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은 질병의 예방·진단 및 치료의 주요한 수단으로서 건강한
삶을 영위하고 생명을 연장시키는 등 삶의 질 향상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 의약품에는 부작용의 위험요인 또한 항상 잠재되어 있으므로 의약품을 취급할 때에는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더욱이 오늘날 생활수준의 향상과 인구의 고령화로 의약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개방화 국제화 추세에 따라 국가간 의약품 교역이 활발해지면서
의약품 안전관리에 대한 중요성은 한층 더 부각되고 있다. 이와 함께
나날이 발전하는 과학기술의 혁신으로 유전자재조합제품이나 세포배양
의약품과 같은 생명공학제품의 개발이 활성화됨에 따라 신제품에 대한
안전성 평가관리대책도 마련되어야 한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의약품
안전관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국내외 제반 환경변화 요인을
분석하고, 이에 적극 대비하기 위한 우리나라 의약품 안전관리제도의
변화 전망과 주요 내용을 제시하고자 한다. 나아가 이러한 제반변화가
국내 제약기업에 미치는 파급영향을 예측하고자 한다.
1. 의약품 안전관리제도의 개념과 역사적 변천과정
가. 의약품 안전관리의 개념과 구성요소
의약품 안전관리란 의약품이 인체에 투여되었을 때 사전에 예측하지
못했던 부작용 없이 본래 의도했던 효능 효과가 제대로 발현될 수 있
도록 하는 총체적인 관리를 의미한다. 통상 의약품의 안전관리는 품질
(Quality) 및 안전성(Safety), 유효성(Efficacy)의 세 가지 개념으로 세
분화된다.
안전관리의 한 요소로서 품질(Quality)이란 기준에의 적합성을 의미
하는 것으로 특히 의약품 품질은 균일성(Uniformity), 안정성
(Stability), 규격(Specification)에의 적합성 등으로 대표된다. 사실상 품
질관리는 대부분 제조 생산 및 유통과정에 대한 관리로서 해당 의약품
이 최종 소비자인 환자에게 투약되기까지 의약품의 주요 성분이 기준
치 이상으로 확보 및 보존되도록 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들이다. 예컨
대 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GMP: Good Manufacturing Practice)이나
유통의약품에 대한 수거 검정 등은 의약품의 품질을 확보하기 위한 관
리제도로 분류될 수 있다.
이와는 달리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은 대체로 개발과정에서 집중
검토되는 사항으로 의약품이 인체에 심각한 독성을 나타내지 않으면서
동시에 의도했던 효능 효과를 발현하는지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의미
한다. 현행「의약품 등의 안전성 유효성 심사에 관한 규정」에 의거하면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주로 독성에 대한 자료로서, 급성 아급성 만성
독성, 생식독성, 유전독성, 면역독성, 국소독성, 발암성 및 의존성
시험자료 등을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유효성과 관련하여 동규정
에서는 효력시험이나 흡수 분포 대사 및 배설 시험자료, 임상시험 성적서
등을 제출자료로 규정하여 의약품의 효능 효과 등 약리작용을 검토한다.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평가는 과학기술의 발달 수준에
따라 지속적으로 검토되어야 하므로, 최근에는 시판후 의약품 사용단계에
대하여 사후관리 측면에서 부작용 보고나 약효재평가 등을 통해 안전
성과 유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나. 의약품 안전관리의 역사적 변천과정
우리나라에서 1953년 약사법이 처음 제정되었을 당시에는 의약품의
품질과 순도 등이 안전관리의 유일한 관리사항이었다. 그런데 1965년에
이르러 부정마약 메사돈 사건과 불량 항생제 사건이 일어남으로써,
당시 보건부 당국에서는 제약기업에 대한 일대 정비작업에 나서고
약사감시 체제를 대폭 강화하였다. 그후 국내 제약산업이 정비되어 가는
70년대 초, 우리나라는 WHO로부터 GMP제도 실시를 권고 받음으로써
1977년 3월에는 [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을 제정, 보건사회부 예규
제373호로 공포하였다. 이와 같이 1960∼70년대에는 품질관리(quality)에
중점을 두고 유통의약품을 수거검정 관리하고 약국 및 제조업소의
시설기준을 강화하였다. 당시 의약품 안전관리의 방향이 품질관리
(quality) 중심으로 설정된 것은 우리나라에서 통용되는 의약품이
대부분 외국에서 개발되어, 우리나라 보다 더욱 엄격한 안전관리과정을
통하여 안전성(safety)과 유효성(efficacy)이 검증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중 '80년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선진국의 기술보호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외국제품의 도입이 어렵게 되었으며, 국내에도 신약개발
필요성이 강조되었다. 또한 한편으로는 외국에서 개발된 의약품일지라도
우리나라 국민의 신체적 특성을 고려하여 약용량 설정 등 기존 연구
결과에 대한 재평가과 보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었다. 이에
따라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한 [의약품 안전성시험
관리기준(GLP: Good Laboratory Practice)]과 [임상시험관리기준
(GCP: Good Clinical Practice)]이 각각 86년, 87년에 제정되었다.
1990년대에는 다시 의약품의 사후관리(PMS: Post Marketing
Surveillance)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재심사제도가 도입되었다. 안전성·
유효성 심사를 위하여 제시된 자료는 - 특히 임상시험자료 - 가장
이상적으로 설정된 실험실적인 조건에서 적은 시험 대상자를 통하여
작성된 자료이므로 실제 복잡·다양한 임상현실을 반영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따라서 요즘에는 의약품이 시판된 이후 진료과정이라는
보편적 조건하에서 나타나는 각종 임상 약리적 특성을 지속적으로
조사 분석하여 의약품 사용법을 구체화하고 임상적 가이드라인 작성에
활용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의약품의 시판 이후단계에서의 검토 내용은
통상 효과성(effectiveness)이라고 명명되고 있으며, 유효성의 개념과는
구분되고 있다. 이상을 정리해볼 때 우리나라의 의약품 안전관리정책은
품질관리에서 안전성·유효성 관리정책으로, 나아가 효과성 관리정책
으로 세분화, 포괄화되고 있다.
〈표〉의약품 안전관리제도의 역사적 변천내용
2. 의약품 안전관리에 영향을 미치는 대내외 환경변화
가. 시장개방과 국제화
시장개방과 국제화 추세의 진전으로 세계가 하나의 시장권, 경제권으로
변화함에 따라 과거 외국 상품에 대한 무역장벽은 제거되고 앞으로는
완전한 경쟁체제하에서 자유로운 교역의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의약품 수출입 관련통계에 의하면 1990∼1996년까지 의약품 등의 연평균
수출 증가율은 33%, 수입 증가율은 22.6%로 급속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향후 시장원리의 도입이 강조되고 다양성을 추구
하는 사회 전반적인 변화와 함께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 의약품 등의 국제교역이 활발해지면서 각 나라에서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의약품 제조 및 수입 관련 각종 허가기준과 규격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된 바 있다. 즉 각 국가의 허가관련제도가 비관세
장벽으로 작용하여 자유로운 상거래의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근래에 들어서는 국가간 서로 상이한 허가제도를 가능한 한
상호 조화(Harmonization)하여 제도차이에 의한 중복적 자료제출 및
심사 등을 최소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예컨대 의약품의 경우에는 미국
일본 유럽 등 3자간에 국제조화회의(International Conference on
Harmanization: ICH)를 개최하여 의약품의 품질, 안전성, 유효성 평가에
대한 조정을 시도하고 있다. 선진국간의 제도 조화에 대한 노력은
향후 다른 나라에도 많은 파급영향을 미쳐 선진국 기준에 부합되지
않으면 세계시장에서 소외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관리기준과 절차 중 일부는 국제규범과 상이하여
WTO체제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한 실정이다.
한편 의약품 등의 수입 증가로 수입품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대함으로써, 검역과 통관, 사후 품질관리 업무 등 안전관리에 대한
행정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특히 원료의약품 및 의료용구의 경우에는
수입 의존도가 높으므로 이에 대한 품질관리 기능의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나. 과학기술의 발달
과학기술 및 산업이 발달함에 따라 유전자 재조합 의약품, 세포배양
의약품 등 첨단 유전공학기술제품과 새로운 고분자 의료용구 등이
개발됨으로써 새로운 안전관리의 영역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생물학적제제나 생명공학 의약품은 일반의약품과 거의
동일한 기준에 의하여 관리되고 있으며 제조관리기준 또한 일반 GMP로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으나, 사실상 이들은 품질관리 및 독성실험 등에서
일반 화학의약품과는 다른 특성을 보이므로 별도의 허가지침이 필요하다.
따라서 앞으로는 정부의 Bio-tech 2000에 의한 생물공학 분야의 집중
적인 지원 등과 함께 안전관리 기반구축이 긴요할 것이다. 의료용구
또한 질병구조의 변화, 의료기술의 발달, 신소재의 개발 등에 따라
그 종류가 다양화 및 첨단화됨으로써 의료용구의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다. 특히 정밀진단장치, 인체조직제품, 장기대체품 등이 개발되고
있으며 전자파 등 새로운 위해요인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규명
등 의료용구 안전관리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
된다.
다. 위해요인의 증가
도시화·공업화가 진전되면서 수질과 토양에 대한 환경오염이 심화되고
농약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잔류 위해물질의 오염 가능성 또한 증대
하고 있다. 따라서 식탁위에 올라가는 일부 식품 뿐 만 아니라 약으로
사용되는 한약재 등에서도 중금속과 농약 등이 나타나고 있으며, 환경
호르몬 등 새로운 위해물질 또한 지속적으로 규명되어 소비자의 불신이
심화되고 있다. 또한 축산물이나 수산물에 사용되는 항생제 등 약제가
인체에 축적되기도 하여 부작용을 초래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이 일상생활 과정에서 위해요인이 증가하고 있는 경향을 고려해 볼때
이의 요인분석 및 대처방안 등 전문적인 관리체계의 정비가 요구된다.
라. 소비자의 소비행태 변화
소비자 주권주의(consumer sovereignty)가 팽배해지면서 소비자들은
알 권리에 대한 주장을 강화하고 있으며, 특히 보건의료부문 지식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고 있다. 과거 안전관리 정보는 전문가의 독점적인
영역으로 인지되었으며 따라서 보건의료부문은 공급자 및 소비자 간
지식과 정보의 비대칭성이 두드러지는 분야 중 하나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실상은 소비자의 정보 요구도에 비하여 충분하고 정확한 정보
및 지식이 제공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오히려 보건의료부문에 대한
소비자 신뢰 저하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더욱이 미래의 사회에서
는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삶의 질에 대한 중요성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
되므로 향후 안전관리 정보에 대한 소비자 욕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소비자의 안전정보 요구 증가는 한편으로 대중광고에 대한 관심도를
증대시키고 있다. 오늘날 대중매체 발달에 따라 소비자들은 대중광고
에 의한 영향을 더욱 크게 받고 있는데, 예컨대 의약품에 대한 허위
과대광고에 현혹되어 소비자는 의약품을 오남용하고 결국 건강에 위해를
가져올 가능성도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의약품에 대한 소비자의 선택
권이 강화되고 자가투약이 증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소비자에
대한 정확한 의약품 정보제공과 교육홍보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될
것이다.
마. 정부의 경영혁신과 규제합리화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하여 최근 정부부문에서는 시장지향적 정책
접근법과 기업적 관리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이는 정보화와 세계화로
특징지워지는 이른 바 국경없는 무한경쟁시대를 맞이하여, 과거와
같은 지시나 통제 메커니즘으로는 경제발전이 더 이상 지속될 수 없기
때문이다. 예컨대 경제개발기에 형성된 정부주도형 제도와 규범들로는
선진경제로의 진입이 불가능하므로 새로운 여건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혁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전통적인 명령
지시적 규제방식을 탈피하고 피규제자인 민간부문과의 파트너십을 구축
하는 일이 향후 개혁의 주된 방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개혁방향에 따라 각 부처에서는 행정관리의 능률성과 효과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즉 시장경제원리 도입과 경쟁
촉진이라는 사회 전반적인 변화에 힘입어 의약품 분야에서도 기업의
활동에 장애가 되는 규제를 완화 내지는 철폐하여 합리화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더욱이 고객 지향적인 서비스 제공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민원인 편의를 위한 one-stop service 및 소비자의 불만
처리 절차를 마련하는 등 소비자 중심의 행정관리체계 구축도 요구
되고 있다.
3. 의약품 안전관리 목표와 추진전략
가. 의약품 안전관리 목표
국내외 환경변화는 의약품 안전관리부문에 직·간접적으로 많은 파
급영향을 미침으로써 안전관리제도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개선 보완
될 것이다. 과거에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의약품 안전관리의 궁극
적인 목표는 소비자에게 안전한 의약품을 제공하는 것으로, 향후 예측
되는 많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의약품 안전관리의 중심에는 소비자가
위치하게 될 것이다. 특히 질병치료에 있어서 복잡 다양한 의약품이
개발·사용됨에 따라 의약품의 부작용을 방지함은 물론, 소비자가
이해하기 쉬운 정보를 제공하여 의약품의 합리적 사용을 도모하는 등
소비자 보호 기능의 강화에 무엇보다도 가장 큰 비중을 둘 계획이다
한편 소비자에 대한 보호 기능과 함께 오늘날 의약품 안전관리에서
고려해야 하는 것은 공급자인 제약산업 발전에 관한 것이다. 제약산업은
기술집약적이고 부가가치가 높은 지식산업으로서 21세기를 이끌어 갈
핵심산업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삶의 질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와
개인의 권리의식에 관한 사회적 중심가치관의 변화가 인구노령화 현상
과 맞물려 제약산업은 막대한 시장잠재력을 보유한 미래 주도형 산업
으로서 부각되고 있다. 이미 선진 각국에서는 제약산업을 전략산업
으로 선정, 기술개발과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따라서 고부가창출을
통해 국가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국민보건의료 수요의 충족 및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제약산업의 육성도 매우 중요하다.
이제까지 정부는 제약산업과 관련하여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
하기 위한 규제자로서의 역할에 치중해 왔으나, 향후 산업의 건전한
육성을 위해서는 그동안 담당해 온 규제업무 내용을 재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더욱이 최근 제품생산 기술의 발달, 제조 및 유통관리 수준의
향상 등으로 인하여 기업의 자가품질관리 능력이 향상됨에 따라 정부는
과거 기초적 안전관리로부터 한걸음 나아가 산업지원 및 발전을 동시에
고려하는 생산적 안전관리체계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소비자에게 안전한 의약품을 공급함은 물론이고 나아가 제약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목표로 의약품 안전관리정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나. 안전관리 추진방향
소비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되 공급자의 건전 발전을 균형적으로
고려한 생산적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하기 위하여 안전관리 추진방향을
다음과 같이 정립 할 계획이다.
첫째, 안전관리제도는 과학적 기준 및 근거에 의거하여 합리적으로
운용되어야 한다(evidence-based system). 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라
신기술 제품이 개발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평가 심사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예컨대 생명공학의 발달로 향후 유전자 재조합, 세포배양의
약품 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현행 완제의약품 GMP기준에는
이들 품목에 대한 별도의 제조관리기준이 없어 안전성 확보가 곤란
하므로 생물학적 제제 및 생명공학의약품에 대한 별도의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 한편 의약품 안전관리는 과학적 근거에 입각하되, 의약품의
특성에 따라 과학적인 융통성(scientific flexibility)을 가지고 안전관리
정도를 다양화하는 등 기준의 세분화를 통하여 합리적인 운용이 이루
어지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컨대 오랫동안 사용해온 한약재나
배합제 등에 대해서는 기존의 안전관리 기준을 경직되게 적용하지
않고 제품의 특성에 따라 적합하고 타당한 기준을 마련 할 계획이다
둘째, 안전관리제도는 국제화되어야 한다(globalization). OECD
가입국의 위상에 걸맞는 안전관리 기반을 구축하고 국제화 시대에
국가간의 원활한 의약품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국제기준과 우리
나라 특성을 조화하여 기준 규격을 선진화해야 한다. 국가간 제도
차이로 인하여 기존 시험결과를 중복적으로 실시하게 되는 경우 국제
사회에서 통상문제로 대두되고 있느니 만큼, 허가제도의 국제화와
GMP제도 등의 상호인증은 더욱 적극적으로 검토하고자 한다.
셋째, 위해도 중심의 효율적·전문적인 안전성 평가체계를 구축하고자
한다(risk oriented efficient system). 의약품의 위해요인이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안전관리를 위한 인적 물적자원은 제한되어 있으므로 위해도
(risk)에 근거하여 효율적 전문적인 안전관리체계를 수립하는 것이 필
요하다. 즉 인체에 영향이 큰 위해물질에 대해서는 시판전 단계에서
부터 안전성 평가체계를 강화하여 자원과 활동에 우선순위를 두는
반면, 안전성에 대한 영향이 미약한 규제는 과감히 폐지하여 안전관리의
합리화 효율화를 도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넷째, 우선순위 설정에 따라 허가 심사기간을 단축 할 계획이다
(priority and speed). 의약품의 안전성·유효성 심사에 있어서 우선
심사제도를 도입하고 암, 에이즈 및 희귀질환 치료의약품 등 기존에
치료약이 없거나 국민의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의약품에 대하여
우선적으로 심사하여 허가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하고 궁극적으로는
환자에게 치료의 기회를 조속히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섯째, 안전관리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한다(information
system). 21세기 고도 정보화 사회에 대비하여 의약품 정보시스템을
구축하여 업무의 효율성과 신뢰성을 향상함으로써 의약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효율적인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즉 의약관련 정보
시스템을 구축하여 의약품 공급자와 사용자간에 의약품 생산 및 사용
정보 교류의 활성화 유도해야 한다. 또한 의약품의 허가신청은 전자
문서로 제출하도록 하여 심사의 효율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여섯째, 안전관리제도를 투명화(transparency)할 계획이다. 국가
경쟁력 강화차원에서 고객 지향적 서비스 제공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민원인의 편의를 위한 one-stop service 및 불만처리 해소절차 마련에
대한 사회적 요구도가 높기 때문에 특히 의약품의 안전관리 규정은
경우에 따라서 판단이 곤난한 경우가 많으므로 규정의 모호성으로
인한 민원불편 및 마찰요인을 사전에 해소하도록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여 기준의 투명화 및 명료화를 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
함께 과학의 발달로 안전관련 규정이 복잡성을 더해감에 따라 민원인,
즉 제약업소의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민원창구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창구를 통하여 정부는 민원인에게 각종 규정 및 기준에 대한
자료를 제공하고 인허가 처리에 대한 정보를 교류하며 관련 법 및
규정에 대한 이해도 증진을 위하여 시험법 등에 대한 기술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각종 규제에 대한 관련업계의 의견을
수렴하여 국민의 안전성을 보존하는 가운데 규제완화가 가능한 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 개선하고자 한다. 즉 각종 기준의 투명화 및 명료화를
통하여 고객지향적 서비스 향상을 위한 민원창구 기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4. 의약품 안전관리제도 변화의 주요내용
가. 의약품 시판전 안전관리
1) 원료의약품의 안전관리 강화
현재는 원료의약품의 수입시 품질검정 없이 의약품 제조업소의 자가
품질검사에 의존하고 있어 외국의 값싼 저질·무적 원료의약품의 수입
사용을 방지할 수 없는 상태이다. 원료의약품에 대한 허가 및 품질관리
제도를 개선하고자 '원료의약품의 안전관리제도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
용역 사업을 추진중으로, 일례로 미국에서 실시되고 있는 DMF제도
(Drug Master File; 의약품 허가시 원료의약품 공급사의 안전성·유효성
및 허가사항 등을 등록하도록 함) 도입 등을 검토하고 있다.
2) 약효동등성 확보
2000년 7월 의약분업제도 실시를 앞두고 의약품 대체허용 여부와
관련하여 약효동등성 확보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의사가 처방한
의약품에 대하여 약사의 대체조제를 허용하기 위해서는 각기 다른
제약회사에서 생산되고 있는 동일성분·동일함량·동일제형의 의약품
들의 약효가 동등하다는 전제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약효
동등성 문제와 관련하여 본 청에서는 생물학적동등성 시험대상을 321
품목으로 선정한 바 있다. 그런데 사실상 생물학적동등성 시험을 실시
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소요될 뿐 아니라 국내 연구실험실의 수행
능력 여건상 300여품목을 분업실시 이전까지 일시에 완료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생물학적동등성 시험 대상품목에 대해서는
시험이 완료되면 대체를 허용하되, 그 이전까지는 우선 비교용출시험
및 비교붕해도 시험으로 대신하고 대체여부는 의사 및 약사의 합의를
통하여 결정하는 것으로 약효동등성 확보방안을 마련한바 있다. 현재
우리나라 사회 일각에서는 의약품의 약효동등성 여부에 대하여 많은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본 청에서는 동일성분·
동일함량·동일제형 의약품들에 대한 불신의 불식할 수 있도록 제품의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다.
3) 허가·승인기간의 단축
의약품 안전관리에 있어서 국민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신속히 공급
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는 질병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여
국민의 건강증진에 기여할 뿐 아니라, 제약기업의 측면에서는 연구
개발 단계에서 투자한 비용을 가능한 신속하게 회수할 수 있으므로
허가심사기간의 단축은 바람직하다. 따라서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는
임상시험용 의약품 심사의뢰, 허가신청, 임상시험계획서의 단계별 처리를
동시 검토, 허가(승인)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허가·승인기간을 현행
175일에서 대폭 단축할 계획이다. 또한 항암제 등과 같이 의약품의
특성상 제2상 임상시험이 일반적인 제3상 임상시험과 형태 및 목적이
유사한 경우에는, 제3상 임상시험을 실시하는 것을 조건으로 제2상
임상시험성적자료로 허가 신청할 수 있으며, 향후 희귀의약품에 대하
여도 이와 같은 단축과정을 적용할 계획이다.
4) 신고대상 범위의 확대
의약품의 허가과정에는 안전성과 유효성에 관한 많은 양의 자료제출이
수반되므로 기업에게는 부담이 되고 있다. 그런데 의약품 중 일부의
경우에는 - 예컨대 오랜 기간동안 사용되고 오 남용 우려가 적은 제품의
경우 - 이미 기존에 심사·허가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안전성에 대한
중복적인 심사가 필요없는 경우가 있다. 특히 요즘 정부의 경영방침이
행정관리에 있어서 능률성과 효과성을 제고하는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때,
의약품 품목의 특성에 따라 허가절차를 간소화하여 허가제도를 신고제도로
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의약품의 경우에는 매년 수행되고
있는 의약품 재평가 결과를 토대로 표준제조기준의 대상 및 범위를
확대하여 신고대상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하여
현재 신고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과 이를 총괄하는
본청간의 업무 보고 및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신고대상 품목에 대한 전산관리 시스템의 개발 운영이 요구된다.
5) GLP 인증기관에 의한 전임상시험자료 인정
신약개발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전임상시험 단계의 동물실험자료에
대한 과학적 신뢰도가 선행되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GLP기관
으로서 4개소(공공 1개소, 기업연구소 3개소)가 지정되어 있으나, 시험
결과에 대한 국제적 인정을 받기위해서는 국내 동물실험자료의 신뢰성을
높여야 하기 때문에 우리청에서는 2003. 1. 1.부터는 의약품 제조허가
신청 검토시 GLP 인증기관에서 실험한 전임상 자료만을 인정할 계획
이다. 또한 이미 인증받은 GLP기관에 대해서도 OECD의 GLP 수준
으로 선진화하도록 제반 여건을 조성할 계획이다.
6) GCP 제도의 선진화
임상시험제도의 운영에 있어서 현행 임상시험용 의약품의 국내 3상
임상시험 실시 의무를 폐지함으로써 불필요한 중복적 임상시험을 없애
고자 한다. 대신 외국 임상시험자료와 가교자료를 제출받아 국내 적용
가능 여부를 평가한 후 민족적 요인의 차이가 없을 경우 외국 임상
시험성적자료를 인정하는 가교시험(Bridging study) 제도를 실시할
계획이다. 또한 획일적인 임상시험기관수(3개 기관이상 등) 및 시험
예수(90예, 60예, 30예)의 지정방식을 폐지하고 통계학적 유의성
(Statistical Significance)을 고려하여 제제 및 대상질병의 특성에 맞게
시험예수를 결정하고, 유효율(66.7% 이상)에 의한 획일적인 평가방식
대신 임상적 유의성(Clinical Significance)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한편 다국적·다기관 임상시험을 허용하여, 외국에서 개발중인 신약에
대하여도 전단계 비임상 및 임상시험성적에 관한 자료를 검토하여
시험자료의 신뢰성이 인정되고 GLP, GCP 기준에 의거 시험이 실시된
것으로 판단되면 국내 임상시험진입을 허용함으로써 외국개발 우수
신약의 국내도입을 촉진하고 국내 개발 신약의 국제적 임상시험 참여를
가능하게 하여 세계적 신약개발을 용이하게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임상시험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임상시험의 일관성 유지를 위한
표준작업지침서(SOP) 도입, 신뢰성 보증 및 임상시험자료의 품질관리
체계 도입, 모니터링제도 도입, 임상시험의뢰자의 점검체계 도입도
고려하고 있다. 나아가 의약품 임상시험에 대하여 피험자 동의절차
강화, 피험자에 대한 보상제도 도입 등으로 국제기준(ICH)에 걸맞는
인권보호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7) GMP 제도의 선진화 및 국제화
GMP제도는 1994년 의무화되어 현재 전 업소에 대하여 실시되고
있는데 국제화 시대를 맞이하여 외국과의 상호인증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국내 GMP 수준을 한단계 향상시키기 위한 방안마련이 요구
된다. 따라서 우리청에서는 향후 의약품 제조공정의 Validation 실시
의무화 방안을 검토 함으로서 제조공정의 안정화 및 제품의 안전성
확보를 도모하고 제조업소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유도하고자 한다. 또한
제조업소(KGMP)에 대한 약사감시에 있어서는 정기약사감시 실시 전
에 일정 및 주요감시내용 등을 관련 업소와 협의하는 사전예고제를 실시
중으로, 약사감시 당시에 적발된 사안에 대해서는 대상업체와 협의하여
해결방안을 함께 찾아보는 노력을 하고자 한다.
한편 현행 완제의약품 GMP기준으로 일률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생물학적 제제에 대하여는 별도의 GMP기준을 마련하여 백신제제의
특성에 맞도록 일반 화학물질의약품 관리와 구분할 계획이다. 또한
원료의약품에 대해서는 현재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BGMP)이 제조(수입)
업자의 권장사항으로 되어 있으나, 2001년 1월 1일 이후부터는 제조
업자에게 의무화할 예정으로 이에 대한 관련 법령을 정비하고자 시설
기준령, 시설기준령 시행규칙, 약사법 시행규칙의 개정을 요청중이다.
국내 생산 원료의약품과 수입품과의 형평을 고려하여 원료 수입시에도
GMP증명서의 제출을 의무화하는 등 수입원료의약품에 대한 관리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8) 의약품 위탁생산의 단계적 확대
현재 GMP업소는 206개소가 지정되어 있는데 이들 시설에 의한
대량생산 및 이에 따른 공장 가동율 저하를 개선하고 나아가 중복시설
투자를 방지하기 위하여 제약업체간 전면 위·수탁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의약품 제조시 품목 허가권자의 자가
제조시설 없이도 제3자의 제조시설을 이용하여 전면적인 위탁생산이
가능하도록 하는 Toll-Manufacturing제도 또한 검토의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나. 의약품의 시판후 안전관리
시판후 안전관리는 의약품 개발과정에서 제한적인 임상시험 등을
토대로 품목허가된 신약 등에 대하여 불특정 다수인을 대상으로 광범
위한 사용경험을 체계적으로 수집·평가하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개발단계에서 나타나지 않았던 부작용과 발생상황,
기타 안전성·유효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등을 확인·검토하여 필요시
의약품 허가사항 변경 조치를 취하고 있다. 즉 이미 시판된 의약품에
대하여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위해정보를 조기에 입수하여 문제유발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는 등 안전관리에 대한 사전예방적 장치로서
여기에는 신약재심사제도, 약효재평가제도, 부작용모니터링제도 등이
포함된다.
1) 신약재심사 제도의 합리적 개선
신약등의 재심사 제도는 1995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제도로서 4∼6
년간 시장 독점권을 제공하고 타제품의 시장진입을 제한함으로써 경쟁을
약화시키는 부작용이 야기되고 있으나, 부작용 모니터링 제도가 발달
되지 않은 우리나라의 실정을 감안할 때 본 제도는 신약등의 시판후
평가를 위한 중요한 수단이다.
우리청에서는 1998년 7월에 재심사에 필요한 사용성적조사·특별조사
계획서, 연차보고서 및 업무기준서 작성을 위한 지침서를 제정하고
재심사 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으며, 금년에는 중앙약사심의위원회
관계 전문가로 Task Force Team을 구성· 운영하여 기 제출된 사용
성적조사 계획서 및 연차보고서를 검토하였고 또한 관련제도 전반에
대한 문제점등 미비한 사항을 도출하여 제도의 활성화와 시행에 내실
을 기할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업계의 불만사항이면서 사용성적조사 증례수 통합인정 및
제출자료 범위 등에 대하여는 합리적인 수준으로 완화하여 업계의
부담을 경감시키고 재심사관련 규정중 용어의 정의와 조사벙법 등에
관한 내용을 명확하게 하여 업계의 혼선을 방지하고자 하며, 향후
재심사 대상품목, 증례수는 재심사 필요성, 제품의 특성을 감안하여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2) 의약품재평가 제도의 내실화
의약품 재평가는 이미 1975년부터 실시되어온 제도로서 이미 시판되고
있는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최신의 과학 수준에서 재검토하는
것이다. 그러나 제도 운영에 있어서 평가대상 품목의 선정시, 매년
일률적으로 수개의 약효군을 선정(1,000여 품목)하므로 내실있는 평가가
어렵고, 문헌위주 검토로 그 실효성에 있어서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약효군별로 일률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을 지양하고
허가품목에 대한 국내·외 부작용정보, 외국의 허가현황 등에 대한 사전
조사를 실시하여 안전성 또는 유효성문제가 야기될 우려가 있거나 제기된
품목을 우선적으로 선정하여 심도있게 평가하고자 하며, 현재의 문헌
위주의 평가체계를 보완하기 위하여 국내 임상시험을 통한 평가도 병행
실시할 계획이다.
3) 부작용 모니터링 제도
의약품부작용 모니터링 제도는 국내 임상정보 모니터링과 외국 정부의
조치사항이나 자료를 입수하는 문헌정보 모니터링으로 대별되는데,
국내 임상에서의 부작용 사례보고는 선진국에 비하여 매우 저조한 실정
이다. 사실상 부작용보고는 의사나 약사 등 보건전문인력과 소비자에
의해 이루어지므로 민간과의 연계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
청에서는 동 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하여 보건전문인력 및 소비자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 및 교육을 실시하고 보고방법의 다양화를 위하여 기존의
우편, 팩스 이외에 우리청 홈페이지에 보고하는 방법을 마련·운영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중이며 병원표준화심사, 병원서비스평가 등의 평가기준에
부작용 모니터링 실시여부를 반영하도록 보건복지부 등 관계기관에 요청
중에 있다.
한편 유명무실하게 운용되고 있는 의약품 부작용 모니터링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부작용으로 인한 손실을 보상해줄 수
있는 의약품 부작용피해구제기금 조항이 마련되기는 하였으나, 기금조
성실적이 없고 의료사고에 따른 의료분쟁조정법과의 동시 시행을 위해
실시가 보류되었던 상태에서 1995년 제조업자와 수입자 단체에 의한
"피해구제사업"으로 운영하도록 약사법이 재개정 되었으며 아직까지
소비자 피해구제를 위한 기금이 마련되지 못한 실정이다.
이와 같은 여건하에 현재는 의약품부작용에 의한 피해발생시 당사자
간의 합의 또는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통하여 보상받고 있는데,
피해보상에 따른 인과관계의 증명이 어렵고 소송제기시 장기간 많은
비용이 소요되므로 실제 이용이 저조한 실정이다. 따라서 소비자보호
측면에서 의약품부작용에 따른 피해구제 사업은 조속히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5. 의약품 안전관리제도 변화에 따른 제약산업에의 파급영향
국내 제약업체는 70년대까지 비교적 강한 보호정책하에 온존해 오다가
80년대에 들어오면서 급속한 환경변화를 겪기 시작하였다. 물질특허
제도의 도입, 수입자유화, KGMP 제도 의무화 등 대내외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으며, 앞으로는 보험약가관리제도의 변화, 유통구조 개혁,
의약분업 등으로 향후 광범위한 구조개편에 직면하게 되리라 전망된
다. 특히 의약분업제도 도입에 따른 의약품 사용의 이중점검 강화 및
DRG (Diagnosis Related Group)등 질병별 보험상환 한도액 설정에 따라
보건의료서비스 제공에 대한 공급자의 보다 신중한 접근 및 이에 따른
보건의료시장의 단기적인 위축, 특히 의약품 수요의 감소가 전망되고
있다.
더욱이 대외적으로 보건의료상품과 서비스 등 모든 분야에서의 국가간
자유이동이 확대되는 등 개방화 시대가 본격적으로 전개됨에 따라
자본력과 기술력이 취약한 국내 보건의료산업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시장개방으로 제도적·구조적 수입장벽이 제거됨에 따라 무역적자
현상이 심화되며, 다국적기업들이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합작사업
이나 전략적 제휴로 국내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선진국
들은 첨단기술분야에 대한 고유기술의 이전을 기피하는 등 배타적 기술
보호정책으로 국내업체의 기술수준 제고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측되어,
이러한 환경변화로 인하여 업계의 광범위한 구조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의약품의 연구개발에는 막대한 자금과 일정한 수준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반면 성공율은 매우 낮아서 위험성이 크므로, 이런 조건들을
감내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대규모 기업집단계열의 업체들의 위상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강한 제품력과 막대한 자금력을 갖추고
합작의 형태로 국내시장에서 활동해 온 외국의 대규모 제약업체는,
시장개방의 본격화와 함께 수입 및 투자가 자유화됨으로써 국내시장에서
보다 적극적인 확장경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합작기업의
외국 모회사들은 자신의 지분율을 높여가고 있는 추세로 이미 상당수의
합작기업이 완전자회사로 전환되어 있다. 이와 함께 신제품 도입을 통하여
점유율 확대에 주력할 것으로 국내시장에서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제약기업들은 기존상위제약기업과 대규모
기업집단 계열기업을 중심으로 하는 신약개발지향기업군과 기존 제약기업
중심의 시장경쟁기업 및 외국계 기업들 중심의 모회사개발제품 판매형
기업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으며, 산업내의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
들이 약효군별로 전문화될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볼 때 연구개발능력을 갖추고 병의원용 치료제 생산에
주력하는 기업들이 주로 생존하게 될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국민소득수준의 향상 및 의식수준의 변화 함께 의료보험제도의 확대.
정착, 의약분업제도의 도입 등이 진전되면서 대체조제의 정착이 변수
이기는 하나 약국이용에 비해 병.의원의 이용이 두드러질 것이고, 따라서
병.의원 중심의 치료제, 즉 의료용 의약품 시장이 확대될 것이기 때문
이다. 반면 카피품 위주의 일반명 의약품이나 매약등의 생산업체, 생약
전문업체들은 진입장벽이 낮은 국내시장에서 격심한 가격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며 변화에 대한 적응 여부에 따라서는 도태되는 기업도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업계재편의 과정에서 업체간 제휴나 결합도 상당 정도
이루어질 것이다. 시장확대, 판매력 강화, 연구개발의 효율화 등을 목적
으로 전략적 제휴나 합병.인수가 전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우리
나라의 경우, 경제사회적 환경이 성숙되지 않아 아직까지는 드문 실정
이지만 가까운 장래에 구조조정과정에서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1980년대말부터 시작된 신약개발투자의 성과가 부분적으로
가시화됨에 따라 제약산업은 신약개발을 담당하는 연구개발중심업체와
복제품 및 일반매약용 의약품을 생산하는 그 외의 업체들로 분화,
재편되는 과정을 겪게 될 것이다. 즉,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며 내부에
제약관련 연구소를 두고 연구개발투자를 계속해 왔던 업체들을 중심
으로 연구개발에 주력하는 기업군이 형성될 것이다. 연구개발 중심의
기업들도 주력분야에 따라 약효군별로 전문화가 이루어질 것이고,
특히 생명공학을 이용한 의약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기업군이 부상
하게 될것이다. 또한 중소업체들도 각기 수준에 맞는 기술력을 배양
함으로써 특정효능.특정계열군을 집중 생산하는 등 전문화.차별화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한약의 제형 개발등 과학화,
현대화를 통해서 동양의학권, 예컨대 중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수출이 증가할 것이다.
수출입과 관련하여서는 먼저, 시장개방의 진전과 함께 관세.비관세
장벽들이 제거되는 만큼 수입의약품의 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향후 국내의 의약품유통구조의 개선, 수입의약품의 보험약 등재
및 수입약가 인하, 또는 각종 인허가제도 등 제도적 장벽은 점진적이
나마 궁극적으로는 해소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국내시장을 실질
적으로 개방시키게 됨으로써 수입품의 경쟁압력이 높아질 것이다. 또
강화되고 있는 선진업체들의 기술보호의 경향과 아울러 현재 국내의
연구개발력 수준을 고려할 때에 여러 분야의 제품을 모두 개발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몇몇 분야에 투자를 집중할 수 밖에 없을 것인데,
이것은 특히 의료용 의약품부문에서 수입품의 비중을 두드러지게 증대
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전반적으로 해외의존도가 높아지는 의약품
공급구조는 의약품 가격과 궁극적으로는 국민의료비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하겠다. 한편으로 의약품의 수출은 제한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기존제품이나 모방신약, 주요 원료의약품의 수출은
확대될 것이나, 제품력이 미미한 상태인 만큼 특별한 노력을 경주하지
않는 한 수출선은 대부분 개발도상국에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가 국경없는 시장체제 즉 열린 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점점
기술적으로 절대우위가 아니면 생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재 우리나라의 기술수준과 제한적인
연구개발자원으로 미루어 볼 때, 단기간에 독창적인 신약개발은 예상
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일단 일정 수준의 기술력이
확보되어 신약개발 가능품목이 나타나면, 국내 개발신약의 국제적
임상시험 참여를 가능하게 하여 세계적 신약개발을 용이하게 할 것이다.
즉 안전관리제도의 선진화를 통하여 국내 제약기업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물론 당분간은 주로 제제기술의 개발이나
모방신약의 개발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본 청에서는
한약재를 활용한 신약이나 배합제 신제품의 개발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합리화할 예정이다. 제약기업 중 가까운 장래에 국제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출현할 수 있을지의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현재는
그 전환점에 놓여 있다고 하겠으며 업계 스스로의 노력과 정부의 정책
여하에 따라서는 제약산업의 향후 위상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하겠다.
□ 맺음말
의약품 안전관리에 있어서 정부 개입의 당위성은 지식의 비대칭성과
생명관련성에 있다. 오늘날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의약품 종류가
다양할 뿐 아니라 안전도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이 더욱 복잡해짐으로
써 의약품 안전에 대한 정부의 공인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사회복지의 중요성이 강조됨과 함께 의료복지의 근간이 되는 의약품의
안전에 대해서 많은 국민적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와 같이 의약품 안전관리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관리의 핵심은 과거의 품질관리로부터 안전성 및 유효성의 확보로,
시판전 관리에서 시판후 관리로 옮겨지고 있으며, 의약품 관리규정도
더욱 세분화 전문화되고 있다. 따라서 규제완화라는 시대적 조류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규제라 할 수 있는 의약품 안전관리 부문에 대한
규제는 신중히 접근되어야 한다. 즉 소비자에게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의약품을 제공하며 동시에 고부가가치 지식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제약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향후 장단기에 걸쳐서
안전관리제도를 재정비하고자 한다.
따라서 우리 청에서는 소비자 중심의 안전관리 정책을 수행하기
위하여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안전기준의 설정과 분석 평가 능력을
확보하도록 노력할 것이며, 이를 통하여 새로운 위해물질을 지속적
으로 규명하는 능동적인 대처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시장경제원리의 도입에 따라 경쟁을 촉진하고자 하는 사회 전반적인
변화에 힘입어 기업의 활동에 장애가 되는 규제를 재검토하고 각 제품의
위해도(risk)에 근거하여 사전관리의 범위를 합리화하고자 한다. 제약
산업의 생명관련성과 고부가가치성을 고려하여 지속적인 제도 개선,
합리적인 업무체계 구축 및 정보화를 이룩하고 이를 통하여 소비자의
안전과 기업의 건전발전을 조화롭게 추구할 수 있는 생산적인 의약품
안전관리체계를 확립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