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22일부터 24일까지 일본의 교토대학에서 서울대와 교토대학 및 오사카 대학의 생명약학 (약제학) 분야의 대학원생들이 모여 제4회 SKO 합동 심포지움을 열었다. 서울대에서는 필자를 포함한 4명의 교수와 9명의 대학원생이 참여하였고 일본의 두 대학에서도 비슷한 규모의 인원이 참석하였다.
제1회 SKO 심포지움은 2004년 12월 교토대학에서 약화학 관련 분야의 3개 대학 대학원생들이 30개의 논문을 발표하면서 시작되었다. 제2회 심포지움은 2005년 12월 생명과학을 주제로 오사카대학에서 열렸는데 26개의 논문이 발표되었고, 8개의 교수들의 강의도 있었다. 이 때에는 전남대 약학대학도 참여하였다.
제3회 심포지움은 합성화학 및 천연물약학을 주제로 서울대에서 열렸는데 28개의 논문이 발표되었다.
이 심포지움은 구두 발표, 특히 영어 구두발표의 기회가 거의 없는 한일 양국의 대학원생들에게 영어로 구두 발표하는 연습을 시키자는 것이었다. 따라서 심포지움의 모든 순서는 영어로만 진행되었다.
막상 심포지움을 시작해 보니 학문에는 일본학생이, 발표에는 우리학생이 앞서는 모습이었다. 우리 학생들은 대개가 유창한(?) 영어로 일본 학생들을 압도하였는데 필자의 젊은 시절과 비교해 보면 격세지감이 들었다. 학생들의 발표가 끝나면 좌장을 맡은 양국의 교수들은 예외없이 “active discussion”을 권고하였다.
그러나 청중으로 참석한 학생들, 특히 일본 학생들은 좀처럼 토론에 참여하려 들지 않았다. 우선 영어로 말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더 본질적인 이유는 다른 데 있음을 심포지움이 끝난 다음날 관광버스를 타보고 확연히 깨닫게 되었다.
다음날 교토의 ‘하루 종일’코스의 관광버스를 타게 되었다. 버스에는 한국인 8명과 일본인 10명 정도가 타고 있었다. 우리들과 달리 일본인들은 관광 내내 모두가 질문 한마디, 잡담 한마디 없이 조용히 안내양의 안내 멘트만 듣고 다녔다. 오전 관광이 끝나고 모두 같은 식당에 들어 가 점심을 먹을 때에도 일본인들은 행여 숨소리가 옆 사람에게 들릴까 조심하는 사람들처럼 조용히 식사를 하였다. 잡담을 하며 즐겁게 식사를 즐기려던 우리들 마저 숨을 죽일 수밖에 없는 분위기이었다.
일본인들이 이처럼 조용히 관광을 하는 것은 그들의 “사람을 무서워하는 민족성” 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된다.
남의 집을 방문해도 자기 신발을 집밖 쪽으로 가지런히 놓고 들어 가야 마음이 놓이는 사람들이 일본인들이다. 그렇다. 이처럼 사람을 무서워하는 일본학생들에게 처음 만난 한국인에게 영어로 질문을 하라는 것은 어쩌면 두렵고 가혹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각종 국제학회에서 눈부신 활약을 하고 있는 일본 학자들은 아마 엄청난 “사람에 대한 두려움”을 죽을 각오로 극복해 낸 영웅들일지도 모른다.
일본사람에 비하면 우리는 때로는 무례할 정도로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비교적 사람을 쉽게 대하고 ‘정’도 쉽게 주고 받는다. 이는 우리의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즉 연구 수준을 높이고 영어로 말하고 듣기를 조금만 더 연습한다면 우리나라의 젊은 약학자들이 국제학회에서 활약할 날도 머지 않아 보인다. 내년도 오사카에서 열릴 제5회 SKO 심포지움이 또 하나의 발전의 전기가 되기를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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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2일부터 24일까지 일본의 교토대학에서 서울대와 교토대학 및 오사카 대학의 생명약학 (약제학) 분야의 대학원생들이 모여 제4회 SKO 합동 심포지움을 열었다. 서울대에서는 필자를 포함한 4명의 교수와 9명의 대학원생이 참여하였고 일본의 두 대학에서도 비슷한 규모의 인원이 참석하였다.
제1회 SKO 심포지움은 2004년 12월 교토대학에서 약화학 관련 분야의 3개 대학 대학원생들이 30개의 논문을 발표하면서 시작되었다. 제2회 심포지움은 2005년 12월 생명과학을 주제로 오사카대학에서 열렸는데 26개의 논문이 발표되었고, 8개의 교수들의 강의도 있었다. 이 때에는 전남대 약학대학도 참여하였다.
제3회 심포지움은 합성화학 및 천연물약학을 주제로 서울대에서 열렸는데 28개의 논문이 발표되었다.
이 심포지움은 구두 발표, 특히 영어 구두발표의 기회가 거의 없는 한일 양국의 대학원생들에게 영어로 구두 발표하는 연습을 시키자는 것이었다. 따라서 심포지움의 모든 순서는 영어로만 진행되었다.
막상 심포지움을 시작해 보니 학문에는 일본학생이, 발표에는 우리학생이 앞서는 모습이었다. 우리 학생들은 대개가 유창한(?) 영어로 일본 학생들을 압도하였는데 필자의 젊은 시절과 비교해 보면 격세지감이 들었다. 학생들의 발표가 끝나면 좌장을 맡은 양국의 교수들은 예외없이 “active discussion”을 권고하였다.
그러나 청중으로 참석한 학생들, 특히 일본 학생들은 좀처럼 토론에 참여하려 들지 않았다. 우선 영어로 말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더 본질적인 이유는 다른 데 있음을 심포지움이 끝난 다음날 관광버스를 타보고 확연히 깨닫게 되었다.
다음날 교토의 ‘하루 종일’코스의 관광버스를 타게 되었다. 버스에는 한국인 8명과 일본인 10명 정도가 타고 있었다. 우리들과 달리 일본인들은 관광 내내 모두가 질문 한마디, 잡담 한마디 없이 조용히 안내양의 안내 멘트만 듣고 다녔다. 오전 관광이 끝나고 모두 같은 식당에 들어 가 점심을 먹을 때에도 일본인들은 행여 숨소리가 옆 사람에게 들릴까 조심하는 사람들처럼 조용히 식사를 하였다. 잡담을 하며 즐겁게 식사를 즐기려던 우리들 마저 숨을 죽일 수밖에 없는 분위기이었다.
일본인들이 이처럼 조용히 관광을 하는 것은 그들의 “사람을 무서워하는 민족성” 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된다.
남의 집을 방문해도 자기 신발을 집밖 쪽으로 가지런히 놓고 들어 가야 마음이 놓이는 사람들이 일본인들이다. 그렇다. 이처럼 사람을 무서워하는 일본학생들에게 처음 만난 한국인에게 영어로 질문을 하라는 것은 어쩌면 두렵고 가혹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각종 국제학회에서 눈부신 활약을 하고 있는 일본 학자들은 아마 엄청난 “사람에 대한 두려움”을 죽을 각오로 극복해 낸 영웅들일지도 모른다.
일본사람에 비하면 우리는 때로는 무례할 정도로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비교적 사람을 쉽게 대하고 ‘정’도 쉽게 주고 받는다. 이는 우리의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즉 연구 수준을 높이고 영어로 말하고 듣기를 조금만 더 연습한다면 우리나라의 젊은 약학자들이 국제학회에서 활약할 날도 머지 않아 보인다. 내년도 오사카에서 열릴 제5회 SKO 심포지움이 또 하나의 발전의 전기가 되기를 기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