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체계 통한 암 정복, 억제-가속 간 균형점 찾아야”
암 유전자 연구 통한 표적 옳지 않아…면역 관련 바이오마커 필요
입력 2019.09.05 11:33 수정 2019.09.05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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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항암제를 개발하고자 하는 제약사 및 학계의 시도들에 대해 세계적인 석학은 어떤 조언을 건넬까. 주요 키워드는 ‘면역체계의 활용’이었다.

2018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이자 일본 교토 대학 타스쿠 혼조(Tasuku honjo) 교수<사진>는  5일 개최된 ‘2019 서울 바이오이코노미 포럼’에서 “암 유전자를 일일이 표적하기 보다는 면역체계의 억제와 가속 간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일본 교토 대학 타스쿠 혼조(Tasuku honjo) 교수혼조 교수는 “과거 다양한 항암면역치료가 시도됐지만 실패했다. 암 백신과 T 림프구, 체외활성화를 시도해봤고 다양한 사이토카인이 발견될 때마다 환자에게 주사됐지만, 면역치료에 대한 시도는 유감스럽게도 최근까지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혼조 교수는 그동안 면역치료가 성공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면역체계에서 엑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혼조 교수에 따르면, CTL4과 PD-1의 기능이 발견된 후 이들이 브레이크의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후 PD-1 분자가 부정적 조절 장치(negative regulator)라는 것을 알게 돼 PD-1을 결핍(knock-out)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표현형의 변화는 없었다.

그러나 약 3년이 지난 후 자가면역동물과 PD-1 동물모델을 교배시킨 실험을 통해 PD-1의 새 기능이 드러났다. PD-1 돌연변이를 도입해 항원을 자극한 것이 PD-1 자극으로 이어져 활동성(activation) 신호가 나타난 것. PD-1이 엑셀러레이터의 기능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혼조 교수는 “이제 면역체계는 억제와 가속 간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PD-1의 기능을 암 동물모델 실험을 통해 확인한 결과, 정상 생쥐에 비해 PD-1 결핍 생쥐에서 종양 성장 속도가 늦어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브레이크가 없고 면역력이 강화됐을 때는 종양이 빠르게 성장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혼조 교수는 니볼루맙(상품명: 옵디보)을 가지고 자체적으로 진행한 난소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그는 “총 20명의 환자가 참여했고 두 가지 용량의 니볼루맙을 각각 투여했다. 4개월 투여 결과 약 50%의 환자가 완전 반응, 부분적 반응을 포함한 모든 반응에서 반응했다. 이 중 3~4명은 급직전으로 반응했으며, 2명은 실험 5년 후에도 계속해 종양이 없는(tumor-free) 상태가 유지됐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상당히 고무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모집된 환자들은 백금저항성 난소암을 가지고 있는 환자였기 때문이다. 이는 암 중에서도 치료가 어려운 암으로 꼽힌다.

단, “암 유전체 연구를 통해 정밀의학으로 유전자를 표적하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다”라고 혼조 교수는 강조했다.

혼조 교수는 “암 돌연변이는 워낙 많기 때문에 이를 일일이 표적하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할 수 있다. 특정암에 대해서 항암제를 쓸 수는 있지만 암세포가 계속해 돌연변이로 진화하면 내성이 등장하게 돼 이런 부분에서 힘을 잃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의 면역세포는 몸에서 기원하지 않은 단백질을 인식하고 침입자로 공격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내성, 돌연변이가 생겨도 인지를 한다. 따라서 이에 대한 새로운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혼조 교수는 면역체계를 활용해 미래 암을 정복하기 위한 세 가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첫 번째로 암에 대한 바이오마커가 밝혀져야 한다. PD-1은 워낙 예외사항이 많기 때문에 강력한 예측 인자가 되지는 않는다. 면역체계와 관련된 굉장히 강력한 바이오마커가 확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두 번째는 살생 T 세포(killer T-cell)의 기능을 확장 및 증폭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는 특히 췌장암에서 중요하다. 현재 다양한 병용요법들이 시도되고 있는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활성화 돼 있는 림프구의 상황이다. T 세포는 8시간마다 한 번씩 분할하는데, 이것을 더 빠른 속도로 분할시킬 필요가 있다. 분할을 위해서는 수백 배의 에너지가 필요한데, 이 에너지는 미토콘드리아에서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미토콘드리아를 활성화시키는 분자를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혼조 교수는 “척추동물은 태어난 후 자체적으로 면역체계를 발전시킨다. 이는 후생적인 것이다. 이 같은 발전 덕분에 척추동물의 평균수명은 늘어나게 됐다. 진화가 일어난 것이다. 이런 동일한 전략을 암에도 적용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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