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의 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시장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비만을 바라보는 시각뿐 아니라 제약사들의 상업화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 처방의약품 시장이 의료진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를 기반으로 움직였다면, GLP-1 시장에서는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진료·약국 플랫폼 등을 통해 정보를 확보한 소비자가 치료 선택 과정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습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따라 차세대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경쟁하려는 제약사들도 기존 마케팅과 브랜드 전략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KPMG((회계·컨설팅 회사 네트워크)에서 미국·미주 지역 생명과학 부문과 글로벌 헬스케어·생명과학 딜 자문 및 전략 부문을 담당하는 크리스틴 시리엘로 포티에(Kristin Ciriello Pothier)는 최근 “현재 비만치료제 시장이 소비자 건강과 실제 치료제가 결합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GLP-1 계열이 만성 체중관리에서 성과를 내면서 기존에는 의료진이 주도했던 치료영역에 이례적인 수준의 ‘소비자 레이어(consumer overlay)’가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약물 효과와 함께 대중적 관심이 급증하면서 GLP-1 치료가 의료진의 영역을 넘어 소비자의 적극적인 선택이 개입되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에는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치료 플랫폼의 확산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비만치료제에 대한 정보와 실제 사용 경험이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공유되면서 환자들은 치료에 대한 정보를 미리 확보하고, 특정 약물이나 기대효과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을 갖고 의료진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Hims & Hers, Ro 등 온라인 기반 치료 플랫폼도 이러한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직접소비자 대상 진단 서비스와 가상약국이 확대되면서 환자가 의약품에 접근하는 경로 자체가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제약사들의 제품 출시와 브랜드 관리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 처방의약품은 출시 초기 집중적인 마케팅을 전개한 뒤 시장이 안정되면 관련 활동을 줄이는 전략이 가능했다. 하지만 GLP-1 시장에서는 높은 소비자 관심과 경쟁이 지속되고 있어 출시 이후에도 브랜드를 유지하고 환자와의 접점을 확대하지 않으면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의료진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환자들이 치료제에 대한 상당한 정보를 갖고 진료에 참여하면서 의료진 역시 GLP-1의 용량조절과 실제 사용 방식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소량 투여, 이른바 ‘마이크로도징(microdosing)’과 같은 사용 방식까지 거론되고 있다.
포티에는 이런 환경일수록 제약사가 의료진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 의료진이 치료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설문 등을 거쳐 조제 GLP-1 제품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된 만큼, 차세대 제품 출시에 성공하려면 의료진을 다시 치료 논의의 중심에 두는 것도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GLP-1 시장의 변화는 단순한 체중감량 경쟁에도 머물지 않는다.
환자들은 GLP-1 치료가 체중 감소뿐 아니라 심대사 건강지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점차 인식하고 있다. 이에 제약사 입장에서는 단순 광고를 넘어 소비자와 의료진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정보를 주고받고, 전체 치료 경험을 관리하는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의 최근 브랜드 전략도 이런 방향을 반영한다.
노보는 브랜드 개편을 통해 ‘lasting health starts now’라는 새로운 메시지를 제시했다. 마이크 두스트다르(Mike Doustdar) 노보 CEO는 환자를 단순히 ‘소비자’ 또는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사람’으로 구분하기보다 더 폭넓은 ‘건강’이라는 개념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스트다르 CEO는 지난 9월 열린 자본시장 행사에서 과거 회사 내부에서 ‘소비자’라는 개념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지만, GLP-1 시장의 폭발적인 관심 증가에 따라 새로운 ‘Consumer Rx’ 부문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를 중증질환 처방의약품과 매우 강한 소비자 수요가 만나는 영역으로 설명했다.
노보는 비만치료제를 넘어 피부관리와 탈모처럼 외형과 연결되는 치료영역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경쟁사인 일라이 릴리에서도 유사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릴리가 게시한 채용공고에서는 ‘미용건강(aesthetic health)’이 새롭게 부상하는 전략적 중요 영역으로 언급됐다. 경구형 탈모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베라더믹스(Veradermics) 역시 GLP-1이 만든 소비자 중심 시장 변화가 다른 치료영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GLP-1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이나 생활 변화까지 포괄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포티에는 제약사들이 환자에게 ‘토털 솔루션(total solution)’을 제공하기 위해 다른 기업들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GLP-1 사용에 따른 오심을 관리하는 보조 제품이나 탈모 치료제 등이 함께 주목받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GLP-1의 영향은 의약품 시장을 넘어 식품과 간식 소비, 의류 구매 등 생활 전반의 소비행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차세대 GLP-1 상업화에서는 개인 맞춤화 역량 역시 중요한 경쟁요소로 부상할 전망이다. 환자별 요구에 맞춘 용량조절, 투여 편의성, 안정적인 공급망, 부작용 관리 등 치료 전 과정에서 어떤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지가 제품 경쟁력을 가를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GLP-1이 만들어낸 변화는 비만치료제 시장 확대에만 머물지 않고 있다.
과거 의료진 중심으로 움직이던 처방의약품 시장에 강한 소비자 수요가 더해지면서 제약사들은 브랜드 구축과 마케팅, 의료진 교육, 환자관리 전략까지 다시 설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향후 차세대 GLP-1 경쟁에서는 체중감량 효과 자체뿐 아니라 환자가 원하는 치료 경험을 얼마나 세밀하게 제공할 수 있는지, 의료진과의 연결을 어떻게 유지할지, 안정적인 공급과 투여 편의성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지가 새로운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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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의 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시장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비만을 바라보는 시각뿐 아니라 제약사들의 상업화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 처방의약품 시장이 의료진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를 기반으로 움직였다면, GLP-1 시장에서는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진료·약국 플랫폼 등을 통해 정보를 확보한 소비자가 치료 선택 과정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습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따라 차세대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경쟁하려는 제약사들도 기존 마케팅과 브랜드 전략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KPMG((회계·컨설팅 회사 네트워크)에서 미국·미주 지역 생명과학 부문과 글로벌 헬스케어·생명과학 딜 자문 및 전략 부문을 담당하는 크리스틴 시리엘로 포티에(Kristin Ciriello Pothier)는 최근 “현재 비만치료제 시장이 소비자 건강과 실제 치료제가 결합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GLP-1 계열이 만성 체중관리에서 성과를 내면서 기존에는 의료진이 주도했던 치료영역에 이례적인 수준의 ‘소비자 레이어(consumer overlay)’가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약물 효과와 함께 대중적 관심이 급증하면서 GLP-1 치료가 의료진의 영역을 넘어 소비자의 적극적인 선택이 개입되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에는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치료 플랫폼의 확산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비만치료제에 대한 정보와 실제 사용 경험이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공유되면서 환자들은 치료에 대한 정보를 미리 확보하고, 특정 약물이나 기대효과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을 갖고 의료진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Hims & Hers, Ro 등 온라인 기반 치료 플랫폼도 이러한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직접소비자 대상 진단 서비스와 가상약국이 확대되면서 환자가 의약품에 접근하는 경로 자체가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제약사들의 제품 출시와 브랜드 관리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 처방의약품은 출시 초기 집중적인 마케팅을 전개한 뒤 시장이 안정되면 관련 활동을 줄이는 전략이 가능했다. 하지만 GLP-1 시장에서는 높은 소비자 관심과 경쟁이 지속되고 있어 출시 이후에도 브랜드를 유지하고 환자와의 접점을 확대하지 않으면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의료진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환자들이 치료제에 대한 상당한 정보를 갖고 진료에 참여하면서 의료진 역시 GLP-1의 용량조절과 실제 사용 방식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소량 투여, 이른바 ‘마이크로도징(microdosing)’과 같은 사용 방식까지 거론되고 있다.
포티에는 이런 환경일수록 제약사가 의료진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 의료진이 치료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설문 등을 거쳐 조제 GLP-1 제품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된 만큼, 차세대 제품 출시에 성공하려면 의료진을 다시 치료 논의의 중심에 두는 것도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GLP-1 시장의 변화는 단순한 체중감량 경쟁에도 머물지 않는다.
환자들은 GLP-1 치료가 체중 감소뿐 아니라 심대사 건강지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점차 인식하고 있다. 이에 제약사 입장에서는 단순 광고를 넘어 소비자와 의료진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정보를 주고받고, 전체 치료 경험을 관리하는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의 최근 브랜드 전략도 이런 방향을 반영한다.
노보는 브랜드 개편을 통해 ‘lasting health starts now’라는 새로운 메시지를 제시했다. 마이크 두스트다르(Mike Doustdar) 노보 CEO는 환자를 단순히 ‘소비자’ 또는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사람’으로 구분하기보다 더 폭넓은 ‘건강’이라는 개념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스트다르 CEO는 지난 9월 열린 자본시장 행사에서 과거 회사 내부에서 ‘소비자’라는 개념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지만, GLP-1 시장의 폭발적인 관심 증가에 따라 새로운 ‘Consumer Rx’ 부문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를 중증질환 처방의약품과 매우 강한 소비자 수요가 만나는 영역으로 설명했다.
노보는 비만치료제를 넘어 피부관리와 탈모처럼 외형과 연결되는 치료영역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경쟁사인 일라이 릴리에서도 유사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릴리가 게시한 채용공고에서는 ‘미용건강(aesthetic health)’이 새롭게 부상하는 전략적 중요 영역으로 언급됐다. 경구형 탈모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베라더믹스(Veradermics) 역시 GLP-1이 만든 소비자 중심 시장 변화가 다른 치료영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GLP-1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이나 생활 변화까지 포괄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포티에는 제약사들이 환자에게 ‘토털 솔루션(total solution)’을 제공하기 위해 다른 기업들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GLP-1 사용에 따른 오심을 관리하는 보조 제품이나 탈모 치료제 등이 함께 주목받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GLP-1의 영향은 의약품 시장을 넘어 식품과 간식 소비, 의류 구매 등 생활 전반의 소비행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차세대 GLP-1 상업화에서는 개인 맞춤화 역량 역시 중요한 경쟁요소로 부상할 전망이다. 환자별 요구에 맞춘 용량조절, 투여 편의성, 안정적인 공급망, 부작용 관리 등 치료 전 과정에서 어떤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지가 제품 경쟁력을 가를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GLP-1이 만들어낸 변화는 비만치료제 시장 확대에만 머물지 않고 있다.
과거 의료진 중심으로 움직이던 처방의약품 시장에 강한 소비자 수요가 더해지면서 제약사들은 브랜드 구축과 마케팅, 의료진 교육, 환자관리 전략까지 다시 설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향후 차세대 GLP-1 경쟁에서는 체중감량 효과 자체뿐 아니라 환자가 원하는 치료 경험을 얼마나 세밀하게 제공할 수 있는지, 의료진과의 연결을 어떻게 유지할지, 안정적인 공급과 투여 편의성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지가 새로운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