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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25> 홍매(紅梅) 한 그루를 심으며
관악산 자락에 자리잡은 서울대학교는 지금 만화방창(萬化方暢), 그야말로 꽃동산이다. 춘흥(春興)에 겨워 “꽃이 정말 예쁘지?” 하고 학생들에게 물어보았다. 그런데 되돌아 오는 대답은 여지없이 “하지만 교수님, 내일 모레부터 중간고사가 시작되요”이다. 아! 학생들은 꽃이 피어도 꽃을 즐길 심정이 아니었던 것이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해마다 봄 꽃이 흐드러지면 학생들에게 그것은 1학기 중간고사가 멀지 않았음을 알려 주는 전령(傳令)에 다름 아니다. 그러므로 학생들에게 봄 꽃은 그저 스트레스에 불과한 것이다. ...
2013-05-08 13: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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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24> 불효 2제 (不孝二題)
1971년 나는 강원도 원주 38사단에서 훈련을 마치고 경남 사천 (泗川)에 있는 ‘육군항공학교’라는 부대에서 항공기 정비 교육을 받고 있었다. 학교 교장이었던 모 중령은 늘 우리에게 ‘너희들이 졸병 계급장을 달았다고 인간이 졸병인 것은 아니다. 너희도 장교 계급장을 달면 바로 장교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이다’라며, 졸병들에게 하기 쉽지 않은 프라이드 교육을 하곤 하였다. 이런 지휘관 때문이었을까? 육군항공학교는 여러 면에서 드물게 모범적인 부대이었다.그러나 그 부대에 대한 쓰라린 추억이 있다. 그곳에서 훈련을 받고 있...
2013-04-24 1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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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23>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최근 ‘개그 콘서트’라는 티브이 프로그램을 보면 어떤 사안 (事案)에 대하여 새로운 시각의 정의를 내리는 코너가 인기를 끌고 있다. 오늘은 이를 흉내 내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내 나름의 정의를 내려 보기로 한다. 팔구십을 훌륭하게 살고 계신 대 선배님들 보시기에 가소로운 이야기이겠지만 말이다.
1. 나로부터 아버지 모습을 발견하는 것이다. 문득 거울을 보니 그 속에 내가 아닌 늙으신 아버지 모습이 보인다! 순간 가슴에 애잔한 바람이 지나간다. ...
2013-04-10 10: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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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22> 2단계 약사국시(안)-II
2단계 약사국시안에 대해 중론(衆論)이 모아지지 않는다는 소문을 들은 나는 답답한 마음에 2012년 11월 13일 몇몇 교수님들께 “저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국시 2단계 도입안에 찬성합니다. 제 의견에 동의해 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라는 메일을 보냈다. 메일 내용(이하 일부 생략)은 다음과 같았다.
1. 우리나라에서 의사 고시 등은 기초과목을 배제하고 직능 시험만으로 면허를 주고 있으며, 이런 경향은 조만간 약사고시에도 적용될 수 밖에 없는 흐름임. 이렇게 되면 약학의 기초과...
2013-03-27 11: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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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21> 2단계 약사국시(안)-I
2015년 2월이면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6년제 약대 졸업생들이 배출된다. 그들부터는 새로운 형태의 국가시험 (이하 약사국시)에 합격해야 약사 면허를 받을 수 있게 된다. 6년제가 실시된 이래 6년제 졸업생들에게 어떠한 시험을 통해 면허를 줄 것인가가 꾸준히 논의되어 왔다. 많은 논의 중 오늘은 소위 ‘2단계 약사국시안 (이하 2단계안)’에 대해 언급하려고 한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이하 국시원)은 이미 6년제 시행 전부터 ‘약사직무 분석 및 평가 영역 분류 연구 (‘04-‘06)’와 ‘약사국시 과목 개선 실행 방안 연구 (...
2013-03-13 10: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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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20>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2013년 1월 9일, 약제학 전공 대학원생들과의 신년하례 모임에서 학생들의 새해 소감과 각오를 들어 보았다. 그들의 말들을 요약하면 ‘지난 1년은 연구에 시행착오(施行錯誤)가 많았는데 올 한해는 의미 있는 결과를 얻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그리고 가끔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일을 기획할 때에 내가 너무 늦게 시작한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초조할 때가 있는데, 앞으로는 매사에 좀 더 부지런을 떨어야겠다’는 내용이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다음과 같은 덕담(德談)으로 그들을 축복해 주었다.
‘첫째, 시행착오는 그 끝에...
2013-02-27 10: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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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19> 진작 말하지
내가 1967년 약대 1학년이었을 때 1,2학기에 걸쳐 문화사(文化史)라는 교양 과목을 수강해야 했다. 문화사 강의를 담당하신 유 아무개 교수님은 외부 강사이셨는데, 작지만 뚱뚱한 체구에 늘 올백으로 머리를 빗어 넘기셨다. 그 분은 강의 중에 ‘우리가 집권하면 이렇게 하겠습니다’라는 식의 허풍을 떠시곤 해서 어떤 학생 하나가 ‘선생님 도대체 집권할 가능성은 있으십니까?’라고 물었던 적도 있다. 1학기 수업이 끝날 즈음 교수님은 ‘모든 학생들은 방학 중 리포트를 써서 개학 전에 제출하라’고 지시하셨다. 그리고는 출석부를 보...
2013-02-06 1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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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18> 꼴찌와 농땡이
1. 꼴찌가 일등?
1971년 경의 일이다. 서울 약대 4학년에 B라고 하는 한 복학생이 있었다. 그의 4학년 1학기까지의 학업 성적은 클래스에서 거의 꼴찌일 정도로 형편없었다. 4학년 2학기에 거의 올A를 받지 않고서는 도저히 대학을 졸업할 수 없는 성적이었다.
4학년 2학기 시험이 끝나자 마자 B군은 민첩하게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자기 생각에 2학기 성적도 클래스에서 꼴찌가 될 것이 분명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는 담당 교수님들을 연차적으로 찾아 뵙고 다음과 같이 간곡하게 부탁 드렸다. “교수님, 죄송하지만 교수...
2013-01-23 10: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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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17> 군대 이야기 세가지
1. 최소한 지지는 않을 수 있었는데.
1974년 봄 원주의 한 부대에서 있었던 일이다. 옆 부대와의 축구 시합에서 1:0으로 지고 난 우리 부대는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였다. 부대 간부는 전 중대원을 식당에 ‘집합’시켜 바닥에 무릎을 꿀렸다. 일종의 기합이었다. 그리고는 인사계를 맡아 보면 이 상사님이 훈시를 시작하였다. 긴 잔소리가 있었지만 요점은 ‘너희들 요새 군기가 빠졌다’는 것이었다. 요샛말로 빠져도 ‘너~무” 빠졌다는 말씀이었다. 까닥하면 연병장 집합으로 상황이 악화될 수도 있는 분위기였다. 분에...
2013-01-09 1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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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16>주례 육태 (主禮六態)
1. 내 결혼식 때 주례는 한관섭 명예교수님이 해 주셨는데 얼마나 주례사가 짧았던지 5분 늦게 식장에 도착한 우리 육촌 형님이 내 결혼식을 보지 못하였다. 결혼식 사회를 본 친구 최응칠 교수는 그 주례사가 자기가 본 주례사 중 가장 짧았다고 회고한다. 한 교수님은 “잘 먹고 잘 살라는 말 이외에 뭐 할 말이 있어?” 하셨지만, 그 사건(?) 이후 나는 ‘주례사는 내용도 내용이지만 어느 정도 시간을 끌어 주는 것도 중요한 역할의 하나’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2. 반면 내가 경험한 가장 긴 주례사는 고 한구동 ...
2012-12-19 13: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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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15> 주책바가지
1974년 5월에 제대한 나는 대학원 1학년 2학기 복학을 기다리며 빈둥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서울에 마땅히 거처할 곳이 없던 나는 심심하면 동아제약에 다니는 대학 동기 두 명 (K군과 W군)이 한 방에서 살고 있는 용두동 근처의 하숙집을 찾곤 했다. 하숙집에는 흔히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밥상을 디밀어 주는 아가씨가 있었다. 그러나 실망스럽게도 별로 예쁘지는 않았다. 다만 마음씨는 비교적 괜찮은 아가씨라서 가끔 찾아 간 나에게 여러 번 밥을 주었다.
어느 날 그 집에 가보니 충청도 공주 출신의 K군이 내게 편지 ...
2012-12-05 09: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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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14> ‘함께 즐거워하고 함께 울라’
내가 섬기고 있는 온누리 교회의 올해 슬로건은 ‘함께 즐거워하고 함께 울라’ 이다. 1. 함께 즐거워 하기 : 오래 전 은사 (恩師)이신 모 교수님이 내게 물으셨다. “당신이 잘 되면 누구 누구가 좋아할 것 같소?” “글쎄요” 하며 내가 잠시 망설이자 그 분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마 당신 부인, 부모님 그리고 자식들은 분명히 좋아할 것이요. 하지만 형제만 해도 심정이 복잡해 질 것이요. 친구나 이웃들은 진심으로 기뻐하기가 더욱 쉽지 않을 것이요”. 냉정한 표현 같지만 많은 깨달음을 주는 말씀이었다. 내가 잘 되면, 더구나 그 ...
2012-11-21 10: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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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13> ‘한국 약학사’
2006년 은사 (恩師)이신 이상섭 교수님의 강권에 못 이겨 일본에서 찾아 온 약학사 (藥學史) 연구 그룹에게 우리나라의 5000년 약학사를 약 90분에 걸쳐 소개한 일이 있었다. 그 때에는 고 김신근 교수님이 쓰신 책 1) 을 대충 정리하여 슬라이드를 만들어 발표하였다. 7-8명의 일본 학자들이 묵고 있는 호텔방 벽에 슬라이드를 비추어 가며 설명하였는데, 나름대로 그들에게 재미가 있었던 모양이다. 다음해인 2007년 4월 14일에 ‘일본약사 (藥史) 학회’ 총회에 초청을 받아 같은 제목으로 특강을 하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2007년에 ...
2012-11-07 10: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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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12> 새로운 약의 창조 5- 타깃 단백질의 구조
약이란 대개 몸 안에 있는 특정한 단백질에 무언가 작용을 함으로써 약효를 나타내는 물질이다. 따라서 신약개발에 있어서 첫 번째 관심사는 '어떤 단백질에 작용하는 약을 개발할 것인가'이다. 개발의 대상이 되는 단백질을 타깃 단백질이라고 한다. 두 번째 관심사는 타깃 단백질의 입체구조이다. 단백질의 구조를 알아야 그에 작용하는 약물분자를 찾아내거나 설계할 수 있고 나아가 약물분자의 작용 기전을 해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 관심사는 타깃 단백질과 후보약물 간의 결합체 (복합체)의 입체구조이다. 원자를 식별할...
2012-10-24 10: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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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11> 일본약제학회의 시민공개강좌
오늘은 지난 9월 25일 일본 약제학회가 주최한 ‘의약분업 추진을 위한 국제 심포지움’에 가서 발표하고 온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국제 심포지움 이라고는 했지만 나를 제외한 7연사가 모두 일본인이었고 나를 포함한 모든 연자가 일본어로 발표를 하는 자리였다.
흥미로운 것은 이 심포지움은 공익사단법인인 일본약제학회가 일반 시민을 상대로 하는 ‘시민공개강좌’이었다. 이 학회가 사단법인에서 공익사단법인으로 바뀐 것은 올해 봄이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일반 시민을 상대로는 심포지움을 열지 않는 그...
2012-10-10 11: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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