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지난 13~14일 부산에서 개최된 제24회 병원약사회 총회 및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의약품 사용의 안전관리에 대한 병원약사의 역할'에 관한 논문을 요약·게재한다.〈편집자 주>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 무엇이 문제인가?
문홍섭(조선대학교병원 약제부장)
세계적으로 부적절한 약물사용으로 인한 약물의 부작용은 환자진료에도 큰 위험요소로 작용하고 있으며 사회적, 경제적 손실로 이어지고 있어 이에 대한 예방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국내의 경우 아직 부적절한 약물사용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최근 언론이나 기타자료에서 약물 부작용사례나 과도한 약물의 사용, 불필요한 약제비 지출 등이 많이 보도되면서 일반인들에게 적절한 약물의 사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으로 이에 따른 약사의 임무도 커지고 있다. 그러므로 의료의 질적 수준을 유지하고 비용과 효과 면에서 안전한 약물사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의약품 안전관리가 필요하다.
(1) 의약품 안전 사용관리의 목적
1) 부적절한 약물사용의 최소화
2) 약물남용의 방지
3) 부작용 예방과 진료의 질 향상
4) 효과대비 경제적 약물사용
5) 환자의 삶의 질 향상
(2) 부적절한 약물사용의 예
1) 부적절한 약물선택
2) 동일약품 중복사용 또는 병용금기약품 사용
3) 약물의 오·남용
4) 약용량 과다 혹은 과소사용
(3) 의약품 안전 사용관리를 위한 약사의 자세
1) 적절한 약물 사용에 대한 약사의 모니터링 중요성 인식
2) 약물의 처방 및 조제과정에서의 약물 선택의 중요성 인식
3) 적정용량에 대한 지식 확보
4) 투약금기사항에 대한 전문지식 확보
5) 약물간의 상호작용유형 파악
6) 약품관리의 중요성 인식
7) 올바른 약품 관리를 통한 약효손실의 최소화 노력
8) 투약시의 정확한 복약지도 등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현재 우리나라는 이미 외국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위험 성분을 함유해 회수 조치되었던 의약품과 동일한 위험 성분을 함유한 의약품이 국내에 유통될 가능성이 있어 소비자에 대한 위해가 우려되며,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의약품에 과잉 의존하고 과신하는 성향이 있어서 위험 성분 함유 의약품을 오·남용할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어떤 나라보다 그 위험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실제 COX-2 inhibitor나 PPA 제제 조치사례에서 알 수 있듯, 앞으로도 보건당국이나 보건의료인은 위험 성분에 대한 의약품 정보를 입수하게 되면 신속한 약품 평가 후 회수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소비자가 스스로 알고 대처 할 수 있도록 계도함으로써 소비자의 약화 사고 피해를 사전에 방지해야 할 것이다.
또한 현재 대부분의 병원에서 이루어지는 처방전의 입력, 원외처방전의 발행 등의 약물사용결정 단계에서의 안전성 검토는 의사 및 약사의 육안 및 직감적인 판단에 의존하기 때문에 실수에 의한 약화사고의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위험을 적극적으로 예방하고 약물사용의 적정화를 기하기 위해서는 불특정 다수의 약물에 대한 전문정보를 기반으로 부적절한 약물처방을 자동 감지하고 의사결정에 필요한 전문적 의약정보를 제공하는 전산화 보조도구가 필요하며 특히 심평원의 DUR 프로그램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DUR 시스템의 기대효과로는 ① 안전한 처방전 발행으로 병원의 의사 및 약사의 불안감 해소 ② 약사에 의한 처방관리 기능의 강화로 병원약사 직능의 전문성 향상 ③ 병원환자에 대한 복약지도 강화로 진료의 질 향상 ④ 자동검토를 통한 처방감사로 처방관리업무관련 인건비 절감 ⑤ 안전한 처방전의 발행으로 병원의 이미지 향상을 들 수 있다. 반면 DUR Program의 문제점으로는 ① 비활용성 및 정보의 객관성 부족 ② DUR 제도 도입 시기 적절성 여부와 역효과 발생 가능 ③ DUR system의 검색 제한성을 꼽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의약품의 사용에 있어서 DUR문제와 더불어 대두되고 있는 화제는 제네릭 의약품의 사용이다. 세계 각국은 비교적 저렴한 제네릭 의약품의 사용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이와 같은 환경적 요인에 힘입어 제네릭 의약품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보건복지부가 지난 4월 10일 건강보험 재정 대책 및 보건사업 발전을 담은 `국민 건강 증진 대책'을 발표했다. 발표 내용에는 약제비 절감의 구체적인 방안으로 약값 산정의 기준을 재점검하여 약가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약가재평가, 현행 약가제도인 실거래가상환제 보완 등 다각적인 방안이 언급되었다. 이에 고가의약품의 사용억제는 제네릭 의약품의 대체조제가 활성화되는 기반이 되었다.
정부는 대체조제 되는 의약품 안전성 및 유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활성화했고 이를 통과한 제품에 한해서만 대체조제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또한 약사들의 대체조제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해서 대체조제를 통해 가격이 낮은 의약품으로 조제할 경우 절감된 약값의 30%를 약사에게 돌려주는 대체조제 인센티브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대체조제 활성화의지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대체조제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첫 번째로 의사의 처방권 침해 논란이다. 두 번째 이유로는 생동성품목의 절반이 미생산되고 있는 점이다.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엇갈린 이해도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임상시험을 통해 사실상 약효동등성이 확보된 의약품에도 불구하고 생물학적 동등성시험을 거치지 않았다고 하여 약사의 대체조제가 안되는 것은 심각히 고민해 보아야 할 사항이다.
의약품 오·남용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 부적절한 약물사용을 최소화하여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의료진에게 의약품 안전사용의 중요성을 인식시켜 원활한 협조를 유도해야 하며, DUR을 담당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업무기록과 평가를 통해 지속적인 보완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또한 약물 적정사용을 위해 정부의 확고한 의지와 처방적정성 제고를 위한 방안 그리고 의·약사간 협력체계 구축도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을 위한 처방, 조제 및 투약관리
이은경(부산대학교병원 약제부장)
의사, 약사간의 직역 분리, 의약품의 오남용 방지, 환자들의 알권리 보호 등의 목적으로 2000년 의약분업이 실시되었다. 의사는 처방을, 약사는 조제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의약분업은 그 효과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약사법 22조에 복약지도의 의무화 규정이 강화가 되었으나 원외 약국에서는 인력문제, 경영문제, 의사 약사간의 신뢰 부족 등으로 복약지도를 제대로 못하고 있어 안전한 약물사용이 완전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입원환자 중심인 병원 약국에서도 약물로 인한 부작용 및 약화사고를 줄이기 위한 안전한 약물사용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더 관심이 높아져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역할의 인식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실현되지는 못하고 있다. 병원약사의 인력 부족과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약사의 기본 조제업무 및 임상약제업무의 수가에도 불구하고 약사들은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을 위하여 환자들이 약을 복용하게 되기까지를 단계별로 분석해보면 처방, 조제, 투약관리의 과정으로 나눌 수 있으며 그 단계별로 병원약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여기에서는 현재 병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처방, 조제 및 투약관리에 관한 세부사항이 병원마다 다르게 적용되고 있어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을 살펴보고 그 개선방법을 찾아보고자 한다.
처방, 조제 및 투약관리 시스템은 병원마다 형편에 맞게 자체적으로 시행하고 있어 처방하는 의사들이 수련 후 다른 병원에서 근무를 하게 될 때 혼돈의 우려가 있다. 조제를 하는 약사들 또한 일정한 제도적인 규정이 없어서 이직률이 높은 현실에서 한 병원 내에서도 자칫 약사들마다 달리 조제가 될 수 있으며, 투약을 받고 있는 환자들 또한 병원을 옮길 때마다 동일한 약품에 대해서도 다르게 투약지시를 받을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병원마다 자체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처방, 조제 및 투약관리의 업무 표준화를 실현하여 의사에게 일정한 서식의 처방전과 동일한 용법코드와 약품코드를 제공함으로써 보다 안전한 처방을 유도할 수 있으며 조제방법을 통일하여 같은 매뉴얼을 공유토록 하여 조제의 실수를 줄이고 여러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에게 같은 방법으로 조제된 약을 투약할 수 있다. 이는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높여서 보다 안전한 약물사용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병원약사는 안전한 약품 사용을 위한 처방, 조제 및 투약관리단계에 전반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인력 부족 등으로 병원에서는 의무적으로 시행하지 못하고 부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을 위한 처방, 조제 및 투약관리의 모든 단계에 적절한 인력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임상약제업무를 활성화하여 처방 및 투약단계에서도 약사의 역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임상약제업무가 정착되어야 한다.
의약분업 시행 이후 건강보험 재정의 위기로 재정부담이 증가하게 되었고 그 해결책으로 수가의 인하 및 급여비 절감을 위한 삭감의 확대는 의료기관의 재정적인 어려움을 초래하게 되었다. 따라서 효과적으로 병원약사 업무를 개선할 필요가 사회적으로도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병원신임 평가 및 의료기관 평가에서도 조제업무가 강화되고 있고 임상약제 업무의 조항이 강조되고 있다.
처방, 조제 및 투약관리의 표준화는 국가적인 제도화에 앞서 병원약사회 차원에서 먼저 필요하다. 병원 약제업무 표준화의 필요성은 다양한 방법으로 대두되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JCAHO에서는 Medication Management Standards를 제시하고 매년 최신화하고 있으며 2004년도에는 입원 환자에 대한 안전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미국병원약사회에서도 그 역할을 제시하고 있다.
처방, 조제 및 투약의 모든 단계에서 필요한 서식을 공동으로 마련하고 병원약사회 차원에서 세부지침을 표준화하여 모든 병원에서 같이 시행할 수 있도록 하여야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병원약사회 회원들이 열린 마음으로 정보를 공유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며 표준화된 지침이 정립되면 법적인 효력이 이루어지기 전이라도 모든 병원에서 준수할 의향이 있을 때 그 표준화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사료된다.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을 위한 제도적 측면에서의 역할
한현주(서울대학교병원 약제부 조제과장)
의약품을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새로운 약 성분이 개발되어 그 효능과 안전성을 인정받고, 생산을 시작하여 완벽한 품질관리 하에 적정한 방법으로 보관 및 유통과정을 거쳐, 정확한 조제와 투약방법으로 복약지도와 함께 환자에게 투여된 후에, 예상치 못했던 사후 부작용 검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과정에서의 철저한 확인과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크게 나누어 의약품 자체의 물적요인과 이에 관련된 인적요인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물적요인이라 함은 생산된 의약품의 형태나 상태조건 등을 들 수 있으며, 인적요인이라 함은 약품을 다루는 기술적요인 및 상황조건 등으로 조제과오관리나 부작용관리, 적절성 평가등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여기서는 주로 물적요인에 초점을 맞추어서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부분을 중심으로 다루고자 한다.
정부에서는 문제약품 발생 예방을 위한 제도적 측면에서 현행제도의 운영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하되 실제 사용자들이 발견하여 제안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거나 예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보완작업을 수행하여야 한다.
특히 의약품 생산 단계에서는 관계기관에 의한 실물 및 형태, 포장 등에 대한 검토과정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또 의약품 사용 단계에서는 실제로 의약품의 사용 시에 첨부문서의 설명만으로 해당약품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할 것이며 또한 조제 및 투약에 필요한 기술관련 정보도 여기에 충분히 포함되어 있어야 마땅할 것이다.
실제로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을 위협하는 사례를 살펴보면 서울대학교병원에서 2001년 이후로 보고된 문제약품에 관해 정리한 결과 이물질 혼입, 용기불량, 투약오류 위험, 성상변화, 변색, 표시기재 불량, 포장개선, 용량 과부족, 약효 불확실 등 총 181건이 집계됐다.
이를 위해서는 문제점을 제기할 수 있도록 공신력 있는 단일창구를 개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유롭게 접수한 문제약품 및 문제점에 대한 개선책을 검토하여 이를 규정에 반영하거나 해당의약품 및 제약사에 개별적 개선조치를 지시하고 이를 검수 받도록 하면 제도권내에서 효율적인 감시체제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제약회사에서는 제도상에 규정되어 있는 사항을 절대적으로 준수하도록 함은 기본이며, 만일 문제약품이 발견되었거나 사용자의 문제점 지적이 있을 경우에는 이를 해결하고 개선하기 위한 적극적인 자세를 지녀야 할 것이다.
특히 어떤 한 의료기관에서 문제약품을 발견하고 보고하거나 시정을 요구하였을 때는 이에 관한 정보를 다른 의료기관에도 미리 알려 전체적으로 문제약품과 문제점이 관리되고 시정되도록 주도적으로 진행을 하여야 할 것이다.
문제약품의 방지를 위해서는 병원의 약제부서도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발생빈도가 낮은 문제점이나 문제약품이라도 간과하지 않고 정보를 공개하고 시정을 요청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가능하면 문제약품 관리를 전담하는 약사를 지정하여 문제점 보고와 해결과정, 조치사항들을 일목요연하게 관리하여 자료를 축적하고 보관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정부 관련부처에서 마련한 관리창구를 적극 활용하든지, 아니면 한국병원약사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불량의약품 관리란을 활용하여 문제점 공개 및 시정요구에 나서야 한다.
병원 약제부의 문제점관리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서 한국병원약사회는 지금 운영하고 있는 불량의약품 관리란을 보다 활성화시켜야 하며, 각 병원에서 제시한 문제약품과 문제점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여 타 병원의 약제부서에서도 공유하도록 하여 이를 전체 병원 약제부서의 종합된 의견으로 집약함으로써 정부 관련부처와 제조사에 개선안의 시행을 강력하게 요청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문제점을 발견하고 자료를 축적하는 일이 이루어져야 한다. 다양한 사례와 통계치를 기본자료로 하여 이의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개선 방안을 제안하여 시행할 수 있는 강제적 및 자발적인 시행과정의 집행이 필요하다. 또한 시행 후의 평가와 이에 관련된 모든 정보의 공개와 확산, 공유작업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이 모든 사항이 제도권내에 마련되어 공식적이고 책임 있는 기관에서 진행되어야 할 것이나, 이의 기초를 마련하고 올바른 방향을 이끌어나가기 위해서는 병원약사회를 중심으로 하는 전국 병원의 적극적인 협조체제를 마련하여야 할 것이며, 이로써 문제약품의 근절을 이루고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에 더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