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료
Walgreens의 신개념약국 '프로젝트 P'를 아시나요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약사인 임성락 약사는 최근 월그린 시카고 본사에서 일리노이주와 인디애나 주에서 파일럿 프로그램인 프로젝트 P를 진행하고 있다고 알려왔다.
월그린의 ‘프로젝트 P’는 이제까지의 약국 개념을 완전히 바꾸어 놓을 수 있는 신개념 약국으로 한국 약업계에도 아주 유용한 내용이 될것이라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임성락 약사는 성균관대 약대를 졸업한후 도미, Purdue University(의약화학 석사) Butler University 약학대학을 졸업했다. 현재 인디애나 주립대학 의대부속병원의 임상약사로 근무중이며 Westwood Health Consuiting 컨설턴트, 일라이릴리 US 마케팅부서 근무를 겸하고 있다.임 약사는 현지약국의 방문과 인터뷰 등을 통해 ‘프로젝트 P’의 이모저모를 살펴보고 본지에 그 소식을 전해왔다. <편집자 주>
시카고 다운타운에서 45 Km 북쪽으로 고속도로를달리면, 아담한 Deerfield 시에 위치한 월그린 본사가 나온다. 2011 년 10 월 31 기준으로, 미국 전역에 7786 개의 체인 소유, 연 매출72 조원 이상, 종업원 25 만명, 연819 million 의 처방전, 일 평균 상점 방문객 6 백만 명을 넘는 공룡 기업 월그린 체인 약국은 항상 업계에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이노베이션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포츈 US 500 에 32 위, 포브즈 Global 2000 에 163 위에 랭크된 월그린에도 역시 성장 동력을 찾기위한 고민이있다. 처방전 약가 마진의 지속적 하락, 가중되는 종업원 의료 보험 부담액, 경쟁 기업 CVS/Pharmacy 의 PBM (Prescription Benefit Management) 사업진출로, 이제는 단순 획일한 스토어 모델에는 이익 창출에 한계가 있음을 알고 수년전 일명 “프로젝트 P”에 착수하였다. 본사가 위치한 일리노이주 20 개 스토어에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되어, 2011 년 12 월 기준 인디애나 주 70 개 스토어에 프로젝트 P을 도입하였다.
필자는 월그린 본사의 양해하에, 인디애나 주 인디애나폴리스에 있는 월그린 스토어를 방문, 이곳 District Pharmacy Supervisor인 Mark Smosna 약사를 통해 프로젝트 P 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물어볼 기회가 생겨, 약업 신문의 지면을 통해 독자들에게 소개하려고 한다.
앞서 말했듯이, 월그린 약국은인노베이션 기업으로 알려져있다. 약국에 최초로 Drive Thru를 설치하여 환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약국안에 컨베이어 벨트를설치하여 약사의 동선을줄이고, Buddy 시스템이라하여, 가령 월그린 A지점이 바쁠 경우, 중앙 제어 시스템이 A 지점의 전자 처방전 (Electronic Prescription: 병원에서 컴퓨터를이용하여 특정 약국으로 전자 처방전을 보내거나, 환자들이 약국으로가지고 오는 처방전을 스캐너로 읽어 처방전을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저장하는시스템)을 타지점 월그린 약국들로분산시켜 그쪽 약사들이 원격으로 처방전 입력과확인 작업을 하게 함으로써, 복수의 약사들이 서로 도와서 짧은 시간에 많은 처방전을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인공위성을 이용한 데이터공유는 바쁜 스케줄의 환자에게 편의성을 제공하여준다. 예를 들어, 뉴욕 공항 근처의 월그린 약국에 처방전을주고, 다음 경유지인 마이애미의 특정 지역 월그린에서 처방전 약을 받고 싶다면, 뉴욕 월그린에서 전자 스캐너로 입력된 처방전은 곧 마이애니 월그린으로 전송되어 환자가마이애미에 도착 전 이미 처방약이 준비되어 있게끔 되어 있을 뿐 아니라, 뉴욕에서 처방약 가격을이미 지불하였다면, 마이애미에서는 약사의 복약 지도와 함께 약만 접수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월그린의 프로젝트 P는, 한마디로 각 약국이 위치한 지역의 니즈(needs)와 demographics을 바탕으로, 약국과 스토어의 서비스컨텐츠를 customized 한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 먼저, 약국을 제외한 스토어를살펴 보면, 프로젝트 P는 다음의 내용으로 요약 되어 질 수 있다.
1. 친환경 (environment friendly) 건물과 인테리어2. 고객의 장보기편의성과 헬스 푸드 판매 (1) 친환경 인테리어로 새로 건축되는 스토어는 Geo Thermal을 이용한 냉온방 시스템을 도입하고 또 인테리어에 LED (light-emitting diode) 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다시말해, 에너지 소비를 절감하는 스토어를지역 사회에 건축하여, [월그린 = 친환경 기업] 으로 소비자에게 어필을 시도하고있다. 최근 미국 소비자에게Green 이라는 용어는친환경과 에너지 절약으로인식되어지고 있고, 따라서 다수의 대기업은 기업 이미지 마케팅에 Green이란 단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사진1>에서 보듯이, 프로젝트 P로 재단장한 스토어 인테리어에 LED light system을 이용하여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동시에 매장을 밝게 하여 깔끔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Demographics에 근거하여 소비 수준이 높은 지역일 경우, 여성 화장품 매장을 대폭 확장하고 전문 컨설턴트를 카운터에 상주시켜 제품 선택을 돕는다. 고객이 매장 문을 들어서면 마치 고급 백화점 화장품 매장을 들어 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사진2> 원스톱 쇼핑과 편의성 향상 : 시리얼이나 컵 라면 같은 것을 곧바로 먹을 수 있게 뜨거운 물을 준비하고 있고, 커피도 개인 취향에 맞게 선택 할 수 있게 하여 고객의 호응을 얻도록 하였다.
<사진3>근처에 장터가 가까이 없을 경우,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구비하여 소비자의 원스톱 쇼핑의 편의성을 고려 하였다. 필자가 방문한 스토에는,냉장실에 치즈, 달걀, 샌드위치는 물론 Sushi 도시락도 판매하고 있었다.
<사진4> 카운터는 수를 늘려 대기 시간을 줄이고 좀더 개방형으로 바꾸었고, 천장에 설치된 LCD 화면에 문을 들어서는 고객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서 Security를 높여 주었다.
한마디로 프로젝트 P 는, 환자가 처방전을 가지고 오면서 간단한 먹거리는 물론 야채나 과일, 일상 용품, 간단한 끼니 해결과 To-Go coffee 까지도 가지고 갈 수 있는 One Stop Shopping 으로 스토어를 바꾸어 놓았다.
<사진 6>독자들은 이미 미국의 약국들이 미니 진료 클리닉을 약국 공간에 도입하여, Nurse Practitioner로 하여금 환자의 진료와 면역 접종을 함께 제공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환자가 타 경쟁 약국이나 다른 지역의 월그린 약국에서의 처방약 조제를 원할 경우, 전자 처방전을 그쪽 약국 전산망으로 보내 환자의 편의성을 도모하고 있다.
<사진7>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일반 유리창이 아닌 전자 유리창을 설치하여 환자가 진료실에 있을 경우, 유리의 투명도를 차단해주고 있다. (비교 사진)
<사진8> 또한 환자가 자기의 처방전 처리 순서를 알게끔 스크린을 천장에 설치하여 환자에 대한 서비스를 개선하였다.
최근 한국 약업계가 직면하고 있는 약가 마진 감소 역시 미국 약국들의 고민 거리이다. 한가지 희소식은 많은 사보험 (PBM, Prescription Benefit Management) 회사들이, 처방전 조제와는 별도로 약사들에게 환자의 복약 지도나 헬스 상담을 의뢰하고 $25-$ 50 내외의 약사 카운셀링 수수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DUR 이나 MTM (Medication Therapy Management)도 여기에 포함되어 있는데, 예를 들어 보겠다. 당뇨와 고혈압 환자인 69 세 제임스는 항시 복용약만 12 개 이고, 내과의와 심장의한테 동시 처방을 받고 있다.
Poly pharmacy로 인해 patient compliance 는 물론, 처방약 가격 절약을 위해 최소 2 개 이상의 다른 약국을 이용하고 있다. 이 경우, 약사는 제임스에게 복약 상담을 제공 하여, DUR, Adverse Events, 복약 지도를 제공하고 제임스의 처방약 보험 회사에 상담비를 청구할 수 있다.
보험 회사 입장에서도, 약사의 카운셀링이 환자의 처방약 compliance를 높이고 불필요한 중복 처방을 통한 손실을 줄일 수 있어 결국 환자-약사-보험 회사 모두의 윈-윈-윈 이 될 수 있다.
또한, 약사들이 혈당과 콜레스테롤 체크 서비스를 제공함으로, 환자로 하여금 건강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처방 받은 인슈린 제제 피하 투약법, 천식 치료 경구 흡입제의 올바른 사용법을 약국 환자에게 제공한다면 , 보험 회사 입장에서는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피보험자 들의 교육은 물론 potential medical care spending를 줄일 수 있어, 현재 많은 수의 보험 회사들이 위에 열거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약국들에게 금전적 인센티브를 주고 있고 이것은 결국 처방전 마진 감소로 인한 약국 매출 감소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다시 말해, 약사는 단순 처방약 조제자가 아닌, 그지역 healthcare provider로서 역활을 하는 것이고 이미 이러한 약국 서비스는 지역 사회에 정착이 되었고 가정의 (family physician) 부족으로 고민하는 지역 의료계의 환영을 받고 있다.
월그린의 프로젝트 P는 약국의 리노베이션을 통해 이러한 서비스 공간을 제공하여, 약국 매출 증가, 환자에게 프라이버시 제공, 지역 사회 환자들의 건강 교육을 도모하여 타 경쟁 약국보다 높은 환자 서비스 만족도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9>약국에 부속된 환자 교육 공간이다. 다수의 환자을 대상으로 혈당 모니터 사용 방법, 인슐린 접종 법, 기타 건강 교육등을 제공할 수 있는 강의실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사진10> 환자와의 상담 시 보다 프라이 버시를 제공하는 상담 코너이다. 이곳에서 혈당 체크, 주사기 자가 사용법 등을 환자에게 카운셀링을 할 수 있다.
다음은, 환자가 약국에 도착 후 벌어지는 시나리오를 프로젝트 P약국 모델로 재구성한 것이다.감기 환자가 항생제 처방전과 함께 OTC 기침해소약을 구매하려 약국 카운터로 접근한다.먼저 환자를 맞이하는 사람은 약사가 아닌, 약국 전면에 설치된 information desk에 상주하는 핼퍼이다. 핼퍼가 상주하는 데스크 (Self Service Clinic Check-in)는 OTC 약과 기타 건강 정보를 가지고 있는 컴퓨터 터미날과 건강 정보 팜플렛을 구비하고 있어서, 굳이 약사한테 문의하지 않고도 제품을 구매할 수 있고 질병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도록 되어있다 (결국, 약사와 상담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시간을 없앨 수 있고 동시에 조제 약사의 workload 를 줄여 준다). 특이한 것은 핼퍼에게는 아이패드가 지급되어, 환자와 함께 OTC 약이 진열되어 있는 칸으로 자유로이 이동하면 제품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였다.
만약, 이것으로 정보를 충분히 얻지 못할 경우, 약사의 도움이 필요한데, 처방전 조제로 바쁜 약사의 시간을 뺏지 않고 또 환자의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또 다른 약사가 약국 밖에 위치한 데스크에 상주하고 있다.
<사진11>약국 안에서 조제하는 약사가 아닌, 약국 밖에 설치된 데스크에 근무하는 약사 역시 복약 지도를 할 수 있고, 조제 환자가 아닌 일반 고객들의 질문에 정보을 제공하며, 바쁘지 않을 경우 자신의 모니터를 통해 약국에 들어오는 전자 처방전을 처리할 수 있다. 약국 밖에 설치된 컴퓨터 모니터는 privacy glass가 장착 되어 있어 약사 외에는 모니터의 내용을 볼 수 없도록 되어 있다. 또한 약국 밖 데스크 상주 약사에게도 아이패드가 지급되어 환자와 같이 제품이 진열되어 있는 곳으로 가서 제품과 건강 상담을 입체적으로 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
<사진12> 또 한가지 시나리오는, 병원서 미리 보내준 전자 처방전이나 또는 환자가 처방약 리필을 전화나 또는 약국 웹싸이트로 미리 주문해 놓고, 이미 조제가 끝난 처방약을 픽업하러 올 경우,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키오스크가 약국 카운터 옆에 설치되어 있다.
<사진13> Pick Up Express Rx 라는 키오스크에 가서, 환자는 자신의 생년 월일, 전화 번호, 또는 처방전 리필 번호 등 정보를 입력하여, 자신이 처방전을 픽업하러 왔다는 것을 약국 스텝에게 통보한 후, 옆에 부착된 크레딧 카드 단말기를 통해 자신의 약 값을 계산할 수 있다. 계산이 완료되면 두개의 모니터 사이에 있는 슬라이딩 도어를 통해 약국 스텝이 환자의 처방약을 전달하여 환자의 대기 시간을 줄임과 동시에 약사의 workload를 줄일 수 있다.
다시 말해, 픽업 키오스크는 필터 기능을 하여, 약국 스텝들의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동시에 환자의 대기 시간을 절약하여 결국 소비자 만족도를 높여 줄 수 있다.
필자는 프로젝트 P 인터뷰와 탐방을 통해, 소비자 만족도 증가, 약사의 업무량 감소을 통한 처방전 조제료 외에 기타 수입 창출, 보험 회사의 지출 절감을 가져오는 월그린이 생각하고 있는 21 세기 약국의 새로운 모델을 엿볼 수 있었다.
여기에 한가지 덧붙이면, 월그린은 프로젝트 P와 함께 central call center를 개설 하였다. 환자나 의사가 특정 약국으로 전화를 할 때, 그약국에 근무하는 스텝으로 연결되는 대신, 타지역에 운영하고 있는 콜센터로 연결이 되어 진다.
이곳에는 약국 보조원과 약사들이 상주하여, 지역 약국 대신 처방약 리필, 처방전 transfer 등을 전화 상담을 통해 처리함으로써, 특정 지역 약국 스텝들의 업무 스트레스 감소와 함께 스텝 약사들에게 약국을 방문한 환자의 복약 지도, 제품 교육, MTM등을 제공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여 준다.
소비자 만족도 증가, 처방약 조제 외의 이익 창출을 고민하는 월그린만이 생각해낼 수 있는 21 세기 신개념 약국인 듯 싶다.
함택근
2012.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