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4월 22일부터 25일까지 네델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제3회 세계약학회의 (PSWC)”가 열렸다. 필자는 이 학회의 심포지움에 초청을 받아 “ICH, CIOMS, ISOP, ISPE and other acronymic vehicles to enable harmonization of pharmacovigillance” 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 바 있는데, 이와 관련한 필자의 소견을 이에 소개한다.
의약품의 사용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안전성과 유효성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의약품의 안전성이 ‘과학’이 아닌 사회문화적인 인자에 의해 평가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미국 FDA가 2000년 출혈성뇌졸중 위험 문제로 미국 내 사용을 금지한 phenylpropanolamine (PPA)에 대하여 우리나라는 2004년 사용 금지 결정을 내렸지만, 영국 등은 그 사용을 제한은 하되 금지하지는 않았으며, 세계에서 13개국 (2005년 WHO자료) 이외에는 이 약물에 대하여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여기에서 우리는 왜 어떤 나라에서는 판매가 금지된 약물이 다른 나라에서는 판매될 수 있는가 하는 의문과 만나게 된다. 만약 약물의 안전성이 오직 과학에 의해서만 판정되는 것이라고 한다면 PPA의 사용에 관한 제한 내용은 나라에 관계없이 일정해야 할 것이다.
물론 나라마다 인종에 따른 유전적 차이 등이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날 어떤 약물에 대한 안전성 판정 기준이 나라별로 너무나 다르다는 사실은 의약품의 안전성이 과학 이외의 다른 인자들에 의해서 결정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오늘날과 같은 ‘과학’만능주의 시대에 어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 그러나 과학에만 의존하지 않고 문화사회적 요인까지도 고려하여 안전성을 평가하려는 태도는 오히려 올바른 태도라고 생각한다.
어떤 나라의 의약품 안전에 대한 요구 수준은 그 나라가 처해있는 경제 수준, 의료수준, 제약산업의 기술 수준, 안전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등 사회문화적인 제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렇게 보면 최빈국이 미국에서와 같이 최고도의 안전성이 보장된 의약품의 유통만을 고집하는 것이 오히려 불합리하다 할 것이다.
문제는 오히려 사회문화적인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오직 ‘과학’을 강조하면서 최고의 품질, 최고의 안전성을 강조하는 선진국끼리의 담합일지도 모른다. 만약에 ICH 같은 국제기구들이 회원국인 미국, 일본 및 EU 만의 입장을 고려하여 고도의 안전성이 확립된 의약품만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게 규정한다면, 이는 결국은 ICH 회원국이 만든 의약품만 지구상에서 유통되게 만드는 셈이 된다.
다른 나라는 그만한 수준의 의약품을 생산할 기술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제기구들이 진정으로 인도적인 측면에서 의약품의 안전성 문제를 고민하고자 한다면 각 나라가 처한 상황을 고려하여 그 나라에 알맞은 “안전성 수준”을 결정할 수 있는 ‘의사결정 알고리즘’ 개발에 힘써야 할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과학을 자랑하는 선진국이 감당해야 할 몫이요, 보편적인 인류애를 실현하는 길일 것이다. 그렇게 할 때 의약품의 안전성을 과학으로만 바라보고 푸쉬하여 무역장벽을 높이려 한다는 비난을 듣지 않게 될 것이다.
국제기구의 발전을 위하여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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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22일부터 25일까지 네델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제3회 세계약학회의 (PSWC)”가 열렸다. 필자는 이 학회의 심포지움에 초청을 받아 “ICH, CIOMS, ISOP, ISPE and other acronymic vehicles to enable harmonization of pharmacovigillance” 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 바 있는데, 이와 관련한 필자의 소견을 이에 소개한다.
의약품의 사용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안전성과 유효성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의약품의 안전성이 ‘과학’이 아닌 사회문화적인 인자에 의해 평가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미국 FDA가 2000년 출혈성뇌졸중 위험 문제로 미국 내 사용을 금지한 phenylpropanolamine (PPA)에 대하여 우리나라는 2004년 사용 금지 결정을 내렸지만, 영국 등은 그 사용을 제한은 하되 금지하지는 않았으며, 세계에서 13개국 (2005년 WHO자료) 이외에는 이 약물에 대하여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여기에서 우리는 왜 어떤 나라에서는 판매가 금지된 약물이 다른 나라에서는 판매될 수 있는가 하는 의문과 만나게 된다. 만약 약물의 안전성이 오직 과학에 의해서만 판정되는 것이라고 한다면 PPA의 사용에 관한 제한 내용은 나라에 관계없이 일정해야 할 것이다.
물론 나라마다 인종에 따른 유전적 차이 등이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날 어떤 약물에 대한 안전성 판정 기준이 나라별로 너무나 다르다는 사실은 의약품의 안전성이 과학 이외의 다른 인자들에 의해서 결정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오늘날과 같은 ‘과학’만능주의 시대에 어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 그러나 과학에만 의존하지 않고 문화사회적 요인까지도 고려하여 안전성을 평가하려는 태도는 오히려 올바른 태도라고 생각한다.
어떤 나라의 의약품 안전에 대한 요구 수준은 그 나라가 처해있는 경제 수준, 의료수준, 제약산업의 기술 수준, 안전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등 사회문화적인 제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렇게 보면 최빈국이 미국에서와 같이 최고도의 안전성이 보장된 의약품의 유통만을 고집하는 것이 오히려 불합리하다 할 것이다.
문제는 오히려 사회문화적인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오직 ‘과학’을 강조하면서 최고의 품질, 최고의 안전성을 강조하는 선진국끼리의 담합일지도 모른다. 만약에 ICH 같은 국제기구들이 회원국인 미국, 일본 및 EU 만의 입장을 고려하여 고도의 안전성이 확립된 의약품만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게 규정한다면, 이는 결국은 ICH 회원국이 만든 의약품만 지구상에서 유통되게 만드는 셈이 된다.
다른 나라는 그만한 수준의 의약품을 생산할 기술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제기구들이 진정으로 인도적인 측면에서 의약품의 안전성 문제를 고민하고자 한다면 각 나라가 처한 상황을 고려하여 그 나라에 알맞은 “안전성 수준”을 결정할 수 있는 ‘의사결정 알고리즘’ 개발에 힘써야 할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과학을 자랑하는 선진국이 감당해야 할 몫이요, 보편적인 인류애를 실현하는 길일 것이다. 그렇게 할 때 의약품의 안전성을 과학으로만 바라보고 푸쉬하여 무역장벽을 높이려 한다는 비난을 듣지 않게 될 것이다.
국제기구의 발전을 위하여 건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