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일련번호 행정처분 유예 만료 후 일단 ‘차분’
바코드 오류·의료기관 선납 관행 등은 여전한 숙제
입력 2019.01.03 06:20 수정 2019.01.03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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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일련번호 실시간 보고와 관련한 행정처분 유예가 만료된 후 맞은 첫 근무일인 2일 의약품유통업체들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 의약품 배송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중대형 업체들을 중심으로 오랫동안 준비해온데다 올 상반기까지는 보고율 50% 이상만 지키면 행정처분을 면할 수 있어 업무 부담이 지난해와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는 평가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바코드 오류나 요양기관 선납 등 관행이 여전해 보고율 기준이 70% 이상으로 상향 조정되면 문제가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의약품유통업체들은 새해부터 의약품 출하 시 일련번호 등 정보를 심평원에 실시간 보고하지 않으면 업무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받는다. 다만 보건당국은 일련번호 제도의 조기 정착을 위해 올해 상반기에는 보고율이 50%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만 처분하도록 하고, 매 반기마다 5%씩 상향 조정키로 했다.

이날 방문한 수도권의 한 종합도매업체 관계자는 “일부 바코드 오류로 인한 미보고 등을 감안해도 50% 이상은 충족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다만 아직 다량의 단일 품목 어그리게이션을 불러올 때 리딩이 지연되는 현상 등 여러 문제들이 잔존하고 있어 이같은 문제들이 개선되지 않고 보고율 기준이 상향된다면 큰 혼란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방문한 유통업체 물류센터에서는 의약품 출고를 위한 분류 작업이 한창이었다. 작업자마다 카트에 설치된 리더기를 이용해 바코드 및 RFID를 리딩해 일련번호 등의 정보를 확인하고 출하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일부 제품들은 잘 읽히지 않아 작업이 정체되는 상황이 반복됐다.

물류센터 한 직원은 “의약품 포장지 색이 검거나 잘 보이지 않는 부분에 바코드가 부착돼 있으면 리더기가 잘 읽지 못 한다”며 “이럴 경우 수작업을 해야 해 작업효율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실제 출고 작업시간이 일련번호 보고 시행 전보다 2배 이상 늘었다며 토요일 배송을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또한 동일품목이 1,000개 이상 담긴 대포장에 부착된 어그리게이션(묶음번호)의 경우 정보 과부하로 리딩 시간이 30분 이상 걸리거나 시스템이 다운되기도 하는 등 시스템마다 다를 수 있지만 어그리게이션에 많은 수량의 제품이 포함되면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고 현장 직원들은 덧붙였다.

현장 관계자는 “그동안 준비를 많이 해온 덕분에 어느 정도 작업이 숙련 단계에 돌입했다”면서도 “보건당국이 바코드 부착 위치 등 표준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바코드-RFID 이원화 체제를 일원화한다면 작업은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방문한 업체는 비교적 규모가 큰 중견업체. 관련업계에서는 투자여력이 없는 중소업체의 경우 시스템 구축이 쉽지 않아 제도를 따라가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부 비효율적 관행들도 제도정착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대형병원이 재고관리 부담을 덜기 위해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는 선납 문제는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히고 있다.

또한 법인과 법인, 법인과 지점 간 이뤄지는 물류 부분의 일련번호 보고 문제를 풀기 위해선 제약사들이 배송처별로 일련번호 정보를 분할해 공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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