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도 '인디 뷰티'가 대세…빠른 트렌드가 판 바꿨다
대기업보다 3배 빠른 성장…향수·스킨케어서 격차 더 커
입력 2026.02.13 06:00 수정 2026.02.1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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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 뷰티 브랜드가 대형 브랜드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것은 국내만의 일이 아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디 브랜드 확장세가 두드러지면서 뷰티 산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빠른 트렌드 반영과 성분 중심 전략, 온라인 커뮤니티 결합이 성장 배경으로 지목된다.

닐슨IQ(NIQ)가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인디 뷰티 브랜드 매출은 전년 대비 22.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형 뷰티 그룹 매출 증가율이 6.1%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세 배 이상 빠른 속도다. 인디 브랜드의 연간 매출 규모는 400억 달러(약 57조6000억원)로, 글로벌 뷰티·퍼스널케어 시장의 약 32%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보고서는 인디 뷰티 브랜드를 연간 매출 3억 달러(약 4300억원) 미만이면서 독립 소유 및 운영 구조를 유지하는 브랜드로 규정했다. 여러 브랜드를 거느린 멀티 브랜드 그룹인 콩글로머릿(conglomerate, 복합 대기업 집단)에 속하지 않아야 하며, 사모펀드나 벤처캐피털 투자를 받더라도 지분 구조상 독립성이 유지되면 인디로 분류했다.

카테고리별로 보면 인디 브랜드의 강세가 더 뚜렷하다. 특히 트렌드 변화가 빠른 영역에서 인디 브랜드의 성장 속도가 더 가팔랐다.

NIQ 집계에 따르면 향수 부문에서 인디 브랜드 매출은 전년 대비 46% 늘어난 반면, 대형 브랜드는 11% 증가에 그쳤다. 페이셜 스킨케어에선 인디가 23%, 대형이 3% 증가했고, 색조·네일 카테고리에서도 인디 21%, 대형 4%로 스킨케어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인디 '붐'의 배경으로 NIQ는 △트렌드 대응 속도 △성분 포지셔닝 △브랜드 스토리와 커뮤니티 결합을 꼽았다.

무엇보다 트렌드 대응 속도가 빠르다. 인디 브랜드는 새로 등장하는 취향과 문화·미적 흐름에 맞춰 제품 기획과 출시를 빠르게 반복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대규모 조직·포트폴리오를 관리해야 하는 대형 그룹과 달리, 소수 카테고리와 한정된 라인업에 집중하면서 소비자 반응을 바로 제품에 반영하는 민첩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성분을 전면에 내세우는 브랜드 포지셔닝도 인디 붐의 공통점으로 언급됐다. 인디 브랜드 상당수는 특정 핵심 성분이나 효능을 브랜드 정체성과 직접 연결하고, 원료 출처와 배합 이유를 비교적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성분 이름 자체를 제품명·라인명에 넣거나, 한두 가지 키워드로 기능을 압축해 소비자가 '이 브랜드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를 바로 이해하도록 만드는 전략이다.

브랜드 스토리와 커뮤니티 결합은 온라인 시장 성장과 직결되는 요소다. 인디 뷰티 매출의 70%가 온라인에서 발생하는 만큼, 창업 배경이나 가치관, 개발 과정과 같은 서사를 소셜미디어·인플루언서·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유하는 방식이 중요해졌다.

소비자는 콘텐츠와 후기를 통해 브랜드를 처음 접하고, 라이브 방송·체험형 영상·커뮤니티 대화를 거치며 팬층으로 전환된다. NIQ는 이런 과정에서 형성된 관계가 반복 구매와 다른 카테고리로의 확장으로 이어지면서, 스토리와 커뮤니티 결합이 인디 브랜드 성장의 중요한 축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디 브랜드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시장 주류가 완전히 바뀐 상황은 아니다. NIQ는 대형 브랜드가 오프라인 유통 점유와 브랜드 인지도, 반복 구매 기반 측면에서 여전히 강점을 유지하고 있다고 짚었다. 주요 오프라인 채널에선 대형 브랜드 제품이 인디 브랜드보다 훨씬 많은 진열 공간을 차지하고 있어 소비자 접근성과 가시성이 높다. 충성 고객 기반 역시 대형 브랜드쪽이 더 견고한 구조다.

인디 성장세에 대응하기 위한 대형 그룹의 움직임도 달라지고 있다. 기존 대량 생산·대량 유통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기능 중심 세부 라인을 강화하거나, 콘셉트를 좁힌 브랜드를 별도로 키우는 시도가 늘고 있다. 성장 속도가 빠른 브랜드에 대한 투자와 인수가 함께 진행되고, 제품 테스트와 출시 주기를 앞당기려는 내부 변화도 이어지고 있다.

인디 브랜드 역시 확장 단계에 들어섰다. 초기에는 콘셉트와 성분 중심 차별화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일부 브랜드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넓히고 카테고리를 늘리는 흐름이 나타난다. 스킨케어에서 출발해 색조, 바디, 향수로 외연을 넓히고, 온라인 중심 구조를 유지하면서 오프라인 유통 채널 진입을 시도하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이는 현재 미국 시장에 진출해 있는 K-인디 뷰티 브랜드의 행보와도 겹친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국내 뷰티 중소기업은 전년 대비 17.1% 성장한 15억9000만 달러를 수출하는 성과를 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세포라, 얼타 뷰티 등 오프라인 유통 채널로 판매 거점을 넓히고, 단일 히어로 제품에서 라인업을 확장하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NIQ는 인디 브랜드들의 성장 방식이 현재 소비자 선택 패턴과 맞물려 있다고 보면서 "소비자는 단순한 가격 인상에 의존하는 브랜드보다 새로움과 진정성, 그리고 발견의 즐거움을 주는 브랜드를 선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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