을 뒷받침한다.
현재 TJ102는 미국 FDA와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의 임상시험 승인을 거쳐 2026년 9월 글로벌 임상 1/2상 첫 환자 투여를 시작했다. 진행성 난소암과 기타 고형암 환자에서 안전성, 약동학 및 초기 항종양 활성을 평가하고 있다.
첸 대표는 "에리불린과 Topo1 억제제를 선택한 것은 기존 항암치료 경험과 난소암 모델에서 두 약물 기전에 대한 반응성을 고려했기 때문"이라며 "서로 다른 페이로드를 한 번에 접합하고, 복잡한 정제 과정 없이 한 단계의 한외여과만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코스닥 상장 ADC 신약개발 기업의 한 고위 관계자는 "프론트라인의 기술은 단순히 두 가지 페이로드를 결합하는 수준을 넘어 약물의 효능과 독성, 접합 균질성, 제조공정까지 종합적으로 설계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높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내성 모델에서 확인한 항종양 효과와 높은 용량에서의 비임상 내약성, 생산공정 데이터는 이중 페이로드 ADC 기술의 완성도를 보여주는 인상적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 인기기사 | 더보기 + |
| 1 | 40조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FDA 최초 허가 신청..개발 경쟁 ‘급물살’ |
| 2 | [2026 국정감사] "기업 비밀이라더니"…식약처 임상자료 2672건 외부 접근 논란 |
| 3 | 보령, '보령파마솔루션' 신설… 자사주 177만 주 임직원 성과 보상 |
| 4 | K-바이오 5대 강국 도약, "AI·규제·약가 삼박자 맞아야" |
| 5 | "임상 수행국 넘어 신약 창출국으로"… 유한양행 ‘렉라자’ 성공 신화, 남긴 숙제는? |
| 6 | 치료제 없는 SFTS 겨냥한 현대바이오…'제프티' 국내 임상 2상 추진 |
| 7 |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왜 '중국 프론트라인'과 ADC 개발 손잡았나 |
| 8 | 새 페이로드 찾는 ADC 시장…리제네론은 DXd 방출 방식을 바꿨다 |
| 9 | 에스티큐브, ESMO서 넬마스토바트 3개 개발축 공개…병용 확장 전략 발표 |
| 10 | 현 비대위 확대·보강 택한 약사회…정책 대응력 '시험대' |
| 인터뷰 | 더보기 + |
| PEOPLE | 더보기 + |
| 컬쳐/클래시그널 | 더보기 + |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ADC 열기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글로벌 ADC 시장은 2025년 약 145억 달러(약 19조원) 규모를 돌파했다. ADC를 중심으로 대규모 기술이전 거래도 잇따르고 있다. 약업신문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월드 ADC 서밋 샌디에이고 2026(World ADC Summit San Diego 2026)' 현장을 직접 찾아 차세대 ADC 기술과 신약개발 동향, 기업들의 전략을 집중 취재했다.<편집자 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차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개발 파트너로 선택한 중국 프론트라인 바이오파마의 핵심 기술 경쟁력이 공개됐다. 서로 다른 암세포 표적을 인식하고, 작용기전이 다른 항암제 두 가지를 하나의 항체에 결합하는 이중특이성·이중 페이로드 기술이다. 기존 ADC의 한계인 종양 이질성과 약물 내성을 극복하면서도 독성과 제조 복잡성을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프론트라인 바이오파마(Phrontline Biopharma, 이하 프론트라인) 토니 첸(Tony Chen, Zhaoyuan Chen)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타운 앤 컨트리 리조트에서 열린 '월드 ADC 샌디에이고 2026(World ADC San Diego 2026)'에서 이중 페이로드 플랫폼의 설계 원리와 항종양 효능, 비임상 안전성 및 제조공정 데이터를 발표했다.
프론트라인은 삼성바이오에피스와 2025년 10월 차세대 ADC 후보물질 2종의 공동개발·제조·상업화 계약을 체결한 기업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프론트라인의 토포이소머라아제 I 억제제(Topo1i) 페이로드 1종에 대한 독점 라이선스도 확보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한 전략적 지분투자까지 이어졌다.
이번 발표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협력 중인 차세대 ADC 기술의 경쟁력과 향후 신약개발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두 표적으로 종양 이질성 대응…두 페이로드로 약물 내성 극복
기존 ADC는 대부분 하나의 암세포 표적을 인식하는 항체에 한 종류의 세포독성 약물을 연결한다. 그러나 같은 종양 안에서도 표적 단백질의 발현량이 다르고, 반복 치료 과정에서 약물에 대한 내성이 발생할 수 있다.
프론트라인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두 개의 표적을 인식하는 이중특이성 항체와 서로 다른 기전의 페이로드를 결합했다.
이중표적은 암세포 표면의 서로 다른 두 출입구를 인식하는 것과 같다. 한 표적의 발현이 낮더라도 다른 표적을 통해 항체가 암세포에 결합하고 내부로 유입될 기회를 넓힌다. 이중 페이로드는 하나의 운송체에 작용 방식이 다른 항암제 두 가지를 함께 싣는 구조다. 하나는 암세포의 DNA 복제 과정을 방해하고, 다른 하나는 세포분열을 억제한다. 따라서 한쪽 약물에 내성이 생긴 암세포에도 다른 기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첸 대표는 "종양 이질성에는 이중표적 접근법을, 약물 내성에는 서로 다른 작용기전의 이중 페이로드를 적용하는 것이 우리의 개발 전략"이라며 "두 기술을 결합해 기존 단일표적·단일 페이로드 ADC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프론트라인은 Topo1 억제제, 미세소관 억제제(MTi) 등 서로 다른 작용기전을 가진 6개 페이로드 계열을 구축했다. 이 가운데 핵심은 Topo1 억제제와 에리불린 유래 미세소관 억제제의 조합이다.
다만 서로 다른 항암제를 결합한다고 반드시 치료 효과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두 약물의 효능과 독성 수준이 다르면 한쪽 약물의 독성이 전체 투여 용량을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론트라인은 에리불린 유도체의 세포독성 활성을 의도적으로 조절해 Topo1 억제제와 내약성을 맞추는 전략을 선택했다.
첸 대표는 "에리불린 원물질은 내약성이 허용되는 용량이 낮아 Topo1 억제제와 그대로 결합하기 어려웠다"라며 "에리불린 유도체의 역가를 조절하고 내약성을 개선해 두 페이로드를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난소암 저발현 모델서 종양 억제…엔허투 내성 모델에서도 효과
프론트라인의 대표적인 이중 페이로드 ADC 후보물질은 'TJ102'다. TJ102는 엽산수용체 알파(FRα)와 카드헤린6(CDH6)을 동시에 표적한다. 두 단백질은 난소암을 비롯한 여러 고형암에서 발현하며, ADC가 암세포에 결합해 세포 내부로 유입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표적이다.
프론트라인이 공개한 난소암 환자유래 이종이식(PDX) 모델 분석에서는 FRα와 CDH6의 발현 양상이 서로 다르게 나타났다. 한 표적의 발현량만으로 다른 표적의 발현 수준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프론트라인은 CDH6와 FRα 발현이 낮은 모델을 포함한 난소암 PDX 모델 3종에서 TJ102의 종양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 FRα 표적 ADC '엘라히어(Elahere)'와 다이이찌산쿄의 CDH6 표적 ADC 'DS-6000'을 각각 모사한 사내 제작 비교 ADC도 평가에 포함했다.
세포 내재화 실험에서도 차별화 가능성을 확인했다. CDH6 발현이 높은 난소암 세포에서는 CDH6 결합 부위가 약물 유입을 주도했고, CDH6 발현이 낮은 세포에서는 FRα와 CDH6 결합 부위가 모두 약물 유입에 기여했다.
또 다른 이중 페이로드 ADC 'TJ106'은 기존 ADC에 대한 내성 극복 가능성을 보여줬다. TJ106은 HER2 단백질의 서로 다른 두 부위를 인식하는 이중표적 항체에 Topo1 억제제와 미세소관 억제제를 결합한 ADC다.
'엔허투(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에 내성을 갖도록 구축한 위암 세포주 유래 이종이식(CDX) 모델에서 'TJ106B020-DLP1'은 6mg/kg 투여 시 28일째 종양성장억제율(TGI) 74.87%를 기록했다. 같은 실험에서 엔허투를 모사한 단일 페이로드 비교 ADC는 3mg/kg 투여 시 종양성장억제율 0%를 나타냈다. 이는 서로 다른 항암기전을 하나의 ADC에 결합하는 전략이 기존 Topo1 기반 ADC에 대한 내성을 극복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두 페이로드 한 번에 접합…200L 생산·영장류 독성시험 결과 공개
프론트라인 기술의 또 다른 차별점은 이중 페이로드의 제조공정이다. 일반적으로 ADC에 서로 다른 약물 두 가지를 결합하면 약물 비율과 접합 위치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이는 생산물의 균질성과 품질관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프론트라인의 'DLP(Dual-Linker Payload)' 플랫폼은 분기형 링커에 서로 다른 페이로드 두 가지를 미리 결합한 뒤 항체에 한 번의 접합공정으로 연결한다.
TJ102는 항체 하나에 Topo1 억제제 4개와 미세소관 억제제 4개를 결합하도록 설계한 DAR 4+4 구조다. 약물항체비(DAR)는 항체 하나에 결합한 약물 분자의 수를 의미한다.
특히 항체의 중쇄와 경쇄 사이 이황화 결합 위치를 조정해 접합 위치를 제어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첸 대표는 "항체의 중쇄와 경쇄 사이 이황화 결합 위치를 접근하기 어려운 곳으로 옮겨 중쇄 간 결합 부위가 선택적으로 환원되도록 설계했다"라며 "이를 통해 위치 특이적 접합을 구현했으며 관련 특허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제조공정에서도 일정 수준의 생산성과 균질성을 확보했다. 프론트라인은 TJ102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을 적용하지 않은 200L 배치에서 이중특이성 항체 1416g을 생산했으며, 해당 단계 수율은 78.4%였다. 최종 ADC 접합 단계에서는 196.9g을 확보했고 수율은 93.8%, 평균 DAR은 7.8, 크기배제크로마토그래피(SEC) 기준 순도는 98.1%를 기록했다.
비임상 독성시험에서는 추가 페이로드가 내약성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프론트라인은 TJ102의 비인간 영장류 비임상시험관리기준(GLP) 독성시험에서 최고비중증독성용량(HNSTD) 60mg/kg을 제시했다. 별도의 용량범위탐색(DRF) 시험에서는 백혈구와 호중구, 적혈구 등 혈액학적 지표가 감소한 뒤 일부 회복됐다. 골수와 면역 관련 조직에서도 미세한 변화가 관찰됐지만, 회사는 이를 비유해성으로 평가했다.
첸 대표는 "기존 TJ101 임상에서는 호중구감소증이 용량제한독성으로 작용하지 않았고, 비인간 영장류와 사람의 결과도 상당 부분 일치했다"면서도 "이중 페이로드를 적용한 TJ102의 실제 내약성은 임상 데이터를 통해 최종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TJ108·TJ117 공동개발…임상 검증이 다음 과제
프론트라인은 이중특이성·이중 페이로드 플랫폼을 삼성바이오에피스와의 ADC 공동개발에도 적용하고 있다. 양사가 개발 중인 후보물질은 'TJ108'과 'TJ117'이다.
TJ108은 EGFR과 HER3를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특이성·이중 페이로드 ADC로, 비소세포폐암 등을 대상으로 개발하고 있다. 앞서 공개한 TJ102와 표적은 다르지만, 두 후보물질 모두 Topo1 억제제와 미세소관 억제제를 분기형 링커로 연결해 동시에 전달하는 공통 플랫폼을 활용한다.
TJ117 역시 이중특이성·이중 페이로드 ADC로, 구체적인 표적은 공개하지 않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두 후보물질의 공동개발권과 별도로 프론트라인의 Topo1 억제제 페이로드 1종에 대한 독점 라이선스도 확보해 기술 활용 범위를 넓혔다.
이번 TJ102 발표는 이러한 공동개발의 기술적 기반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난소암 모델에서 확인한 항종양 효능과 비임상 내약성, 200L 규모의 제조공정 데이터는 프론트라인이 구축한 이중특이성·이중 페이로드 ADC 플랫폼의 경쟁력을 뒷받침한다.
현재 TJ102는 미국 FDA와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의 임상시험 승인을 거쳐 2026년 9월 글로벌 임상 1/2상 첫 환자 투여를 시작했다. 진행성 난소암과 기타 고형암 환자에서 안전성, 약동학 및 초기 항종양 활성을 평가하고 있다.
첸 대표는 "에리불린과 Topo1 억제제를 선택한 것은 기존 항암치료 경험과 난소암 모델에서 두 약물 기전에 대한 반응성을 고려했기 때문"이라며 "서로 다른 페이로드를 한 번에 접합하고, 복잡한 정제 과정 없이 한 단계의 한외여과만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코스닥 상장 ADC 신약개발 기업의 한 고위 관계자는 "프론트라인의 기술은 단순히 두 가지 페이로드를 결합하는 수준을 넘어 약물의 효능과 독성, 접합 균질성, 제조공정까지 종합적으로 설계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높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내성 모델에서 확인한 항종양 효과와 높은 용량에서의 비임상 내약성, 생산공정 데이터는 이중 페이로드 ADC 기술의 완성도를 보여주는 인상적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