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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한 심판이 있어야 멋진 경기를 볼 수 있다.
정부혁신 과제(심사결과 정보공개)체험기
입력 2006-08-17 10:58 수정 최종수정 2006-08-25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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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옥(식약청 보건연구관)
아이스하키를 시작한지 벌써 5년이 다가오고 있다. 아들 녀석이 아이스하키를 하면서 아이스링크에 가게 되어 아이스하키에 대해 알게 되면서 재미를 느끼게 되더니 결국 내가 아이스하키를 하게 되었다.

오늘은 아마추어협회장배 클럽대항 대회가 있는 날이다. 처음으로 대회에 출전하게 된 것이다. 매우 긴장되고 흥분되는 모습을 감출 수 없다.

심판의 휘슬과 함께 양팀의 응원전이 펼쳐지면서 퍽을 향해 선수들이 쏜살같이 달려든다. 그 순간 심판의 휘슬이 다시 울렸다. 우리 팀 선수가 반칙으로 1분 30초간 퇴장이라는 것이다. 이해할 수 없었다. 반칙이 아닌데 분명한 오심이었다. 그러나 판정은 번복할 수 없다. 이런 판정이 반복되면서 선수들은 의욕을 잃고, 경기는 재미없어지고 관중의 응원소리도 줄어들었다.

그 날 밤 집에 돌아와 여러 가지 생각을 해 보았다. 경기는 패하고 재미없었으나 귀중한 교훈을 얻었다. 심판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심판의 수준이 떨어지거나 심판 간에 수준의 차이가 있거나 심판이 향응과 뇌물을 받아 부패해 있다면 그 판정은 누구에게도 신뢰를 얻을 수 없을 것이고, 열심히 훈련하여 준비한 선수와 팀에게는 허탈감과 강한 불신을 심어줄 것이며, 멋진 경기를 보기위해 모여든 관중들은 지불한 입장료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기는커녕 오히려 정신적, 경제적, 시간적으로 피해를 보게 될 것이다.

멋진 경기를 위해서 심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생각하게 한다. 의약품 우수심사기준(GRP)을 도입하여 정착하려는 혁신과제를 제안하여 수행하고 있는 나로서는 이를 간과할 수 없었다. 오심의 휘슬을 부는 심판이 바로 의약품심사를 담당하고 있는 나 자신인 것 같아서이다.

제약회사 등 고객들은 오랜 시간동안 열심히 많은 돈을 쏟아 부으며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여 우수한 신약을 개발하고 식약청에 허가서류를 제출하게 된다. 마치 아이스하키팀에서 많은 돈을 들여 우수한 선수를 선발하고 오랜 시간 열심히 연습하여 대회에 출전하는 것과 같을 것이다.

아이스하키 심판의 오심처럼 심사자의 심사수준이 낮거나 심사자간에 수준이 평준화 되어 있지 않다면 더 나아가 심사자가 부패하여 공정하지 못하다면 그 경기는 재미없을 것이며, 관중으로부터 외면당하게 될 것은 자명하다.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으며 피해는 누구에게 돌아갈 것인가?

재미있는 경기를 위해서는 우수한 심판의 공정하고 수준 높은 경기운영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아무나 심판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일정한 자격을 갖춘 자만이 심판이 될 수 있으며, 심판이 된 이후에도 변화하는 규칙과 선수들의 기술 발전에 적응하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교육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우리 의약품 심사자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심사자는 의약품심사에 필요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어야하며, 국내·외의 규정과 제도의 변화와 첨단과학기술 등 과학의 발달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또한 심사자의 심사수준 차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육프로그램의 개발과 운영이 필요하다. 식약청은 교육혁신을 추진하고 있으며, 특별히 의약품평가부에서는 임상시험평가과정 등 전문교육과정과, 신규자 대상으로 하는 신규자교육과정, 제도·규정을 가르치는 제도과정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고 있다.

판정시비가 일어날 때 그 장면을 다시 볼 수 있다면, 더욱이 느린 화면으로 자세히 볼 수 있다면 순간에 일어나는 판정의 시비를 가릴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만일 그 장면을 다시는 볼 수 없다면, 심판의 오심을 가리기는 불가능하며, 심판의 자의적인 판정이 많아질 수 있어 공정성이 허물어지고 말 것이다.

심사자의 심사내용과 결과를 아무도 볼 수 없다면 심사자의 주관적인 판단이 점점 강해져 일관성과 투명성, 공정성이 낮아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식약청에서는 의약품심사결과 정보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즉 고객이 허가 신청한 내용은 이러이러 하고, 심사자가 심사한 결과 이렇게 시정하였으며, 이 때 제출한 자료는 이러하다고 모든 사람에게 알리는 것이다.

따라서 심사자는 주관적인 판단을 최소화하여 더욱 공정하게 일관된 심사를 하게 됨으로써 심사의 신뢰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선수는 경기에 집중하면서 이렇게 하면 반칙이고, 이렇게 하면 경고를 받을 것이고, 이정도면 2분간 퇴장 등 예측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판정기준이 심판사이에 서로 다르다면 반대의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의약품심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공개된 정보를 보면 이정도의 자료를 제출하면 보완을 받을 것이고, 이정도면 적합하여 보완 없이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그러나 처음에는 느린 화면에 대해 선수와 심판 모두 반대하였고, 단지 관중만이 찬성하였으나 결국 느린 화면의 등장으로 경기는 더욱 재미있어졌다는 것에 동의할 것이다.

식약청에서는 꾸준히 심사자와 고객을 대상으로 설득과 이해를 구했으며, 처음부터 정책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심사결과 정보공개를 실현할 수 있었다.

또한 심판은 다분히 국제적이어야 한다. 세계 각 나라에 많은 심판이 있지만 국제심판은 그리 많지 않다. 즉 국제적인 규칙을 잘 알고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으며, 충분한 경험을 가지고 있어 국제경기를 수준 높게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우선 규정이 국제적으로 문제가 없도록 신속하게 제·개정하여야 하며, 심사자 수준이 국제적 수준으로 평준화 되어야 한다.

국내 경기에서 심판이 국제적인 규칙을 적용하지 않거나 판정수준이 다르면 우리나라 선수들이 국제경기에서 당황하게 되고 결국 좋은 경기를 하지 못할 것이다. 국내제약회사의 국제적인 감각을 익히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의약품심사의 국제조화가 필수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얼마전에 끝난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있었던 일이다. 심판이 경고카드(yellow card)를 두 번 주고도 퇴장시키지 않고 세 번째 경고카드를 주고서야 퇴장(red card)을 주는 웃지 못 할 일이 있었다. 심판은 경기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항을 일정한 양식의 기록지에 기록을 하여야 한다.

의약품 심사를 할 때 심사자는 표준요약서에 심사내용을 기록한다. 그러나 요약서가 표준화되어 있지 않아 심사자 별, 심사부서별로 다르다면 심사의 일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며, 심판의 오심을 줄일 수 없을 것이다. 더 나아가 국제적 표준양식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국제적 수준의 멋진 경기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에 식약청에서는 의약품 심사과정을 표준화하기 위하여 심사요약서(Template)를 국제적 수준으로 표준화하였으며, 심사와 관련된 많은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6월에 있었던 월드컵경기에서 우리 국민은 심판의 판정을 아쉬워하며, 심하게 비판하였다. 심판의 오심에 때문에 우리 대표팀이 16강에 오르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나 자신의 오심으로 제약회사 등 많은 고객들이 고통을 받았거나, 국민들이 양질의 의약품을 사용할 권리를 박탈당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무거운 책임감을 갖게 된다. 심판의 오심을 최소화하여 수준 높은 경기운영을 한다면 정말 멋진 경기가 될 것이고 많은 관중들은 이를 마음껏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경기를 마치고 대기실로 들어가는 선수와 심판에 대한 관중들의 박수소리와 그들의 얼굴에서 환한 웃음을 발견하게 된다. 멋진 경기를 위한 우리의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그 중심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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