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계, 비판을 위한 비판 유감"
4일 보건경제학회 학술대회… 정부 '강경' 입장 재확인
입력 2008.06.04 18:24 수정 2008.06.05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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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등재약 목록정비 시범평가를 둘러싼 논란에 대한 정부의 강경한 입장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한국보건경제정책학회가 4일 '의약품 경제성 평가제도의 시행 경험과 향후 과제'를 주제로 가진 학술대회에서 최근 논란의 핵심인 기등재약 목록정비 시범평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지난 달 한국보건의료기술평가학회 학술대회가 가열된 분위기로 진행된 것에 비해 이날 학술대회는 정부측 실무자들의 확고한 입장을 확인하는 자리로 마무리됐다.

좌장을 맡았던 한양대 경제학부 사공진 교수는 "학술대회의 본래의 취지와는 맞지 않는 주제"라는 발언을 했고 정부측 실무자는 제약업계 관계자의 질문에 서면질의를 한 내용이라는 점을 들어 답변하지 않는 등 제약업계와의 논란거리를 만들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기등재 목록정비 '강경'… "제약 수용의 자세 갖길"

학술대회에서 '기등재 목록 정비와 경제성 평가의 활용'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심평원 약가재평가부 유미영 부장은 "2가지 성분에 대한 시범평가였지만 논란이 많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시범사업을 진행하면서 제약사 설명회, 학회 의견제출, 자문단 의견수렴 등을 통해 충분한 논의를 거쳤지만 어느 누구도 100%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내기는 힘들다"며 "제약업계에서 수용할 수 있는 마음자세를 가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유 부장은 "정부, 학회, 제약사가 함께 평가를 진행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부분"이라며 "재평가가 이뤄지게 되면 간담회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 양준호 보험약제과 서기관은 논란이 되고 있는 투명성 문제에 대해 "제약업계가 원하는 데로 받게 되지 않으면 투명성 문제를 제기한다"며 "투명성이라는 본래의 의미가 변질되는 것 같아 서로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양 서기관은 "중간 과정에서 제약계에 공개가 되지 않는다고 해서 미리 비판부터 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비판을 위한 비판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의약품정책연구소 박혜경 실장은 "연구개발비에 투자하는 곳이 10%가 안되는 상황에서 연구개발비를 구실로 약가인하에 대한 비판을 하는 제약계의 입장은 합당하지 못한 것"이라며 "현재는 보험료를 털어서 리베이트를 주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품목별 평가도 고려해야"

반면 기등재 목록정비 시범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이나 결과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도 들렸다. 

의약품정책연구소 박혜경 실장은 "경제성 평가의 의미는 인정해야 하지만 합의되는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나올 수 있다"고 전제한 뒤 "정부에서 충분히 공개하고 합의했다고 했지만 제약회사의 입장에서 강도가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자료에 대한 공개가 없었던 것이 제약사로 하여금 의구심이 들도록 했다"며 "단계마다 자료 등을 미리 공개해 의구심을 없애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평가 결과는 성분별 효과가 동일하다는 것이 전제가 됐는데 이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며 "원활한 평가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품목별 평가도 고려해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경제성 평가 대상이 되는 품목에 대해 생동성 검사를 진행해야 오리지널과 제네릭의 효과 차이에 대한 의구심을 떨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약품 정원태 개발상무은 "유용성이 다른 약제를 일괄적으로 적용한 것은 잘못됐다"며 "스타틴도 스타틴마다 약제학적 특징이 다른 것을 일괄적으로 평가해버리면 목록정비가 아닌 약가인하를 위한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동일한 약제가 2개 이상의 적응증을 갖고 있는 부분에 대해 주 적응증으로 기등재 목록정비 평가를 진행해 여러 번 경제성 평가를 받는 결과를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건강세상네트워크 조경애 대표는 "연구결과와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의 결과가 달랐다"며 "이로 인해 성분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기도 하고 결과에 대한 신뢰성도 떨어졌다"고 전했다.

조 대표는 또 "약제급여평가위의 기능과 구성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며 "각각의 소위를 구성해 전문성을 살리고 시민단체나 소비자 단체의 입장을 반영할 수 있는 통로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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