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공급식 물류센타 이해안가”
실시전에 각론부터 면밀 검토를
얼마전 약대학생 한명이 연락을 해왔다. `물류'에 대해서 알아보고 싶은데 필요한 자료를 제공해 줄 수 없는지 부탁을 해왔다.
물론 약업신문을 통해서 물류조합에 관한 얘기를 간혹 보아왔던 터라 전혀 생소한 말은 아니었지만 이 학생을 말을 듣고 한국에서 얘기하는 물류가 과연 무엇인가를 알아보았다.
`물류'는 drug distribution이라고 한다. 의약품을 잘 배달하기 위해서 조합을 만들고 힘을 합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마 이는 굉장히 중요한 새로운 아이디어인가 보다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후 물류조합에 관한 세부계획에 미국의 의약품도매상인 Cardinal, Bergen-Brunswick, Bindley-Western, McKesson…등이 예로 포함된 것을 보고는 소위 이 `물류'에 대한 의문은 더욱 깊어져 갔다.
도매상이 그들의 거래선인 약국이나 병원에 물건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또 빨리 배달하여야겠다는 것이 `물류조합'을 만드는 이유라면 이것 또한 각론(各論)을 도외시한 한국적인 사고방식이 아닌지?
Cardinal 등은 미국의 큰 의약품 도매상이다. 이들이 의약품을 매일 매일 배달하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
필자가 일하는 Long Island는 뉴욕의 교외이다. 중국사람들이 이 섬을 장도(長島)라고 하듯 길이가 대단히 긴 섬이다.
한끝에서 다른 한끝까지의 길이가 100마일을 넘는다. 이 섬에는 300만이 넘는 인구가 살고 있다.
이 섬에 있는 많은 병원과 약국은 Cardinal, McKesson, 또는 Bergen-Brunswick 등의 도매상에서 매일 매일 약품을 배달받고 있다.
그렇다고 이들 도매상이 모두 Long Island에 있는 것은 아니다. Cardinal은 Boston의 교외에 Long Island 지역을 담당하는 지점이 있다. 거리로 치면 서울에서 부산까지와 비슷한 거리가 될 것이다. 이렇게 먼 곳에서 매일 의약품의 배달을 받는다.
의약품의 주문은 Computer로 매일 오후 8시까지 받는다. 사람이 일일이 불러주는 것이 아니고 Computer에 집어 넣어서 마감전에 보내기만 하면 된다.
이 Computer는 주문이 일정금액 이상이 되면 도매상이 제공한다.
이 Computer로는 주문한 물건이 그들에게 있는지 없는지는 물론 가격, 포장단위 같은 것을 주문하면서 다 알 수 있고 물건이 없을 경우는 이것이 제조업자 때문인지 또는 갑자기 주문이 많이 들어와서인지까지 알 수 있다.
그 다음날 아침 10시 전후에 약국이나 병원에서는 전날 주문한 물건을 배달받을 수 있고 따라서 환자들에게 조제해 주든지 팔 수가 있다.
그러니까 도매상들은 저녁 늦게 예를 들면 8시가 9시까지 주문을 받고 밤새 물건을 포장하고 또 이를 트럭에 실어 보내는 것이다.
의약품 도매상들이 다 이렇게 크고 또 Computer로 주문을 받는 것은 아니다. 조그만 도매상들도 있다. 이들은 저녁에 주문을 받아서 이른 아침에 또는 오전에 주문을 받아서 오후에 배달하는 등으로 큰 도매상들의 틈새를 비집고 장사를 한다.
한국에서 이 물류조합에 참여하는 100개가 넘는 도매상이 1만개, 또는 2만개도 넘을 약국이나 병원에 물건을 갖다주기 위해서 한군데에 distribution center 또는 terminal을 만들면 `물류'가 해결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은 어떻게 나온 것인지 잘 이해가 안간다.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100개가 넘는 도매상이 각각 500개 또는 1,000개의 거래선이 있다면 이 물류조합은 5만이나 10만의 거래처에 매일 배달을 해야 할 터인데 이것이 과연 가능한 일인지 궁금한 일이기도 하다.
또 이를 위해서 100억이 넘는 돈이 든다고 하는데 어떤 획기적인 방법이 있는지는 모르나 시작하기 전에 그 `각론'을 잘 생각해 봐야만 할 것 같다.
〈前 뉴욕한인약사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