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오리지널 대비 접근·경제성 월등 "소비자가 원한다"
바이오제네릭의 정의
오리지날 합성 의약품과 동일하게 만든 약물을 제네릭 의약품이라고 한다. 같은 이유로 오리지날 바이오 의약품과 동일하게 만든 약물을 바이오제네릭 의약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합성 의약품은 다양한 출발 물질을 이용하여 다양한 제조 방법으로 제조될 수 있으나, 최종적으로 제조된 합성 의약품은 출발 물질과 제조 방법에 상관없이 생물학적으로 동등할 수 있다. 따라서 오리지날 합성 의약품에 대한 제네릭 의약품은 임상 시험 없이도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과 같은 비임상 시험을 통한 약식 허가 절차를 통해 저렴하게 개발할 수 있다.
그러나 대장균이나 효모, 동물 세포 등의 세포주를 이용하여 단백질 등을 추출, 정제하여 생산하는 바이오 의약품의 경우, 제조 설비와 제조 방법이 합성 의약품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따라서 세포주와 제조 설비, 제조 방법이 같다고 하더라도 최종적으로 얻어지는 단백질의 특성이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오리지날 바이오 의약품과 동등한 물리화학적 특성을 지닌 바이오제네릭 의약품을 만들어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바이오제네릭 의약품은 임상 시험을 통해 오리지날 바이오 의약품과의 동등성을 증명해야 한다.
이러한 사실 때문에 바이오 의약품에 있어서 제네릭이라는 개념은 합성 의약품의 그것과 동일할 수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따라서 오리지날 바이오 의약품을 개발한 미국 제약 회사들은 바이오제네릭이 오리지날 바이오 의약품과 동일할 수 없기 때문에 바이오제네릭을 후속 바이오 의약품 (FOB, follow-on biologics)으로 명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바이오 제네릭을 유사 바이오 의약품 (biosimilar)으로 명명하고 있다.
바이오제네릭 개발 및 허가 현황
세계적인 다국적 제약 회사들과 바이오 의약품 전문 제약 회사들은 1982년부터 현재까지 EPO, insulin, somatropin, G-CSF, interferon-alpha, interferon-beta 등의 오리지날 바이오 의약품을 개발하여 시판하고 있다.
오리지날 바이오 의약품 개발사들은 유럽과 미국을 제외한 남미나 아시아의 일부 국가들에서는 오리지날 바이오 의약품에 대한 물질 특허를 출원하지 않은 경우가 있었는데, 이는 오리지날 바이오 의약품이 시장에 처음 진입하던 1980년대 당시, 이들 국가들에서 물질 특허 제도가 정비되어 있지 않았거나, 시장 규모가 협소하였기 때문이었다.
그 결과, 이들 국가들에서 오래 전부터 상당수의 바이오 제네릭 제품들이 개발되어 시판되고 있다. 1987년 7월 1일 물질 특허 제도가 도입된 우리나라도 그 중 하나여서 현재 동아제약과 LG 생명과학과 같은 일부 국내 제약 회사들은 일찍부터 EPO, G-CSF, somatropin, interferon-alpha 등의 바이오 제네릭을 개발하여 시판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허가 절차가 까다로운 유럽과 미국에서 허가를 받은 바이오제네릭은 Omnitrop 와 Valtropin 에 불과하다.
(1) Omnitrop
Omnitrop (somatropin)는 Pfizer의 재조합 인간 성장 호르몬인 Genotropin 에 대한 바이오 제네릭이다. Novartis의 자회사인 Sandoz는 2006년 4월 12일 Omnitrop 에 대한 유럽 판매 허가를 획득하였고, 2006년 5월 31일 미국 FDA 승인을 획득하였다. 이는 유럽과 미국에서 승인된 세계 최초의 바이오제네릭 허가이다.
(2) Valtropin
Valtropin (somatropin)은 Lilly의 재조합 인간 성장 호르몬인 Genotropin 에 대한 바이오 제네릭이다. LG 생명과학은 전략적 개발 제휴사인 스위스의 BioPartners를 통해 2006년 4월 26일 Valtropin 에 대한 유럽 판매 허가를 획득하였고, 2007년 4월 25일 미국 FDA 승인을 획득하였다. 이는 유럽과 미국에서 승인된 세계 2번째 바이오제네릭 허가다.
바이오제네릭 개발 장벽
신규 사업으로 바이오제네릭의 개발을 시작할 경우, 합성 의약품의 제네릭 의약품과는 달리 다음과 같은 개발 장벽이 존재한다.
(1) 기술 장벽
바이오 의약품은 DNA 조작 기술, 대량 발효 기술, 고도의 단백질 정제 기술 등 첨단 기술을 요구한다. 따라서 바이오 의약품 개발 기술 및 경험을 축적하지 못한 제약 회사는 바이오 제네릭 개발에 기술적인 한계점을 갖는다.
(2) 대규모 설비 투자
바이오 의약품을 대량 생산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배양 시설이 필요하다. 배양 시설 외에도 각종 분석 장비, 정제 장비 등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영세한 제약 회사는 바이오제네릭 개발에 어려움이 있다.
(3) QC의 난이성
동일한 바이오 의약품을 생산하더라도 생산 배치 (batch variation), 제조사 (manufacturer variation)에 따른 오차가 존재하여 일관성을 확보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4) 생물학적 동등성 증명의 복잡성
바이오 의약품은 매우 복잡하고, 이질적인 분자 물질들의 복합체여서 제조 공정이 완제품의 품질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따라서 바이오제네릭이 오리지날 바이오 의약품과 동등한 효능과 안전성을 확보했음을 입증하기가 어려운 편이다.
(5) 추가적인 임상 시험
합성 의약품의 제네릭 의약품의 경우, 오리지날 의약품과의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만으로 허가 및 시판된다. 그러나 바이오제네릭의 경우, 오리지날 바이오 의약품과의 비교 임상 시험을 통해 효능 및 안전성에 대한 생물학적 동등성을 평가해야 한다.
(6) 바이오 제네릭 법안 부재
현재 유럽에서는 EPO, hGH, G-CSF, insulin의 바이오제네릭 개발을 위한 가이드라인 및 관련 법규를 마련한 상태이고, 미국에서는 최근에서야 바이오제네릭 개발을 위한 가이드라인 및 관련 법규가 상원에 제출된 상태이다. 허나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바이오 제네릭 개발을 위한 가이드라인 및 관련 법규가 정비되어 있지 못한 상태이다.
국내 바이오제네릭이 성장하기 위한 요건
(1) 가이드라인 및 관련 법규 정비
바이오제네릭 인 허가를 위한 제출 자료 및 허가 절차를 조속히 정립하고, 명확하게 하여 바이오제네릭 개발 기업의 전임상 및 임상 시험이 예측 가능하고,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는 기업의 개발비용 절감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2) 생산 기술성과 cGMP 시설 확립
바이오제네릭의 상업적 성공 요소에 각 제품의 생산 원가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오리지날 제품은 시장을 독점적으로 지배하였기 때문에 생산 원가가 제품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비교적 낮은 편이었으나, 바이오제네릭의 경우에는 생산 원가가 최종 제품의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생산 원가를 낮추는 노력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이와 함께 해외 진출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는 제품의 품질 인증 문제이다.
이를 위해 각 기업들은 cGMP 시설을 갖추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또 다른 방안은 cGMP를 갖추고 생산만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 출현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고, 민간 자본이 투자되는 새로운 사업 모델들도 고려해 볼만하다.
(3) 제 2세대, 제 3 세대 제품 개발을 위한 기술성 확보
일부 제품의 경우에는 체내에서 제품의 반감기를 현저히 증가시킨 제2세대, 제3세대 제품이 상용화 되고 있고, 점차 오리지날 바이오 의약품의 시장을 잠식해 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점에서 체내 반감기를 혁신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는 고유의 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세계 시장 진출에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4) 해외 임상과 마케팅 능력제고
국내 제약 회사의 경우, 해외 임상과 마케팅의 경험이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각 기업이 독자적으로 이런 일들을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만, 이러한 일들을 전문적으로 대행하는 해외 전문 기업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 할 수 있다. 보다 장기적으로는 해외 임상과 마케팅 관련 전문 기업들이 국내에서 자생적으로 나타나고, 이를 위해 정부의 지원이 이루어 질 수 있다면 바이오제네릭의 성장뿐만 아니라, 제약 산업의 선진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바이오제네릭 시장 전망
바이오제네릭 시장은 아직 전세계적으로 시장 형성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으나, 향후 그 성장성은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1) 바이오 의약품 자체의 고도 성장성
세계 시장 조사 기관인 IMS Health에 의하면, 2006년 세계 의약품 시장은 전년 대비 7% 성장을 하여 6430억불 규모에 이른 것을 알 수 있다. 그 중 바이오 의약품 시장은 전년 대비 17.9% 성장을 하여 세계 의약품 시장의 10.1% 규모인 650억불에 이르렀다. 그리고 2006년 3월 현재, 개발 중인 pipeline 중에서 바이오 의약품의 비중이 27%에 이르러 사상 최고치에 도달하였다.
IMS Health의 2007년 세계 의약품 시장 전망에 따르면 바이오 의약품이 2007년 세계 의약품 시장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따라서 바이오 의약품 시장의 확대와 더불어 바이오제네릭 시장도 고성장을 지속하여 2010년에는 바이오제네릭 시장 규모가 14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 임박한 바이오 제품의 특허 만료
향후 5년에서 10년 사이 바이오 제품의 특허 만료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02년 insulin, hGH을 시작으로 하여, 2004년 EPO, 2006년 G-CSF 등 연간 매출이 10억 달러를 넘어서는 대형 바이오 의약품들이 유럽과 미국 등 선진 시장에서 특허 만료를 눈앞에 두고 있다.
(3) 정부의 바이오제네릭 개발 장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의료비 지출을 억제하기 위해서 각국 정부가 제네릭 개발을 장려하고 있다는 사실도 바이오제네릭 시장의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제네릭이 제약 산업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
바이오제네릭 시장이 성장하면 제약 산업과 사회에 다음과 같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 바이오 의약품 수혜 확대 및 보건 의료비용 절감 효과
바이오제네릭이 오리지날 바이오 의약품보다 평균 25%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됨에 따라 환자들의 바이오 의약품에 대한 접근성이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최대 약국 경영 관리 업체인 Express Scripts에 따르면 바이오제네릭이 평균 25%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되면 첫해에 35억 달러에서 이후 10년 간 710억 달러의 보건 의료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2) 바이오 의약품 시장 성장 견인 및 성장 동력 제공
세계 의약품 시장 성장율은 매년 감소 추세에 있다. 신약 개발을 위한 R&D 비용은 증가하는 한편, 신약 성공율은 감소하고 있고, 10억불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blockbuster와 혁신적 신약의 개발도 감소하고 있다.
기존 blockbuster의 특허 만료와 합성 의약품의 제네릭 시장 성숙으로 성장 동력을 잃은 세계 제약 회사들은 기존 제품의 수명 연장 (LCM, life cycle management) 전략에 치중하는 상황이다.
1982년 처음 형성된 바이오 의약품 시장은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1980년대 시장에 진입한 바이오 의약품의 특허가 최근 만료됨에 따라 이들 바이오 의약품은 바이오제네릭 개발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더욱이 유럽과 미국에서 가이드라인과 관련 법규가 정비됨에 따라 바이오제네릭 시장이 큰 폭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 국내 제약 산업에 미치는 영향
2006년 국내 인간 성장 호르몬 시장은 553억원 규모이다. 현재 국내 제약 회사에서 개발한 인간 성장 호르몬이 전체 시장의 73%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제네릭 개발이 활성화된다면 인간 성장 호르몬처럼 다국적 제약사의 바이오 의약품을 국산화하여 수입 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나아가 다국적 제약사들의 미개척지로 남아있는 국가들로 수출하여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다.
1990년대 초반부터 동아제약과 LG 생명과학과 같은 국내 선두 제약 회사들은 바이오 의약품을 자체 기술로 개발하여 국산화에 성공하였고, 임상 경험 및 기술력을 축적하였다. 현재에도 2세대 바이오 의약품 및 바이오제네릭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LG생명과학의 Valtropin 은 유럽과 미국과 같은 선진 시장에 진출한 상태이다. 동아제약의 경우, 2007년 8월 13일, 터키,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 3개국에 불임 치료제 Gonadopin , 성장 호르몬 Growtropin-II ,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Leucostim , 조혈 치료제 Eporon , 항종양제 Interferon-alpha 등 5종의 바이오 의약품을 포함한 총 7종의 완제 의약품을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이번 수출 계약은 까다로운 품질 규격과 선진 GMP수준의 유럽 의약품 시장에서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바이오 의약품에 대한 품질을 인정받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금까지 항생제 및 원료 의약품에 국한된 국내 의약품 수출이 보다 부가 가치가 큰 바이오 의약품 수출의 형태로 한 단계 발전함으로써 국내 제약사의 국제 경쟁력을 보여준 것이다. 일부 기업이기는 하지만, 바이오 의약품 경쟁력을 갖춘 국내 제약 회사에게 바이오제네릭은 블루오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오 제네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바이오 의약품은 1982년 처음 시장에 등장하여 현재까지 가파르게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에는 생명 공학의 눈부신 발전에 힘입어 단백질 치료제 이외에도 백신, 세포 치료제, 유전자 치료제, 항체 치료제 등 그 영역을 확대하며, 기존 합성 의약품의 부족한 치료 공간을 메우고 있다.
1980년대 시장에 진입한 초기 바이오 의약품이 20년의 특허 기간을 마치고, 특허권이 만료됨에 따라 바이오 의약품 또한 제네릭 개발 위험에 노출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최근까지 유럽과 미국에서 바이오제네릭과 관련한 가이드라인과 관련 법규가 정비되지 못하여, 유럽과 미국에서 허가된 바이오제네릭은 Omnitrop와 Valtropin 2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2006년 현재 세계 의약품 시장의 77.6%를 차지하는 유럽과 미국에서 가이드라인과 관련 법규가 정비되면 유럽과 미국의 대형 제약 회사와 바이오 회사를 중심으로 바이오제네릭 개발이 매우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제네릭은 의료비 절감을 위한 각국 정부의 정책 지원과 함께 성장 동력을 잃은 세계 제약 시장의 블루오션으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편집부
2007.09.05