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07년) 4월 14일 필자는 일본약사학회 (藥史學會)총회 (동경대학약학부 강당)에서 ‘한국의 약학사’라는 특별강연 (강연요지; ‘藥學史雜誌’ 제42권 제1호)을 하였다.
이는 2006년 12월 20일 서울 시청 옆 프레지던트 호텔의 조그만 객실에서 이상섭 서울약대 명예교수님의 소개로 오쿠다준 (奧田俊) 名城大 명예교수를 비롯한 일본약학사 연구회원 수명에게 고 김신근 서울약대 명예교수님의 역저인 ‘한국의약사’ (2001, 서울대 출판부)의 내용을, 그리고 작년 3월8일 서울대천연물과학연구소에서 동경대 약대의 츠타니 키이찌로 (律谷喜一郞)교수를 비롯한 일본의 근대약학사 연구그룹에게 같은 내용의 강의를 반복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5000년간의 약학사를 1시간 강의에 맞게 압축하느라 고생했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 그 후 이 강연 내용에 최근의 약계 역사를 추가하여 ‘한국약학사’라는 제목의 연구논문을 ‘약학회지’ 제51권 제6호 (2007)에 게재하게 되어 이 일에 발을 들여 놓은 것에 대한 나름대로의 보람도 느끼고 있다.
오늘은 일본약사학회에 가 보고 놀란 일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번째 놀란 것은 ‘藥學史雜誌’의 연조가 40년이 넘었다는 것이었다.
또 그 내용이 얼마나 상세한지 실제로 있었던 일보다 기록의 양이 더 많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었다. 부러웠다. 그리고 약학사에 관한 학회나 연구자, 연구논문이 거의 없는 우리 현실이 부끄러웠다.
그래서 ‘한국약학사’ 논문을 집필하게 되었고, 이 때 한약분쟁이나 의약분업, 그리고 6년제 실시 과정 등을 상세히 쓰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두번째 놀란 것은 일본약사학회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대개 상당한 고령자 들이라는 사실이었다. 약대를 정년퇴임한 교수님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듯이 보였다.
이 학회의 이사회에 참석해 보니 약 30명 참석자의 평균 연령이 82세 정도였으며 90이 넘은 분도 3분이나 계셨다. 과연 일본은 고령화 사회이었던 것이다.
일본이 고령화 사회라는 증거는 TV에서도 보인다. 일본 TV의 연예 프로그램의 사회자 중 70이 넘어 보이는 할아버지 급 사회자가 적지 않은데, 이는 싱싱한 (?) 젊은이만 사회를 보는 것인 줄 아는 우리나라와는 대조적이었다.
세번째로 놀라운 것은 이 분들이 몇 시간에 걸친 회의를 전혀 지루해 하지 않으며 예산 및 결산 등을 하나하나 검토하는 모습이었다.
우리 같으면 젊은이에게 시켜도 좋을만한 일들을 어르신들 스스로가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하고 있었다.
만약에 궂은 일은 젊은이에게 시키고 고령자는 대접만 받으려고 했다면, 일본의 고령화 사회는 이처럼 건실하게 뿌리내리지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요컨대 일본이 오늘날과 같은 건실한 고령화 사회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일은 스스로 한다’라는 고령자들의 자주독립정신의 덕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약학사 연구의 필요성은 일본보다 우리에게 더욱 시급하고 절실하다. 그러나 약학사를 젊은 사람들에게만 맡기는 것은 무리이다. 그들에게 당장에 닥친 일들이 너무 바쁘기 때문이다.
이제 약학사는 약대를 정년퇴임하신, 그래서 젊은 사람들보다 시간 여유가 있으실 것 같은 명예교수님들께서 맡아 주시면 어떨까 한다. 그래야 비로서 우리나라도 참다운 고령화 사회가 되는 것이 아닐까? 참다운 고령화 사회를 위하여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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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07년) 4월 14일 필자는 일본약사학회 (藥史學會)총회 (동경대학약학부 강당)에서 ‘한국의 약학사’라는 특별강연 (강연요지; ‘藥學史雜誌’ 제42권 제1호)을 하였다.
이는 2006년 12월 20일 서울 시청 옆 프레지던트 호텔의 조그만 객실에서 이상섭 서울약대 명예교수님의 소개로 오쿠다준 (奧田俊) 名城大 명예교수를 비롯한 일본약학사 연구회원 수명에게 고 김신근 서울약대 명예교수님의 역저인 ‘한국의약사’ (2001, 서울대 출판부)의 내용을, 그리고 작년 3월8일 서울대천연물과학연구소에서 동경대 약대의 츠타니 키이찌로 (律谷喜一郞)교수를 비롯한 일본의 근대약학사 연구그룹에게 같은 내용의 강의를 반복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5000년간의 약학사를 1시간 강의에 맞게 압축하느라 고생했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 그 후 이 강연 내용에 최근의 약계 역사를 추가하여 ‘한국약학사’라는 제목의 연구논문을 ‘약학회지’ 제51권 제6호 (2007)에 게재하게 되어 이 일에 발을 들여 놓은 것에 대한 나름대로의 보람도 느끼고 있다.
오늘은 일본약사학회에 가 보고 놀란 일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번째 놀란 것은 ‘藥學史雜誌’의 연조가 40년이 넘었다는 것이었다.
또 그 내용이 얼마나 상세한지 실제로 있었던 일보다 기록의 양이 더 많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었다. 부러웠다. 그리고 약학사에 관한 학회나 연구자, 연구논문이 거의 없는 우리 현실이 부끄러웠다.
그래서 ‘한국약학사’ 논문을 집필하게 되었고, 이 때 한약분쟁이나 의약분업, 그리고 6년제 실시 과정 등을 상세히 쓰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두번째 놀란 것은 일본약사학회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대개 상당한 고령자 들이라는 사실이었다. 약대를 정년퇴임한 교수님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듯이 보였다.
이 학회의 이사회에 참석해 보니 약 30명 참석자의 평균 연령이 82세 정도였으며 90이 넘은 분도 3분이나 계셨다. 과연 일본은 고령화 사회이었던 것이다.
일본이 고령화 사회라는 증거는 TV에서도 보인다. 일본 TV의 연예 프로그램의 사회자 중 70이 넘어 보이는 할아버지 급 사회자가 적지 않은데, 이는 싱싱한 (?) 젊은이만 사회를 보는 것인 줄 아는 우리나라와는 대조적이었다.
세번째로 놀라운 것은 이 분들이 몇 시간에 걸친 회의를 전혀 지루해 하지 않으며 예산 및 결산 등을 하나하나 검토하는 모습이었다.
우리 같으면 젊은이에게 시켜도 좋을만한 일들을 어르신들 스스로가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하고 있었다.
만약에 궂은 일은 젊은이에게 시키고 고령자는 대접만 받으려고 했다면, 일본의 고령화 사회는 이처럼 건실하게 뿌리내리지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요컨대 일본이 오늘날과 같은 건실한 고령화 사회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일은 스스로 한다’라는 고령자들의 자주독립정신의 덕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약학사 연구의 필요성은 일본보다 우리에게 더욱 시급하고 절실하다. 그러나 약학사를 젊은 사람들에게만 맡기는 것은 무리이다. 그들에게 당장에 닥친 일들이 너무 바쁘기 때문이다.
이제 약학사는 약대를 정년퇴임하신, 그래서 젊은 사람들보다 시간 여유가 있으실 것 같은 명예교수님들께서 맡아 주시면 어떨까 한다. 그래야 비로서 우리나라도 참다운 고령화 사회가 되는 것이 아닐까? 참다운 고령화 사회를 위하여 건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