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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 "혈액 줄기세포" 오해와 진실: PRP는 성장인자 치료
편집부
입력 2025-12-08 09:46 수정 최종수정 2025-12-24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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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훈 레알성형외과 대표원장. © 레알성형외과

최근 미용·재생의학 분야에서 ‘혈액 줄기세포 치료’라는 표현이 흔히 사용된다. PRP(Platelet-Rich Plasma, 고농도 혈소판 혈장), L-PRP(Leukocyte-rich PRP), PRF(Platelet-Rich Fibrin) 등 다양한 형태의 자가혈액 기반 치료법이 등장하면서, 이들 모두가 마치 줄기세포 치료인 것처럼 홍보되곤 한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엄밀히 말하면, PRP는 '줄기세포 치료'가 아니다.

PRP의 본질: 혈소판 성장인자 치료
PRP는 말 그대로 "혈소판 풍부 혈장"을 의미한다. 환자의 정맥혈을 채취한 후 원심분리하여, 혈소판이 농축된 상층액을 추출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 혈소판에는 PDGF(섬유아세포), TGF-β(콜라겐), VEGF(혈관), IGF(세포대사), EGF(상피세포) 등 다양한 성장인자가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다. 이 성장인자들은 손상된 조직의 치유를 촉진하고 염증을 조절하며, 세포의 성장을 돕는 역할을 한다. 즉, PRP 시술은 "줄기세포"를 직접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분화된 세포에서 분비하는 성장인자를 주입하여 조직의 재생을 촉진하는 치료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몸의 '줄기세포'는 어디에 있을까?
'줄기세포'는 자기복제 능력과 다양한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세포를 말한다. 대표적으로 골수, 지방조직, 제대혈 등에 존재하며, 아직 분화 초기 단계이므로 여러 가지 형태로 변할 수 있는 특징을 지닌다. 성인의 경우 지방조직이나 골수에서 채취할 수 있지만, 그 과정이 쉽지 않고 윤리적인 문제도 있어 연구 및 임상적 사용에 제한이 많다.

일반적인 혈액 내에는 줄기세포가 극히 적으며, PRP를 만드는 과정에서 채취되는 버피코트(buffy coat)층에 일부 조혈모세포(hematopoietic stem cell)나 전구세포(progenitor cell)가 소량 포함될 수 있다. 따라서 PRP를 "혈액 줄기세포"라고 부르는 것은 과학적 정확성보다는 마케팅적인 표현에 가깝다.

인체 혈액을 원심분리하여 얻는 방법
초기 PRP 제조에는 단순 원심분리용 '코니컬 튜브'가 주로 사용되었다. 이 방식은 혈장과 적혈구층의 경계가 불분명하여 백혈구와 혈소판이 밀집된 버피코트층을 정확히 분리하기 어려웠다.

최근에는 가운데가 잘룩한 형태의 전용 튜브가 개발되어, 원심분리 시 다음과 같이 층이 뚜렷하게 구분된다.
- 상층의 혈장 / 중간층의 버피코트 / 하층의 적혈구

이러한 디자인 덕분에 정확한 층 분리 및 균질한 PRP 추출이 가능해졌다. 주로 PRP, L-PRP(백혈구 풍부 혈소판 혈장), PRF(혈소판 풍부 피브린)를 분리하여 얻을 수 있다.

고속 원심분리(약 3000rpm, 5~10분)를 통해 버피코트를 추출하면 성장인자 농도와 세포 함량이 일정해져 시술 재현성(reproducibility)이 크게 향상된다. 반면, PRF는 저속 원심분리(약 2000rpm, 12분)를 통해 혈장과 적혈구 사이의 중간층에 섬유소 응고막(fibrin clot) 형태로 얻을 수 있다.

임상에서의 활용과 한계
혈액 기반 재생 치료는 자가혈액을 사용하므로 면역 거부나 감염 위험이 낮고, 시술 과정도 비교적 간단하여 안전성 측면에서 큰 장점을 가진다. 그러나 시술 결과의 편차가 크다는 한계가 있으며, 진정한 의미의 줄기세포를 주입하는 치료와는 다른 기전임을 환자에게 명확히 안내해야 한다.

최근에는 PRP와 엑소좀(exosome), 스캐폴드 재료, 또는 저에너지 레이저·MTS(미세침 치료) 병용 등 복합 치료를 통해 조직 재생 효과를 강화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의료 시장에서 이러한 물질을 '활성화'하거나 '증폭'시킨다는 문구들은 의학적으로 증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는 단순한 세포가 아닌 세포에서 분비된 물질이므로, 간단한 외부 조작으로 몇 배씩 증가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혈액 줄기세포"라는 이름보다는 "성장인자 치료"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가장 보편적인 PRP 치료는 혈소판 성장인자 기반의 조직 재생 요법이다. 염증이나 조직 손상 시 마땅한 치료법이 없는 경우, "자신의 조직에서 얻은" 성장인자 치료는 안전하고 유효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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