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물 의약품 처방에 대한 소개
(A) “I need a pharmacist NOW!” 다급한 목소리가 필자가 받은 전화기에서 터져 나왔다.
(B) “Go ahead, I am the pharmacist, what can I help?”
(A) “We have a patient here dying out of heart attack and we need Nifedipine(니페디핀) 10 mg right away, we will send our staff to pick up!”
(B) “Okay, who is your patient? I need patient info…!
(A) “It is an exotic bird, we are calling from Exotic Animal Clinic at 52nd Street!”
필자는 병원 근무외에 한 달에 몇 일은 집근처 체인 약국에서 파트 타임 약사로 근무한다. 부수입도 생기고 또 일반 의약품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고 필자 병원 비처방약들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체인 약국 주위에는 다수의 애완동물 병원들이 있어서 개, 고양이, 말을 비롯한 다양한 애완동물 환자들의 처방전을 접하게 된다.
처방전 양식은 동일하기에 동물 이름, 주인의 성(Surname), 생년 월일과 주소 그리고 처방 날짜가 적혀 있다.
개나 고양이만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병원이 있는가 하면 열대어, 열대조, 파충류같은 이국적 동물(exotic animals)이나 박쥐, 개구리, 설치류 같은 야생동물(wild animals)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병원, 그리고 24 시간 운용되는 응급 동물 환자만 치료하는 응급실(Animal Emergency Hospital)이 있다. 응급 상황은 쥐약, 두더지 퇴치약 같은 독약을 삼킨 경우, 차에 치이거나 심각한 외상을 입은 경우이다.
필자가 거주하는 인디애나 주 약사법에 의하면, 개/고양이에 붙는 벼룩, 기생충 약 정도는 직접 수의사에게 구입할 수 있지만 그외 처방약은 수의사가 발행한 처방전을 가지고 약국에서 구입하도록 되어 있다.
메디칼 닥터(MD)들과 같이 수의사(DVM)도 약사법규에 엄연히 처방자로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수의사는 일반약 처방 면허는 물론 마약성/중독성/향정신성 약물을 처방할 경우에는 소위 Controlled Substances Act (CSA) 에 의거하여DEA (미 마약 관리국) 에서 발행하는 처방 면허를 따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사람이 먹느냐 동물이 먹느냐… 약을 복용하는 종(Species)만 다를뿐 처방약에 관한 행정 절차와 규제는 동일한데 그 이유는 필자의 약국에서 애완동물들에게 자주 처방되는 약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Alprazolam
Fluoxetine
Zonisamide
Levetiracetam
Fentanyl
Furosemide
Cyclosporine
Methimazole
Carprofen
Levothyroxine
Enrofloxacin
Pimobendan
Trilostane
인슐린
Firocoxib
Phenobarbital
Spironolactone
Gabapentin
Tramadol
Atenolol
비록 치료 용량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사람에게 쓰이는 약과 동일하거나 화학 구조가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이 상당수이다. 특히 항 간질, 향정신성 약품, 마약성 진통약은 인간에게 쓰이는 약과 동일하기에, 수의사 처방전이 약사회와 DEA관리 감독을 받아야되는 이유를 독자들은 어렵지 않게 이해할 것이다.
2 년전 일로 기억된다. 인디애나 주 검찰에서 필자에게 증인으로 나오라는 소환장이 날아 왔다. 필자의 약국에서 애완견에게 사용할 Fentanyl 패치(Patch)를 받아간 개 주인을 고소하려는데 필자가 증인으로 채택되었다는 것이다.
이놈의 개 주인이 수의사가 발행한 Fentanyl 패치 #1 을 고쳐서 #10 으로 바꾼후 필자에게서 패치10장을 받아간 것이다.Fentanyl 은 이곳 미국에서는 모르핀, 코데인과 같이 Class II 로 분류되는 마약성 진통약으로 처방전을 위조하거나 처방 내역을 날조할 경우 연방정부 법에 저촉(Federal Crime) 되는 심각한 범죄 행위이다.
경력이 많은 동료 약사가 처방전이 미심쩍어 수의사에게 확인 한후 바로 경찰에 신고하여 개주인이 덜미가 잡힌 것이다. 개주인은 자기가 사용할 목적으로 수의사의 처방전을 위조하였던 것이다.
애완동물 주인들이 약사에게 자주 물어 보는 질문을 나열해 보면, (1) 천둥 번개, 큰 소음에 놀라는 개나 고양이을 진정시키는 일반약 추천 (2) 나이든 노견들의 관절에 좋은 건강 식품 추천 (3) 개벼룩에 효과 있는 일반약 추천 (4) 사람이 복용하는 처방약을 삼킨경우 부작용과 독성에 대한 질문 (5) 아스피린이나 타이레놀을 먹여도 안전한가? (6) 행동장애(excessive barking, chewing)에 좋은 일반약 추천 등이다.
치료약 용량, 부작용, 일반약 추천 등 Animal Health Care 에 관한 관심과 교육이 약사들에게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의 약학 대학은 아직까지는 전공 필수로 동물약을 가르치는 교과 과정이 없다.
학교에 따라 전공 선택으로 접할 수 있는 과정에는 Veterinary Pathophysiology (동물 병태학),Veterinary Pharmacotherapy (약물치료학), Veterinary compounding (컴파운딩) 정도이다. 따라서 동물약을 다루는 대다수 약사(veterinary pharmacist)들은 취직한 직장의 현장 교육을 통해 전문 지식을 습득하거나 , 약사를 위한 Veterinary Drug 에 관한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과 수의과 관련 책자를 통해서 배우는 실정이다.
참고로, The American College of Veterinary Pharmacy 또는 The American College of Veterinary Pharmacists 웹싸이트를 가면 동물약에 대한 정보와 교육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다. Plumb’s Veterinary Drug Handbook (저자: Donald Plumb) 이나 웹싸이트 www.PlumbsVeterinaryDrugs.com 은 동물 처방약에 대한 용량, 부작용, 작용 기전등을 수록하여 애완동물 약전으로 약사들에게 널리 사용되고 있다.
2007년도 약업 신문 지면을 통해서, 어느 동물원에서 눈병에 걸린 고릴라와 300 마리 펭귄들의 안약을 조제(compounding)한 Veterinary Compounding Pharmacist 의 대박 성공기를 소개한 적이 있다. 물론 동물원 수의사가 처방을 한 것이다 (300 마리의 펭귄 이름을 처방전에 일일히 썼는지는 확실치 않다).
이제는 한국 약사의 조제와 복약 지도는 애완 동물약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사람에게 사용되는 약이 동물들에게도 사용될 경우 결국 만일에 하나라도 오용.남용이 될 경우 결국 우리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앞서 심장 마비로 죽어가는 열대조(exotic bird) 생사가 궁금한 독자을 위해, 한 30 여분이 흐른 뒤 동물 병원에서 다시 걸려온 전화 내용을 공개한다.
“Hello… 52nd Exotic Animal Clinic here… we won’t pick it up, please cancel the order…”
“Why not?”
“She passed away…. (운명하셨습니다)”
<필자 약력> 임 성락 약사
-성균관 약대 졸업-버틀러 약대 졸업-퍼듀 약대 대학원 졸업-월그린 약국 근무-미 일라이 릴리 제약 근무-현, 인디애나 의대 부속 병원 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