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병원 성산약품 우월적 납품 조건, 제약 당혹
해운대병원 15% 무담보 14개월 요구-제약 '불가능한 요구' 반발
입력 2010.03.08 06:45 수정 2010.03.1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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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일 시범진료를 시작한 1004병상 규모의 해운대백병원을 둘러싼 공급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제약계와 유통가에 따르면 영남권 최대의 병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평가받는 해운대백병원에서 사용할 의약품을 전납할 것으로 알려진 '성산약품'이 제약사들에게 15%(외자제약 10%)의 마진과 무담보, 회전 14개월을 공급조건으로 제시, 제약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성산약품이 제시한 마진은 지금까지 도매상들이 보던 마진의 2배 정도(회전 포함할 경우)에 달하는 마진으로, 여기에 담보도 없이 결제일도 1년을 넘어 14개월을 공급 조건으로 제시했다는 것은 '전납'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행동에 다름 아니다는 비판이 강하게 형성되고 있다.

이 같은 조건에 맞추기가 가능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조건을 수용할 경우 향후 제약사-도매상, 제약사-병원간 더 큰 마찰과 분란을 가져올, 무리한 행동이라는 지적도 팽배하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성산약품이 본사와 직접 접촉하고 있는데 조건을 수용하지 않으면 코드를 빼 버릴수 있다는가능성으로 제약사들이 눈치를 볼 수 밖에 없고, 특히 원내 코드가 많이 잡혀 있는 제약사는 고민의 강도가 심한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사실상 불가능한 조건이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형평성 문제에 대해서도 강하게 우려하고 있다.

성산약품에만 15%(10%) 무담보에 14개월 회전(병원)을 해 줄 경우 타 도매상들의 반발이 예상된다는 것.

백병원이 중요한 병원이기는 하지만, 조건을 받아 들일 경우 시장 전체를 볼 때 중요성이 더 큰 타 도매상과의 관계가 부담이 된다는 지적이다. 

일반 도매상들의 마진 담보 부문에 대해 고민할 수 밖에 없다는 것.

제약계에서는 특히 조건을 받아들일 경우 다른 병원들이 직영도매를 설립해 이 같은 조건을 내세울 가능성과, 직영도매를 갖고 있지 않은 다른 병원들도 회전을 늘려줄 것을 요구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강하게 우려하고 있다.

실제 부산 지역에 위치한 개금백병원은 최근 회전을 이전보다 1달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병원 회전기일이 너무 길다는 지적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 상황)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 거의 불가능한 조건이다. 해운대백병원에 회전을 늘려주면 백병원 계열사 뿐 아니라 다른 병원들도 회전 연장을 요구할 수 있다"며 "또, 다른 병원들이 직영도매를 설립했을 때 제약사들은 무조건 직영도매와 병원에 끌려 갈 수 밖에 없다. 문제가 많은 조건으로 지금 시점에서는 곤란하다"고 전했다.

한마디로 여러 상황을 볼 때, 불가능한 요구라는 지적이다. 

유통가에서도 무리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성산약품은 병원 직영도매 의혹을 받고 있는 도매상으로, 다른 도매상들의 반발에도 해운대백병원 전납권을 획득한 데 더해, 병원의 뜻을 반영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이 같은 조건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요구에 다름 아니다는 지적이다.  

한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성산약품은 2000년 2월 설립됐으며, 인제학원에서 출연해 설립한 인제장학연구재단이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는 의약품 도매업체다.

매출은 500억 정도로, 95% 이상을 인제대 부속 산하병원에 공급하고 있어 병원직영도매 의혹을 계속 받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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