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덕근 약사워싱턴에서는 매년 이맘때면 전국 철자법 알아 맞추기 대회 (National Spelling Bee)가 열린다. 초등학교 학생 부터 중학교까지의 학생들이 참가해 자웅을 겨루는데 전국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학생들은 자기 지역에서 예선을 통과해야 한다.
전국대회 우승자에게는 35,000 불의 장학금과 부상이 수여되며 준결승까진 ESPN에서, 결승전은 ABC방송국에서 생중계 한다. 문제는 모두 웹스터 사전 (Webster's Third New International Dictionary)에서 출제 되며 경기는 토너멘트 방식으로 진행된다.
몇년 전 부터 경기는 미국외로 확대되어 미국뿐 아니라 뉴질랜드, 캐나다등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국가들에서도 예선 경기가 열려 그 나라들도 본선에 대표선수를 파견할 수 있게 되었다.
뜻 밖에도 올해는 한국 대표도 본선 대회가 열리는 워싱턴에 합류하게 되는데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나라가 아니면서도 영어 철자법 대회에 나오는 나라는 한국 밖에 없다. 이것이 자랑스러운 일인지 창피해야할 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최소한 한국의 영어 교육이 영어 본국에 버금갈만큼 요란하다는 증거는 되겠다.
한국에서 철자법 대회가 열린다면 어떨까? 중학교 3학년 애들 중 철자법 틀리는 애들이 몇이나 있을까? 초등학교 애들이라도 1-2학년 애들을 제외하고 아무리 단어가 어렵다한들 철자법 모르는 애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도데체 한국에서 이런 대회가 가능이나 할까? 문제를 동아 출판사의 국어 사전에서 출제하든 금성 출판사의 대 백과 사전에서 출제한들 그거 못 맞출 아이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영어에는 주변의 여러나라의 언어가 외래어로 편입되면서 철자법의 일정한 규칙이 많이 없어졌다고 한다. 프랑스 어원도 있고 라틴어, 스페인어 어원등 다양한 언어들이 영어에 스며들어와 이러한 복잡한 단어들로 인해 영어의 철자법을 자연스럽게 익히는게 어렵게 되었다 한다. 그에 비하면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늦게 발명된 (?) 언어로서 정말로 Every body 가 읽고 쓰는데 어려움이 없는 글이다. 방명록에 철자법 꼭 틀리는 딱 한 사람만 빼고는 말이다.
의사가 전화로 처방전을 불러 주면 환자이름, 약이름, 용법, 의사 이름이 헷갈릴 때가 꽤 있다. 그러면 꼭 How do you spell it? 하며 spelling 확인을 한다. 미국은 다민종 사회라 의사도 여러 지역에서 왔기 때문에 각자 발음과 엑센트가 다 다르다. 스패니쉬 의사, 중국, 인도, 러시아, 프랑스에서 온 1 세 의사들의 엑센트는 매우 심하므로 정확을 기하려면 스펠링을 되묻는게 좋다.
한국이라면 아무리 엑센트가 심해도 철자법을 되묻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게 꼭 나쁘지만은 아닌게 every body가 서로 철자를 묻곤 하니 후천성 영어 청각 장애자 (?)인 난 여기에 슬며시 묻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한국이라면 상식에 속하는 단어를 여기선 놓칠 때가 정말 많다.
한 번은 한 고객이 쌍둥이 아이들 처방전을 들고 와서 자기 아이들은 이란성 쌍둥이라 아픈 날이 같다는 둥 하고 말하는데 눈치론 알아 들었지만 이란성 쌍둥이란 단어는 못 알아 들었다. 나중에 사전에서 찿아 보니 그 단어는 Fraternal twin 이었다. 물론 내가 알아 듣기 쉽게 two-egged twin이라 했으면 좋았겠지만 날 위해서 미국 사람들이 그렇게 말할 필요는 없는거니까.
이렇듯 이 곳에서 교육 받지 않은 난 이곳에선 상식인 단어가 쉽지 않다. 또 다른 환자가 What is good for jock itch? 라고 묻는데 내가 못 알아 들으니까 사타구니를 가리킨다. 그제서야 난 jock itch가 음부 가려움증임을 알고 항진균제인 라미실 크림 (Lamisil, 성분명: terbinafine)을 집어 주었다. 또 한 번은 Eczema 에는 뭐가 좋나요? 라고 물어 오길래 eczema 가 뭐냐고 약사가 되묻긴 그렇고, 어디 한 번 볼까요? 하며 부위를 보니 발진 정도의 의미인 것 같아 소염제인 코티졸 크림(Cortisol, 성분명: hydrocortisone)을 추천하였다.
가끔 이렇게 힘들지만 그렇다고 정식으로 다시 공부 할 수는 없고 이런 식으로 하나하나 환자한테 배워 나가는 수 밖에 없다. 그러니 눈치만 느는 것 같다. 아마 눈치 Bee 대회라도 열리면 내가 1등은 따 논 당상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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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덕근 약사워싱턴에서는 매년 이맘때면 전국 철자법 알아 맞추기 대회 (National Spelling Bee)가 열린다. 초등학교 학생 부터 중학교까지의 학생들이 참가해 자웅을 겨루는데 전국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학생들은 자기 지역에서 예선을 통과해야 한다.
전국대회 우승자에게는 35,000 불의 장학금과 부상이 수여되며 준결승까진 ESPN에서, 결승전은 ABC방송국에서 생중계 한다. 문제는 모두 웹스터 사전 (Webster's Third New International Dictionary)에서 출제 되며 경기는 토너멘트 방식으로 진행된다.
몇년 전 부터 경기는 미국외로 확대되어 미국뿐 아니라 뉴질랜드, 캐나다등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국가들에서도 예선 경기가 열려 그 나라들도 본선에 대표선수를 파견할 수 있게 되었다.
뜻 밖에도 올해는 한국 대표도 본선 대회가 열리는 워싱턴에 합류하게 되는데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나라가 아니면서도 영어 철자법 대회에 나오는 나라는 한국 밖에 없다. 이것이 자랑스러운 일인지 창피해야할 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최소한 한국의 영어 교육이 영어 본국에 버금갈만큼 요란하다는 증거는 되겠다.
한국에서 철자법 대회가 열린다면 어떨까? 중학교 3학년 애들 중 철자법 틀리는 애들이 몇이나 있을까? 초등학교 애들이라도 1-2학년 애들을 제외하고 아무리 단어가 어렵다한들 철자법 모르는 애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도데체 한국에서 이런 대회가 가능이나 할까? 문제를 동아 출판사의 국어 사전에서 출제하든 금성 출판사의 대 백과 사전에서 출제한들 그거 못 맞출 아이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영어에는 주변의 여러나라의 언어가 외래어로 편입되면서 철자법의 일정한 규칙이 많이 없어졌다고 한다. 프랑스 어원도 있고 라틴어, 스페인어 어원등 다양한 언어들이 영어에 스며들어와 이러한 복잡한 단어들로 인해 영어의 철자법을 자연스럽게 익히는게 어렵게 되었다 한다. 그에 비하면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늦게 발명된 (?) 언어로서 정말로 Every body 가 읽고 쓰는데 어려움이 없는 글이다. 방명록에 철자법 꼭 틀리는 딱 한 사람만 빼고는 말이다.
의사가 전화로 처방전을 불러 주면 환자이름, 약이름, 용법, 의사 이름이 헷갈릴 때가 꽤 있다. 그러면 꼭 How do you spell it? 하며 spelling 확인을 한다. 미국은 다민종 사회라 의사도 여러 지역에서 왔기 때문에 각자 발음과 엑센트가 다 다르다. 스패니쉬 의사, 중국, 인도, 러시아, 프랑스에서 온 1 세 의사들의 엑센트는 매우 심하므로 정확을 기하려면 스펠링을 되묻는게 좋다.
한국이라면 아무리 엑센트가 심해도 철자법을 되묻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게 꼭 나쁘지만은 아닌게 every body가 서로 철자를 묻곤 하니 후천성 영어 청각 장애자 (?)인 난 여기에 슬며시 묻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한국이라면 상식에 속하는 단어를 여기선 놓칠 때가 정말 많다.
한 번은 한 고객이 쌍둥이 아이들 처방전을 들고 와서 자기 아이들은 이란성 쌍둥이라 아픈 날이 같다는 둥 하고 말하는데 눈치론 알아 들었지만 이란성 쌍둥이란 단어는 못 알아 들었다. 나중에 사전에서 찿아 보니 그 단어는 Fraternal twin 이었다. 물론 내가 알아 듣기 쉽게 two-egged twin이라 했으면 좋았겠지만 날 위해서 미국 사람들이 그렇게 말할 필요는 없는거니까.
이렇듯 이 곳에서 교육 받지 않은 난 이곳에선 상식인 단어가 쉽지 않다. 또 다른 환자가 What is good for jock itch? 라고 묻는데 내가 못 알아 들으니까 사타구니를 가리킨다. 그제서야 난 jock itch가 음부 가려움증임을 알고 항진균제인 라미실 크림 (Lamisil, 성분명: terbinafine)을 집어 주었다. 또 한 번은 Eczema 에는 뭐가 좋나요? 라고 물어 오길래 eczema 가 뭐냐고 약사가 되묻긴 그렇고, 어디 한 번 볼까요? 하며 부위를 보니 발진 정도의 의미인 것 같아 소염제인 코티졸 크림(Cortisol, 성분명: hydrocortisone)을 추천하였다.
가끔 이렇게 힘들지만 그렇다고 정식으로 다시 공부 할 수는 없고 이런 식으로 하나하나 환자한테 배워 나가는 수 밖에 없다. 그러니 눈치만 느는 것 같다. 아마 눈치 Bee 대회라도 열리면 내가 1등은 따 논 당상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