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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약학홍보책자 선택인가? 필수인가?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
입력 2008-06-04 07:45 수정 최종수정 2010-05-10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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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한일대학원생 공동심포지움을 마치고 주최교인 교토대학 약학부의 학장을 만났다. 그 자리에서 “새로운 약은 어떻게 창조되는가” 라는 제목의 300쪽 짜리 소책자를 선물로 받았다. 우선 이 책의 머리말을 그대로 옮겨 본다.

[암, 알츠하이머병, AIDS 등 획기적인 특효약의 개발이 기대되고 있는 난치병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약의 개발에는 유기화학, 물리화학, 생물화학, 분자생물학, 약리학, 약제학 등 많은 학문영역의 종합적인 지식이 필요합니다만, 이들을 계통적으로 교육하고 연구하고 있는 곳은 오직 약학대학뿐입니다.

역사적으로 획기적인 신약을 개발하면 노벨상이 수여되어 온 사실로부터도 알 수 있듯이 약학은 학술적인 공헌은 물론 질병치료라고 하는 커다란 사회적인 공헌도 가능한 대단히 매력 있는 학문입니다.

이 책에서는 교토대학 학부 및 대학원의 젊은 연구자, 교수, 그리고 조교수 10명이 자신의 전문영역을 중심으로, 때로는 체험을 바탕으로 “신약은 어떻게 만드는가?”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1~5장에서는 약의 역사와 신약개발의 방법론을 간단히 설명합니다. 6~8장은 실천편으로 감염증 등의 구체적인 질병에 대한 신약을 어떻게 개발하는가에 대해 소개합니다. 특히 7장에서는 세계 최초로 알츠하이머 병 치료약을 개발한 스기모토 교수가 자신이 어떻게 이 약을 개발하였는가를 소개합니다. 9~10장에서는 21세기의 창약 (創藥) 기술인 DDS와 게놈 창약에 대해 해설합니다.

마침 일본의 약학교육은 2006년부터 일부가 6년제로 바뀌는 큰 변혁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새로운 교육제도 하에서는 “약을 올바르게 사용” 하고자 하는 약사 직능 교육만이 클로즈업되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불치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의 개발이 약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 기회에 신약개발을 통하여 “혼자서도 수많은 환자의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꿈을 갖고 있는 약학의 중요성을 알릴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이 책을 통하여 약학을 약학에 뜻을 세우는 젊은 사람들이 늘어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이상의 머리말을 통하여 6년제 약학교육의 시행을 앞두고 있는 일본 약학대학의 고민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다.

6년제라고 하면 일본 국민들도 “임상약학”은 강화되지만 “약학의 과학적 연구 기능”은 약화되는 것으로 오해할 가능성이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6년제라고 해서 임상약학 일변도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는 일본 약대 교수들의 절박한 상황인식이 이러한 홍보성 책자를 만들게 한 것 같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는 우리나라 약학대학 관련자들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생각된다. 책의 내용은 질병과 신약개발에 대하여 고등학교 3학년 학생 정도면 읽을 수 있도록 쉽고 재미있게 쓰여졌다.

예컨대 아스피린이 어떻게 버드나무과 식물로부터 개발되게 되었는가 하는 과정이 마치 옛날 이야기처럼 펼쳐져 있다. 쉽고 재미있지만 내용은 정말 알찼다.

솔직히 나 같은 사람도 신약개발의 전반적인 흐름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

우리나라는 어떤 방법으로 약학을 홍보하고 있는가? 약학대학을 방문해도 제대로 된 약학 홍보 책자 하나 받아 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래도 되는 것일까?

우리는 일본과 달리 느긋해 해도 되는 상황인가? 소책자 하나가 만가지 상념에 빠지게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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