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창고형 약국 등 자본 앞세운 의료 상업화 '전면전'
'닥터나우 방지법' 당위성 강조…"플랫폼 독점, 보건의료 질서 훼손"
11월 27일 '1인 1개소법' 전면 시행…특사경 상설화로 '유디치과 사태' 차단
외부 자본 유입된 '창고형 약국' 정조준…"불법 사무장 병원과 다를 바 없어"
입력 2026.09.07 06:00 수정 2026.09.0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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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순헌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보건복지부가 보건의료 생태계를 위협하는 벤처 플랫폼의 상업화와 거대 외부 자본의 시장 침투를 향해 전례 없이 강경한 경고장을 날렸다. '혁신'이라는 명분 아래 밀려드는 자본이 국민 생명과 직결된 의료 시스템을 영리화하는 것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최근 곽순헌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국장)은 전문기자협의회 간담회를 열고, 국회를 통과한 이른바 '닥터나우 방지법(약사법 개정안)'과 오는 27일 시행되는 '약사 1인 1개소법', 대형 창고형 약국의 자본 종속 문제에 대해 정부의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곽 국장은 비대면 진료 플랫폼의 약국 교차 운영 등을 금지하는 '닥터나우 방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겪은 당혹감을 먼저 털어놨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과도한 규제라며 반대 토론을 주도해 다수의 기권·반대표가 나온 상황을 두고 "공무원 생활 내내 산업계가 주도하는 이 같은 상업화 드라이브와 힘겹게 싸워왔다"며 "국민 생명을 다루는 보건의료 분야의 특수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국회와 사회적 인식에 대해 매우 안타까웠다"고 토로했다.

플랫폼 규제의 당위성에 대해 선을 명확히 그었다. 

곽 국장은 "보건의료 플랫폼을 일반적인 모빌리티 혁신 사례인 '타다'와 동일 선상에 두고 비교해서는 절대 안 된다"며 "의료와 의약품은 국민의 건강 및 생명과 직결되는 매우 특수한 영역인 만큼, 벤처 기업의 영리를 극대화하기 위한 상업적 수익 구조를 무분별하게 끌어들이는 것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접근"이라고 지적했다.

플랫폼 업체가 막대한 외부 투자를 유치한 뒤 벌이는 영업 행태도 강하게 비판했다. 투자자에게 수익을 돌려줘야 한다는 실적 압박에 시달리면서, 특정 도매상 약품을 밀어 팔거나 제휴 약국에만 재고를 독점 노출하는 등 의료 전달 체계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곽 국장은 "개별 위반 사례를 하나하나 적발하는 것은 행정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워 사업 모델 자체를 원천적으로 규제하는 사후 입법이 반드시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약국 재고 확인 서비스 역시 특정 플랫폼의 영리 사업이 아닌 정부 차원의 공공 시스템 구축으로 해결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오는 11월 27일부터 시행되는 '약사 1인 1개소법'에 대한 철저한 단속 의지도 밝혔다. 

한 명의 약사가 타인 명의를 빌려 여러 약국을 운영하는 것을 원천 금지하는 이 법은, 거대 자본이 다수 의료기관을 장악했던 '유디치과 사태'의 약국판 붕괴를 막기 위한 조치다. 기존 법망의 허점을 '개설하거나 운영할 수 없다'는 문구로 완전히 메웠다.

곽 국장은 소급 입법 논란에 대해 "법 시행일 전날인 11월 26일까지는 여러 약국을 운영하더라도 처벌할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법이 시행되는 11월 27일 0시를 기점으로는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어 즉각적인 단속과 형사 처벌 대상이 된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현장 마찰을 줄이기 위해 지자체에 사전 안내 공문을 시달했으며, 27일부터는 건강보험공단의 데이터마이닝 기법을 동원하고 복지부 본부에 12명 안팎의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전담 부서를 상설화해 '면대약국(면허대여 약국)'을 발본색원할 계획이다.

최근 매장 규모를 비정상적으로 키운 대형 창고형 약국에 거대 외부 자본이 유입되는 현상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곽 국장은 "실제로 길을 걷다 '대형 창고형 약국 입점 예정, 근무할 약사 모집'이라는 커다란 현수막을 직접 목격했다"며 "약사 개인이 감당하기 힘든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 이면에는 이른바 '전주'가 따로 존재할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약국 전체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전주에게 떼어주는 전대 계약의 위험성을 과거 불법 사무장 병원에 빗대어 경고했다. 과거 비의료인 상담실장이 의사 원장에게 실적을 닦달하거나, 단기 수익을 위해 마취된 노인 환자의 치아를 무리하게 발치하다 벌어진 참사와 본질적으로 같다는 것이다. 창고형 약국에 외부 자본이 들어오면 약사들 역시 실적에 쫓겨 환자에게 불필요한 약을 끼워 팔거나 과도한 구매를 유도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복지부는 자본의 무분별한 개입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펼친다. 이미 일부 창고형 약국이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고 있으며, 향후 합동 조사반과 특사경을 통해 자금 흐름을 정밀 추적할 방침이다. 특히 최근 통과된 남인순 의원 발의 약사법 개정안을 바탕으로, 법 공포 3개월 뒤 시행령 등 하위 법령을 세밀하게 제정해 의약품 과다 소비를 부추기는 마케팅 행위를 원천 봉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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