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춘숙 의원 "한국공공조직은행 불법인사·비리 온상"
기증지원국장 장기밀매 전과자…국고보조 10년간 415억 해명 안돼
입력 2017.10.31 00:37 수정 2017.11.0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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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월 출범한 '한국공공조직은행'이 비정상적 업무행태와 불법행위가 도를 넘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지적됐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31일 보건복지부 및 한국공공조직은행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한국공공조직은행(이하 공공조직은행)은 '인체조직안전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조직기증지원기관으로 지정되면서 올 3월 설립허가를 마쳤다.

이 조직은 '한국인체조직기증원(2010년 설립, 이하 기증원)'이라는 공공기관과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2008년 설립, 이하 기증지원본부)'라는 홍보전문기관이 통합돼 새롭게 출범해 '사후 시신이 기증되면 적합한 환자에게 기증될 수 있도록 채취와 분배를 담당하는 대표 기관'으로 복지부 담당 국장이 당연직 이사로 참여하고 있는 등 정부의 기타공공기관으로 등록절차를 밟고 있다. 

정 의원에 따르면, 공공조직은행에는 전신 조직인 '기증원'과 '기증지원본부'가 있고 해당 직원들은 대부분 고용승계돼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기증원'에서 일하고 있던 전직 간호사 출신 신모씨는 2006년 '장기밀매'로 수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유죄 확정돼 징역1년 집행유예 2년 판결을 받았던 전력이 있는 인사로 밝혀졌다. 

현재 신모씨는 공공조직은행에서 기증지원국장을 맡고 있지만, 2010년 9월고용 당시 기증원과 기증지원본부의 인사규정에는 금고 이상의 형이 종료된 후 3년을 경과하지 않으면 직원으로 고용할 수 없다는 조항에 위배된다. 집행유예 이후 2년 6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신씨가 범죄사실을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인체조직 채취, 기증과 분배업무에 신씨를 규정을 위반하며 고용했다는 것.

공공조직은행이 공식적으로 3월에 출범을 했지만, 전신 조직인 기증원에서 상임이사를 맡고 있던 실질적 운영책임자인 전모씨는 공공조직은행에서 직제에도 없는 계약직 단장(성남가공은행 설립추진단장)을 맡아 월 625만원의 고액급여를 받으며 실질적 운영을 하고 있다.
 
전모씨는 과거 기증원 시절 인체조직 채취 등을 담당했던 직원 등을 교육하면서 "도축장의 인부와 너희 다를게 뭐 있어? … 여기에는 간호사, 장례사 구분이 없는 거냐!. 너희는 물건을 생산하는 거야!" 이라며 수차례 직원들에게 교육한 것으로 드러나 인체조직기증의 숭고한 정신을 실천한 고인들을 모독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공기증은행의 한 관계자는 "도축이란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며 "그런말을 들을 때마다 내가 하는 업무가 너무 괴로워지고, 그것 때문에 그만두는 직원들이 정말 많다"며 심경을 전했다.

기증원과 통폐합으로 폐업조치 된 대한인체조직은행에 2억7천5백만원 연구용역계약을 준 사실도 확인됐다. 

기증원은 2011년부터 2017년 2월까지 대한인체조직은행과 2건의 연구용역계약을 맺고 매년 해당 금액을 집행해 왔다. 하지만 대한인체조직은행은 2014년 7월 30일 공식 폐업했지만 2016년 말까지 계속 비용이 지급됐으며, 심지어 연구용역에 대한 결과물은 단 한건도 없었다. 

더구나 연구용역비를 받았지만 중도에 포기한 경우에도 비용에 대한 환수조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공공조직은행은 9월부터 국정감사를 요구하는 여러 의원실의 자료요청이 시작되자 과거 기증원과 기증지원본부의 서버에 보관중인 자료를 무더기로 삭제한 정황도 드러났다.
 
기증원은 2016년 2월부터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운영돼 왔고 기증원의 전신 조직으로 기증원에서 업무를 승계했던 한국인체기증지원재단의 문서도 포함돼 있어 임의로 공공기록물을 훼손한 것은 보조금관리법에 따라 2년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 처벌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서버용량 확보를 위해 삭제했다'는 이유로 일관했다.

정춘숙 의원실은 "기증원과 기증지원본부의 예결산 자료가 수지도 맞지 않는 등 엉터리 자료임을 확인하고 10년간 국고 415억이 집행된 세부내역 등의 자료를 요구했지만, 서버삭제로 일부내용이 없었다"며 "문서와 일부파일로 제출받았지만, 문서마다 다른 결산자료에 대해 해명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013년 1월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 회원명단

공공조직은행의 첫 전신조직인 기증지원본부에서는 2008년 설립당시부터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이사로 재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2013년 1월까지도 정회원 수 3명밖에 등록 안 된 생소한 기관에 인건비까지 지원되는 민간경상보조 기관으로 선정돼국고가 지원되기 시작한 경위에 대해 의혹을 낳고 있다. 

2008년 2억5천만원의 지원으로 시작된 해당기관은 2009년 10억, 2010년 35억으로 증액된다.  

김기춘 이사는 박근혜정부의 비서실장으로 임용되기 직전인 2013년 8월까지 이사로 등록되어 있었고, 우연잖게도 김기춘 비서실장이 청와대에 들어간 후인 2013년 이후부터 기증원과 기증지원본부의 국고지원이 57억원이 지원되는 등 매년 50억이 넘는 지원금을 받아왔다.

정 의원은 기존 조직이었던 기증원에 복지부에서 생명윤리 관련 업무를 직접 담당했던 퇴직공무원들이 인사규정을 위반해 가며 취업특혜를 누려 감사에 적발되거나, 뇌물수뢰혐의로 재판중이던 전직 복지부 국장과 자문계약을 맺어 월 250만원의 고액의 자문료를 지급했던 사실도 확인했다. 

설모 전 복지부 공공의료과장은 60세 정년에 맞춰 2017년 말 당연퇴직 대상자임에도 2021년까지 전략기획실장으로 정규직 고용계약을 하는 등의 문제가 적발돼 감사지적을 받았다.

또 한나라당 전문위원을 지낸 이모 전 복지부 의료정책관에게는 월 250만원의 자문계약을 맺어 고액을 지급했지만, 계약서류와 근무내역이 허위로 작성된 것은 아닌지에 대한 위조 의혹을 받고 있다.

정춘숙 의원은 "직원 채용에 예산집행까지 비리와 의혹투성이인 기관이 그동안 감시의 사각지대에서 국민혈세를 낭비해 왔다는 사실이 경악스럽다"며 "감사원감사는 물론 검찰 수사까지 비리의 근본부터 밝혀내 문제를 뿌리 뽑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누가 자신이나 가족의 신체를 생명을 구하는 일에 쓰이도록 기증하는 숭고한 일에 동참할 수 있겠나"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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