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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시밀러&베터UP] 휴미라겨냥 삼성바이오에피스 '하드리마' 美 진출
바이오의약품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가 본격 출시되기 시작했다. 국내 바이오기업도 일찌감치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한 만큼, 기대하는 성적을 거둘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휴미라 시밀러와 함께 휴미라 바이오베터까지 준비해 미국 시장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아달리무맙(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제품 이미지, 한국 상표명 아달로체·유럽 상표명 임랄디·미국 상표명 하드리마.휴미라(Humira)는 애브비(Abbvie)가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지난 2002년 미국 FDA에서 승인을 받고, 2003년 정식 출시됐다. 휴미라는 출시 후 지난해까지 글로벌 매출액 2190억 달러(288조4000억원)를 기록하며, 현재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누적 매출액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이벨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지난 2021년 휴미라는 전세계에서 207억 달러(27조2600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미국에서만 173억3000만 달러(22조8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렸다.그러나 휴미라의 특허기간 만료가 도래함에 따라 애브비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개발기업들과 협상을 시작했고, 지난 1월 31일 암젠(Amgen)의 암제비타(Amjevita)가 미국에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정식 출시했다.현재 FDA는 암제비타를 포함해 휴미라 시밀러 여덟 품목에 대해 사용승인을 했고, 올해 상반기부터 휴미라 시밀러가 본격 출시될 예정이다. 여기에 휴미라 시밀러를 개발 중인 기업들이 FDA에 인허가를 진행 중으로, 휴미라 시밀러 시장에 경쟁이 더 치열해질 양상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휴미라 시밀러 대전에 뛰어들 채비를 마쳤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8월 15일 FDA로부터 휴미라 시밀러인 고농도 제형의 하드리마(Hadlima)에 대한 승인을 완료했다. 하드리마는 오가논을 통해 7월 1일 미국 시장에 출시된다.하드리마 저농도 제형은 이미 지난 2019년 FDA 승인을 받아놓은 상태며, 유럽에서는 '임랄디'라는 상표명으로 2018년 10월부터 시판되고 있다. 한국에도 2021년 5월 '아달로체'라는 상표명으로 출시됐다. 하드리마가 허가받은 적응증은 휴미라와 동일한 류마티스 관절염, 소아 특발성 관절염, 건선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판상 건선 등이다.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치열할 것으로 전망되는 휴미라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바이오시밀러를 넘는 '바이오베터'인 하드리마 고농도 제형을 개발한 것이 특징이다. 하드리마 고농도 제형은 다른 휴미라 시밀러가 1mL당 50mg의 주성분이 함유된 것과 달리, 이 두 배인 1mL당 100mg의 주성분을 함유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주사액은 50% 줄이고, 통증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시트르산염(Citrate)까지 제거해 환자의 복약순응도를 대폭 끌어올렸다. 여기에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하드리마를 프리필드시린지(Prefilled Syringe) 제형으로 개발해 기존 바이알과 앰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미생물 오염과 고무마개 및 유리 파편 등의 혼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했고, 오토인젝터(Auto Injector Inj.)로 간편하게 투여할 수 있도록 했다.실제 시트르산염을 제거한 고농도 제형의 하드라마와 이미 FDA, EMA에서 승인된 하드라마를 비교한 임상시험 결과에서 바이오베터 하드라마는 기존 하드라마 대비 약동학, 안전성, 내약성, 면역원성이 동등 수준을 상응하는 결과가 입증됐다.안소신 외 3명의 연구팀은 2022년 9월 국제 류머티스학 학술지인 류마톨로지 앤 테라피(Rheumatology and Therapy)에 '고농도, 시트산염 제거 SB5와 기 승인된 SB5를 건강한 남성을 대상으로 무작위 배정 비교한 PK 임상연구[A Randomized Pharmacokinetic Study in Healthy Male Subjects Comparing a High-concentration, Citrate-free SB5 Formulation(40 mg/0.4 ml) and Prior SB5(Adalimumab Biosimilar)]'라는 제목으로 하드라마의 비교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하드리마 HC(고농도) 및 LC(저농도) 안전성 결과 비교표.(출처=Rheumatology and Therapy, A Randomized Pharmacokinetic Study in Healthy Male Subjects Comparing a High-concentration, Citrate-free SB5 Formulation (40 mg/0.4 ml) and Prior SB5, 안소신 외 3명)안전성 결과에서 전체 투여 후 이상사례(Any TEAE)은 고농도 하드라마(SB5-HC) 투여군 94명 중 42명(44.7%)으로, 기존 하드라마(SB5-LC) 투여군 48명(51.1%)보다 적었다. 실제 약물과 연관된 이상사례(Related TEAE)은 고농도 하드라마 투여군은 17명(18.1), 기존 하드라마 투여군 28명(29.7%)으로 이 역시도 적어, 고농도 하드라마가 보다 안전성이 우수한 것이 확인됐다.특히 이들의 부작용은 두통, 접종 부위 반응, 요통 등으로 비교적 단순한 사례였으며, 안전성을 판단할 수 있는 중대한이상사례(SAE)는 두 제품 투여군 모두 0건으로 나타나, 하드라마의 안전성이 입증됐다. 여기서 부작용(Side Effect)은 약물 투여 후 일어나는 모든 부수적인 일을 가리키는 용어로, 부정적인 의미만을 내포하지 않는다. △하드리마 HC(고농도) 및 LC(저농도) 항약물항체 및 중화항체 발생률 비교표.면역원성 결과에서는 TNF-α 억제 저해 요인인 항약물항체(Anti-Drug Antibodies) 및 중화항체(Neutralizing Antibodies) 발생률은 두 제품 투여군에서 유사한 수치를 보였다. 저농도 하드라마의 항약물항체 발생률은 오리지널과 유사한 수치를 나타내, 유럽에서 바이오시밀러로 승인됐다. 즉, 고농도 하드리마도 휴미라 오리지널과 동등한 수준임이 확인된 것이다.연구팀은 “두 제품의 임상시험에서 발생한 부작용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해결됐고, 특히 중대한이상사례로 인한 임상시험을 중단한 환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다.이어 “특히 시트르산염을 제거한 고농도 하드라마는 통증 감소에서 유의성이 확인됐고, 프리필드시린지 및 오토인젝터를 통해 투약 편의성이 개선됐다. 이는 환자의 복약순응도를 증가시켜 지속적인 치료를 이어가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하드리마는 유럽에서 휴미라 오리지널과 동등 이상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으며,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라며 "미국 시장에서도 기존 휴미라 시밀러보다 개선된 하드리마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어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국내에서 하드리마(아달로체)의 사용이 예상보다 저조하다는 점"이라며 "국내 대규모 자본과 인력을 기반으로 탄생한 만큼, 국내 제품 사용이 활성화돼, 다시 신약개발에 재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마련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진출을 밝힌 기업은 국내 기업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프레스지티바이오파마와 더불어 암젠, 화이자, 산도스, 베링거인겔하임, 비아트리스, 코허루스바이오사이언스 등이며, 현재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권혁진
2023.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