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 경상환자 치료, '보험사 셀프심사'에 맡겨도 되나
한의협 "의료인의 판단 대신 보험사 임의 판단은 진료권 침해"
"8주 초과 치료 시 지급보증 중단 권한은 명백한 셀프심사"…입법 즉각 철회 촉구
입력 2025.06.26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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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 개정안을 둘러싸고 환자의 치료권 침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픽사베이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는 국토교통부가 입법예고한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과 관련해 “보험사의 셀프심사로 환자의 진료권을 침해하는 내용으로, 즉각적인 폐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상해등급 12~14급에 해당하는 경상 교통사고 환자가 8주를 초과해 치료를 받을 경우, 치료 개시 후 7주 이내에 상해의 정도 및 치료 경과 자료를 보험사에 제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보험사가 지급보증 중단 여부를 자체적으로 심사하고 결정하는 방식이다.

한의협은 이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부정수급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보험사의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한 졸속 행정이며, 환자의 치료받을 권리를 제한하는 반의료적 개정안”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지급보증 여부를 보험사가 단독 판단하도록 하는 점에 대해 “명백한 ‘셀프심사’”라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교통사고 경상환자의 90%가 8주 이내에 치료를 종결한다’는 근거를 제시했지만, 한의협은 이에 대해 “통계 수치로 적정 치료기간을 단정할 수 없다”며 “사고 이전 상태로 회복됐는지 여부가 불분명한 데다, 개인별 건강 상태나 사고 경과에 따라 회복 속도는 천차만별”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국토부가 “진료비 심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수행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한의협은 “심평원이 하는 것은 이미 지급된 진료비에 대한 사후 심사이며, 실제로 치료 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권한은 보험사에 있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치료 경과 자료 제출 이후 보험사가 지급보증 중단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는 점이며, 이 결정이 내려질 경우 진료비 청구 자체가 불가능해져 실질적인 치료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개정안이 피해자 측 보험사가 아닌, 가해자 측 보험사에 판단권을 부여한다는 점에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치료의 지속 여부를 결정할 당사자가 비용 절감을 우선시하는 보험사라는 점은 심각한 이해충돌이라는 지적이다.

한의협은 “환자의 치료는 의료인의 전문적인 진단과 판단에 따라 이뤄져야 하며, 이를 보험사가 대신 결정하는 것은 명백한 진료권 침해”라며 “국토부는 의료계와 시민사회, 환자단체 등과의 사전 논의도 없이 졸속 추진한 이번 개정안을 즉시 철회하고, 공청회와 토론회를 통한 사회적 합의 절차를 선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자동차보험 부정수급 방지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이는 의료인의 전문성을 훼손하지 않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며, 진료권 보장을 우선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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