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억달러 메가딜' 현실화되나…AZ·BMS 합병설에 글로벌 제약업계 촉각
FT "양사 초기 협의 진행"…로이터도 복수 관계자 통해 확인
항암제 중심 초대형 포트폴리오 탄생 가능성…규제 장벽은 최대 변수
한국 임상·라이선스 전략에도 적잖은 파급효과 전망
입력 2026.08.0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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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통해 생성한 이미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와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ristol Myers Squibb·BMS)가 약 4,000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합병 가능성을 놓고 초기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글로벌 제약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아직 거래 성사 여부는 물론 협의가 현재도 진행 중인지조차 확인되지 않은 단계지만, 만약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제약산업 역사상 손꼽히는 메가딜이자 항암제 시장의 경쟁 구도를 바꿀 중대 변수로 평가된다.

이번 논의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처음 보도했으며, 로이터(Reuters) 역시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양사가 예비 단계의 합병 논의를 진행했다고 확인했다. 다만 양사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논평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BMS는 별도의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기업가치 약 4,000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제약사가 탄생하게 된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글로벌 최상위권 제약사 가운데 하나로 올라서며, 최근 수년간 보기 드물었던 빅파마 간 초대형 통합 사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합병설이 주목받는 이유는 양사의 상황이 서로 다른 방향에서 맞물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최근 수년간 글로벌 빅파마 가운데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온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항암제와 희귀질환 치료제를 중심으로 실적이 빠르게 확대됐으며, 미국 시장 비중을 더욱 높이기 위한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지난해에는 미국 직접 상장 전략도 발표하며 미국 투자자 기반 확대 의지를 드러냈다.

반면 BMS는 특허만료를 앞둔 주요 품목들의 공백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메워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혈액암 치료제 레블리미드(Revlimid)의 특허만료 영향이 이어지고 있으며, 항응고제 엘리퀴스(Eliquis)와 면역항암제 옵디보(Opdivo)의 성장 둔화 가능성도 시장의 주요 관심사다. 차세대 파이프라인 확보와 사업구조 재편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평가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만약 양사가 하나의 기업으로 통합될 경우 가장 큰 변화는 항암제 분야에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타그리소(Tagrisso), 임핀지(Imfinzi), 칼퀀스(Calquence) 등 굵직한 항암제를 보유하고 있으며, BMS 역시 옵디보(Opdivo), 레블로질(Reblozyl), 브레얀지(Breyanzi), 아베크마(Abecma) 등 다양한 혈액암 및 면역항암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양사의 연구개발 역량까지 결합될 경우 세계 최대 수준의 항암제 포트폴리오가 구축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희귀질환과 세포치료제, 차세대 면역항암제, 후기 임상 파이프라인까지 포함하면 연구개발 규모 역시 한층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단순한 기업 규모 확대를 넘어 신약 개발 경쟁의 중심축 자체가 바뀔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거래 성사보다 규제 승인 여부를 더 큰 변수로 보고 있다.

양사 모두 항암제 비중이 매우 높은 만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를 비롯한 주요 경쟁당국이 시장 독점 가능성을 엄격하게 심사할 가능성이 높다. 일부 전문가는 승인 과정에서 상당한 규모의 자산 매각이나 파이프라인 조정이 요구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미국 정부가 자국 내 투자와 생산 확대를 중시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심사 과정의 변수로 꼽힌다.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아스트라제네카와 BMS는 모두 한국을 글로벌 임상시험의 주요 거점 가운데 하나로 활용하고 있다. 양사의 연구개발 전략이 통합될 경우 임상 우선순위와 개발 전략이 일부 조정될 가능성이 있으며, 국내 병원과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글로벌 임상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양사가 추진해 온 기술도입(BD), 공동연구, 라이선스 전략에도 일정 부분 변화가 예상된다. 대형 합병 이후에는 중복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정리하거나 핵심 분야에 자원을 집중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던 만큼 국내 바이오벤처들의 글로벌 협력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현재 단계에서는 지나친 확대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

이번 논의는 아직 예비 협의 단계에 불과하며, 실사 착수나 이사회 승인, 구체적인 거래 구조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협상이 중단되거나 최종 합의 없이 종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번 합병설이 던지는 의미는 적지 않다. 특허만료와 연구개발 비용 증가, 글로벌 규제 강화 속에서 빅파마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시 초대형 통합 카드를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히기 때문이다.

향후 양사의 공식 발표 여부와 협상 진전, 미국을 비롯한 주요 경쟁당국의 반응이 글로벌 제약산업 재편의 향방을 가를 핵심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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