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환자단체 "의료사고 형사특례 법안소위 통과, 절차적 정당성 훼손"
"공소제기 불가 특례 위헌 소지…상임위서 삭제해야"
필수의료 범위 '응급·중증외상·분만·중증소아'로 법률 명시 촉구
입력 2026.03.13 09:08 수정 2026.03.13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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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한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에 대해 소비자단체와 환자단체가 절차적 정당성 문제와 위헌 가능성을 제기하며 재검토를 촉구했다.

소비자시민모임·한국소비자연맹·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13일 공동성명을 통해 “정부와 국회가 약속했던 사회적 논의 과정을 건너뛰고 의료사고 형사특례 조항을 포함한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을 법안소위에서 통과시킨 것은 절차적 정당성을 잃은 행위”라고 밝혔다.

앞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제1법안심사소위원회는 지난 11일 필수의료 기피 현상 해소와 의료사고 피해자의 신속한 구제를 목적으로 발의된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을 심의해 통과시켰다. 해당 개정안에는 필수의료행위 범위 규정과 함께 의료사고 발생 시 형사처벌 특례를 적용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단체들은 특히 ‘손해배상금 지급을 조건으로 검사의 공소제기를 금지하는 형사특례 조항’에 대해 강하게 반대했다.

이들은 “이 조항은 의료인이 의료사고로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면 형사처벌을 받지 않도록 하는 제도로 이해된다”며 “결국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손해배상금을 받을 것인지, 형사처벌을 요구할 것인지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해당 조항이 위헌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강조했다.

단체들은 “이 규정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을 참고한 것으로 보이지만 교통사고 영역과 의료사고 영역은 제도적 전제가 다르다”며 “중상해 교통사고에 대한 공소제기 불가 특례도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단을 받은 바 있어 의료사고 사망 사건에 적용할 경우 위헌 소지가 더 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합의나 배상만으로 공소권 자체를 제한하는 제도는 우리 법체계에도 유례가 없다”며 직종 간 형평성 문제와 환자 안전 약화 우려도 제기했다.

필수의료행위 범위에 대해서도 법률상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체들은 “필수의료행위는 실제 의료인이 기피하는 고위험·고난이도 의료행위로 한정해야 한다”며 “응급, 중증외상, 분만, 중증소아로 범위를 명확히 하고 ‘중증’ 또는 ‘중증질환’과 같이 해석이 넓은 표현이나 ‘~등’과 같은 확대 가능 표현은 삭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필수의료 범위를 하위법령에 위임해 확대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처음에는 범위를 최소화해 법률에 명시하고 이후 사회적 논의를 통해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회와 정부가 의료사고 형사특례 도입과 관련해 공론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필수의료행위 범위와 형사처벌 특례는 의료사고 피해 환자와 유가족의 헌법상 재판받을 권리와 평등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며 “공청회나 의료혁신위원회 등을 통해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상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필수의료행위 범위를 ‘응급·중증외상·분만·중증소아’로 한정하고, 위헌 소지가 큰 ‘공소제기 불가 형사특례’ 조항은 반드시 삭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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