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더마가 K-뷰티의 한 갈래를 넘어 별도의 성장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빠른 제품 개발과 높은 접근성, 효능 중심의 제품 설계가 시장을 키웠다면 앞으로의 글로벌 경쟁에서는 이를 뒷받침할 과학적·임상적 신뢰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진단이다.
글로벌 뷰티 트렌드 정보기업 뷰티스트림즈(BEAUTYSTREAMS)의 마이클 놀테(Michael Nolte) 수석부사장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K-더마를 단순히 ‘임상적 효능을 강조하는 K-뷰티’로 규정하지 않았다. 그는 “효능과 문제 해결을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는 한국 뷰티의 새로운 방향성”이라며 “이를 뒷받침하는 약국이라는 리테일 및 헬스케어 생태계가 함께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시장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성장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은 이미 글로벌 6위 규모의 더모코스메틱 시장으로 평가되며, 연평균 성장률은 약 15.7%에 이른다. 놀테 부사장은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 소비자의 변화가 있다고 봤다. 새로운 제품을 발견하는 재미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드름이나 색소침착, 민감성, 홍조, 피부 장벽 손상처럼 구체적인 피부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을 찾는 수요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약국에서 만들어진 K-더마의 ‘신뢰 필터’
K-더마의 특징을 설명하면서 놀테 부사장이 특히 강조한 부분은 약국이다. 국내 약국이 단순히 처방약을 구매하는 공간에서 의료적 신뢰도와 리테일 접근성을 결합한 뷰티·헬스케어 채널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메디킹덤, 메가팩토리, 레디영과 같은 대형 ‘메가 약국’에서는 의약품뿐 아니라 더모코스메틱과 웰니스 제품까지 대규모로 취급한다. 소비자에게는 판매 장소 자체가 제품 선택의 판단 근거가 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놀테 부사장은 이를 약국이 하나의 ‘신뢰 필터’로 작동하는 구조라고 표현했다. “성분, 인플루언서의 추천, 다양한 임상적 효능 주장 등 정보가 너무 많아진 상황에서 약사의 추천이 소비자에게 일종의 지름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약사의 추천과 SNS에서 알려지는 ‘약국 숨은템’은 온라인에서의 제품 발견을 오프라인 구매로 이어주는 역할도 한다.
제약사의 화장품 시장 진입도 이러한 구조를 강화하는 요소다. 동아제약처럼 이미 더모코스메틱 라인을 보유한 제약회사들이 시장에 참여하면서 의료·제약 분야에서 축적한 신뢰가 관련 브랜드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놀테 부사장은 제약과 더모코스메틱, K-뷰티 사이의 경계가 점차 모호해지고 있다고 봤다.
속도와 효능만으로는 부족
빠른 시장 대응력은 K-더마가 기존 글로벌 더마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강점으로 꼽혔다. 새로운 피부 고민이나 성분 트렌드를 빠르게 포착해 구체적인 니즈를 겨냥한 제품으로 발전시키고, 비교적 접근 가능한 가격에 고기능성 성분을 적용하는 능력이다.
효능만 강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도 강점이다. 사용감과 제형, 비주얼까지 소비자가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구현하고 SNS에서 공유하기 좋은 제품으로 만드는 능력이 한국 브랜드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평가다.
반면 빠른 속도는 동시에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비슷한 성분과 피부 고민, 유사한 바이럴 클레임을 내세우는 브랜드가 지나치게 많아지면 제품과 브랜드의 차별성이 약해지고 시장이 커머디티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놀테 부사장은 “앞으로의 경쟁력은 단순히 또 하나의 새로운 트렌드 성분을 발굴하는 것에 있지 않을 것”이라며 “자체적인 과학적 기술력, 측정 가능한 효능, 명확한 차별성을 얼마나 증명할 수 있느냐가 K-더마의 다음 단계 경쟁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해외에서는 한국과 다른 경쟁 조건을 고려해야 한다. 글로벌 전통 더마 브랜드들은 서구 시장에서 수십 년간 임상 연구를 축적하고 피부과 전문의와 관계를 형성하는 한편 약국 유통망을 확보하며 신뢰의 기반을 만들어왔다. 한국에서 형성된 K-더마의 신뢰가 해외 시장으로 자연스럽게 이전되지는 않는다는 게 놀테 부사장의 판단이다.
그는 “약국이 신뢰의 필터 역할을 한다는 구조 자체가 현재는 한국 시장의 특징적인 리테일 현상에 가깝다”며 “K-더마가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려면 한국에서 구축된 신뢰를 그대로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각 시장에서 상당 부분 처음부터 다시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뷰티’ 넘어 독자적인 신뢰로
K-뷰티의 초기 글로벌 성장을 이끈 동력과 앞으로 필요한 경쟁력에도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다. 놀테 부사장은 첫 번째 성장 단계에서는 새로운 제품이 주는 신선함과 감각적인 사용 경험, SNS, 한국이라는 문화적 매력이 강한 힘을 발휘했다고 설명했다.
다음 단계의 과제는 이미 확보한 관심을 지속적인 신뢰와 재구매로 연결하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과학적 신뢰도가 있다고 봤다.
“소비자들은 점점 더 새로운 제품 자체의 재미보다는 실질적인 결과와 효능을 원하고 있습니다. 한국 브랜드에는 단순히 제품을 수출하는 것을 넘어 피부 건강과 문제 해결에 대한 보다 폭넓은 가치 제안을 글로벌 시장에 가져갈 기회가 있습니다.”
한국에서 효과를 발휘한 약국의 신뢰 구조를 해외 시장에 맞게 새롭게 만드는 전략도 필요하다. 놀테 부사장은 약국과의 파트너십이나 전문 리테일 채널을 활용하고, 해외 규제기관이나 피부과 전문의가 인정할 수 있는 형태로 효능과 임상 근거를 제시하는 방법을 거론했다. “단순히 SNS에서 제품을 발견하게 만드는 것만으로는 앞으로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동시에 ‘K-뷰티’ 자체에 의존하지 않는 브랜드 자산도 요구된다.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한국 브랜드라는 사실만으로 차별화하기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독자적인 기술력과 명확한 전문성, 강한 임상적 근거가 브랜드 자체의 신뢰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현지화 역시 단순히 제품을 해외에 판매하는 수준에서 끝날 수 없다. 시장마다 다른 피부 고민과 규제 환경, 효능 표현 기준을 이해하고 이에 맞춰 접근해야 한다고 놀테 부사장은 강조했다.
그가 바라보는 K-더마의 가능성은 결국 한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뷰티 생태계에 있다. 포뮬레이션 혁신과 제약 분야의 전문성, 약국 리테일, 소비자 교육이 서로 연결되면서 하나의 경쟁 기반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놀테 부사장은 “K-더마는 이러한 진화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분야 중 하나”라며 “앞으로 한국 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다음 성장 챕터를 만들어가는 데 있어서도 중요한 축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K-더마의 다음 경쟁은 새로운 제품을 얼마나 빨리 내놓느냐보다, 한국에서 쌓은 효능과 신뢰를 각 시장에서 얼마나 설득력 있게 증명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진단이다.
| 인기기사 | 더보기 + |
| 1 | 상장 제약·바이오사 2Q 평균 매출 코스피 2116억원, 코스닥 557억원 |
| 2 | 불법CSO, 제약사 "몰랐다" 방패 안 통해… 10대 리스크, 생존 요건은? |
| 3 | 복지부, 창고형 약국 등 자본 앞세운 의료 상업화 '전면전' |
| 4 | 셀트리온, 'CT-P51' 미국 임상3상-'CT-P44' 한국 3상 IND 변경 승인 |
| 5 | "골관절염 환자 10억명 시대…바이오솔루션·로킷헬스케어 주목" |
| 6 | 바이오 미래는 스마트 공정…제조원가 최대 70% 낮추는 공정 강화 전략 주목 |
| 7 | “공정 데이터가 제조 전략으로” ‘바이오 공정 모델’ 개발부터 상업 생산까지 연결 |
| 8 | 마운자 지속치료군, 18개월 의료비 격차 ‘월 319달러’ |
| 9 | 티나클론-디코드셀 "AI 기반 신약후보 발굴과 싱글셀·공간오믹스 연결한다" |
| 10 | HK이노엔 '케이캡', 경구용 완제의약품 최초 글로벌 EPD 발행 |
| 인터뷰 | 더보기 + |
| PEOPLE | 더보기 + |
| 컬쳐/클래시그널 | 더보기 + |
K-더마가 K-뷰티의 한 갈래를 넘어 별도의 성장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빠른 제품 개발과 높은 접근성, 효능 중심의 제품 설계가 시장을 키웠다면 앞으로의 글로벌 경쟁에서는 이를 뒷받침할 과학적·임상적 신뢰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진단이다.
글로벌 뷰티 트렌드 정보기업 뷰티스트림즈(BEAUTYSTREAMS)의 마이클 놀테(Michael Nolte) 수석부사장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K-더마를 단순히 ‘임상적 효능을 강조하는 K-뷰티’로 규정하지 않았다. 그는 “효능과 문제 해결을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는 한국 뷰티의 새로운 방향성”이라며 “이를 뒷받침하는 약국이라는 리테일 및 헬스케어 생태계가 함께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시장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성장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은 이미 글로벌 6위 규모의 더모코스메틱 시장으로 평가되며, 연평균 성장률은 약 15.7%에 이른다. 놀테 부사장은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 소비자의 변화가 있다고 봤다. 새로운 제품을 발견하는 재미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드름이나 색소침착, 민감성, 홍조, 피부 장벽 손상처럼 구체적인 피부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을 찾는 수요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약국에서 만들어진 K-더마의 ‘신뢰 필터’
K-더마의 특징을 설명하면서 놀테 부사장이 특히 강조한 부분은 약국이다. 국내 약국이 단순히 처방약을 구매하는 공간에서 의료적 신뢰도와 리테일 접근성을 결합한 뷰티·헬스케어 채널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메디킹덤, 메가팩토리, 레디영과 같은 대형 ‘메가 약국’에서는 의약품뿐 아니라 더모코스메틱과 웰니스 제품까지 대규모로 취급한다. 소비자에게는 판매 장소 자체가 제품 선택의 판단 근거가 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놀테 부사장은 이를 약국이 하나의 ‘신뢰 필터’로 작동하는 구조라고 표현했다. “성분, 인플루언서의 추천, 다양한 임상적 효능 주장 등 정보가 너무 많아진 상황에서 약사의 추천이 소비자에게 일종의 지름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약사의 추천과 SNS에서 알려지는 ‘약국 숨은템’은 온라인에서의 제품 발견을 오프라인 구매로 이어주는 역할도 한다.
제약사의 화장품 시장 진입도 이러한 구조를 강화하는 요소다. 동아제약처럼 이미 더모코스메틱 라인을 보유한 제약회사들이 시장에 참여하면서 의료·제약 분야에서 축적한 신뢰가 관련 브랜드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놀테 부사장은 제약과 더모코스메틱, K-뷰티 사이의 경계가 점차 모호해지고 있다고 봤다.
속도와 효능만으로는 부족
빠른 시장 대응력은 K-더마가 기존 글로벌 더마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강점으로 꼽혔다. 새로운 피부 고민이나 성분 트렌드를 빠르게 포착해 구체적인 니즈를 겨냥한 제품으로 발전시키고, 비교적 접근 가능한 가격에 고기능성 성분을 적용하는 능력이다.
효능만 강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도 강점이다. 사용감과 제형, 비주얼까지 소비자가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구현하고 SNS에서 공유하기 좋은 제품으로 만드는 능력이 한국 브랜드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평가다.
반면 빠른 속도는 동시에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비슷한 성분과 피부 고민, 유사한 바이럴 클레임을 내세우는 브랜드가 지나치게 많아지면 제품과 브랜드의 차별성이 약해지고 시장이 커머디티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놀테 부사장은 “앞으로의 경쟁력은 단순히 또 하나의 새로운 트렌드 성분을 발굴하는 것에 있지 않을 것”이라며 “자체적인 과학적 기술력, 측정 가능한 효능, 명확한 차별성을 얼마나 증명할 수 있느냐가 K-더마의 다음 단계 경쟁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해외에서는 한국과 다른 경쟁 조건을 고려해야 한다. 글로벌 전통 더마 브랜드들은 서구 시장에서 수십 년간 임상 연구를 축적하고 피부과 전문의와 관계를 형성하는 한편 약국 유통망을 확보하며 신뢰의 기반을 만들어왔다. 한국에서 형성된 K-더마의 신뢰가 해외 시장으로 자연스럽게 이전되지는 않는다는 게 놀테 부사장의 판단이다.
그는 “약국이 신뢰의 필터 역할을 한다는 구조 자체가 현재는 한국 시장의 특징적인 리테일 현상에 가깝다”며 “K-더마가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려면 한국에서 구축된 신뢰를 그대로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각 시장에서 상당 부분 처음부터 다시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뷰티’ 넘어 독자적인 신뢰로
K-뷰티의 초기 글로벌 성장을 이끈 동력과 앞으로 필요한 경쟁력에도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다. 놀테 부사장은 첫 번째 성장 단계에서는 새로운 제품이 주는 신선함과 감각적인 사용 경험, SNS, 한국이라는 문화적 매력이 강한 힘을 발휘했다고 설명했다.
다음 단계의 과제는 이미 확보한 관심을 지속적인 신뢰와 재구매로 연결하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과학적 신뢰도가 있다고 봤다.
“소비자들은 점점 더 새로운 제품 자체의 재미보다는 실질적인 결과와 효능을 원하고 있습니다. 한국 브랜드에는 단순히 제품을 수출하는 것을 넘어 피부 건강과 문제 해결에 대한 보다 폭넓은 가치 제안을 글로벌 시장에 가져갈 기회가 있습니다.”
한국에서 효과를 발휘한 약국의 신뢰 구조를 해외 시장에 맞게 새롭게 만드는 전략도 필요하다. 놀테 부사장은 약국과의 파트너십이나 전문 리테일 채널을 활용하고, 해외 규제기관이나 피부과 전문의가 인정할 수 있는 형태로 효능과 임상 근거를 제시하는 방법을 거론했다. “단순히 SNS에서 제품을 발견하게 만드는 것만으로는 앞으로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동시에 ‘K-뷰티’ 자체에 의존하지 않는 브랜드 자산도 요구된다.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한국 브랜드라는 사실만으로 차별화하기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독자적인 기술력과 명확한 전문성, 강한 임상적 근거가 브랜드 자체의 신뢰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현지화 역시 단순히 제품을 해외에 판매하는 수준에서 끝날 수 없다. 시장마다 다른 피부 고민과 규제 환경, 효능 표현 기준을 이해하고 이에 맞춰 접근해야 한다고 놀테 부사장은 강조했다.
그가 바라보는 K-더마의 가능성은 결국 한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뷰티 생태계에 있다. 포뮬레이션 혁신과 제약 분야의 전문성, 약국 리테일, 소비자 교육이 서로 연결되면서 하나의 경쟁 기반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놀테 부사장은 “K-더마는 이러한 진화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분야 중 하나”라며 “앞으로 한국 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다음 성장 챕터를 만들어가는 데 있어서도 중요한 축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K-더마의 다음 경쟁은 새로운 제품을 얼마나 빨리 내놓느냐보다, 한국에서 쌓은 효능과 신뢰를 각 시장에서 얼마나 설득력 있게 증명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