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춘 대웅제약 부회장 "실패가 기본값인 산업, 싹을 자르면 미래 없다"
"영업이익 5% 미만 구조서 20% 약가 인하는 산업 붕괴 초래"
"글로벌 임상 3상 수행할 자본력 부재… '라이선스 아웃' 넘어설 시간 벌어줘야"
입력 2026.01.26 14:35 수정 2026.01.2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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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진 중인 '약가제도 개편안'을 두고 제약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업계를 대표해 토론에 나선 윤재춘 대웅제약 부회장이 현장의 적나라한 현실을 토로하며 속도 조절을 강력히 호소했다.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약가제도 개편, 이대로 좋은가?' 정책토론회에서 윤 부회장은 제약산업의 특수성과 국내 기업들의 재정적 한계를 조목조목 짚으며, 급격한 약가 인하가 가져올 파장에 대해 경고했다.

“10년 투자해야 성과… 예측 불가능하면 투자는 멈춘다”

 윤 부회장은 제약산업을 "실패가 기본값인 산업"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10년 전부터 계획해 투자를 단행해야 10년 후에야 성과가 나오기 시작하는 구조"라며 산업의 장기적 호흡을 강조했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한 것은 '예측 가능성의 상실'이다. 윤 부회장은 "갑자기 약가 산정 비율을 53.55%에서 40%대로 낮추겠다고 하면, 실질적으로 기업 입장에서는 20% 이상의 매출 타격이 온다"며 "어떤 산업도 갑작스러운 20%의 충격을 견딜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현재 국내 제약사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5% 미만인 상황에서, 제품 가격을 일괄적으로 20~25% 인하하는 정책을 강행하면 충격을 견디기 어렵다"며 "2012년 일괄 약가 인하 이후 겨우 숨을 돌리고 글로벌로 나가려는 시점에 또다시 충격을 가하면 신약 개발은 요원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내 제약사, '진짜 신약' 개발할 돈 없다… 냉정한 현실 직시해야”

윤 부회장은 'K-바이오'의 장밋빛 전망 뒤에 가려진 자본력의 한계에 대해서도 뼈 있는 지적을 내놨다.

그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그룹의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OEM(위탁생산) 사업을 하기에 가능한 것이고, 나머지 국내 제약사 중 자체 신약으로 글로벌 임상을 완주할 돈이 있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글로벌 임상 2상, 3상에 수천억 원에서 많게는 1조~2조 원이 드는데, 국내사들은 이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1상 후 '라이선스 아웃(기술수출)'을 한다"며 "엄밀히 말해 라이선스 아웃은 진정한 의미의 신약 개발 완주라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윤 부회장은 "우리가 직접 개발해 글로벌 마케팅을 하고, 해외에서 돈을 벌어올 때가 진정한 제약산업 육성"이라며 "그 단계까지 갈 수 있도록 제약업계가 체력을 비축할 시간을 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즉, 제네릭(복제약) 등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Cash Cow)이 신약 개발의 유일한 '자금줄'이라는 논리다.

“새싹 자르면 글로벌 빅파마에 종속… 단계적 접근 필요”

윤 부회장은 이번 약가 개편이 자칫 국내 제약산업의 '종속'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가진 자원이 없고 오직 사람밖에 없는 나라"라며 "이제 막 글로벌로 도약하려는 중요한 시점에 산업의 '새싹'을 잘라버리면, 결국 글로벌 상위 10개 제약사에 종속되는 하청 기지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부를 향해 "재정 절감 목표도 중요하지만, 제약산업이 미래 먹거리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을 먼저 모색해야 한다"며 "기업이 예측 가능하도록 단계적으로, 천천히 제도를 개선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윤 부회장의 발언은 단순히 기업의 이익 대변을 넘어, R&D 자금 순환 구조가 끊길 위기에 처한 국내 제약업계의 절박한 '생존 호소'로 해석된다. 정부가 내세운 '재정 건전성'과 업계가 호소하는 '산업 육성' 사이에서 어떻게 접점을 찾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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