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마(Derma)가 화장품 시장의 주변부에서 스킨케어의 핵심 경쟁 무대로 이동하고 있다. 민감하거나 문제가 있는 피부를 위한 전유물로 여겨졌던 과거와 달리 일상적인 피부 관리에서도 효능과 전문성을 기대하는 소비가 늘면서 시장의 외연이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0~2025년 국내 스킨케어 시장이 연평균 2.1% 성장하는 동안 더마 스킨케어 시장은 연평균 15.7% 성장했다. 같은 기간 전체 스킨케어에서 더마가 차지하는 비중은 9%에서 17%로 두 배 가까이 뛰었고, 시장 규모는 6321억원에서 1조3079억원으로 두 배 이상 커졌다.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을 견인하는 것도 단연 더마 사업이다. 올해 상반기 로레알의 더마톨로지컬 뷰티 사업부는 동일 기준으로 11.3% 성장해 그룹 전체 성장률을 웃돌았다. 바이어스도르프의 더마 사업 역시 소비재 부문의 부진 속에서 유기적 기준 7.8% 성장했다. 피에르파브르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55%를 더마코스메틱·퍼스널케어 사업에서 거뒀다.

더마 시장의 빠른 성장은 소비자가 화장품의 효능을 판단하는 기준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 이전까지 업계에선 새로운 성분을 얼마나 빠르게 적용하는지를 두고 경쟁했다면, 최근에는 실제 피부에서 어떤 결과를 내고 이를 뒷받침할 연구와 검증 근거가 있는지가 핵심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소비자 트렌드 조사기관 민텔(Mintel)은 향후 스킨케어 혁신의 핵심으로 전달 기술과 생물학적 타깃을 결합해 측정 가능한 결과를 제시하는 역량을 꼽았다.
기술 경쟁의 변화와 함께 더마가 적용되는 제품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민텔의 글로벌 신제품 데이터베이스(GNPD)에서 2020년부터 2026년 현재까지 출시된 제품을 분석한 결과, 페이스크림에 집중됐던 더마 포지셔닝 제품은 클렌저와 선케어 등 일상적인 스킨케어 루틴 전반으로 확대됐다. 글로벌 시장에선 민감 피부·무향·보습 관련 클레임이 강화됐으며, 한국 시장에선 에센스·세럼·크림 등 페이스케어 제품에서 안티에이징과 기능성 관련 클레임이 늘었다.
효능과 피부 건강에 대한 관심은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를 해석하는 방식에도 반영되고 있다. 최근 영국 화장품 전문매체 코스메틱 비즈니스(Cosmetics Business)는 '2026 K-뷰티 트렌드' 보고서에서 한국 약국에서 판매되는 임상 근거 기반 스킨케어, 즉 더마 뷰티 카테고리를 'K-pharmacy'로 조명하고, 피부 표면의 강한 광택 대신 피부 장벽과 장기적인 피부 건강을 중시하는 'Bloom skin'을 새로운 키워드로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K-더마가 K-뷰티의 큰 틀 안에서 파생돼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 나가는 과도기에 있다고 진단한다. 컨셉추얼 양문성 대표는 "K-더마도 K-뷰티의 일부분"이라며 "K-뷰티의 영향력이 글로벌 시장의 메인스트림으로 확대되면서 카테고리가 자연스럽게 세분화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셀퓨전씨 엑스퍼트 김영미 사업개발팀장 역시 K-더마를 K-뷰티에서 완전히 분리된 시장으로 보기는 이르다고 전망했다. 김 팀장은 "K-더마는 구매 트리거, 유통 채널, R&D 로직 등에서 기존 K-뷰티와는 다른 성장 논리를 가지며 독자적인 성장축으로 분화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전통 더마 브랜드와 비교하면 신기술 도입 속도와 제품 확장력은 확실한 강점이지만, 국제 학술지 기반의 임상 근거와 장기간 축적된 브랜드 헤리티지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평가하며, 트렌드 마케팅으로 얻은 초기 인지도를 신뢰 기반의 브랜드 자산으로 전환하는 작업이 다음 단계의 핵심 과제라고 짚었다.
시장 규모가 커지고 더마의 범위가 넓어질수록 검증의 중요성도 커진다. '더마코스메틱'에는 아직까지 전 세계적으로 동일하게 적용되는 법적 정의가 없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역시 '코스메슈티컬'을 별도의 법적 분류로 인정하지 않는다. 미국에선 질병을 치료·예방하거나 피부의 구조·기능에 영향을 미친다고 표시한 제품은 의약품 규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
결국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더마'라는 명칭 자체가 아니라 무엇을 근거로 어떤 효능을 설명할 수 있느냐다. 피부 건강을 장기적으로 관리하고 효능을 구현·검증하는 더마의 접근법은 앞으로 뷰티 업계의 '뉴 노멀'이 될 전망이다. 일반 스킨케어와 더마의 경계가 옅어지는 가운데 화장품 산업의 경쟁 무게중심은 '신제품 출시 속도'에서 '검증과 신뢰 확보'로 옮겨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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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마(Derma)가 화장품 시장의 주변부에서 스킨케어의 핵심 경쟁 무대로 이동하고 있다. 민감하거나 문제가 있는 피부를 위한 전유물로 여겨졌던 과거와 달리 일상적인 피부 관리에서도 효능과 전문성을 기대하는 소비가 늘면서 시장의 외연이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0~2025년 국내 스킨케어 시장이 연평균 2.1% 성장하는 동안 더마 스킨케어 시장은 연평균 15.7% 성장했다. 같은 기간 전체 스킨케어에서 더마가 차지하는 비중은 9%에서 17%로 두 배 가까이 뛰었고, 시장 규모는 6321억원에서 1조3079억원으로 두 배 이상 커졌다.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을 견인하는 것도 단연 더마 사업이다. 올해 상반기 로레알의 더마톨로지컬 뷰티 사업부는 동일 기준으로 11.3% 성장해 그룹 전체 성장률을 웃돌았다. 바이어스도르프의 더마 사업 역시 소비재 부문의 부진 속에서 유기적 기준 7.8% 성장했다. 피에르파브르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55%를 더마코스메틱·퍼스널케어 사업에서 거뒀다.

더마 시장의 빠른 성장은 소비자가 화장품의 효능을 판단하는 기준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 이전까지 업계에선 새로운 성분을 얼마나 빠르게 적용하는지를 두고 경쟁했다면, 최근에는 실제 피부에서 어떤 결과를 내고 이를 뒷받침할 연구와 검증 근거가 있는지가 핵심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소비자 트렌드 조사기관 민텔(Mintel)은 향후 스킨케어 혁신의 핵심으로 전달 기술과 생물학적 타깃을 결합해 측정 가능한 결과를 제시하는 역량을 꼽았다.
기술 경쟁의 변화와 함께 더마가 적용되는 제품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민텔의 글로벌 신제품 데이터베이스(GNPD)에서 2020년부터 2026년 현재까지 출시된 제품을 분석한 결과, 페이스크림에 집중됐던 더마 포지셔닝 제품은 클렌저와 선케어 등 일상적인 스킨케어 루틴 전반으로 확대됐다. 글로벌 시장에선 민감 피부·무향·보습 관련 클레임이 강화됐으며, 한국 시장에선 에센스·세럼·크림 등 페이스케어 제품에서 안티에이징과 기능성 관련 클레임이 늘었다.
효능과 피부 건강에 대한 관심은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를 해석하는 방식에도 반영되고 있다. 최근 영국 화장품 전문매체 코스메틱 비즈니스(Cosmetics Business)는 '2026 K-뷰티 트렌드' 보고서에서 한국 약국에서 판매되는 임상 근거 기반 스킨케어, 즉 더마 뷰티 카테고리를 'K-pharmacy'로 조명하고, 피부 표면의 강한 광택 대신 피부 장벽과 장기적인 피부 건강을 중시하는 'Bloom skin'을 새로운 키워드로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K-더마가 K-뷰티의 큰 틀 안에서 파생돼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 나가는 과도기에 있다고 진단한다. 컨셉추얼 양문성 대표는 "K-더마도 K-뷰티의 일부분"이라며 "K-뷰티의 영향력이 글로벌 시장의 메인스트림으로 확대되면서 카테고리가 자연스럽게 세분화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셀퓨전씨 엑스퍼트 김영미 사업개발팀장 역시 K-더마를 K-뷰티에서 완전히 분리된 시장으로 보기는 이르다고 전망했다. 김 팀장은 "K-더마는 구매 트리거, 유통 채널, R&D 로직 등에서 기존 K-뷰티와는 다른 성장 논리를 가지며 독자적인 성장축으로 분화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전통 더마 브랜드와 비교하면 신기술 도입 속도와 제품 확장력은 확실한 강점이지만, 국제 학술지 기반의 임상 근거와 장기간 축적된 브랜드 헤리티지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평가하며, 트렌드 마케팅으로 얻은 초기 인지도를 신뢰 기반의 브랜드 자산으로 전환하는 작업이 다음 단계의 핵심 과제라고 짚었다.
시장 규모가 커지고 더마의 범위가 넓어질수록 검증의 중요성도 커진다. '더마코스메틱'에는 아직까지 전 세계적으로 동일하게 적용되는 법적 정의가 없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역시 '코스메슈티컬'을 별도의 법적 분류로 인정하지 않는다. 미국에선 질병을 치료·예방하거나 피부의 구조·기능에 영향을 미친다고 표시한 제품은 의약품 규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
결국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더마'라는 명칭 자체가 아니라 무엇을 근거로 어떤 효능을 설명할 수 있느냐다. 피부 건강을 장기적으로 관리하고 효능을 구현·검증하는 더마의 접근법은 앞으로 뷰티 업계의 '뉴 노멀'이 될 전망이다. 일반 스킨케어와 더마의 경계가 옅어지는 가운데 화장품 산업의 경쟁 무게중심은 '신제품 출시 속도'에서 '검증과 신뢰 확보'로 옮겨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