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료
<1> 약국개념 바꿔야한다 - 고객만족 최적화에 성패 달렸다
기존에는 약국을 단순히 약을 조제하고 판매하는 곳이라고 여겨왔다. 그러나 이러한 약국의 개념으로는 약국경영의 활성화는 물론이고 소비자에게 만족도 줄 수 없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나왔다. 결국, 약사가 중심이 되는 경영마인드를 계속 껴안고 있다가 약국의 고유 품목을 마트, 백화점에 뺏기는 상황까지 야기했다.
이런 약국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마인드를 버리고 소비자 중심의 약국경영을 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즉, 약국은 '건강과 관련된 다양한 품목을 가지고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도록 약사 스스로의 생각을 바꿔야 한다는 것. 이에 약국경영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제기됐던 방법들과 약사들에게 필요한 경영마인드 등을 알아 봤다.
약국들이 약국경영 활성화를 위해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해야 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건강과 관련된 모든 품목을 다 취급해야 한다’, ‘약국상황에 맞는 특정 품목을 살려야 한다’, ‘약국구조를 드럭스토어형으로 바꿔야 한다’ 등 다양한 의견들을 제시하고 있다.
소비자 욕구 충족... 3가지 요건
그중 첫 번째로 다양한 소비자층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품목의 취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종화 온누리약국체인 사장은 “그동안 약국이 과자, 애견용품 등 다양한 품목들을 보유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요구에 무감각했다”며 “결국 건강기능식품 전문매장, 애견센터 등 신규 업체를 만들게 하는 상황을 초래하게 됐다”고 말했다.
때문에 박종화 사장은 지금이라도 약국이 건강과 관련된 다양한 품목을 취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때 약국이 취급할 수 있는 품목은 ‘건강과 관련된 것’으로 기존에 유통되던 제품들과 차별화 될 수 있는 웰빙제품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약사연구공간 홍성광 약사는 “약국경영에서 ‘무엇을 팔 것인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약국은 건강기능식품과 미용제품 등 건강과 관련돼 있으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다양한 품목을 취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약국이 이러한 제품들을 취급할 경우, 약사의 전문적 지식이 결합돼 소비자의 신뢰도를 높이게 되고, 약사의 역량을 늘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다.
엄태훈 대한약사회 기획실장은 이러한 건강과 관련된 분야나 뷰티사업에 대해 “아직 활성화 되지 않은 블루오션과 같아, 약사들의 전문성이 더해진다면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두 번째로 약국경영을 활성화 하기위해서 ‘오픈형 구조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약국이 다양한 품목들을 보유하고 소비자가 필요한 품목들을 직접 쇼핑하고 비교하고 구매할 수 있는 약국의 구조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박종화 사장은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단순히 품목들을 약국에 갖다놓은 데서 그쳐서는 안 된다”며 “소비자가 약 이외에 건강과 관련된 정보와 물품 구매를 위해 약국에 방문하고 싶도록 인테리어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소비자가 약국을 찾고 싶도록 약국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러한 약국 분위기 조성을 갖추기 위해 반드시 드럭스토어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홍성광 약사는 “드럭스토어라는 개념은 소비자가 처방약 조제를 기다리면서 필요한 물품을 직접 고를 수 있는 쇼핑공간의 형태”라며 “반드시 일관된 드럭스토어 형태로 새롭게 바꿔야 한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개별 약국차원에서도 리모델링을 통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는 소비자의 수요에 맞는 특정 품목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약국이 다양한 품목을 보유하기 위해서는 약국의 규모도 중요하기 때문에, 각 약국의 현실에 맞는 특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강남구 모 약사는 “실제로 다양한 품목을 구비하려면 비용과 약국의 규모 등 제약이 많다. 때문에 약국을 찾는 소비자의 성향과 약사의 관심도에 따라 특정 품목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산시약사회 김대원 회장도 “내과 환자가 많이 방문하는 약국의 경우 고혈압, 당뇨 관련한 상품들을 보유해야 한다”며 “획일화 된 약국의 형태가 아닌 다각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약국경영… 소비자 중심으로 바뀌어야
이에 따라 약국경영활성화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점으로 ‘약사의 마인드’가 변해야 된다는 주장이 강조됐다. 또, 약국이 잘되려면 보다 다양하고 전문화된 ‘품목’들을 취급해 소비자들의 수요를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약사마인드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기존의 약국은 약사 본인이 경영의 중심이 되었기 때문에 소비자의 필요를 충족해주지 못했다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이에 비해 최근 일반적인 사업가들의 경영방향이 소비자와 고객 중심 서비스로 변하고 있는 만큼 약국도 소비자 중심 경영으로 시각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박종화 사장은 “소비자 중심의 사고방식은 약국경영의 다각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왜냐하면 소비자에게 편익과 가치를 제공하지 않고서는 약국도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에 고객중심 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경기도 오산시약사회 김대원 회장도 “약국을 운영할 때 약사 자신의 입장에서 보게 되면 약을 파는데만 집착하게 된다”며 “고객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에 중점을 두고 약국을 운영하다보면 그 약국만의 다양성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건강과 관련된 다양한 품목보유
다음으로 약국이 건강과 관련된 모든 것을 취급할 수 있는 ‘특화된 약국’으로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제시된 품목으로는 기존에 약국에서 유통되었다가 홈쇼핑, 백화점으로 빠져나갔던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등을 비롯해, 약국에서 유통되지 않았지만 약국의 특성에 맞는 새로운 품목들이다.
강남구 모 약사는 “건강기능식품이나 약국화장품의 경우 약국에서 유통을 시작했으나 어느새 그 시장이 바뀌어버렸다”며 “이런 품목들은 약국내에서도 마진률이 높아 매출에 적지않은 도움을 주는 품목이기 때문에 반드시 다시 약국의 독자적인 품목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화 사장은 “약국은 애견용품부터 신발까지 다양한 품목들을 취급할 수 있다. 다만 일반 마트와 차별화가 될 수 있도록 기능과 효능을 가진 웰빙 품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양금덕
2008.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