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자 약업신문에 흥미있는 사진 하나가 실렸다. `병원 처방없이 조제할 수 있는 약국'이라는 플래카드. 경기도와 서울 접경지역에 세워진 어느 약국의 광고다. 들리는 얘기로는 병원 처방없는 조제가 가능한 지역에 약국을 개설하고 영업을 하려고 준비하다가 그만두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플래카드는 어떤 불법적인 것을 선전하는 것이 아니다. 현 약사법에 의해서 의료기관이 1.5km 이내에 없을 때에는 처방없이도 조제할 수 있다는 조항에 따른 것이다. 의약분업 예외지역인 것이다. 이런 예외지역이 전국에는 600개가 넘는다고 들린다. 1.5km이면 자동차로 2∼3분 거리, 걸어가도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는 거리인데 왜 이런 예외조항이 필요한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예외가 분업의 취지를 훼손시키지 않는지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이다.
현재 국회에서 다루고 있는 약사법 심의에서도 예외조항이 문제가 되고 있다.
예를 들면 `3세 이하와 65세 이상'. 왜 이들 환자가 예외가 돼야 하는지 이해하기가 무척 어렵다. 어린아이와 어르신들에게 불편을 덜 주기 위해서 그런 것 같으나, 이들은 혼자 병원에 가는 것이 아니라 부모나 보호자가 병원에 데리고 가는 경우인데 왜 예외조항을 둬야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
만약에 이런 규정이 통과될 경우 소아과는 3세 이하를 위해서 여러 가지 약품을 갖춤으로써 분업이전과 다름없는 사실상의 분업예외지역이 될 것이다.
일반의원이나 내과 같은 곳에서도 65세 이상의 환자를 위해서 의약품을 비치해야 할 것이다.
사회봉사활동의 경우도 생각해야 할 점이 많다. 의료봉사·무료투약을 하는 사회봉사라고 하지만 처방약을 꼭 투여할 정도의 심각한 경우는 의료기관이 담당해야 하는 것으로, 임시변통정도의 시설을 가진 사회봉사기관이 다루는 것은 아니다.
만일 처방약이 꼭 필요한 사회봉사기관이라면 꽤 전문적인 시설을 갖춘 곳이고 자체내에 약국을 갖춘 곳이 아니겠는가?
이밖에도 현행 약사법은 상당히 많은 예외를 규정해 놓고 있다. 예를 들면 응급환자, 정신병원에 수용된 정신질환자, 상이등급 1∼3등급의 국가유공자, 고도장애인, 파킨슨병환자, 장기이식환자 등등이다.
이런 환자들은 의사의 처방과 약사의 검토를 거쳐 적정한 약물요법을 받음으로써 의약분업의 혜택을 많이 받을 수 있는데 어찌하여 이것이 예외가 돼야 하는지 설득력이 부족하다.
응급환자도 의사의 지시하에 투약 등의 처치를 하는 것이며, 병원에 수용된 정신질환자나 고도장애인도 마찬가지다.
예외가 분업의 본질을 훼손하는 일은 없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